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 쉼 없는 분주함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 최신 개정증보판 AcornLoft
수영.전성민 지음 / 에이콘온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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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개정판을 펴내면서'를 읽으면 다소 미스터리한 느낌이 있다. 일종의 프롤로그 같은데 이 책의 출판사 사장이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나름 흥미진진하게 썼다. 저자 중 한 사람인 전성민이란 분은 한마디로 유목민의 피가 흐르는가 보다. 고등학교 때부터 가출을 하기 시작했고, 성인이 돼서는 어느 날 갑자기 아프리카를 간다고 하고, 그러다 한동안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신학을 미처 다 마치기도 전에 네팔에 가고 다시 또 아프리카로 가는 등. 그런 과정 어디쯤에 책을 내는 계획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워낙 행방이 묘연해 책 내는 걸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극적으로 연락이 닿아 내기도 한다.


사실 난 편독을 하는 습성이 있어 자기 계발이나 성공학에 관한 책은 잘 읽지 못한다. 마음이 아주 없는 건 아닌데 늘 선택에서 밀린다. 그런데 이 책은 뭔가 끌렸다. 어쨌거나 한군데 정착하지 않고 관습에 메이지도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 책을 썼다니 성공학이 됐든, 성장학이 됐든 자기 경험을 녹여 썼을 것 같아서 기대가 갔다. 그런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좀 아쉬웠다. 내가 기대했던 자기 경험에 관한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단 한 자도.  


초판이 나왔을 때는 엄청난 베스트셀러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그동안 이와 비슷한 책이 안 나왔겠는가? 좀 미안한 얘기지만, 말이 개정판이지 외피만 갈아입는 책이다. 무려 10년 만에 나왔으니 개혁에 가까운 개정판이 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읽을 가치가 없다는 건 아니다. 그냥 좀 아쉽다는 얘기다.


                      


이 책은 복잡하지 않고 간결해서 좋다. 사실 각성을 주기 위한 책은 어렵고 복잡하면 안 된다. 핵심만 잡아서 전달해야 한다. 청소년이나 청년이 읽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꼭 어느 특정층만 위한 것은 아니다. 뭔가 나를 다잡을 필요가 있을 때도 이 책은 위로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뿐인가? 강연 내지는 뭔가 좋은 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일본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배려를 배우지만, 한국 사람은 경쟁을 배운다고 한다. 물론 경쟁이 꼭 나쁜 것마는 아닐 것이다. 그게 있어야 발전이 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경쟁이어야 하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타인을 짓밟아야 내가 살 수 있는 경쟁이라면 그건 너무 자기 파멸적이고 불행하다. 이 책은 그런 삶에 적절한 균형과 지혜를 줄 것이다. 삶에 대한 여러 예화와 그에 맞는 적절한 명언들로 이루어져 있어 읽다 보면 나를 다잡아 줄 것이다. 한꺼번에 급하게 읽지 말고 하루에 한 두 쳅터씩 읽고, 생각은 많이 했으면 좋겠다.


* 이 책은 출판사의 후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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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4-25 0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국 사람은 경쟁을 먼저 배우다니... 어쩐지 조금 슬프기도 하네요 책을 읽고 조금 생각하고 다음을 읽으면 더 오래 기억에 남겠습니다 어떤 책이든 그런 식으로 보면 좋을 듯하네요 그러지 못합니다


희선

stella.K 2025-04-25 18:07   좋아요 1 | URL
그렇다기 보다 그냥 가까운데 두고 심심하면 아무데나 펼쳐봐도 좋을 것 같은데 다음에 볼 책들이 가만히 두질않죠? ㅎㅎ

꼬마요정 2025-04-25 1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경쟁부터 배운다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비교를 더 많이 하나봅니다. 경쟁을 먼저 배워도 배려와 함께 무엇을 위한 경쟁인지를 배운다면 좋겠네요. 책을 천천히 읽으면서 생각을 많이 하기!! 너무 좋은데 저도 잘 못합니다. ㅎㅎㅎ

stella.K 2025-04-25 18:10   좋아요 2 | URL
세상이 꼭 그렇기만하겠습니까? 안 그런 사람들도 있겠죠. 그런 사람들이 많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

푸른기침 2025-04-26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위 자기 계발서를 읽지 않습니다. ^^

저자에게 뜬금없는 딴지를 걸자면, 아시겠지만, 책 제목인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속도는 방향을 포함하는 개념이기에, 굳이 방향을 배제하고 싶었다면,
책 제목을 <삶은 속력이 아니라 방향이다>가 맞습니다.

이상, 쓸데없는 참견을 하고 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쁜 봄날요^^

stella.K 2025-04-26 19:57   좋아요 0 | URL
ㅎㅎ 오랜만이십니다. 딴지라도 좋으니 이렇게라도 뵙게되서 저는 반가운데요? 잘 지내시죠? 이게 첨 나왔을 때만해도 이만한 제목이 없었을 겁니다. 또 그 때문에 팔리지 않았나 생각하구요. 지금도 인용구처럼 사용되는 줄 알고 있습니다.^^

니르바나 2025-04-26 2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에 대한 소개는 스텔라님의 리뷰로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한일간의 차이로 소개하신 배려와 경쟁은 꼭 그렇지만은 않고
어쩌면 고정관념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됩니다.

일본인들의 배려를 유심히 관찰했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본인들의 배려는 타인의 대한 존중보다는 집단에서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는
본심이 작용한 다분히 의도적인 배려라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타인을 의식하는 곳에서는 배려가 작동하지만 혼자 행동할 때는 오히려 배타적이었다고 적고 있습니다.
저는 이 해석이 맞다고 보는 것이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조선 또는
일본 본토에서 보여준 행동은 도저히 배려심이 있는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본인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배려가 일본인의 행동 규범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한국 사람은 경쟁을 배운다고 하셨는데 한국 사람들은 경쟁을 배우는 것이 아니고
독재 지배 계층에 의해 경쟁으로 내몰리는 것이 현상의 본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독재자들이 백성들을 <국민>으로 보는 근대적 사고가 내재합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딴 생각하지 못하도록 경쟁을 부추켜 국민을 관리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지요.
경쟁이 개인이나 사회의 폭발적 성장을 가져올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아닌 것은
독일의 교육을 오래도록 관찰한 김누리 교수에 의하면 사람 사이에 서로 돕는 교육으로 지금의 수준높은 독일 사회가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니까요.
한국사회의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으로 만드는 극심한 정신병리적 인간소외를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는 김교수님의 주장에 저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stella.K 2025-04-26 20:0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도 일본의 배려엔 그런 게 있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정확히 짚어주셨네요. 오늘 뉴스에도 초등학교 학생이 학업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걱정입니다. 이 아이들이 어떻게 될까? 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답답하더군요.
이 책은 그냥 가볍게 읽는 책 같습니다. 전 나름 재밌게 읽었습니다.^^

니르바나 2025-04-26 22:06   좋아요 1 | URL
그냥 가볍게 읽는 책, 짧게 감상을 말씀드려야 했건만
니르바나가 국뽕(?)이 차올라 주저리주저리 썼는데도 불구하고
역시 스텔라님은 마음이 바다와 같이 너그러운 분이시라 좋게 봐주시네요.
저도 스텔라님 리뷰를 나름 재밌게 읽었답니다.^^

stella.K 2025-04-27 09:48   좋아요 1 | URL
ㅎㅎ 아니어요. 국뽕이라뇨. 제가 오히려 니르바나님 통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yamoo 2025-05-02 11:03   좋아요 0 | URL
저도 니르바나 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동감 100배~~

페크pek0501 2025-04-27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경쟁은 남과 하는 게 아니라 나의 과거와 해야 하는 거죠. 글을 쓰고 나면 과거에 쓴 글보다 못한 글이 된 것 같아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어요. 과거보다 나은 글이라고 느낄 때 희열을 느끼죠...ㅋ

2025-04-27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4-28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4-28 0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4-28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0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7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25-05-31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공에 대한 책(?)도 나름 편견없이 읽으시려는 자세에
편견으로 가득찬 절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stella.K 2025-05-31 21:32   좋아요 0 | URL
아유, 무슨... 저도 얼마나 편견이 심한데요?
솔직히 이 책 기대했다가 좀 실망한 책이에요.
그래도 뭐 무난하게 읽혀서 그냥 완독했어요.
잘 지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