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메시지 > 마르셀 마르소의 마임



2003년 4월 23일 전주 공연 팜플렛의 표지이다. 공연 당시의 나이는 80세. 두 시간이나 되는 공연을 혼자 힘으로 끌어가기에는 너무 많은 나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의 그의 몸은 젊었다. 생동감과  에너지가 넘쳐났다. 처음으로 기립박수를 보냈다. 손이 새빨갛게 올라와도 아프지않았다. 눈물도 글썽였던가. 내 생애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마임에 대한 나의 시각도 완전히 새로워졌다. 길거리에서 운좋게 만나 공짜로 풍선 하나 얻고, 그 빨간 전구같은 코를 가진 광대를 가벼히 웃고 바라보던 일을 더이상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말없는 그들의 몸짓과 표정에 웃음과 울음의 의미가 절묘하게 담겨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그는 침묵으로 말하고 우린 가슴으로 듣는다."

말과 침묵은 결국 같은 뿌리이다.  다만 방법이 다를 뿐,

말은 수많은 진실을 속이고,  자극하고,  상처 입히고,

우리가 사는 이유를 설명하려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결국 침묵으로 끝단다.

여기서 우리의 팬터마임은 시작된다.

왜냐하면 침묵은 말을 능가하기 때문이다.

생 땍쥐배리의  '어린왕자'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구절이 떠오른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우리는 그것을 마음으로만 볼 수 있어."

-마르셀 마르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04-05-03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과 침묵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waho 2004-05-0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임 공연을 본 적이 없어서...재미 없을거란 편견이 있었는데 이 글을 읽고 나니 한번쯤 보고 싶어지네요
 

선교사들의 한국이해 담긴 보물창고
19세기말 서양 선교사와 한국사회
유영렬·윤정란 지음 | 경인문화사 | 402쪽 


저자들은 한말(韓末) 선교사들의 간행물인 ‘한국의 보고(寶庫)(The Korean Repository)’에서 한국 근대사 사료의 보물섬을 발견했다. 그 보물의 저장자인 초기 장로교와 감리교의 한국 선교사들은 선교지 한국에 대한 문화적 호기심에 충만하였다. 당시 서구사회에 ‘은둔의 나라’(그리피스)로 알려진 한국에 대한 관심은 지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더욱 실질적으로는 그들 스스로가 선교를 수행해 나가야 할 선교 대상지에 대한 이해와 연구는 필수적 과제였고, 그 성과가 근대적 한국학의 효시가 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1892년 1월부터 1898년 12월까지 월간으로 발행(1892년 12월부터 1895년까지는 휴간)된 통권 50권의 ‘The Korean Repository’는 한말 선교사들의 한국 이해가 담긴 대표적인 문서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한국 기독교사의 연구와 근대사의 일정한 주제, 혹은 관련 인물에 대한 연구에서 이 사료가 활용된 적이 있지만, 이제 이번 연구서로 ‘보물’ 전체가 발굴되고 체계화된 것이다.

이 책은 우선 한국 기독교 선교 주체에 대한 이해를 자료 안에서 도출하였다. 그것은 한국 선교에 착수한 교파들과 선교사 개인에 대한 이해이다. 즉 보물 저장자들의 성향과 의도, 꿈을 발굴된 보물 자체로 유추하는 것이다. 이렇듯 이 자료의 필자들과 그 소속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정교하게 하는 것은 자료 비평의 제1차적 과제를 수행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어서 이들이 남긴 한국 이해의 영역을 주제별로 정리하였는데, 당 시대의 정치와 외교, 사회와 문화, 기행을 통한 인문지리적 환경을 분석하였으며, 끝으로 선교사들의 본분인 선교활동에 대한 분야·방법·효과를 정리하였다.

‘The Korean Repository’는 특히 당시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비평에 있어 괄목할 만한 자료이다. 대표적으로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대한 보고가 상세하게 정리되었다. 이 책에서도 명성황후 사건에 대한 보도와 비평에 크게 주목하고 관련 기사 9편의 목록을 표로 정리하였으며 개요도 자세히 설명하였다.


▲ 서정민 연세대교수·한국개신교사
특히 일본의 무력이 독립국가인 한국의 왕실을 유린한 사건에 대한 선교사들의 당혹스러운 정황 인식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이 사건이 전개되어 나가는 과정에서 한국 지도층의 태도와 민중의 정서적 변화까지 잘 묘사되어 있다. 여기에는 대표적 친한파 선교사로 분류되는 헐버트 등 한국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지닌 선교사의 공헌이 크다. 다만 한국의 문화나 풍속 등을 소개하는 자료 중에는 다소 동떨어진 이해나 문화적 우월감이 배어 있는 부분이 있지만 한국 민족의 시대적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은 탁월하다.

이 책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이 자료의 성격과 특성에 대한 연구 부분이 부족한 것이다. 총론에서 편집 간행의 역사 등을 다루고 있고, 제1부에서 필자나 선교부에 대한 소개는 어느 정도 되어 있으나 심층적인 자료 분석보다는 내용 소개에 더욱 힘을 기울이고 있어 앞으로 좀더 심층적인 연구를 할 여지를 남겨 두고 있다.

(서정민·연세대교수·한국개신교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프레이야님의 "[퍼온글] 재미있는 서재 놀이..."

아이들은 나를 배웅하면서 어디까지 와도 돌아가려고 하지 않았다.
길은 여기에/미우라 아야꼬/ 설우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영화 <후아유>에도 나왔다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4-05-01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티카카...무슨 전설이나 사연이 있는 호수아닌가요...잘 기억이 안나네...^^;;

waho 2004-05-01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티카카호수가 나왔던 동화책을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제목이...
이곳 너무 멋지네요. 이름도...

▶◀소굼 2004-05-01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게 페루였던가 칠레였던가...여튼 저 호수 밑에 도시가 있다는 얘기가 있어요;

프레이야 2004-05-01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루의 티티카카호수,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근데 이 사진은 환상적인 이미지로 살려놓아 더 그러네요^^
 

 저자가 누보로망의 선두주자란다. 누보로망이 뭔지 모르겠다. 

언젠가 작품설명 읽어보니까,  대충 아내가 이웃집 남자를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작중화자인 남편의 질투의 심리를 쓴 작품 같아 읽어보고 싶었다.

난 워낙에 심리묘사가 잘된 작품을 좋아하고 지금 지지부진하게 쓰고 있는 습작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읽어보기로 했다.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 어휘가 문제다. 달리는 건 물론이려니와, 내가 지금 바르게 어휘를 구사하고 있는건지 조차 의심스러웠다. 일단 이어령 교수의 책을 사서 후회해 본적은 없으니까 읽어 볼란다. 두께는 만만찮아 보이지만 장정이 마음에 든다.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의 소재가 연극이다. 등장인물에 연출가가 나오고 작가가 나오고 배우도 나온다.

작가는 자기 경험이상 나올 수 없을 것 같다. 오래전서부터 연극에 관심이 있어왔는데 이론적으로 아는 건 없고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순 몸으로만 떼웠었다. 꼭 지금 쓰는 글이 아니더라도 쭈~욱 훑을 필요는 있을 것 같아 샀지만 약간 겁이 난다. 무슨 학술서적 같아서. 끝까지 읽을 수 있으려나...?

 

 이건 전에 메시지님 리뷰를 읽고 찜해 둔 책이다. 그렇지 않아도 같은 작가지망생인 후배 한애가, 언니는 작가가 되려고 하면서 이외수씨 책 한권 안 읽느냐고 면박을 받았었다. 난 저자의 외모에 선듯 마음이 가지 않았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고 했는데...

막상 받아 든 순간, 책이 생각보다 얇기도 하거니와 페이지마다 글자도 몇개 안들어가 "잉..?"했다. 그리고 좀 읽기 시작했는데 이런...의로로 너무 좋다. 왜 이외수 매니아가 있는지 알 것도 같다.    

큰일났다. 지금 읽고 있는 책도 다 못 읽었는데 이 책을 펼쳐 들다니.

쿠폰에 눈이 어두워 3권쯤 사려고 했는데 4권을 사 버리고 말았다. 부지런히 읽어야지.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소굼 2004-04-29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음 주에 쿠폰에 눈이 어두워 예상보다 많은 책을 살지도 모른다는..이게 알라딘의 노림수일테지만^^;;

stella.K 2004-04-29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쵸. 역쉬 알라딘, 알면 알수록 빠져든다니까요.^^

waho 2004-04-2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쿠폰에 눈이 멀어 사만원 이상 구입을 두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