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어인들에 대해서 조금 섬뜩하게 묘사되다가 흥미로운 부분이 나와 공유해본다. 이들이 네덜란드인이다 보니 빈센트 반 고흐도 생각나고 최근에 본 영화'브림스톤'에서의 가이 피어스도 떠오른다. '브림스톤'에서 가이 피어스가 분한 목사는 네덜란드에서 미국으로 이주해온 사람이고 개혁교회 목사인데 그의 잔인하고 비이성적인 면,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한나 아렌트가 설명한 보어인들을 떠올리게 했던 것. 모든 네덜란드인이 그렇진 않겠지만 그들안에 잠재해 남아프리카 원주민들처럼 유랑하고 살며 얽매이지 않으려했던 욕구가 고흐와 목사에게도 있는것 같다. 누군가는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켰고 누군가는 악마와 같은 잔혹함으로 분출시켜 자식의 삶을 지옥으로 물들였다. 



   영화 속 가이 피어스


  

   보어인들 사진




남아프리카의 보어인들(네델란드계 백인들)

1923년 전체 백인 인구의 10퍼센트를 이루던 남아프리카의 가난한 백인들, 그 생활수준이 반투족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백인들은 오늘날이런 가능성을 경고하는 사례이다. 그들의 가난은 거의 전적으로 노동에 대한 경멸의 결과이며, 흑인 부족의 삶의 방식에 동화한 데서 비롯되었다. 가장 원시적인 경작 방법이 필요한 소출을 내지 못하면, 또는 그들이 지역의 동물들을 말살하면 그들은 땅을 불모로 만들었다. 그들은 흑인 노동자들이 떠나면 어김없이 농장을 포기했고, 과거의 노예성, 말하자면 약간의 순수함이 있다. 문헌학이나 다른 지적 업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진술의 최고 증인이다." (...) 사태는 영국인의 도착과 함께 일어나기 시작했다. 영국인들은1849년에도 여전히 군사 기지로 불리던 그들의 새 식민지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인들의 존재 다시 말해 원주민들을 다른 동물 종으로 간주하지 않은 영국인들은 그들에게 다른 태도를 보였으며, 노예제를 폐지하려던 그들의 차후 시도(1834년 이후)와 무엇보다도 부동산에 분명하게 정해진 경계를 설정하려던 그들의 노력―는 정체되어 있던 보어인 사회에 격렬한 반작용을 촉발했다. 이런 반작용이 19세기 내내 동일하게 반복되는 유형을 따른다는 것이 보어인들의 특징이다. 즉 보어 농장주들은 후회 없이 집과 농장을 버리고 내륙의 황무지로 이주해 들어갔다. 자기 재산의 제한을 받아들이기보다 차라리 그 모든 것을 버렸던 것이다. 이는 보어인들이 가는 곳마다 적응을 하지 못하고 불편함을 느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나중에 이민해온 어떤 사람들보다 아프리카에 잘 적응했고, 적응하고 있지만 아프리카에서였지 어떤 제한된 특별 지역에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광적인 이주 여행은 영국의 행정기관을 대경실색하게 만들었는데, 그것은 분명히 그들 스스로 하나의 부족으로 변했으며 한 지역에 대한 유럽인의 애착심을 상실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들은 수세기 동안 암흑 대륙을 유랑한 흑인 부족과 똑같이 행동했다. 유랑의 무리가 우연히 머무르는 곳에서는 항상 편안함을 느꼈고 정착하려는 시도는 마치 죽음처럼 느꼈다. -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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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0-13 17: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최근에 읽은 헨닝 만켈
의 <하얀 암사자>를 통해
알게 된건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진짜 인종차별주
의자들은 영국인들이 아니라
바로 이 보어인들이 주범이
었더라구요.

물론 영국 식민주의자들도
인종차별을 했지만, 보어인
들의 그건 확실하게 결을 달
리하는 것 같았습니다.

내전이나 폭력으로 나라를
결단내서라도 자신들의 기득
권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발악한 게 바로 보어인과 그들
의 후손이었습니다.

미미 2022-10-13 17:31   좋아요 3 | URL
역시 그렇군요! 그런 끝장을 보는
잔인함을 저도 이 책과 영화에서 느꼈어요.
(감독이 감안하고 담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영국은 국민국가의 특성을 파견된 관료들이
그대로 보여주는것 같아요. 아마 그런 면에서 더 다르지않았나 싶고요.

그나저나 읽고싶던 발란데르 시리즈를 잊고 있었네요.^^*

파이버 2022-10-13 17: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백인으로서 흑인들을 착취하기도 하고 또 흑인부족처럼 유랑하는 성질을 가지기도 했다는 게 흥미롭네요... 사람은 알면 알수록 참 복잡하네요ㅎㅎ

미미 2022-10-13 23:22   좋아요 3 | URL
다른 백인들과 확실히 달랐던걸로 보여요.

아앗! <암흑의 핵심>은 원주민들에대한 묘사였는데 착각했습니다.^^;;

페넬로페 2022-10-13 17: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남아프리카에서 보어인들이 엄청 악랄하게 원주민들을 짓밟다가 결국 뒤늦게 들어 온 영국인들에게 계속 자리를 내주더라고요.
그들의 잔인성을 우리는 책으로만 읽는데 아마 그 안에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더 많을 듯 해요^^

미미 2022-10-13 17:53   좋아요 4 | URL
아! 이 책에도 ‘원주민들을 원료로 취급했고 야생나무의 열매를 먹고 살아가듯이 그들에게 의존해 살았다‘고 나와요. 알려진것보다 실제로는 더 했겠죠? 노동을 아예 경멸했다는것도 놀라워요. 그냥 원주민들에게 기대어 놀고먹겠다는것 같아서요. ^^*

유부만두 2022-10-13 17: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어의 후손으로 영국에서 교육/차별/죄의식 등을 모두 경험하고 남아공을 배경으로한 소설과 저서전으로 풀어낸 쿳시도 생각나요. 추천합니다.

미미 2022-10-13 17:57   좋아요 1 | URL
존 쿳시가 보어의 후손이었군요?!! 이 책에도 언급되는데 찾아 읽어봐야겠네요. 예전에 <추락>하나 읽어봤습니다^^*

얄라알라 2022-10-13 23:19   좋아요 1 | URL
오, 이 물흐르듯 이어지는 지적인 핑퐁 댓글...

<암흑의 핵심>에, 쿳시에, <하얀 암사자>에....

˝보어˝를 한 축의 키워드로 놓고 소설들 따라가봐도 재밌겠어요^^

근데, 제 편견인지는 모르겠지만 네델란드계라 하니 올려주신 사진 속 보어인 체격이 커보입니다

미미 2022-10-13 23:28   좋아요 2 | URL
<암흑의 핵심>은 원주민들 묘사에 인용되었어요. 착각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당시 기준으로 보면 작은 편은 아닌것 같은데요?ㅎㅎ
읽는중인 다른 책들만 아니면 저도 남아프리카 역사를 좀더 파고싶어요^^*

독서괭 2022-10-13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첨 들어봐요. 흥미롭네요! 전체주의의 기원 벌써 379페이지?? 대단합니다 미미님👍

미미 2022-10-13 21:23   좋아요 2 | URL
50페이지씩 읽고 있는데 대체로 어려워서 완주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괭님 응원받아 쭉!!ㅋㅋㅋㅋ

새파랑 2022-10-13 2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어인이 네덜란드계군요 ㅋ 전 처음 알았습니다~!! 사람을 특정 집단으로 지칭하는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뭔가 공통된 특질같은게 있긴 하나 봅니다 ㅋ 두번째 사진은 좀 무섭군요 ^^

미미 2022-10-13 22:09   좋아요 3 | URL
네 저도 그건 지양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보어인들은 남아프리카에 이주 정착한 네덜란드계 백인들인데요. 원주민들을 착취하며 살았다는데 다른 유럽인들과 여러 면에서 달랐어요. 그래서 그런것같아요. 사진 특히 뒤에 사람 유령처럼 나왔죠ㅋ

얄라알라 2022-10-13 23:20   좋아요 2 | URL
일부러 저렇게 찍은 건가, 실수인가
저도 유령처럼 보아서 무서웠어요^^;;

미미 2022-10-13 23:30   좋아요 3 | URL
빛반사같은 이유가 아닐까요? 당시 사진 기술탓도 있을것 같고 푸른눈은 저렇게 찍힐수 있겠다 추측만 해봅니다.^^;;

책읽는나무 2022-10-14 0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덜란드 보어인!!!
처음 알았습니다.
그 시절은 사람들의 잔인성이, 그저 평범하다는 식으로 자행되어 왔었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모두 다 그렇게 행동하니, 악이 악인 줄 모르고...차별이 차별인 줄 모르고...

미미 2022-10-14 07:36   좋아요 2 | URL
이익을 추구하고 팽창하려는 욕심 때문에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를 식민지화 시키면서 그런 악함이 분출된것 같아요. 그 과정에 반유대주의 정서가 깊게 뿌리내리고 있었던거죠. 남아프리카에 정착한 보어인들이 유대인들을 많이 싫어했대요. 그들은 게으르고 규율에 얽매이기 싫어했는데 유대인들만이 유독 열심히 일하며 질서를 구축하고 있었거든요.
이 책 어려운데 이런 부분은 흥미진진해요 나무님*^^*

coolcat329 2022-10-14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리스 레싱의 <풀잎은 노래한다>에서도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나옵니다. 거기선 보어인이라는 단어대신 ‘아프리카너‘라고 하는데 백인 영국 식민주의자들이 자신들과 철저히 구분짓는 화이트 트래시들 입니다. 같은 네덜란드인이라도 유럽의 네덜란드인들과 이들 보어인들은 많이 달랐던거 같아요.

미미 2022-10-14 11:05   좋아요 1 | URL
아! 아프리카너란 표현이 화이트 트래시란 말씀이시죠? 찾아보니 혐오를 내재화한 표현이라고 나오네요. 쿨캣님 덕분에 하나 또 알아갑니다*^^*
네 보어인들과 본국의 네덜란드인들은 다를것같은데 그런 부분들도 흥미로워요. 남아프리카에 골드러시를 따라간 사람들도 이 책에서는 잉여인간들이었다고 하거든요.

그레이스 2022-10-14 12: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월레 소잉카의 <오브 아프리카>를 망설이고 있습니다. 올 여름부터 아프리카 역사를 제대로 쓴 책들을 찾는데 너무 학술적이지 않으면, 편향적이거나 하네요
아님 너무 개략적이거나.
유럽의 역사에 편입되어 쓰여졌다는 인상!

미미 2022-10-14 11:57   좋아요 3 | URL
이 부분 읽으면서 제게 아프리카에 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릴땐 다른곳보다 아프리카,인도 이런데가 끌렸거든요. 그런데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는 온통 유럽...그레이스님 말씀처럼 그중에서도
잘 골라읽어야겠네요*^^*

거리의화가 2022-10-14 13:07   좋아요 2 | URL
베크 세계사에서도 아프리카 역사에 대해 다루는데 말씀하신대로 한계가 많을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연구자들이나 전문가가 유럽 출신들이 많아서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게 되는 모양이더군요.

미미 2022-10-14 13:23   좋아요 2 | URL
읽으면서 유럽 입장에서 쓰였음을 잊지않는것도 방법인듯 합니다. 제대로 공부하렴 더 능동적으로,비판적 시각을 갖고 여러각도에서 생각해야겠구요. 어렵네요. 저보다 역사쪽을 많이 아시는 두분 덕분에 중요한점 짚고넘어갈수 있어 다행이예요^^*

그레이스 2022-10-15 08:54   좋아요 2 | URL
어제 <오브 아프리카> 주문해서 오늘 도착합니다.;;;

미미 2022-10-15 09:06   좋아요 2 | URL
오! 그레이스님이 언급해주셔서 살펴보고 장바구니 담아놨습니다^^*
 

남아프리카의 보어인들(네델란드계 백인들)

1923년 전체 백인 인구의 10퍼센트를 이루던 남아프리카의 가난한백인들, 그 생활수준이 반투족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백인들은 오늘날이런 가능성을 경고하는 사례이다. 그들의 가난은 거의 전적으로 노동에 대한 경멸의 결과이며, 흑인 부족의 삶의 방식에 동화한 데서 비롯되었다. 가장 원시적인 경작 방법이 필요한 소출을 내지 못하면, 또는그들이 지역의 동물들을 말살하면 그들은 땅을 불모로 만들었다. 그들은 흑인 노동자들이 떠나면 어김없이 농장을 포기했고, 과거의 노예
성, 말하자면 약간의 순수함이 있다. 문헌학이나 다른 지적 업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진술의 최고 증인이다." (...) 사태는 영국인의 도착과 함께 일어나기 시작했다. 영국인들은1849년에도 여전히 군사 기지로 불리던 (식민지나 플랜테이션과는 반대되는 의미로) 그들의 새 식민지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인들의 존재다시 말해 원주민들을 다른 동물 종으로 간주하지 않은 영국인들은 그들에게 다른 태도를 보였으며, 노예제를 폐지하려던 그들의 차후 시도(1834년 이후)와 무엇보다도 부동산에 분명하게 정해진 경계를 설정하려던 그들의 노력―는 정체되어 있던 보어인 사회에 격렬한 반작용을 촉발했다. 이런 반작용이 19세기 내내 동일하게 반복되는 유형을 따른다는 것이 보어인들의 특징이다. 즉 보어농장주들은 후회 없이 집과 농장을 버리고 내륙의 황무지로 이주해 들어갔다. 자기 재산의 제한을 받아들이기보다 차라리 그 모든 것을 버렸던 것이다.28 이는 보어인들이 가는 곳마다 적응을 하지 못하고 불편함을 느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나중에 이민해온 어떤사람들보다 아프리카에 잘 적응했고, 적응하고 있지만 아프리카에서였지 어떤 제한된 특별 지역에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광적인이주 여행은 영국의 행정기관을 대경실색하게 만들었는데, 그것은 분명히 그들 스스로 하나의 부족으로 변했으며 한 지역에 대한 유럽인의애착심을 상실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들은 수세기 동안 암흑 대륙을유랑한 흑인 부족과 똑같이 행동했다유랑의 무리가 우연히 머무르는 곳에서는 항상 편안함을 느꼈고 정착하려는 시도는 마치 죽음처럼느꼈다. - P379

범게르만,
범슬라브나 폴란드 메시아 운동의 선택은 지배를 위한 일종의 의식적인 도구였지만, 보어인이 행한 기독교 곡해는 비참한 ‘백인들‘이 마찬가지로 불행한 ‘흑인들‘에 의해 신성으로 경배되는 소름 끼치는 현실에기인한다.  - P379

여기서 유대인들은 처음으로 인종 사회의 한가운데로 끌려 들가는어가게 되었고, 거의 자동적으로 보어인에 의해 모든 ‘백인‘을 대표하여 특별한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 즉 그들은 전체 사업의 대표자일 뿐만 아니라 ‘흑인‘과 ‘백인‘이 사는 정상적인 세계에 개입한 악마 같은원칙의 화신, 즉 다른 ‘인종‘이기 때문이었다. 더 오래되고 출처가 더욱분명한 선민 주장을 하는 유대인에게 보어인의 선민 주장을 확신시키기가 힘들 것이라는 의심에서 이런 증오가 일부 비롯되었던 만큼 증오는더욱더 격렬했다. 기독교는 단순히 그 원칙 자체를 부인하는 반면, 유대교는 직접적인 도전이고 경쟁자처럼 보였다. 나치가 의식적으로 남아프리카에 반유대주의 운동을 일으키기 훨씬 전에 인종 문제는 반유대주의의 형태로 외국인과 보어인 간의 갈등 속에 침투했다. 이 반유대주의는, 남아프리카의 황금과 다이아몬드 경제에서 유대인의 중요성이 세기전환기까지 살아남지 못했기 때문에 그만큼 더 주목할 만하다.
- P46

황금 및 다이아몬드 산업이 제국주의적 발전의 단계에 도달하고 부재 주주들이 자국 정부의 정치 보호를 요구하자마자, 유대인들이 중요한 경제적 위치를 유지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들은 의지할 모국의 정부도 없었고 남아프리카 사회에서 그들의 위치는 너무나 위태로웠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한 영향력 감소 이상이었다.  - P388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를, 문명을 파괴하고 새로운 국가를 설립하는주요한 정치 무기로 간주한 나치와는 달리, 남아프리카에서는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가 당연한 일이고 기존 질서의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 P393

제국주의 지배의 주요한 두 가지 정치적 장치 중에서 인종은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되었고 관료제는 알제리, 이집트와 인도에서 발견되었다. 전자가 같은 인간이라는 것이 유럽인들에게 수치였고 공포였던 종족에 대한 의식적인 반작용이었던 반면, 후자는 유럽인들이 절대적으로 자신들보다 열등하며 동시에 자신들의 특별한 보호가 필요하다고생각한 이민족에 대한 통치 수단이었던 행정의 결과였다. 달리 말해 인좋은 인간적인 어떤 것도 더이상 존재할 수 없는 무책임성으로 도피하는 것이고, 관료제는 어떤 사람도 동포를 위해 또 어떤 국민도 다른 국민을 위해 떠안을 수 없을 과중한 책임감의 결과였다. - P396

전설은 그를 그가 행하지 않은 것의 주인으로 만들고 그가 원 상태로 돌릴 수 없는 것을 처리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런 의미에서 전설은 인류의 가장 먼 기억이 아니라 바로 인간역사의 실질적인 시작인 것이다. - P397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전설의 번성은 기독교의 탄생과 함께 급격한종말을 맞는다. 아담의 날로부터 최후의 심판에 이르는 기독교적 역사해석은 구원에 이르는 유일한 길로 간주되는데, 그것은 인간 운명에 대해 가장 강하고 포괄적인 전설적 설명을 제공한다. 기독교인들의 영적통일이 국가의 다원성에 무너진 후, 구원에 이르는 길이 모든 사건에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이론이라기보다 개인적 신앙의 불확실한 조항이 되었을 때, 새로운 종류의 역사적 설명이 비로소 나타났다. 19세기는 가장 다양하고 상호 모순되는 이데올로기들의 동시적인 탄생이라는기이한 광경을 우리에게 제공했다. 이 이데올로기는 다른 방법으로는이해할 수 없는 사실들에 대한 숨겨진 진실을 알고 있다고 제각기 주장했다. 그러나 전설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전설은 보편적 설명을 목표로 하지 않고 항상 구체적인 사실들에 관심을 가진다. 국가의 성장이건국 전설을 동반하지 않은 곳은 아무데도 없으며, 근대에 들어 시도된독특한 건국 전설은 국가의 몰락이 명백해지고 제국주의가 구식 민족주의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였을 때 이루어졌다. - P397

제국주의 전설의 저자는 러드야드 키플링이었고 그 주제는 대영 제국이었으며 그 결과는 제국주의적 성격이었다(제국주의는 현대 정치의성격을 형성한 유일한 학파이다). 대영 제국의 전설은 영국의 제국주의현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던 반면, 영국의 가장 탁월한 아들들을 자신에게 봉사하도록 강요하거나 현혹했다.  - P398

어떤 사람이 개인적 자질이나 결점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가 한번 팽창이라는 끝없는 과정의 큰 소용돌이 속에 휩쓸려 들어가면 그는 곧 과거의 그가 더이상 아니고 과정의 법칙에복종하게 된다. 또한 그는 전체 과정을 계속 작동시키기 위해 자신이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익명의 힘과 스스로를 동일시하게 된다.  - P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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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좌파가추진한 PC 운동은 1980년대에 미국 각지의 대학을 중심으로 전개됨으로써 성차별적 · 인종차별적 표현을 시정하는 데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PC 운동은 그간 대학에서 가르쳐온 ‘위대한 책‘
이니 ‘걸작‘이니 하는 것들이 모두 서구 백인들의 문화유산이었음을 지적하면서 소수 인종 문학 텍스트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소수인종교수 채용과 학생 모집, 교과과정 개편을 위해 노력했다. 또 PC 운동은 나이에 대한 차별ageism, 동성연애자들에 대한 차별heterosexism, 외모에 대한 차별lookism, 신체의 능력에 대한 차별ableism 등 모든 종류의 차별에 반대했다. - P22


이 책을 한 번 읽고나서 부분적으로 재독했다. 애초에 읽기 시작한 목적은 PC문화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알고 의문이 드는 부분에 대해 얼마간의 답을 얻고 싶어서였다. PC(Political Correctness)의 의미를 보면 전혀 나쁠게 없어보인다. 이 책에도 나와 있듯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언어 사용이나 활동에 저항, 이를 바로 잡으려는 취지의 운동 또는 그 철학'을 일컫기 때문이다. 내가 알기로 미국에서 개구리 페페의 밈으로 상징되는 대안우파들의 반PC는 그야말로 살벌했다. 다른 여러 요인들이 함께 작용했겠지만 트럼프의 당선에 이런 대안우파의 폭력적인 유머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였을까? 일부 과잉된 PC에 대한 강준만의 지적에 미리부터 반감이 작동해 그의 글을 오독하고 말았다. 그런 생각을 담아 페이퍼를 썼었는데 다행히 지혜롭게 지적해주신 이웃덕분에 창피한 글을 내렸다. 정체성 정치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강준만의 문제제기를 내가 직접 체험한 셈이었다. 


 


금기와 반도덕의 이데올로기가 곪아터지는 사이,대다수 청년이 처음으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장소로서의 비익명화된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독수리눈의 관찰자들이 조직적으로 벌이는 공개적 망신주기의 감시망 안에서 불안에 떨어야 하는 파놉티콘과 같은 것이 되었다.P.22



몇 달전 '인싸를 죽여라'를 읽다가 도중에 멈췄다. 내가 잘 모르는 용어가 잔뜩 나오고 대안우파의 혐오 수준이 세세히 담겨있어 읽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미국의 온라인 극우주의를 잘 설명하는것 같아 꼭 읽어보려고 한곳에 치워두었었다. 오늘 오래간만에 다시 꺼내봤다. 이 책에서 앤절라 네이글은 강준만과 마찬가지로 리버럴과 학계의 위선을 꼬집기도 하지만 온라인 극우주의로 대표되는 혐오와 조롱의 현실을 고발한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아직 미국만큼 심각한건 아닌데 '대안우파'라는 명칭과 그들이(미국의 극우) 사용한 밈,각종 멸칭을 비슷하게 남초커뮤니티가 사용하는걸 보면 우려스럽기도 하다. 디지털 미디어의 확장으로 한국에서도 온라인 문화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지나친 PC의 과시현상이 조롱섞인 반PC즘을 자극했다는데 상당부분 동의한다. '정치적 올바름'에서도 언급되지만 586세대로 일컬어지는 운동권이 집권여당이 되면서 그들역시 기존정치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줘 국민들을 실망시켰고 결과적으로'정치적 올바름'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했다는 비판(권력 재생산 메커니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PC의 과시적 행태는 여기 부응해 결국 자기모순에 빠지기 쉬워보인다. 



"이러한 가해자 지목 문화의 형성에는 꼭 필요한 요건이 있다. 바로, 주변에 쉽게 군중이 모여들 수 있어야 하고, 가해 혐의자에게 망신을 주거나 그를 벌한 사람을 이들군중이 추켜세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소셜미디어가 사회를 변화시킬 만큼 막강한 위력이 있는 까닭중 하나다." - P142


광고계엔 ‘언더도그 마케팅‘이라는 게 있다. 특정 브랜드를 띄우는 데에 ‘초라한 시작‘, ‘희망과 꿈‘, ‘역경을 이겨내는 도전 정신‘을 강조하는 마케팅이다. 이 마케팅은 초라한 시작과 더불어 고난과 시련의 역사를 갖춘 나라에서 잘 먹힌다. 고난과 시련으로 말하자면 한국도 만만치않은 나라다. 언더도그 스토리가 늘 한국 선거판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 P154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에서도 여성 게임 개발자의 피해 사례가 나오지만 미국의 경우 온건한 페미니스트의 의견 개진조차 마치 21세기 온라인 부관참시인양 집단공격, 사이버 폭력을 당하는건 분명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해악이다. 집주소 등 개인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해 '그 집에 찾아가서 강간하라'는 등 사이버불링으로 공식적인 글쓰기를 아예 포기한 사람도 있었다. PC의 자기과시적, 극단적 완벽주의는 분명 문제지만 일부 사례를 일반화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은 남는다. 이런 일부에 대한 과도한 접근은 오히려 백래시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도 있다. 각각의 사례별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하위문화에서 괴물과 싸우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괴물을 없애기 위해 그들과 싸운다면 새로운 접근방법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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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0-12 2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PC란 용어도 생소했지만, 그 안의 내용도 무척 광범위할 것으로 보이네요.
그럼에도 올바른 기준을 잡으려면 한 번쯤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겠군요.
리뷰 잘 읽고 갑니다^^

미미 2022-10-12 20:33   좋아요 2 | URL
오독하는 바람에 반성하고 처음부터 다시 쓰느라 힘들었음요😅
요즘은 PC에 대한 비판이 조금 잠잠한것도 같은데 그럼에도 한번 읽어볼만 합니다. 여러모로 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감사해요 나무님^^*

그레이스 2022-10-13 0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바름이란 말 플라톤의 국가에서 정의 대신 사용한 단어여서 그때 넘 좋았습니다.
정의보다 더 확실하게 다가오죠^^

미미 2022-10-12 22:09   좋아요 2 | URL
거기에 그렇게 나오는군요? 플라톤의 국가를 얼른 읽어보고 싶네요.
네 그레이스님 명확하게 전달되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얄라알라 2022-10-13 14:57   좋아요 1 | URL
앗!
평소 약하게 관심두고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인데
미미님의 리뷰에서도, 그레이스님의 댓글에서도 이렇게 배우고 업어가는 게 생기네요...두 분 감솨합니다!

˝올바름˝이라는 표현의 역사가 깊은거네요...

˝올바름˝은 한자어로 어떤 단어가 적합할까 머리를 굴려봅니다. ‘貞‘은 아닌 거겠네요^^

미미 2022-10-13 15:24   좋아요 0 | URL
서로 서로 업어갈것들을 나누는 이곳^^*
얄라님께 도움이 되었다면 제가 기쁘죠.
부족한걸 채우는 재미로 계속 읽고 공부하는데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는것 같아요.
인생이 다 그런거겠죠?ㅋㅋㅋㅋ

페넬로페 2022-10-12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PC라는 용어를 저도 서재에서 배윘어요.
그리고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책을 읽어야 알 수 있겠지만 그 기준을 잡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정치적 성향이나 취향에 따라 극단적으로 나눠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해봅니다.
pc에 대한 생각이 꼭 누군가는 맞다 틀렸다고 할 수도 없는 것 같아서 혹시 미미님이 자신의 오독을 너무 확신하고 있는건 아닌가도 생각해요.
생각의 방향이 다를 수도 있잖아요^^

미미 2022-10-12 22:17   좋아요 2 | URL
네 저도 PC에 대해 여기에서 관심을 갖게 된 걸로 기억해요.
뉴스나 블로그 글에서 ‘PC다 뭐다‘ 쓴 건 봤는데 이렇게 자세히
설명된 국내 책은 처음이라 반가웠어요. 오독은 발췌문들에 관한 거였는데
안그래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던건데 이웃님이 알려주셨어요.
따로 찾아읽은 저자의 사설은 꽤 논리적이었는데 이건 왜이럴까 했거든요.
의문이 들면 좀더 신중히 봤어야 하는데 섣불렀어요ㅠ.ㅠ
저를 믿어주신 페넬로페님 마음 감사해요~^^♡
읽고나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PC다 아니다 구분도 그렇고 역시어려운 문제네요.
관련책을 더 읽어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22-10-12 2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PC운동은 처음 들었네요. 인용한 문장으로 보면 충분히 유의미한 운동일거 같은데 모든 운동이 애초에 설정했던 경로와 실제 진행이 똑같은 경우는 없으니까요. 실행과정에서 이념의 빈곤이 드러날 수도 있고, 행동이 과잉이 원래의 이념을 벗어날 수도 있고 천차만별이죠. 저도 이 책 조만간 읽어볼게요. 좋은 책 한권을 또 얻어갑니다. ^^

미미 2022-10-12 22:23   좋아요 1 | URL
저는 북플에서 관련 리뷰를 조금 보고 나중에 이준석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몇번 언급해서 PC에 관심을 갖게되었어요.바람돌이님 말씀처럼 본래 좋은 취지였는데
뭐든 과하면 부족한것만 못하단 말이 여기에도 딱 적용되네요. 그런 PC의 일부 과도함을
자기 합리와의 도구로 사용하는 여성혐오자들에게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 책으로
PC의 본질적인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의미있는 읽기였어요.^^*

scott 2022-10-12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상세한 설명과 해석에
고개 끄덕 끄덕,
많은 이들이 PC의 본질적인 문제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들은 미미님의 원고를 받아 가서 인쇄 해야 !^^

미미 2022-10-13 07:44   좋아요 1 | URL
네ㅋㅋㅋㅋ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꾸준하게 2022-10-13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와 일정 부분 책 관심사가 비슷한 점이 있는 듯하여 친구 신청했어요. 아무 말 없이 신청만 했는데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알라딘 서재에서는 아직 언급한 적이 없지만 저도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류 책들을 좋아해요. 앞으로는 제 서재에 자주 기록을 남길 예정인데, 미미님 서재에 제 관심사 책이 많은듯해서 가끔 놀러와 흔적 남길게요. 이 글에서 소개해주신 책들도 나중에 읽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미미 2022-10-13 07:57   좋아요 2 | URL
꾸준하게님 반갑습니다.ㅎㅎ 올려주신 글들 어제 읽어봤는데 좋았어요. 이슬아 특히.(관심 있는데
아직 제대로 못읽어본 작가예요) 저도 가끔씩 들르겠습니다.
관심사가 다른 부분도 서로 다른 분야를 소개해 줄 수 있으니 기대됩니다.
자주 뵈어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2-10-13 0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리뷰를 읽으니 미미님의 지식이 날로 어마어마해지는거 같아요 ^^ 전 PC가 컴퓨터 관련 의미인줄 알았어요 ㅋ

미미 2022-10-13 08:02   좋아요 2 | URL
검색결과에도 컴퓨터가 우세하죠ㅋㅋ어제는 오독도 하고 그걸 또 써올려서 아주 창피했는걸요ㅋㅋㅋ
새파랑님이 늘 응원해주시니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어요. 웃음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2-10-13 0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어제 썼던 글 지우셔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는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논의라고 생각했거든요.
PC라는 용어를 이번에야 알게 되었는데 PC냐 아니냐 이런 논쟁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토론과 논의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고 드는 생각은 누구나 다른 것이구요. 그래서 오독이라고 단언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책은 특히나 독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앞뒤 문맥 자르고 사례를 드는 경우에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의구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일거에요. 그래서 잘못된 사례도 그대로 믿어버리는 위험한 것처럼^^;
미미님의 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 미미님이 계셔서 참 든든합니다^^

미미 2022-10-13 09:23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화가님!ㅜ.ㅜ PC의 부정적인 부분이 확대되고 혐오자들에 의해 PC의 전부로
치부되는 것에 반대합니다. 이건 생각이 바뀌지 않았는데 어제 글에서는 제가 오독한 부분이
두 군데정도 확인되어 일단 지웠습니다. 오독을 제외하고 생각한 것들을 따로 정리해 두었는데
봐서 나중에 올려보도록 할께요. 강준만 작가의 온건함이 그의 실제 정치방향과 상관없이
좋은 보수의 자질이라고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어요.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수구 세력이 아니라 이런 태도를 지향하는 분이 보수의 자리에 앉게 될 날이 오길 바랍니다.
저도 화가님 계셔서 늘 든든해요!*^^*

레삭매냐 2022-10-13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 팟캐에서 들었는데,
우파 진영에서 그동안 문화전쟁
에 많은 투자를 했는데 하나같이
다 실패했다고 하더라구요.

최근에 BTS를 대하는 정치인들
의 모습에서도 보여지듯이, 아티
스트들을 도구로 생각하는 이들
의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극단주의와 모든 종류의 광신을
배격한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
아자씨가 생각나네요.

미미 2022-10-13 09:53   좋아요 2 | URL
레삭매냐님 말씀에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한 보수 의원들의 연극이 바로
떠오릅니다.

어쩌면 예술,문화 영역이야말로
분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마침 에라스무스 아자씨 평전 사두었는데
잘했네요ㅎㅎㅎ*^^*

건수하 2022-10-13 0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글을 읽지 못해서 감이 잘 안 와요. 그래도 관련된 일을 보면 앞으로 바로 판단하기보다 좀더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PC라는 것이 긍정적 가치이지만 그 안에 갇혀서 논쟁만 하는 것도 안타깝고, 부정적인 부분이 확대되어 공격의 도구로 사용되는 게 안타깝네요.

미미 2022-10-13 09:36   좋아요 3 | URL
네 수하님 이 책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어제 오독했던 부분을 다시 읽고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말도 주의깊게 제대로 읽어야된다는 것 등등요.
극단으로만 가면 결국 논리도 없는 감정싸움 상태로 갈 수 있는것 같아요.
미국은 우리보다 자기 표현이 확실한 편이라 양극화가 더 두드러지지 않나 싶어요.
글에 올린 <인싸..>꼭 읽고 싶은데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해커들의 온라인 테러등 내용 정말 무섭더군요.

얄라알라 2022-10-13 15:03   좋아요 1 | URL
미미님께서 예시들어주신 것처럼 사이버불링 때문에 글쓰기를 포기하는 수준의 테러라니,
듣기만 해도 무섭습니다.
...
저도 수하님처럼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았지만,
PC는 원래 태도나 신념처럼 추상적인 의미를 담은 단어이지만, 동시에 인간 무리, 성향지닌 인간으로도 상상되기도 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책 읽어보지도 않고 주절주절이 부끄럽지만요

미미 2022-10-13 15:28   좋아요 1 | URL
글쓰기를 못하게 만든다는 거, 남의 자유를 침범할
자유라는게 과연 자유라고 할 수 있는건지...
잔인하죠. 용어들도 난해한데 그런 테러와 괴롭힘이
디테일하게 담겨 있어서 두번째 책은 언제 다 읽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어요.
네 PC가 뭐랄까 그런 집단을 다 아우르는 표현이 되어버린것 같아요.
읽지 않아도 주절주절 좋아합니다.(>.<)
 

읽다보면 은근히 빨려들어간다ㅋ










철학자 플라톤은 여성도 병법을 배우고 체력을 다지면 군대와 함대를 지휘할 수 있는 군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리스와 로마신화에도 전쟁의 여신이 많다. 대표적인 여신이 창과 방패로 무장하고 투구를 쓴 엔뇨Envo, 벨로나 Bellona, 미네르바Minera 등이다. 현실 속에서도 용감하게 전쟁을 이끌던 여인은 많이 있었다. 메리 부인도 그중 한 명이었다. - P18

로마의 탄압과 기독교의 번성으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드루이드는 18세기부터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그 옛날 절대자의 모습이 아니라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자연주의 철학 운동가에 가까운 모습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여전히 돌이나 나무를 숭배하는 샤머니즘적 성격을 띄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오늘날 대중은 판타지소설을 통해 드루이드를 더 많이 만난다. 톨킨의 <호빗>과 <반지의 제왕>에등장하는 간달프, CS 루이스의 <나니아연대기>와 <아서왕의 전설>에 등장하는 마법사 멀린이 드루이드의 모습이고, J.K. 롤링의 <해리포터>에등장하는 교장과 마법학교의 아이들이 드루이드 교육과정처럼 보이기때문이다. 드루이드의 어원은 불분명한데 아일랜드 고유의 언어인 게일어로, 참나무(떡갈나무)를 뜻하는 ‘도이어‘에서 파생된 단어라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게 떠돈다. 참나무는 지식의 상징이다. 그래서 드루이드는지금도 참나무를 신성시한다. - P56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을 가지고 있는 마을은 뉴질랜드에있다. 마을 이름이 ‘Taumatawhakatangihangakoauauotamateaturipukakapikimaungahoronukupokaiwhenuakitanatahu‘로 총 85 자다.
‘타마데아라는 큰 무릎을 가진 등산가가 여행을 하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피리를 불었던 정상‘이라는 뜻이라나. - P59

보통 영국 하면떠올리는 깃발은 유니언잭으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그리고 아일랜드의 국기를 합쳐서 디자인한 것이다. 더 씨티의 국기는 유니언잭이 아니라 잉글랜드 국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단, 왼쪽 상단에 붉은색 검을 넣어 구별한다. 검은 로마가 사도 바울 Saint Paul 을 참수할 때 사용했던 칼을상징한다. 초기 기독교의 지도자로 오늘날까지 추앙 받고 있는 사도 바울은 더 씨티가 자신들의 도시를 지켜주는 수호천사로 여기는 인물이다.
걷다가 붉은 검이 그려진 깃발을 든 용이 보이면 더 씨티의 영역이구나하고 생각하면 된다.  - P62

수호천사 문화는 로마시대 때 시작됐다. 당시에는 순교자의 무덤 위에 교회를 세우고 교회에 순교자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일종의 관례였다. 그리고 그 교회에서 예배를 보면 순교자가 하나님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믿었다. 즉, 순교자가 나와 하나님을 연결시켜 나와 나를둘러싼 모든 것을 구원하고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되는 것이었다. 교회,
도시와 국가 그리고 가족과 개인까지도 말이다. 오늘날 수호천사는 자신의 이름이나 생일과 관련된 성자를 찾아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름이앤드류Andrew 인 사람은 이름이 같은 성 앤드류 Saint Andrew를 자신의 수호천사로 삼을 수 있다. 실제로 예수의 12제자 중 한 명이었던 성 앤드류는스코틀랜드가 수호천사로 삼은 인물이다.  - P62

1066년, 정복자 윌리엄이 700척의 배와 1만 4천 명의 병력을 이끌고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건너와 영국을 침략했다. 그리고 10월 14일 영국 남부의 해안도시 헤이스팅스에서 잉글랜드의 왕 해럴드 2세 Harold Ⅱ와 맞붙었다. 해럴드2세는 초반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날아든 화살에 맞아 사망했다(눈에 맞았다는 이야기가 야사처럼 전해질 뿐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한 기록은없다). 그것은 앵글로색슨 왕조의 종말이자 노르만 왕조의 시작을 의미했다. 윌리엄의 군대는 기세가 등등했다. 파죽지세로 잉글랜드 전국의 도시들을 접수하고 겁에 질려 모두가 도망친 런던 장벽 앞까지 무혈입성했다.
하지만 로마가 건설한, 런던을 둘러싸고 있는 장벽은 너무 견고했다. 높이가 최고 6m, 두께가 3m의 돌로 쌓은 성인데다가 성 주변은 깊게 파인 도랑이었고 공격이 용이하도록 높게 솟은 탑이 곳곳에 세워진 요새였기 때문이다. 윌리엄은 자신을 새로운 왕으로 인정해주면 성 안의 자치권과 재산을 모두 보장해 주겠다며 협상을 시도했다. 런던은 협상을 받아들였다.
그 후 여러 세기를 거치면서 로마가 건설한 런더니움은 런던이라는 이름을 거쳐 ‘씨티 오브 런던‘으로, 장벽 밖의 지역은 그냥 런던으로 불리게 됐다. 런던이 씨티 오브 런던을 품고 있는 형국이 된 것이다.  - P67

영국 정부가 세운 비영리 문화재 보호단체 잉글리쉬 허리티지 Fanglish Heritage는 빌딩의 모양이 유리 파편Shard 처럼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리 파편이 영국 역사의 심장부를 찌르는 행위를 허락할 수 없다며 꽤나 격렬하게 반대했다. 역설적이게도 잉글리쉬 허리티지가 사용한 표현은 그대로 빌딩의 이름이 됐다. 샤Shard는 유리나 금속의 조각이나 파편을 의미한다. 맨 꼭대기층의 일부를 지붕으로 덮지 않고 짓다 만 것처럼 혹은 조각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보이게 처리한 것도 파편을 연상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더 샤드에서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런던을 볼 수 있다 - P76

바비칸은 이름처럼 요새 같은도시다. 입구를 찾기도 어렵지만 출구를 찾기도 어렵다. 단지 내뿐 아니라 건물 내부도 워낙 복잡하게 만들어 놓아서 단번에 목적지를 찾아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혹은 그녀는 분명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이거나자주 바비칸을 드나드는 사람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 내부가 복잡하기는바비칸만 그런 것은 아니다. 영국 대부분의 건물이 그렇다. 오래된 호텔에서 방을 찾지 못해 길을 잃는 것쯤은 흔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런 상황에 처할 때마다 나는 깊은 빡침과 함께 영국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분석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바비칸은 16만 평방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건축물 덩어리다. 페인트칠조차 하지 않은, 민낯의 콘크리트덩어리. 어딘가 더 손을 대 마무리를 해야 할것 같은데 그러기는커녕 기둥과 벽의 표면을 망치로 쪼아서 자갈이 드러나도록 해 거친 면과 색깔을 강조하기까지 한 그런 건물이다. 전문용어로 브루탈리즘 Brutalism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잔혹, 잔인, 악랄함을 추구하는 주의다. 브루탈리스트 건축 Brutalist architecture은 1950년대부터 등장한 건축양식으로 외관이 거대하고 획일적인 덩어리 느낌을 주고 형태에 기교나 융통성이 없는, 기하학적 모습의 건축물을 말한다.  - P77

런던에는 시장이 여러 곳 있다. 영화 ‘노팅힐‘의 무대였던 포토벨로마켓, 캠든 마켓, 코벤트가든마켓, 올드 스피탈필드 마켓, 브로드웨이 마켓, 콜롬비아 로드 꽃시장 그리고 그리니치 천문대가 있는 그리니치 마켓 등등. 각각의 시장들이 생김새나 품목, 분위기 면에서 차이가 있는데농산물과 먹거리가 주력인 시장으로는 버로우 마켓 Borough Market 이 가장유명하다. 농산물 상점이 가장 많고 또 가장 아기자기해서 영화나 방송에도 자주 등장한다. 버로우 마켓은 영국식 재래시장이다. 품질 좋은 먹거리와 식자재, 식당과 카페가 즐비하다. 1800년대에 지어진 녹슨 철제구조물과 높고 빛바랜 교각 위로 기차가 지나간다. 그 아래에 시끌벅적한 시장판이 있다. 갓 구워 낸 빵과 생과일주스, 수제 초콜릿과 치즈, 농장에서 직접 만든 소시지와 산지에서 직송된 과일 그리고 채소는 그 맛과 향과 빛깔과 모양으로 소비욕과 감성을 돋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 P82

1605년 런던에서 ‘국회의사당 폭파음모사건‘이 더졌다. 이유는 메리1세 사후 엘리자베스 1세를 거쳐 제임스 1세에 이르면서 국교가 또다시바뀌었기 때문이다. 원래 제임스 1세는 제임스6세라는 이름으로 스코틀랜드를 다스리고 있었다. 그런데 엘리자베스 1세가 후손을 남기지 않고떠나는 바람에 잉글랜드 튜더 왕조의 유일한 혈족으로서 잉글랜드의 왕까지 떠맡게 된 인물이다. 둘은 촌수로 따지면 6촌으로 할머니와 손자 사이였다. 그러니까 스코틀랜드를 지배하던 제임스6세가 잉글랜드까지 통치하게 되면서 이름을 제임스 1세로 바꾼 것이다. 그는 독실한 성공회 신자로 여러 권의 성서를 편찬할 만큼 종교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있었다. 하여, 그는 선조들처럼 학살을 자행하지는 않았지만 은근한 방법으로 자신의 종교관을 강요했다. 청교도들이 박해를 견디지 못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것도 그 시기다. 가톨릭 신자였던 귀족 로버트 캐츠비는그런 왕에게 불만이 많았다. 그는 제임스 1세를 암살할 계획으로 똑똑하고 믿을만한 인물을 고용했다. 그가 바로 가이 폭스였다. 가이 폭스는 가톨릭 극단주의자였다. 그는 동지들과 함께 국회의사당 지하에 폭탄을 설치한 후 의회가 열리는 날 폭파해 국왕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그의 계획은 한 동료의 배신으로 실패했다. 가이 폭스를 포함해 음모에가담했던 7명은 모두 처형됐다. 예의 그 잔인한 방법으로, 오늘날 남자를의미하는 ‘가이 Guy‘라는 단어가 바로 그때 그 남자, 가이 폭스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 P119

루이스를 소개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문제적 인물이 있다. 토마스 페인Thomas Paine 이다. 그는 <상식>, <인간의 권리>, <이성의 시대> 같은 책을써서 ‘미국 독립‘과 ‘프랑스 혁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걸출한 인물이다.  - P119

네스호의 자연경관과 괴물 네시를 보러 몰려드는 관광객이 한해 최소 200만 명이다. 매년 6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다. 이야기의 힘은 그렇게 세다. 멀고 척박한 땅에서 호수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에게 선물처럼 주어진 미스터리한 이야기, 전설은 수많은 사람에게 유용한 양식이 되었다. 그것도 천년에 걸쳐 대대손손 말이다. 전설 속의 괴물 네시와 함께살아가는 사람들, 규명되지도 않은 그 정체불명의 괴물을 찾기 위해 쉼없이 카메라를 돌리고, 탐사선에 오르는 사람들, 그들은 전설 속의 괴물이 베일을 벗고 나타나주길 바랄까? 영원히 전설로 남아주길 바랄까? 지난 반세기 동안 수많은 탐사 결과를 접한 그들은 이미 알고 있을지 모른다. 괴물은 네스호가 아닌 그들 마음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 P137

윌리엄 월리스(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주인공:미미)의 기념비가 있는 언덕에 오르면 도시 스털링과 포스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칼을 높이 치켜든 월리스의 동상과 그가 사용하던 칼도 그곳에 가면 볼 수 있다. 그를 기리는 동상과 기념비는 스털링뿐 아니라 스코틀랜드 곳곳에 있다. 그리고 런던에도 있다. 세인트 바르톨로뮤스 병원 St. Bartholomew‘s Hospital 벽에는 그가 처형된 장소라는 표시와 함께 라틴어로 "자유는 최고의 가치다. 아들들아, 절대로 노예처럼 살지 말아라"는 말이 쓰여있다. 윌리엄 월리스는 역사뿐 아니라 영화와 문학과 음악을 장식하며 전방위적인 유명세를 누리는 인물이다. 그만큼 스코틀랜드인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스코틀랜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스카치 위스키에든버러 축제, 백파이프, 네스호의 괴물 그리고 영화 ‘브레이브 하트‘
이것뿐일까? 한번 천천히 꼽아보자. <셜록 홈즈>의 작가 코난 도일, 〈해리포터>의 저자.J.K. 롤링, 007 사나이 숀 코네리, <국부론>을 쓴 애덤 스미스,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흄, 항생제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 - P153

상황이 투표일까지 이어졌다. 영국은 스코틀랜드의 독립투표를 앞두고초조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는 순간 영국은 국토면적의 1/3, 천연자원의 95%를 잃게 되고 국가부채를 갚아나가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영국은 집 나가겠다는 사춘기 청소년 다루듯, 스코틀랜드에 대해 ‘협박과 회유와 달래기‘를 동시에 구사했다. - P155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2011년 8월 4일 토요일, 런던의토튼햄 Tottenham 에서였다. 토튼햄은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토튼햄 홋스퍼 Tottenham Hotspur 경기장이 있는 곳인데 아프리카와 카라비아에서 온 이주민들이 많이 사는 다소 곤궁한 지역이다. 그곳에서 29살 흑인 청년막크 더간 Mark Duggan 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토트넘‘ 아닌가? 국어 표기가 ‘토튼햄‘이어서일까?) - P180

BBC: 다들 ‘자본주의의 위기‘라고 합니다만 카메룬 총리는 "자본주의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걸 어떻게 운영하느냐의 문제다"라고 합니다. 책임감과 도덕성을 갖춘다면 착한 자본주의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에릭 교수 : 자본주의는 책임감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자본주의는 ‘성장‘과 ‘이익‘만 창출하면 그만인 시스템입니다. 도덕성과도 아무 상관이 없는 시스템이죠.

(마르크스주의에 관한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받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 - P184

헨리 8세는 그녀를 ‘요크의 마녀‘라고 불렀다. 그만큼 왕족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1588년 스페인 무적함대 격파, 1665년 흑사병, 1666년런던 대화재를 예언했기 때문이다. 마더 쉽톤은 그밖에도 1, 2차 세계대전, 핵미사일의 등장, 자동차와 비행기의 탄생 등 셀 수 없이 많은 것을알쏭달쏭하면서도 시적인 표현으로 예언했다. - P101

영국 전역엔 빈집이 널려있다. 해마다 통계가 변하기는 하지만 족히수십만 채다. 말 그대로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다. 그중 상당수가 런던에있다. 물론 주인은 다 있다. 다만 누구도 거주하지 않을 뿐이다. 빈집이이렇게 많은데도 런던은, 나아가 영국은 주택난에 시달린다. 빈집이 수십만 채에 이르는데 집이 부족하고 집값이 계속해서 오른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그런데 그 ‘이상한 현상‘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런던에 있는 빈집 중 상당수는 한 채당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집들로 서민에게 주택 수만 채를 지어줄 수 있는 돈이다. 그 비싼 집들이 모두 비어있다. 비어 있는 정도가 아니라 귀신이라도 나타날 것처럼 망가진 폐가상태의 집들도 상당수다. 한때, 런던에서 가장 비싼 거리인 비숍 아비뉴Bishop Avenue 에만 최소 120 채, 6천억 원 가치의 주택들이 빈집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쓰레기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또다른 부촌인 햄스테드와 하이게이트에 있는 1,100억 원 상당의 집 16채도 1년 내내 비어 있거나 아주 드물게 사용됐다. 이런 집들의 주인은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의 로열 패밀리이거나 익명의 외국인이다. 그중 상당수는 세금 회피처로 알려진 버진 아일랜드, 쿠라카오, 바하마 등에 등록된 회사가 소유주로 되어 있어 부동산 취득세도 내지 않는다. 그들이그토록 비싼 집을 방치해두고 있는 이유는 바로 ‘시세차익‘이다. 실제로비숍 아비뉴에 10채의 주택(약 1,300억 원 상당)을 가지고 있던 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부호는 실제 거주도 하지 않은 채 시세차익만으로 구매가의수십 배에 이르는 이익을 거두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 배라 함은
최소 5백억 원 이상의 수익을 의미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시세차익을 노리는 ‘빈집놀이‘가 억만장자들뿐 아니라 백만장자쯤 되는, 돈좀 있다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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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0-20 1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아 꼼꼼하고 성실한 밑줄긋기 짱입니다!

미미 2022-10-20 11:07   좋아요 2 | URL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이라 기억하고 싶은 대목을 이렇게 밑줄긋기 해두었는데요 여차저차해서 책을 결국 사버렸습니다ㅎㅎ 감사해요 서곡님^^*

scott 2022-10-20 1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밑줄 긋기 장인 이쉼 ✍

미미 2022-10-20 11:08   좋아요 1 | URL
스마트폰 보는 시간 줄이려고 최대한 자재하고 있습니다ㅎㅎ 안그랬음 제가 아마 도배를ㅎㅎ🤭

미미 2022-10-20 11:09   좋아요 1 | URL
스콧님 어제 땡투보냈어요!!😉

프레이야 2022-10-20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야겠네요 ㅎㅎ 데려갑니다 ~^^

scott 2022-10-20 11:15   좋아요 1 | URL
이책 미미님 에게 몰빵 땡투 😍

미미 2022-10-20 11:21   좋아요 2 | URL
제야 워낙 영국에 대해 모르는게 많아서 재밌게 읽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조셉 콘래드의 문장을 끌어오다니....






인종과 관료정치

이민족을 정치적으로 조직하고 통치하기 위해 두 가지 새로운 정책이 제국주의의 처음 10년 동안 발견되었다. 하나는 정치 통일체의 원칙으로서 인종이었고 다른 하나는 외국을 지배하는 원칙으로서 관료정치였다. 민족의 대체물로 인종이 없었다면 아프리카 쟁탈과 투자 열기는아마 모든 골드러시의 무의미한 "죽음과 무역의 춤"(조셉 콘래드)으로머물렀을 것이다. 정부의 대체물로 관료정치가 없었다면 인도의 영국재산은 전 지역의 정세를 변화시키지 않은 채 "인도의 범법자" (버크)의무모함에 내맡겨졌을 것이다.
이 둘은 실제로 암흑 대륙에서 발견되었다. 유럽인이나 문명인이 전혀 이해할 수 없던 사람들, 그들의 인간성이 이민자들에게 너무나 두렵고 치욕적이어서 같은 인간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던 사람들을설명하는 임시방편이 인종이었다. 인종은 사람을 압도하는 아프리카의기괴함ㅡ야만인들이 거주하고 그들로 넘쳐흐르는 전체 대륙에 대한 보어인들의 대답이었다. 그것은 "청천벽력" 처럼 그들을 사로잡아 눈을 뜨게 했던 광기의 설명이었다. "모든 짐승들을 절멸하라." 이런 대답은 현대사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대량학살로 귀결된다.  - P361

콘래드의 『암흑의 심장에 나오는 쿠르츠 씨처럼 그들은 "속속들이텅 비어 있었고" "두둑한 배짱도 없이 무모했으며 호방함이 없이 탐욕스러웠고 용기 없이 잔인했다." 

(케이프로 돌진하여 내려왔던 잉여 인력, 즉 "4대륙의 보헤미안들") - P367

범죄의 야만성과 범죄를 저지를때의 매너의 대조, 세련됨이 자신과 완벽한신사 사이에 세워질 수 있는 깊은 이해의 가교가 되었다. 그런데 결국 유럽에서 윤리적 가치의지연 효과로 인해 발생하는 데 수십 년 걸린 것이 식민지적 모험의 유령 세계에서는 전기 쇼트처럼 급작스럽게 폭발했다. - P369

그들은 인간이 아닌 존재가 아니었다.
그렇다. 가장 나쁜 것은 그들 역시 인간 존재일지 모른다는 의혹이었다. 그런 생각이 서서히 들었다. 그들은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껑충껑충 뛰었으며 빙빙 돌면서 무시무시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너를 전율시킨 것은 그들이 너희들처럼 인간이라는 생각. 네가 이 거칠고 격정적인 소란과 먼 친척뻘이 된다는 생각이었다" 『암흑의 심장). - P370

다수의 이런 모험가들은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완전한 고독을강조하는 대륙, 인구가 넘쳐나는 대륙의 고독한 야만 속에서 미쳐갔다. - P370

보어인들은 인간으로서의 자존심과 인간 존엄의 느낌 때문에 같은 인간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인종을 처음 보고 느낀 끔찍한 두려움을 결코 잊어버릴 수 없었다. 자신과 같지만 어떤 경우에도 자신과 같아서는 안 되는 어떤 것에 대한 공포가 노예 제도의 바탕에 남아 있었고 그것이 인종차별 사회의 토대가되었다. - P372

그들을 다른 인간들과 다르게 만드는 것은 그들의 피부색이 아니라 그들이 자연의 일부처럼 행동한다는 사실, 그들이 자연을 자신들의 명백한 주인으로 대우한다는 사실, 그들이 인간적 세계, 인간적 현실을 창조하지 않았고 그래서 자연은 그 자체의 장엄함을 그대로 지닌 유일한 압도적인현실로 남았다는 사실이 자연에 비해 그들은 유령처럼, 비현실적으로 무시무시하게 보인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그 자체로 ‘자연적인인간이며 특별히 인간적인 성격, 특별히 인간적인 현실이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에 유럽인이 그들을 학살했을 때에도 스스로 살인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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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11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치를 피해 도망가는 와중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은 한나 아렌트인데....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을까요?
그러니 무엇을 쓰든 어디든 원하는 작품의 원하는 대목을 다 갖다 쓸 수 있었을듯요. ^^
책을 읽어도 돌아서면 백지가 되어버리는 저의 머리를 또 한탄합니다. ㅠ.ㅠ

미미 2022-10-11 13:07   좋아요 1 | URL
그렇죠!! 바람돌이님 저는 읽으면서 이미 앞쪽을 잊곤해요ㅠㅠ
한나 아렌트는 멘탈도 강하고 참 부지런한 사람이었겠죠~♡ 남아프리카에 갔던 네덜란드계 백인들(보어인)의 섬뜩한 심리를 조셉 콘래드의 문장으로 보니 더 실감나는것 같아요. 난해한 부분들도 많지만
적어도 한번은 꼭 읽어야할 책이라고 또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