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를 본다. 무서워서 낯에.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에 공포를 느끼기도 하고 보이는 것에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결국 공포란 부질없는 것. 삶은 부질없는 것들에 눈이 멀어 정작 실체에 눈뜨지 못하는 것인지 모른다.


p.15 

샤흐트는 규정들을 어기는 행동을 즐겨 한다. 터놓고 말하면, 나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침대에 나란히 누워 온갖 이야기들을 나눈다. 살아온 이야기들, 다시 말하면 직접 겪은 일들을 지껄인다. 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꾸며낸 이야기들을 훨씬 더 많이 한다. 뜬구름 잡듯 지어낸 이야기들. 그럴 때면 우리를 둘러싼 벽들이 위아래로 흔들거리며 나지막이 울리는듯하다. 비좁고 어두운 방이 차츰 넓어지고, 길들, 넓은 홀들, 도시들,성들, 낯선 사람들과 풍경들이 나타나고, 천둥이 치고, 누군가 속삭이고, 지껄이고, 우는 소리들이 들려오는 것 같다. 


시의원의 아들로, 부유한 가정에서 부족한것 없이 살았던 것으로 느껴지는 주인공 야콥은 어느날 벤야멘타 하인학교에 스스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여러 인물들을 관찰하며 그들 사이를 여행하듯 부유한다. 자신에 관한 이야기는 꺼리면서, 어딘지 수수께끼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그의 육체는 비록 의도적으로 하인학교에 묶여 있지만 그는 오히려 누구에게도 구속되지 않은 반항적이고 자유로운 존재다. 다만 그는 어떤 이유로 인해 구속 상태에 스스로 들어간 것이다. 


p.31 

무언가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것은 때로 너무나 유혹적이다. 그래서 그것을 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된다. 구속은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 싶도록 만든다. 그래서 나는 기본적으로 모든 종류의 구속을 사랑한다. 만약 어떤 규율도, 어떤 의무도 이 세상을 지배하지 않는니면, 아마 나는 죽어버릴 것이다. 너무나 지루한 나머지 입맛을 잃고 굶어 죽거나, 불구가 되어버릴 것이다. 사람들은 나를 다그치고,구속하고, 감독하기만 하면 된다.

마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속 주인공 요조에게서 두려움을 뺀 캐릭터가 바로 야콥이다. 독자에서 있어 요조의 두려움은 큰 매력이기도 하니 그걸 뺐다고 하면 어쩐지 진부한 캐릭터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극과 극은 통하기 때문일까? 


p.101

순응하는 것, 그건 생각하는 일보다 훨씬, 훨씬 더 고상한 일이다. 생각을 하면 저항하게 된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은 항상꼴사납게 일을 망쳐버린다. 철학자들, 그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많은것을 망쳐놓았는지를 알기나 할까. 의도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무언가를 행한다. 그러니까 말이다. 그게 훨씬 더 필요한 일이라는 말이다.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머리들이 쓸데없이 일하고 있다. 그것은 너무나,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학술적으로 다루고, 이해하고,지식을 갖게 되면서 인류는 삶에 대한 용기를 서서히 잃어버리고 있다. 


또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니체의 이론을 실행에 옮기는 인물로도 느껴진다. 그래서 찾아봤다 로베르트 발저가 프리드리히 니체의 영향을 받았는지.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는 1844~1900까지 살았다. 로베르트 발저의 생애는 1878~1956이다. 역시 시기적으로 겹친다.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주인공 야콥의 진정한 의도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가 말하는 것을 다 믿을수도 없다. 하지만 그는 평범하지 않아 매력적이고 불온하고 순응하지 않는 인간인 동시에 순응하는 인간이기에 불안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p.117

무언가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두 배로 하라는 것을뜻한다. 무심하고, 신속하게, 가볍게 내려진 허락보다 더 따분한 것은없다. 나는 모든 것을 얻고 싶다. 모든 것을 경험하고 싶다. 웃음도 그야말로 극단적인 경험을 필요로 한다. 웃음으로 가슴이 터져버릴 것같을 때, 타들어가는 화약을 모두 어찌해야 좋을지 모를 때, 그때 나는 비로소 웃음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중략) 거의 모든 일들이, 거의 모든 욕망들이 바로 금지되었기에 매혹적인 웃음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울어서는안 된다는 상황, 그것이 사람을 더 울게 만든다. 사랑을 포기하라는것, 그래, 그것은 사랑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하면, 난 열 배로 사랑한다.

읽다보니 궁금해져서 작가인 발저에 관해 설명된 부분을 찾아 앞 커버에서 안쪽을 읽는다. 어떤 슬픔이 느껴진다. 굵직한 삶의 궤적들은 한 인물에 대해 말해 주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소설과 마찬가지다. 모든 소설은 자전적이지만 자전적이지 않기도 하니까. 인생은 몇 가지 단편적 사실들로 설명되어지지 않는다. 훨씬 복잡하다. 작가들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위대하거나 졸렬한 인생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부질없는 걸 알면서도 다시 어떤 대목에서 작가가 궁금해지면 그의 자취가 어떠했을지 찾는다. 나는 어떤 기록으로 남게 될까. 또는 기억으로.. 남기고 싶기도 그러고 싶지 않기도 하다. 이런 무한반복의 이중어법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그렇게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삶의 관점이 하나 더 열리는 것도 같다. 느낌대로 살 필요를 느낀다.




     


  여기까지는 읽다보니 떠올랐던 책들


  


  


  다 읽어보자 발저의 작품들! 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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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03 20:4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1등 ! ٩(๑❛ᴗ❛๑)۶

‘영(zero) 인간‘으로 태어나 우리 모두 영( spirit)혼을 다한 삶을 소진해 가는 ,,,,

오늘의 명구! 밑 줄 쫘악~~
[인생은 몇 가지 단편적 사실들로 설명되어지지 않는다. ]

로버트 발저는 정규 학업을 마치지 못한채 하인, 사무보조, 사서, 은행사무원, 공장 노동자등의 직업을 전전 하다가 작가로 데뷔하고 난 후에도 문인 세계에 끼어주지 않았습니다. 정신 병원에 거의 20여년 살다가 강박적으로 걷기와 쓰기에 매달리던 어느날, 크리스마스날 눈 위에 쓰러진 채 발견된 것이 그의 최후 ㅜ.ㅜ



미미님은 오늘 이렇게 명 페이퍼를 남기쉼 ♡´・ᴗ・`♡

청아 2021-08-03 20:34   좋아요 5 | URL
🌺♡(⑅´•⌔•`)*✲゚*。♡🌺

청아 2021-08-03 20:55   좋아요 6 | URL
아 스콧님 또 이런정보~♡♡ 사랑합니다! 덕분에 제가 북플을 못끊어요ㅋㅋㅋ책 소개에서도 조금 읽었는데 너무 슬퍼서 또 울컥했어요. 삶도 다자이오사무의 그것과 좀 유사해서 또 안타깝고 좋아지는 작가네요!

새파랑 2021-08-03 20: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앗ㅡㅡ 2등✌

청아 2021-08-03 20:35   좋아요 4 | URL
🌼٩(。•ㅅ•。)🌼캄솨!!

새파랑 2021-08-03 20:41   좋아요 6 | URL
하인학교가 그 하인 인가요? ㅎㅎ 니체는 어렵지만 인간실격과 감정의 혼란은 완전 좋아하는 저로써는 완전 읽어보고 싶네요. 작가도 찾아보는 미미님의 연관독서는 갈수록 발전하시는거 같아요 😆

청아 2021-08-03 20:52   좋아요 6 | URL
네 맞아요! 제 생각엔 새파랑님도 좋아하실것 같아요! 북마크 테이프도 엄청 붙였어요😉

Falstaff 2021-08-03 20:3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으.... 그 숱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급기야 로베르트를 읽으셨군요.
우짰든 고생하셨습니다. ㅋㅋㅋㅋ

청아 2021-08-03 20:40   좋아요 6 | URL
예?ㅋㅋㅋㅋ저 너무 좋았는데요?ㅋㅋ경고글을 바로 찾아보겠습니다ㅋ

Falstaff 2021-08-03 20:46   좋아요 6 | URL
아니예요, 찾아보실 필요 없지요!!!!
좋게 읽으셨으면 그게 장땡입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읽은 것이..... 머가 중헌디? ㅋㅋㅋ 진심!
저는 도무지 쉽지 않았답니다. 어렵게 읽으셨다는 분도 계셔서 반가운 마음에 그저 로베르트 형제들이 우짜고 저짜고... 그랬었지요. 아주 좋습니다. 말 나온 김에 저도 한 번 더 읽어볼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08-03 20:51   좋아요 8 | URL
아ㅋㅋㅋㅋㅋ(지금 찾던 중인데 오래전에 쓰신 글인가봐요)너무 좋았어요! 제가 좀 변태적?인 기질이 있어서 그런걸수도 있는데ㅋㅋ 이런 삐뚫어진 캐릭터 좋아요ㅋㅋㅋㅋㅋ현실에선 불가능하다는걸 아니까 대리만족하려는 심리라고 생각중이랍니다.ㅋ

초딩 2021-08-03 22: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예전에 관심 갔었던 책이이요
일단 문구들이 좋네요~

순응하는 것, 그건 생각하는 일보다 훨씬, 훨씬 더 거상한 일이다.

청아 2021-08-03 22:24   좋아요 3 | URL
철학적인 얘기들이 많아서 초딩님도 좋아하실것 같아요.ㅎㅎ 8.1이 뭐예요?

초딩 2021-08-03 22:32   좋아요 3 | URL
아 알라딘 평점이요. 일단 전 이미 매료 되었습니다 ㅎㅎㅎ
게다가 미미님이 사평을 쓴 상황이미 빠져나갈 수 없어요 ㅎㅎㅎ

청아 2021-08-03 22:35   좋아요 3 | URL
아ㅎㅎㅎ 초딩님은 어떠실지 넘 궁금해요! 편견을 깨게 만들어요. 카프카가 사랑한 작가였다고 합니다~♡

초딩 2021-08-03 22: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음 근데 8.1에 좀 주저주저 해집니다만 ㅎㅎㅎ 그래도 고고

페넬로페 2021-08-03 22: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작품은 좀 어려울듯 하고~~
폴스타프님과 미미님의 감상이 엇갈리는건가요? ㅎㅎ
이럴때 책이 더 흥미로운데요~~
제목이 쇼킹하네요 ㅠㅠ

청아 2021-08-03 22:27   좋아요 5 | URL
네ㅎㅎ기이하고 우울한 분위기는 ‘인간실격‘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독특한 느낌이라 저는 넘 좋아서 하루만에 다 읽었는데 호불호가 갈릴것같긴해요ㅋ

그레이스 2021-08-03 22: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의도적으로 묶여있지만 구속되지 않은 반항적이고 자유로운 존재..!
어렵겠네요

청아 2021-08-03 22:32   좋아요 6 | URL
캐릭터가 워낙 독특해서 저는 흥미진진했어요! 180페이지 정도?로 얇고 이런저런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같아요.😊

붕붕툐툐 2021-08-03 23: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무한반복의 이중어법이 너무 궁금한데용? 전 인간실격도 넘 재밌게 읽었기에 이 책도 잼나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이렇게 북플에 명품 리뷰가 탄생했네요~😊

청아 2021-08-03 23:30   좋아요 4 | URL
인간실격 재밌게 읽으셨으니 툐툐님도 무난히 읽으실것 같아요! 툐툐님 재밌다고 하신 작품들 저도 늘 좋았으니 보나마나ㅎㅎ🤭

서니데이 2021-08-04 20: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오늘도 더운 하루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해서는 안되는 것에 대한 인용된 내용 읽다가,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이유는 잘 모르지만,
갑자기 코끼리처럼 느껴졌어요.
더운 저녁 시간 시원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청아 2021-08-04 20:36   좋아요 4 | URL
아 같은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저도 이 책 읽다가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란 책 생각났었어요!ㅎㅎ 책 추가해야겠네요. 저녁시간이라 걷기에 시원하네요. 편안한 저녁되세요😉

레삭매냐 2021-08-04 21: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빈프리트 게오르크 제발트
의 <전원에 머문 날들> 받아 들고
발저의 책들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정작 제발트의 책은 여적 못 읽고
있네요.

발저의 책은 제게는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만.

청아 2021-08-04 22:35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레삭매냐님께 어렵지 않을거예요! 느낌느낌상 그렇습니다ㅎㅎㅎ제발트 검색해보고 바로 주문했어요😳

mini74 2021-08-04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저희 엄마가 자주 하는 말. 지 팔자 지가 꼰다. 란 말이 생각나는 인물입니다. ㅎㅎ근데 전 이런 내용 좋아한다는 ㅎㅎㅎ. 미미님 글도 좋고 발췌문들도 참 좋아요 *^^*

청아 2021-08-04 22:03   좋아요 1 | URL
처음 들어보지만 재밌는데다 정감가고 어감까지 좋은데요?!ㅎㅎ
평소 우리가 당연한듯 추구하는것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더라구욤!
 

나의 학우 샤흐트는 특이한 인물이다. 그는 음악가가 되기를 꿈꾼다. 그는 자신이 상상력으로 바이올린을 멋지게 연주할 수 있다고 내게 말하곤 한다. 그의 손을 바라보면 그의 말을 믿게 된다. 그는 잘 웃는다. 하지만 웃고 난 뒤에는 돌연 감상적인 멜랑콜리에 빠져드는데,
그것이 그의 얼굴과 자세에 믿기지 않을 만큼 잘 어울린다. - P14

샤흐트는 규정들을 어기는 행동을 즐겨 한다. 터놓고 말하면, 나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침대에 나란히 누워 온갖 이야기들을 나눈다. 살아온 이야기들, 다시 말하면 직접 겪은 일들을 지껄인다. 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꾸며낸 이야기들을 훨씬 더 많이 한다. 뜬구름 잡듯 지어낸 이야기들. 그럴 때면 우리를 둘러싼 벽들이 위아래로 흔들거리며 나지막이 울리는듯하다. 비좁고 어두운 방이 차츰 넓어지고, 길들, 넓은 홀들, 도시들,
성들, 낯선 사람들과 풍경들이 나타나고, 천둥이 치고, 누군가 속삭이고, 지껄이고, 우는 소리들이 들려오는 것 같다.  - P15

더 깎을 만한 구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따금 이발소로 달려간다. 그 기회를 이용해 거리 나들이를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발소에서 면도를 한다. 보조 미용사가 내게 스웨덴 사람이냐고 묻는다.
미국 사람? 그것도 아니라고요. 그럼 러시아 사람? 도대체 어느 나라사람이에요? 난 그런 종류의 민족주의적 색깔을 띤 질문들에 냉혹한침묵으로 답하는 것을 즐긴다. 조국에 대한 내 감정을 묻는 사람들을아리송한 상태에 놔두는 것이 좋다. 거짓말을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덴마크 사람이라고 말한다. 어떤 종류의 솔직함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지루하게 만들 뿐이다.  - P24

예컨대 세상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화나게 하고, 나에 대한 좋지 않은견해들을 잔뜩 갖게 했다는 것을 끔찍하게 의식하며 죽음을 맞는 일이 이루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게 여겨진다. 이것은 이느 누구도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반항 속에서 아름다움의 전율을 느낄 수 있는자라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겁 없이 저지르는 행동, 어리식은 짓거리 때문에 비참하게 죽는 것, 이것이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아니다. 분명코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결국 천박하기 그지없는 어리석은 짓거리에 불과하지 않은가.  - P29

무언가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것은 때로 너무나 유혹적이다. 그래서 그것을 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된다. 구속은 불법적인행동을 하고 싶도록 만든다. 그래서 나는 기본적으로 모든 종류의 구속을 사랑한다. 만약 어떤 규율도, 어떤 의무도 이 세상을 지배하지않는니면, 아마 나는 죽어버릴 것이다. 너무나 지루한 나머지 입맛을잃고 굶어 죽거나, 불구가 되어버릴 것이다. 사람들은 나를 다그치고,구속하고, 감독하기만 하면 된다.  - P31

시계를 팔았다. 궐련용 담배를 사기 위해서다. 시계 없이는 살 수있지만 담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나쁜 짓인 줄은 알지만 어쩔 수없다.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얼마 안 있어 입을 만한 말끔한 옷이 하나도 없게 된다. 깨끗한 셔츠 깃이 필요하다.
인간의 행복은 그런 일들에 달려 있지 않으면서 또 그런 일들에 달려있기도 하다. 행복? 아니다. 하지만 단정해야 할 필요는 있다. - P55

이곳의 훈련생이란흠잡을 데 없이 동그란 영(善)이며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다.  - P59

우리는 하나하나씩 이해해나간다. 그리고 우리가 무언가를 이해하게 되면 그땐 그것이, 말하자면우리를 소유하게 된다.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반대로, 겉보기에는 우리가 우리 것으로 만들었던 그것이 우리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 P71

무엇보다도 우선 네가 알아야 할 것은, 결코 네가 무언가를 위반했다고 생각지 말라는 것이다. 위반이라는 거, 아우야, 그런건 존재하지 않는단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정말로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는 전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단다. 그래도 노력은해야 한다. 열정적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것에 너무 연연하지도 마라.
명심해.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 P74

그렇다, 나는나 스스로를 교육시키기 위해, 나 자신에게 미래의 자기 구현을 위한준비를 시키기 위해 이 벤야멘타 학원의 훈련생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장차 닥칠 힘겹고 음울한 그 어떤 미래에 대해서도 마음의 준비를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집에 편지도 쓰지 않는다. 소식을알리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르고, 밑바딕부터 시작하겠다는 내 계획이 완전히 망가져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대하고 대담한 일들은 침묵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일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을 그르치게 되고 나쁜 결과를 보게 된다.  - P77

내가 만약 부자라면, 절대로 세계여행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여행이 나쁠 건 없다. 하지만 낯선 것을 피상적으로 알게 되는 일에 나는 어떤 매력도 못 느낀다. 사람들이 말하는 지속적인 자기 계발이란 것을 나는 대체로 거부할 것이다. 저 멀고 광활한 미지의 나라보다는 심연, 영혼 같은 것이 내게는 오히려 더 유혹적이다. 가까이 있는 것을 연구하는 일은 틀림없이 나를 매혹시킬 것이다.  - P83

순응하는 것, 그건 생각하는 일보다 훨씬, 훨씬 더 고상한 일이다. 생각을 하면 저항하게 된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은 항상꼴사납게 일을 망쳐버린다. 철학자들, 그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많은것을 망쳐놓았는지를 알기나 할까. 

의도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무언가를 행한다. 그러니까 말이다. 그게 훨씬 더 필요한 일이라는 말이다.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머리들이 쓸데없이 일하고 있다. 그것은 너무나,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학술적으로 다루고, 이해하고,
지식을 갖게 되면서 인류는 삶에 대한 용기를 서서히 잃어버리고 있다. 

예를 들어 벤야멘타 학원의 한 훈련생이 자신이 점잖다는 사실을알지 못한다면, 그는 점잖은 학생이다. 만약 그가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무의식중에 했던 얌전하고 점잖은 그의 행동들이 전부 사라지면서 그는 뭐가 됐든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나는 계단을 내려가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거지.
- P101

자기 자신을 너무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자신감을잃게 되거나 모욕을 당하게 될 때 위태롭다. 자의식에 찬 사람들은 의식에 적대적인 무언가를 끊임없이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 P104

무언가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다른 곳에서는 그것을 두 배로 하라는 것을뜻한다. 무심하고, 신속하게, 가볍게 내려진 허락보다 더 따분한 것은없다. 나는 모든 것을 얻고 싶다. 모든 것을 경험하고 싶다. 웃음도 그야말로 극단적인 경험을 필요로 한다. 웃음으로 가슴이 터져버릴 것같을 때, 타들어가는 화약을 모두 어찌해야 좋을지 모를 때, 그때 나는 비로소 웃음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가장 웃음다운 웃음을 웃는 것이며 나를 뒤흔든다는 것의 완전한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나는 규정이라는 것이 우리의 존재를 은빛으로, 심지어 금빛으로 빛나게 한다는 것을, 한마디로 말해 매혹적인 것으로만든다는 사실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또 확고한 신념으로 간직하지않을 수 없다. 

거의 모든 일들이, 거의 모든 욕망들이 바로 금지되었기에 매혹적인 웃음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울어서는안 된다는 상황, 그것이 사람을 더 울게 만든다. 사랑을 포기하라는것, 그래, 그것은 사랑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하면, 난 열 배로 사랑한다.  - P117

친근한 모든 것들, 따뜻한 존재들을 모두 혐오할 정도로 그렇게 야만적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나는 사람들과 가까워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몸을 사린다.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무언으로 설득시키는 데 천부적인 소질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내 신뢰를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따스한 내 마음은 내게 귀하다. 매우 귀하다.  - P118

(꿈) "이젠 모스크바로 가라, 너 말이야!" 우리 줄에 있던 누군가 말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난 그에게 대답하려던 것을 그만둔다. 나는 다만 거대한 계획을 가진 기계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 더이상 인간이 아니다. 나는 부모에대해서, 친척과 노래, 개인적 고통이나 또는 희망에 대해서, 고향이갖는 의미와 마력에 대해서 더이상 아는 것이 없다. 군대식의 규율과인내가 나를 단단하고, 꿰뚫을 수 없는, 거의 내용이 없는 육체덩어리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행군은 계속된다. 모스크바를 향해, 난 인생을 저주하지 않는다. 그러기엔 인생이 이미 오래전부터 너무 저주스러워져버렸고 더이상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한다.
갑작스런 경련을 동반하는 그 모든 고통을 느낄 대로 느껴보았기 때문에 이제 나는 더이상 느끼지 않는다. 대략 이것이 나폴레옹의 지휘하에 있던 어느 병사의 삶이다.
- P154

그에 비하면 훈련생인 나, 나는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 쉿, 전능함에 대해선 이야기 말자. 고상한 말들을 입에 담으면 혼동을 하게 마련이니. 벤야민타씨는 충격과 무력감에 너무 잘 빠진다. 너무 심해서 웃음이, 심지어비죽거리는 웃음이 나올 수도 있다. 

난 만물이, 만물이 약한 존재라고생각한다. 약하기 때문에 모두 벌레처럼 떨며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자 그러니까, 이러한 깨달음, 이러한 확신이 나를 갑부로 만든다. 즉 크라우스로 만드는 것이다. 크라우스는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것도 미워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그는 부자다. 내면에 있는무언가가 그를 공략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든다. 그는 바위 같다. 그래서 인생은, 거센 풍파는 그의 미덕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진다. 그의천성, 그의 본성에는 미덕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그를 좀처럼 사랑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그를 미워한다는 말은 아니다. 누구나 사랑스러운 것, 매혹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이 파멸되거나 악용될 위험에 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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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04 06: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문장이 완전 제 취향이네요^^ 이거 바로 읽어봐야 겠어요👍

청아 2021-08-04 08:46   좋아요 2 | URL
이런 문장들에다 끝까지 놓기힘든 묘한 끌림이 있는 작품이었어요ㅎㅎ👍
 



P.217 "내 조국은 어디야? 내 땅은 어디에 있어? 내가 잠 잘수 있는땅은 어디에 있지? 나는 알제리에서 이방인이고 프랑스를 꿈꿔.
프랑스에서는 더욱 더 이방인이고 알제를 꿈꾸지, 조국이란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곳인가?"
베르나르-마리 콜테스의 『사막으로의 귀환』에서, 마틸드
"집에서도 집이 없는."
- 에밀리 디킨슨
- P217


서구 중심의 문학에 익숙해 있던 터라 이 작품의 배경인 알제리의 정치적 상황이 처음에는 낯설었다. 알제리의 주요 종교인 이슬람교는 안타깝게도 테러와 연결되어 일부에서 공포와 혐오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작년 말에는 프랑스의 한 역사 교사가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화를 수업 때 활용한 뒤 길에서 참수당하는 끔찍한 일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역사가 승자에 의해 쓰여지듯 주요 언론에서 다루는 이런 사건들 외에 두 나라 사이의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사연이 있을 것이다. 프랑스가 알제리에서 벌인 만행들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https://blog.naver.com/zskmc/222452940074 알제리는 프랑스의 식민지배에서 1962년 겨우? 벗어났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일본과 과거사로 아직까지 껄끄러운 것 이상으로 이들도 계속되는 불안한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이 작품은 그런 두 나라 사이에서 언어,정체성의 혼란의 겪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P.209 1962년 1월 20일 또는 21일, 독립되기 거의 6개월 전이었지만 이 결정적인 전환점을 아직까지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양쪽 진영, 즉 수감자 측과 병사들 측 모두는 각자가한계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나라는 생기를 잃었고, 정치가들은 기진맥진하고 쌍방에서 서로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죽은 자들은 소생시킬 기회가 전혀 없었다!


주인공 베르칸은 프랑스에서 오랜 기간 망명생활을 하며 살다가 연인인 마리즈의 권유로 지중해 건너 고국인 알제로 돌아온다. 그는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과거의 삶을 되짚는데 아직도 알제의 정치적 상황은 혼란스럽고 불길하다. 베르칸은 자신의 모호한 정체성을 찾듯 기억을 더듬어간다. 프랑스로의 망명 전 어린 베르칸에게는 아버지와 삼촌,할머니와 어머니 등 가족들에 관한 기억이 있다. 이들 가족은 8년에 걸쳐 이어진 알제리의 독립운동에 운명이 갈리고 십대였던 베르칸은 민간인들의 봉기에 휘말려 수용소에 갇혀 고문까지 당했던 것이다.


P.163 나는 놀란 척하지 않으리라. 이어서 침대에서 당신에게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말하리라. "당신이 약속을 지키리라는 걸 알고 있었소!" 떼려야 뗄 수 없는 모든 밤들이여!그대, 되찾은 나의 카스바여.


베르칸은 얼마간 유유자적한 나날을 보내다가 나지아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망명생활동안 프랑스에서 만났던 현지 여인 마리즈와 달리 공통의 언어를 쓰는 나지아와의 사랑은 그에게 되찾은 아타카이며 누이고 고향이다. 하지만 얼마 뒤 그녀가 여행을 떠나고 나서 베르칸은 실종된다. 그는 정치적 갈등의 희생양으로 '배신자'로 낙인 찍혀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그의 부재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모호한 정체성의 은유인 것일까? 


P.225 사실, 땅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면 우리 조국도 사라져 버린 전설상의 안달루시아와 있을 수 있는 모든 다른 곳 사이의 복도, 아주 협소한 통로에 불과해요!


*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카뮈는 알제리에서 태어났다. '프랑스어의 실종'의 작가 아시아 제바르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본문에도 카뮈가 반 페이지 정도 언급된 부분이 있었다. 소설도 노래도 나의 최애♡




이방인-김동률


쉴 곳을 찾아서 결국 또 난 여기까지 왔지
내 몸 하나 가눌 수도 없는
벌거벗은 마음과 가난한 모습으로
네 삶의 의미는 나이기에 보내는 거라며
그 언젠가 내 꿈을 찾을 때
그때 다시 돌아올 날 믿겠다했지
수많은 세월 헤매이다가
세상 끝에서 지쳐 쓰러져도
후회는 없을 거라고 너에게 말했지 뒤돌아보며
네 삶의 의미는 나이기에 보내는 거라며
그 언젠가 내 꿈을 찾을 때
그때 다시 돌아올 날 믿겠다했지
수많은 세월 헤매이다가
세상 끝에서 지쳐 쓰러져도
후회는 없을 거라고 너에게 말했지
수많은 세월 헤매이다가
험한 세상 끝에서 숨이 끊어질 때
그제야 나는 알게 될지 몰라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나의 머물 곳은 너였음을
숨이 끊어질 때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나의 머물 곳은 너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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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01 23: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등.🖐

청아 2021-08-01 23:41   좋아요 6 | URL
🌼(๑ˇεˇ๑)🌼

scott 2021-08-02 01:07   좋아요 5 | URL
오! 이 작품을 읽기전에 사전 설명으로 최고!!


까뮈는 알제리 하층민 출신이지만 알제리 프랑스 교사들이 수재 라고 적극 도와주고 가난한 어머니 끝까지 살득해서 상급 학교 진학 도와주고 위대한 참 스승 장그르니에를 만나서 인생의 행로가 바뀝니다
알베르 까뮈가 스승 장그르니에의 산문집 섬 ‘서문‘의 첫문장 [오늘 처음으로 이 섬을 펼쳐보게 되는 저 낯모르는 젊은이를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
산문집 보다 더 빛나는 서문으로 스승을 향한 감사의 사랑을 담았어요

청아 2021-08-02 01:18   좋아요 4 | URL
오 그랬군요!!! 역시 스콧님👍 장 그르니에 <섬>저 읽었는데 저는 카뮈의 서문?추천사?가 더 좋더라구요ㅎㅎ😍

초딩 2021-08-01 23: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등요

청아 2021-08-01 23:52   좋아요 5 | URL
🌼( •⌄• ू )✧🌼2등까지만 특수콘드림요ㅎㅎ

초딩 2021-08-02 00:04   좋아요 4 | URL
얏호!!!

초딩 2021-08-02 00: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카뮈 때문에 알제리를 알게 되었고
또 회사 동료 한 분의 아버님이 알제리 원자력 발전소 설립으로 자주 가셔서 더 관심이 가게 되었어요.
관심은 가졌지만 잘을 몰랐는데,
프랑스 식민지 였으니 이픔이 많았을 것 같아요.

청아 2021-08-02 00:09   좋아요 6 | URL
카뮈 너무 좋아요! 저도 이 작품 때문에 찾아보다보니 더 알고 싶어졌어요. 정작 프랑스등 강대국에 비해서 피해국가들의 이야기는
정보도 많지 않은 듯해요.

붕붕툐툐 2021-08-02 00:1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 미미님 최애 음악 등장~^^
저도 점점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국가와 관련된 문학이 읽고 싶어지더라구용~ 열독하시는 미미님, 멋지십니당~🙆

초딩 2021-08-02 00:22   좋아요 5 | URL
우리 작은 고래들을 완전 혼이 나가도록 춤추게하는 툐툐님
사랑해요 ❤️❤️❤️

초딩 2021-08-02 00:23   좋아요 5 | URL
아 지금 두잔째인데 와인 한 잔 만 더 할게요. 툐툐님 하락 하신 걸로 알고 ㅎㅎ

청아 2021-08-02 00:24   좋아요 6 | URL
저도요~♡ 툐툐뿅!ㅋㅋㅋ이슬람국가 너무 몰라요. 툐툐님도 찾으심 알려주세요. 함께 읽어요!🙆‍♀️

페넬로페 2021-08-02 00:2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베르 카뮈의 글로 알제리를 알게 되었어요. 알제리인들이 프랑스로 이주해 많이 산다고 들었는데 재일 한국인처럼 그들도 차별을 많이 받는다고 들었어요^^
식민지의 역사는 언제나 슬프고 씁쓸해요
김동룰 노래 찾아 들어야겠어요^^

청아 2021-08-02 00:33   좋아요 6 | URL
많이들 아시네요~♡저만 또 몰랐음ㅎㅎ😅이 작품에도 어린시절 주인공이 알제리 국기를 그린 뒤 혼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심지어 알제리에서 그랬더라구요.ㅠ

scott 2021-08-02 16:06   좋아요 3 | URL
어제 동률 킴 노래만 듣고
제목이 이방인이라는거
이제야 알 ㅋㅋㅋ

까뮈의 이방인보다
동률 킴의 이방인 勝!

청아 2021-08-02 17:04   좋아요 3 | URL
스콧님도 모르는 게 있으시다니 인간적이네요~♡ ㅎㅎ 김동률 목소리장인👍👍

바람돌이 2021-08-02 00:44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카뮈는 프랑스인이지만 알제리 출신이고, 심지어 알제리에서 하층민이었죠. 그래서 굉장히 미묘한 경계인의 자리에 있었던 것 같아요. 문학적으로는 그게 오히려 그의 독창성을 가져오는 중요 포인트였던 듯....
알제리 작가 작품은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카뮈와 비교하면서 읽어도 재미있을 듯요. 보관함으로 슝하고 집어넣습니다. ^^

청아 2021-08-02 00:50   좋아요 7 | URL
그랬군요!! 이런 추가정보 넘넘 좋아요~♡ 낯설게 시작했는데 뒤로 갈수록 많은 사건들이 있어요. 정서면에서 와닿는 부분들도 많아 기억에 남아요!

새파랑 2021-08-02 06:2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알제리도 우리나라만큼 역사적 아픔이 있는 나라인거 같아요. 그래서 더 공감이 되었는지도 ㅜㅜ 김동률의 이방인도 좋고, 까뮈의 이방인도 좋고~!! 노래 이방인은 저 라이브 앨범 버젼이 더 좋은거 같아요 ^^

청아 2021-08-02 09:23   좋아요 6 | URL
네! 앞으로는 알제리에 좀 더 관심이 갈 것 같아요. 끔찍한 일이 많았더라구요ㅠ 이 앨범 완전 득템입니다~♡ㅎㅎ

mini74 2021-08-02 13: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영국이나 프랑스나 그닥 신사적이지도 낭만적이지도 않은 역사를 가진 거 같아요 이 책 제겐 새롭고 또 재미있겠어요. 저도 찜 *^^*

저는 까뮈하면 이방인 문장 줄 그으며 읽었는데 대부분 오역이란 주장에 놀랐던 기억이ㅠㅠ

청아 2021-08-02 14:53   좋아요 6 | URL
우리 옛 자료들도 결국 번역으로 읽는 거라고 오역은 언제나 피할 수 없다는 김영하작가의 말을 최근 들었어요. 미니님은 이방인에서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얻으셨을거예요~♡

역사공부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게 된 작품이었어요😉

scott 2021-08-02 16:05   좋아요 6 | URL


오역 이라면,,
정말 충격
대부분 시인, 소설가들이 번역 할 경우
의역을 많이 한다고들 하는뎅 ㅋㅋ

독서괭 2021-08-02 18: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오 읽고 싶어지게 하는 리뷰입니다. 역사를 잘 모르니 저는 소설을 반밖에 못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ㅜㅜ 역사 공부 좀 해야지..
이방인 노래 너무 좋죠~❤️

청아 2021-08-02 18:49   좋아요 5 | URL
네!! 이 책은 더군다나 아랍권 국가들에 대한 궁금증을 높여주어 좋았어요~김동률 목소리 사랑합니다~ㅎㅎㅎ💕

그레이스 2021-08-02 18: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구매했는데 순서를 바꿔서 먼저 읽어야할까봐요

청아 2021-08-02 18:51   좋아요 5 | URL
초반은 조금 지루했는데 뒤로 갈수록 묵직함과 역사,정치적 메시지가 느껴져 의미있었어요ㅎㅎ나중에 이쪽 역사지식이 축적됨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사람들은 종종 이역만리까지 불행을 운반하잖아요! - P106

그렇다, 나는 그녀의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에 비례하여 그녀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나는 처음부터 그녀가 달리 사용하는 사투리, 내가 잊어버려서 그 의미를 짐작해야 하는 몇몇 희귀한 단어에 민감하다. 특히 내게 가깝고도 동시에 먼 것처럼 말하는 그녀의 아주 특이한 억양에 나는 감동한다.
상쾌하면서도 야릇한 그녀의 제비꽃 향기가 나를 감싼다. 내게 그 향기는 오랫동안 그녀를 연결 짓게 할 것이다.  - P121

그대 육체의 문맹자 - P129

우리 여자의 언어는 그들이 한숨을 쉴 때, 그리고 그들이 기도할 때조차도 사랑과 생기가 넘치는 언어예요. 그것은 반어와 신랄함 속에서 이중의 의미를 가진 단어로 이루어진 노래를 위한 말이라고요."  - P142

"라익!" 라시드의 목소리는 그 두개의 음절을 나누어 발음했는데, 그는 우리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무기력한 상태에서 그 감금을 견디고 있는지를 확인하고는당혹스러워했다! 2백 명이 똑같았다. 그 감옥 안에서 우리는 이미 완전히 우매한 민중이었던 것이다!
촌사람이든 도시인이든, 가장(家長)이었던 모든 성인(成人)은우리 모두가 빠져 있는 허무의 상태를 제일 어린 축인 우리에게내보이지 않으려고 신경을 썼었다. 그런데 한마디로 충분했던거다! 아무도 번역할 수 없었던 프랑스 단어 하나로!  
- P151

그대를 향해 펼쳐지는 내 글은 내 피부, 내 근육, 내 목소리가 된다. 그대가 내 창문 아래서 파도 소리를 들었듯이, 그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나의 프랑스어는 변화하고 있다. 그대는그 파도 소리를 기억하는가?
- P155

나는 그녀 앞에서 내가 환기시켰던 수용소 사건을 다시 떠올렸다. 아이드로 변형된 라익의 그 잘못된 의미가 오늘은 비극적으로 보인다.

아랍어로 벽을 떠받치는 사람들이라고 스스로를 자조적으로 부르고, 어쩔 수 없이 주어진 그들의 한가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온 몇몇 이슬람 지휘관을 둘러싸고 숭배하는, 나이가 열다섯에서 스무 살까지였던 그 일군의생각 없는 자들 앞에서 있었던 장면이, 1962년의 마레샬 수용소에서와 똑같은 장면이 재연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우리의 새 국가는 세속 공화국이다!" 라고 단언하는사람이 있다면 그에게는 즉각적으로 분노나 모욕의 답이 돌아올 것이다. 증오에 이은 분열이 시민의 불화가 가까워졌음을 예고하고 있다.
- P157

나는 이러한 장면이 어디서 솟아난 건지 마리즈에게 말하려하지 않았다. 이 극단적인 고문이 중국이 아니라 전적으로 프랑스의 고문이라는 것을 프랑스 애인에게 털어놓았다면 나는 어떻게 보였을까? 그 당시 마리즈와 나는 너무나 잘 지내고 있었는데! 아마도 그녀는 내 청소년기의 시련을 측은히 여겼을 텐데, 나로서는 그랬으면 좋았을지 확신할 수 없다!
- P198

1962년 1월 20일 또는 21일, 독립되기 거의 6개월 전이었지만 이 결정적인 전환점을 아직까지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양쪽 진영, 즉 수감자 측과 병사들 측 모두는 각자가한계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나라는 생기를 잃었고, 정치가들은 기진맥진하고 쌍방에서 서로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죽은 자들은 소생시킬 기회가 전혀 없었다!
- P209

여전히 앉아 있긴 하지만 가슴이 멘 채 나는 이를 악물고 생각한다. ‘브라힘 말이 옳아, 아무리 형식적이라 해도 한 번 굴복하면 지배자에게 자비를 기대할 수 없어. 그는 네 바지까지 벗기려할 거야!‘
- P211

‘브라힘에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없었어. 나는 생각했다. 먼발치에서조차 메살리주의자인 무라드를 다시 보지 못했어. 하지만 무엇보다도 비명을 지르지 않았던 그 사람, 그 사람에 대해서실루엣만, 고집스런 성격만 보았는데, 그의 거부가 브라힘의 것보다도 훨씬 더 강렬한 거부인 걸까?‘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나는 구타당하던 그 수감자에게서 최근 몇 년 동안 항의를 회피해 온 우리 국민 전체의 이미지를 마침내 보게 되었다. 나는 나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돌아오니까 고난이 다시 시작되는 걸까, 혼란, 광기, 침묵이?
나는 예전처럼 가만히 쳐다보기 위해 돌아온 건가? 바라보며찢어지는 고통을 느끼기 위해?
- P214

"내 조국은 어디야? 내 땅은 어디에 있어? 내가 잠 잘수 있는땅은 어디에 있지? 나는 알제리에서 이방인이고 프랑스를 꿈꿔.
프랑스에서는 더욱 더 이방인이고 알제를 꿈꾸지, 조국이란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곳인가?"

베르나르-마리 콜테스의 『사막으로의 귀환』에서, 마틸드
"집에서도 집이 없는."
- 에밀리 디킨슨 - P217

드리스는 한순간 몽상에 빠졌다가 기억을 되살렸다.
"베르칸은 자신이 타드마이트에 가더라도 몇 군데만 아주 잠깐 방문하겠노라고 제게 약속했었어요. ‘현장 사진을 찍고, 특히우리 수용소를 기억할 수 있는 노인들과 이야기할 거야!‘ 형은그렇게 말했어요. 나는 형에게 매일 저녁 내게 전화하라고 부탁했고, 형은 나흘 동안 계속 그렇게 했어요. 닷새째 되는 날 나는무척 안심했어요. 형이 돌아오는 날이었으니까요!"
- P220

"다리 위에서 붙박이가 된 채 나는 내 앞에 펼쳐진 아름다움을내 눈에 가득 채웠단다....…. 내 격동의 도시여!" 동생의 비난에대한 대답으로 황홀감을 말하던 베르칸의 목소리가 아직도 쟁쟁하다.  - P223

다른 두 동료처럼 그도 2, 3주 전부터 알제의 집에서 우편으로죽음의 편지를 받곤 했다. 즉, 한 조각의 흰색 솜, 케이스에 담긴약간의 모래, 그리고 네모나게 접은 종이였는데, 그 종이에는 아랍 글자로 한 단어만 적혀 있었다. 배신자라고.
- P223

결국 그 현대 작가란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들, 말과 말 사이에,
침묵들 속에 진주처럼 빛나는 우수를 담는 러시아 작가들이었다. 그들의 우수는 불확실한 리듬 속에서 당신의 육체, 몸짓, 억양 변화를 만들어 냈다. 당신의 목소리는 질질 끌지 않았고, 그래, 구슬픈 소리가 아니었고, 질척거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속에는…….
- P240

"찾고자 하는 사람은, 더 나아가 찾아내는 사람은 챙 없는모자를 쓰고 다니는 바보들을 아주 조심해야 한다...
- P255

사실, 땅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면 우리 조국도 사라져 버린전설상의 안달루시아와 있을 수 있는 모든 다른 곳 사이의 복도, 아주 협소한 통로에 불과해요!
오, 베르칸, 오, 드리스, 왜 두 사람 모두 파도바에 오지 않는건가요? 그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살아간다면 얼마나 즐거울까요!

나지아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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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02 0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도 별 5개군요~!! 좀 어렵긴 했지만 좋았어요 ^^

청아 2021-08-02 09:49   좋아요 2 | URL
저 초반 어느 순간쯤 아예 덮을 뻔? 했는데 새파랑님 말씀 믿고 완독했습니다.ㅎㅎ 마지막에 어쩐지 먹먹하고 감동이 왔어요👍
 


프루스트 거꾸로 읽기 마지막 1권

-스완네 집 쪽으로 


드디어 프루스트 거꾸로 읽기를 끝냈다. 처음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권을 읽었을 때는 이 마법의 문장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관념적인 표현들이 난무한 가운데 어떤 것이 현실이고 회상인지 구분하는 것도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많은 페이지가 자장가로 그려졌고 몇 차례나 읽다가 잠이 쏟아지는 경험을 한 뒤 프루스트 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다 이런저런 소설과 비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작가들의 공통의 고향이나 되는듯이 반복되는 '그리스.로마 신화'나 '오이디푸스'와 '신곡'또는 '오디세우스'처럼 예상치 못한 문장의 골목골목에서 마주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찬사와 경탄에 마지못해 다시 읽기에 도전했고 무모한 거꾸로 읽기를 시도했다. 


p.86 마들렌 과자 부스러기가 섞인 홍차 한 모금이 내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이 기쁨은마치 사랑이 그러하듯 귀중한 본질로 나를 채우면서 삶의 무상을 아랑곳 않고, 삶의 재앙을 무해한 것으로, 그 짧음을 착각으로 여기게 했다. 아니, 그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초라하고 우연적이고 죽어야만 하는 존재라고 느끼지 않게 되었다. 


그게 올 1월 즈음이었을 것이다.1권에서 포기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내가 거꾸로 읽기를 한 계기중에 큰 몫을 차지했다. 거꾸로 읽기의 장점은 이렇다.1권에서 많이들 포기하는데 거꾸로 읽기를 하면 포기하는 사람들이 그토록 원하던 결말을 알 수 있다.(물론 민음사는 완전한 결말까지 완간한 상태는 아니다. 민음사와 통화해 보니 올해와 내년에 걸쳐 최종 13권으로 완간예정이라고 한다.) 


결말을 읽게 되면 일단 결말이 뭔지 알았다는 우월감?과 자부심으로 인한 일종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이 성취감은 거꾸로 계속해서 읽어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그래. 이왕 결말도 알았는데 과거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는지 되짚어보자"하는 식이다. 결말을 읽어냈으니 중도에 포기해도 아쉬울 것이 없다. 1권을 읽고 포기한 경우는 시작부터 백기를 들었다는 굴욕감과 결말과는 닿을 수 없다는 아득한 부담감이 존재한다. 이런것들로부터 자유로운 거꾸로 읽기는 보다 의욕적이고 주도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위치에 서는 것이다. 


p.170 예전에 읽었을 때 내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내 기쁨의 원인이었던 드문 표현에 대한 동일한 취향,동일한 음악적인 유출, 동일한 관념론적인 ** 철학을 인식하면서, 나는 내 사유의 표면에 전적으로 단조로운 형상을 그려 보이는 베르고트의 어느 특정 문단과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베르고트의 모든 저술에 공통되는 그의 ‘관념적인 단락‘을 대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모든 유사한 구절들이 그단락과 혼동되면서 일종의 두께와 부피를 갖춰 내 인식이 확대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또 다른 장점은 주인공 마르셀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이 작품의 특성 때문이다. 마르셀은 사실 이 작품에서 전체 내용이 담고 있는 소년과 청년기를 '회상'하며 현재에 존재하고 있다. 즉 마르셀을 실존 인물이라 가정할 때 마르셀에게 보다 가까운 기억은 당연히 '결말'부근인 것이다. 엄마의 저녁 키스를 받기 위해 가파른 계단에서 기다리는 어린 소년의 '나'는 책의 서사적 편의로 말미암아 1권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이 시기는 '마들렌의 마법'이 일어난 시기이므로 거꾸로 읽어 이곳에 닿을 경우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다. 마치 바그너 음악을 들을 때 곡의 분위기가 상승하면서 클라이막스와 함께 절정에 이르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1권부터 읽는 것은 마들렌의 마법이 뭔지 모르고 그 설명을 읽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건 나의 경우이지 모두에게 해당사항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자꾸만 1권에서 책을 놓는 나와같은 경험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거꾸로 읽기를 추천드린다. 1권의 벽에서 돌아서며 포기하기엔 이 작품은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한번 더 비유하자면 거꾸로 읽기는 마치 정상에서 리프팅을 타고 내려오는 것처럼 작품을 전혀 다른 방향에서 조망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ㅡ물론 1권부터 프루스트의 마법에 걸려들어 완독까지 가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ㅡ나 역시 완간이 되면 1권부터 다시 읽기를 해 볼 생각이다. 그렇다! 거꾸로 읽기를 해서 완독을 하면 다시 읽고 싶어진다. 이것이 바로 프루스트의 마법, 마들렌의 마법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북플의 보석. 스콧님은 정방향 역방향 읽기를 모두 성공하셨다는 후문이!!!!


p.182 뭔가 유리창에 부딪치는 것 같은 작은 소리가 나더니, 다음에는 위쪽 창문에서 모래 알갱이를 뿌리듯 가볍고 넓게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고, 이어 그 소리가 퍼지고 고르게 되고 리듬을 타고 액체가 되고 울리고 수를 셀 수 없는 보편적인 음악이되었다. 비였다.


비가 내리는 소리를 보편적인 음악으로 만드는 프루스트!

이런 예쁜 문장이 넘쳐나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사실 이제야 알게 된 것이지만 프루스트는 아무 곳이나 펼쳐도 아름다운 문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홍차에 적신 레몬향 가득한 마들렌의 향기로 과거의 잃어버린 시간들, 입체적인 인물들에 대한 묘사와 희극적 요소들, 역사, 미술, 음악, 철학적 메시지가 가득한 작품. 하지만 그저 때때로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나가는 것도 프루스트를 색다르게 감상하고 음미할 수 있는 멋진 방법이 될 것이다. 


과거는 지성의 영역 밖이다. 그 힘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곳에 즉, 우리가 꿈에도 생각치 못했던 어떤 물질적인 대상 안에 과거가 숨어있는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프루스트 현상Proust phenomenon


냄새를 통해 과거의 일을 기억해내는 현상으로, 프랑스 작가 M.프루스트의 대하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la recherche du temps perdu》에서 유래하였는데, 2001년 필라델피아에 있는 미국 모넬화학감각센터의 헤르츠(Rachel Herz) 박사팀에 의해 입증되었다.

프랑스 작가 M.프루스트의 대하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la recherche du temps perdu》에서 유래하였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마르셀은 홍차에 적신 과자 마들렌의 냄새를 맡고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프루스트 현상은 과거에 맡았던 특정한 냄새에 자극받아 기억하는 일을 말한다.

이 현상은 2001년 필라델피아에 있는 미국 모넬화학감각센터의 헤르츠(Rachel Herz) 박사팀에 의해 입증되었다.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사진과 특정 냄새를 함께 제시한 뒤, 나중에는 사진을 빼고 냄새만 맡게 하였다. 그 결과 냄새를 맡게 했을 때가 사진을 보았을 때보다 과거의 느낌을 훨씬 더 잘 기억해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과거의 어떤 사건과 관련된 기억들이 뇌의 지각중추에 흩어져 있고,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이는 흩어져 있는 감각신호 가운데 어느 하나만 건드리면 기억과 관련된 감각신호들이 일제히 호응해 전체 기억도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루스트현상 [Proust phenomenon] (두산백과)


    


    


  


강원도 고성에는 마들렌 피크닉 세트를 대여해 준다는데 가보고 싶다.ㅎㅎ





출처:블로그lovely j daily,enjoy MY life,JYOG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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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31 21:1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등.🖐

청아 2021-07-31 21:34   좋아요 5 | URL
🙆‍♀️🌹스콧님!!!

scott 2021-08-01 00:26   좋아요 7 | URL
이거슨 진정 미미님을 마들렌 마법으로 이끌고 간
미미님의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완간을 향하여)을 찾아서 ! 대망의 첫 번째 작품으로 돌아 왔네요

‿‿‿‿‿‿‿‿‿༉‧₊˚.
┊ ┊ ┊ . 🍪˚
┊ ┊ ┊ ˚🥮
┊˚🎂。˚🍩
🍪

민음사 13권 잃시찾 미미님 완독 하는 그날까지 응원 합니돵! ㅎㅎ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청아 2021-08-01 00:34   좋아요 5 | URL
달콤간식들과 뭉실뭉실구름 귀여워요!♡(⸝⸝⍢⸝⸝)♡
감사합니다 스콧님~♡♡
완간을 기대하며!!!ㅋㅋㅋㅋ

독서괭 2021-07-31 21: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거꾸로읽기로 완독하시다니 마침내..! 대단하세요!! 축하드립니다.

청아 2021-07-31 21:47   좋아요 5 | URL
아유 감사해요~♡♡ 나머지 출간 기다리고 있지만 일단 너무 행복합니다!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7-31 22:2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ㅎㅎㅎ정말로 1권에서 만날 줄이야…

청아 2021-07-31 22:55   좋아요 6 | URL
감사해요~♡♡ 민음사 빨리 완간 되면 좋겠어요. 주석도 재밌게 읽었습니다ㅎㅎㅎ

페넬로페 2021-07-31 22:3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거꾸로 읽는 잃.사.찾
완독 축하드려요^^
왼독후에 쓰신 이 페이퍼가 이 책을 읽고 싶은 가장 유혹적인 글이 많아 저 푸른 바다에 뛰어들듯 빨리 이 책을 시작하고 싶어지네요~~
수고 많으셨어요😍❤✌👍💐💐🥂📚

청아 2021-07-31 22:57   좋아요 6 | URL
감사해요~♡♡ 뛰어드시면 진귀한 것들을 만나실 수 있어요! 연구서도 많고 작가들이 사랑하는 이유가 있네요~😍

서니데이 2021-07-31 23:5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오늘은 7월 마지막 날입니다.
즐겁고 좋은 일들 가득한 한 달 보내셨나요.
8월엔 더 좋은 시간 되시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청아 2021-08-01 00:24   좋아요 6 | URL
네 서니데이님도 8월 더 즐겁고 건강한 한 달이 되시길 바래요~♡♡

붕붕툐툐 2021-08-01 00:2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와~ 설마 1권을 하루만에 다 읽으신 거예용? 무서운 속도다~
거꾸로 읽기 완독 정말 정말 축하드려용~ 이제 미미님도 대작가 반열에 오르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헤헷~🙆

청아 2021-08-01 00:37   좋아요 5 | URL
어제부터 읽었지요ㅋㅋㅋㅋ감사해요~♡♡툐툐님도 프루스트의 마법에 흠뻑 빠지시길요!!🙆‍♀️

초딩 2021-08-01 01: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거꾸로 읽기의 장점 좋네요! 저는 가끔 한권의 2/3지점 어딘가를 갑자기 뛰어넘어가 읽기도하는데..
그리고 저기 고성 쏠비치이죠? 한달전 정도에 갔었는데..
해변이 낯이 익어 찾아봤어요. 캐노피도 근사하게 마련해두고 정말 좋았어요. 물론 비싸서 구경만 ㅎㅎㅎ
저녁 시간 와인너리투어! 역시 강원 쏠비치는 ㅜㅜ 한 번에 많이 따러주셔서 또 좋았어요.
ㅜㅜ 아 갑자기 와인 마시고 싶어졌습니다.

청아 2021-08-01 10:16   좋아요 6 | URL
지루할땐 건너뛰기도 좋죠ㅋㅋㅋ저기에 많이들 가시나봐요. 친구가 다녀와서 검색해보니 해변 피크닉 사진이 잔뜩ㅋㅋ와인은 사랑입니다~💕

bookholic 2021-08-01 10:4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엄두도 못낼 거꾸로 읽기 마무리를 축하합니다...^^

청아 2021-08-01 11:31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막상 빠져들면 어렵지 않아요.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이 담겨있구요ㅋㅋㅋ👍

새파랑 2021-08-01 11: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어제 책도 못읽고 북플을 제대로 못했는데 이런 경사스러운 일이~!! 프루스트 현상에 대해 하나 배웠네요ㅋ <잃시찾>은 정말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좋은 문장이 많은것 같아요. 그동안 완독하신다고 고생하셨어요. 프루스트 찐팬 미미님 인증이네요😊

청아 2021-08-01 11:35   좋아요 3 | URL
저도 최근에 종종 그랬어요ㅋㅋㅋ함께 읽어주신 덕분이예요~넘 감사해용~♡♡

mini74 2021-08-01 13: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덩실덩실 !!! ㅎㅎ 축하드려요 미미님, 왜 내가 다 읽은 거 같죠? ㅎㅎㅎ 축하드려요 미미님 *^^*

청아 2021-08-01 13:59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미니님♡♡ 저도 같이 읽은 기분들어요ㅋㅋㅋ😊

유부만두 2021-08-02 07: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멋진분!!! 수고하셨습니다! 저 세상에서 프루스트가 메르씨, 하고 있을거 같아요. ^^

저는 아주 아주 슬로 모션으로 이제사 (번역본 기준) 4권입니다. 얘 화자가 하는 짓이 밉상이네요.
이제 발벡 해변에서 걸그룹 분위기 여자애들 무리를 만나고, 로베르랑 음식점 가서 취해서 헤롱거리는 장면이에요.
주위 인물들 묘사가 하나같이 살벌하면서 웃겨서 욕하는 페이퍼를 막 쓰고 싶기도 하고요.

오늘도 (늘) 미미님의 독서 기록에 감탄과 존경을 보냅니다. 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청아 2021-08-02 09:46   좋아요 3 | URL
으아 감사해요 유부만두님~♡♡ ㅎㅎ 천천히 읽는게 더 적합한 작품인듯 해요. 저는 일단 한 번 훑는 느낌으로, 새파랑님이 마침 읽으셔서 큰 도움이 되었구요. 그런 면에서 함께 읽기에 참 좋은 작품이구나 느꼈어요. 발벡에서 좀 많이 변태스럽죠ㅎㅎㅎ(저 마이 놀람ㅎㅎ) 뛰어난
관찰력과 감수성을 문학으로 승화시켜서 이런 결실을 이뤘네요~♡ 유부만두님 8월 더위 조심하시고 책 읽으며 함께 시원하게 보내용.

모나리자 2021-08-02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엄청 빠르시네요.ㅎ 완독 추카추카.^_^ 미미님 ~~

청아 2021-08-02 12:57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모나리자님~♡♡ 민음사 나머지 3권도 얼른 나왔으면 좋겠어요!😉

건수하 2021-12-22 07: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거꾸로 읽기가 가능하다니. 이런 방법은 처음 봐요 ^^
저도 2020-2021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었는데.. 중간중간 그냥 넘겨버린 부분도 있었어요.
마지막 부분이 특히 좋답니다! 민음사에서 얼른 마저 번역이 되길...

청아 2021-12-22 07:45   좋아요 1 | URL
거꾸로 읽기 좋았어요 수하님!!ㅎㅎㅎ민음사 담당자와 통화도 했는데 계획이 틀어졌나봐요.ㅠ 내년에는 다음책이라도 나와주길 기대하고있어요😉
완간되면 꽃들이 만발하겠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