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조셉 콘래드의 문장을 끌어오다니....






인종과 관료정치

이민족을 정치적으로 조직하고 통치하기 위해 두 가지 새로운 정책이 제국주의의 처음 10년 동안 발견되었다. 하나는 정치 통일체의 원칙으로서 인종이었고 다른 하나는 외국을 지배하는 원칙으로서 관료정치였다. 민족의 대체물로 인종이 없었다면 아프리카 쟁탈과 투자 열기는아마 모든 골드러시의 무의미한 "죽음과 무역의 춤"(조셉 콘래드)으로머물렀을 것이다. 정부의 대체물로 관료정치가 없었다면 인도의 영국재산은 전 지역의 정세를 변화시키지 않은 채 "인도의 범법자" (버크)의무모함에 내맡겨졌을 것이다.
이 둘은 실제로 암흑 대륙에서 발견되었다. 유럽인이나 문명인이 전혀 이해할 수 없던 사람들, 그들의 인간성이 이민자들에게 너무나 두렵고 치욕적이어서 같은 인간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던 사람들을설명하는 임시방편이 인종이었다. 인종은 사람을 압도하는 아프리카의기괴함ㅡ야만인들이 거주하고 그들로 넘쳐흐르는 전체 대륙에 대한 보어인들의 대답이었다. 그것은 "청천벽력" 처럼 그들을 사로잡아 눈을 뜨게 했던 광기의 설명이었다. "모든 짐승들을 절멸하라." 이런 대답은 현대사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대량학살로 귀결된다.  - P361

콘래드의 『암흑의 심장에 나오는 쿠르츠 씨처럼 그들은 "속속들이텅 비어 있었고" "두둑한 배짱도 없이 무모했으며 호방함이 없이 탐욕스러웠고 용기 없이 잔인했다." 

(케이프로 돌진하여 내려왔던 잉여 인력, 즉 "4대륙의 보헤미안들") - P367

범죄의 야만성과 범죄를 저지를때의 매너의 대조, 세련됨이 자신과 완벽한신사 사이에 세워질 수 있는 깊은 이해의 가교가 되었다. 그런데 결국 유럽에서 윤리적 가치의지연 효과로 인해 발생하는 데 수십 년 걸린 것이 식민지적 모험의 유령 세계에서는 전기 쇼트처럼 급작스럽게 폭발했다. - P369

그들은 인간이 아닌 존재가 아니었다.
그렇다. 가장 나쁜 것은 그들 역시 인간 존재일지 모른다는 의혹이었다. 그런 생각이 서서히 들었다. 그들은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껑충껑충 뛰었으며 빙빙 돌면서 무시무시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너를 전율시킨 것은 그들이 너희들처럼 인간이라는 생각. 네가 이 거칠고 격정적인 소란과 먼 친척뻘이 된다는 생각이었다" 『암흑의 심장). - P370

다수의 이런 모험가들은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완전한 고독을강조하는 대륙, 인구가 넘쳐나는 대륙의 고독한 야만 속에서 미쳐갔다. - P370

보어인들은 인간으로서의 자존심과 인간 존엄의 느낌 때문에 같은 인간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인종을 처음 보고 느낀 끔찍한 두려움을 결코 잊어버릴 수 없었다. 자신과 같지만 어떤 경우에도 자신과 같아서는 안 되는 어떤 것에 대한 공포가 노예 제도의 바탕에 남아 있었고 그것이 인종차별 사회의 토대가되었다. - P372

그들을 다른 인간들과 다르게 만드는 것은 그들의 피부색이 아니라 그들이 자연의 일부처럼 행동한다는 사실, 그들이 자연을 자신들의 명백한 주인으로 대우한다는 사실, 그들이 인간적 세계, 인간적 현실을 창조하지 않았고 그래서 자연은 그 자체의 장엄함을 그대로 지닌 유일한 압도적인현실로 남았다는 사실이 자연에 비해 그들은 유령처럼, 비현실적으로 무시무시하게 보인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그 자체로 ‘자연적인인간이며 특별히 인간적인 성격, 특별히 인간적인 현실이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에 유럽인이 그들을 학살했을 때에도 스스로 살인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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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11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치를 피해 도망가는 와중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은 한나 아렌트인데....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을까요?
그러니 무엇을 쓰든 어디든 원하는 작품의 원하는 대목을 다 갖다 쓸 수 있었을듯요. ^^
책을 읽어도 돌아서면 백지가 되어버리는 저의 머리를 또 한탄합니다. ㅠ.ㅠ

청아 2022-10-11 13:07   좋아요 1 | URL
그렇죠!! 바람돌이님 저는 읽으면서 이미 앞쪽을 잊곤해요ㅠㅠ
한나 아렌트는 멘탈도 강하고 참 부지런한 사람이었겠죠~♡ 남아프리카에 갔던 네덜란드계 백인들(보어인)의 섬뜩한 심리를 조셉 콘래드의 문장으로 보니 더 실감나는것 같아요. 난해한 부분들도 많지만
적어도 한번은 꼭 읽어야할 책이라고 또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