전출처 : 마냐 > 이병헌과 IQ
Y선배는 대중문화 리뷰에 있어서 이 바닥에서 손꼽히는 천재다. 사실 어제 컴퓨터에서 미리 Y선배의 박찬욱감독 인터뷰를 보고...이병헌 부분에서 맛이 확 가버렸다. 으으으와... 새삼 이병헌도 다시 보였지만...우우. 박감독, 무시무시하다.
20일 개봉되는 아시아3국 합작 호러물 `쓰리, 몬스터'는 올 여름 쏟아지는 공포영화 가운데 단연 발군이다.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을 비롯,일본의 미이케 다카시, 홍콩의 프루트 챈까지 3인의 개성파 감독이 세가지 공포감을 각각 전한다. 그중에서도 박찬욱 감독의 `컷'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 한 영화감독(이병헌)을 주인공으로, 정교하게 직조된 공포스러운 상황을 통해 감독 특유의 압도적 긴장감을 선사한다. 지난 12일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그의 영화사 모호필름에서 박감독을 만났다. `올드보이'`쓰리 몬스터'가 상영된 호주 시드니영화제에서 막 돌아오는 등 초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는 그는 익히 알려진 정력적인 달변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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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짜여진 연극적 구성이 돋보이는데, 스토리는 어디서 착안했나.
"주변에 잘자란, 착한, 젊은 부자들이 많다. 도덕성마저 브르조와 계급에게 전유되는 현실이 굉장히 슬펐다. 영화사에 원래 냈던 아이디어가 `빠꾸'당한후 잠자리에 누웠다 떠오른 스토리다. 전체플롯이 1,2초 사이에 다 떠오른, 담배 한대 피우는 사이에 끝난 영화다."
▲이병헌과 두번째 작업인데, 배우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IQ다. 가방끈 길이나 독서량과 무관하게 말귀를 잘 알아듣고, 자신의 생각을 똑바로 표현할 수 있는 똑똑한 배우가 좋다. 똑똑해야 세상을 잘 이해하고 배우로서 독창적 표현도 가능하다. 사실 감독은 촬영,음악,미술 등 모든 면에 속속들이 개입할 수 있는데 마지막까지 컨트롤할 수 없고 도달할 수 없는 유일한 영역이 바로 연기다. 리뷰어가 분석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만 읽으면 완전히 임원희의 영화다. 그런데 두 배역이 대등하게 나왔다. 이병헌이 그만큼 잘했기 때문이다. 임원희가 모든 것을 다 쥐고 있는 상황인데도 어쩐지 이병헌 아래에 있다는 느낌을 준 것, 즉 감독(이병헌)과 엑스트라(임원희)라는 애초의 본질적 계급관계가 살아있게 연기한 것은 두사람의 탁월한 소화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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