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종종 이역만리까지 불행을 운반하잖아요! - P106
그렇다, 나는 그녀의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에 비례하여 그녀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나는 처음부터 그녀가 달리 사용하는 사투리, 내가 잊어버려서 그 의미를 짐작해야 하는 몇몇 희귀한 단어에 민감하다. 특히 내게 가깝고도 동시에 먼 것처럼 말하는 그녀의 아주 특이한 억양에 나는 감동한다. 상쾌하면서도 야릇한 그녀의 제비꽃 향기가 나를 감싼다. 내게 그 향기는 오랫동안 그녀를 연결 짓게 할 것이다. - P121
우리 여자의 언어는 그들이 한숨을 쉴 때, 그리고 그들이 기도할 때조차도 사랑과 생기가 넘치는 언어예요. 그것은 반어와 신랄함 속에서 이중의 의미를 가진 단어로 이루어진 노래를 위한 말이라고요." - P142
"라익!" 라시드의 목소리는 그 두개의 음절을 나누어 발음했는데, 그는 우리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무기력한 상태에서 그 감금을 견디고 있는지를 확인하고는당혹스러워했다! 2백 명이 똑같았다. 그 감옥 안에서 우리는 이미 완전히 우매한 민중이었던 것이다! 촌사람이든 도시인이든, 가장(家長)이었던 모든 성인(成人)은우리 모두가 빠져 있는 허무의 상태를 제일 어린 축인 우리에게내보이지 않으려고 신경을 썼었다. 그런데 한마디로 충분했던거다! 아무도 번역할 수 없었던 프랑스 단어 하나로! - P151
그대를 향해 펼쳐지는 내 글은 내 피부, 내 근육, 내 목소리가 된다. 그대가 내 창문 아래서 파도 소리를 들었듯이, 그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나의 프랑스어는 변화하고 있다. 그대는그 파도 소리를 기억하는가? - P155
나는 그녀 앞에서 내가 환기시켰던 수용소 사건을 다시 떠올렸다. 아이드로 변형된 라익의 그 잘못된 의미가 오늘은 비극적으로 보인다.
아랍어로 벽을 떠받치는 사람들이라고 스스로를 자조적으로 부르고, 어쩔 수 없이 주어진 그들의 한가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온 몇몇 이슬람 지휘관을 둘러싸고 숭배하는, 나이가 열다섯에서 스무 살까지였던 그 일군의생각 없는 자들 앞에서 있었던 장면이, 1962년의 마레샬 수용소에서와 똑같은 장면이 재연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우리의 새 국가는 세속 공화국이다!" 라고 단언하는사람이 있다면 그에게는 즉각적으로 분노나 모욕의 답이 돌아올 것이다. 증오에 이은 분열이 시민의 불화가 가까워졌음을 예고하고 있다. - P157
나는 이러한 장면이 어디서 솟아난 건지 마리즈에게 말하려하지 않았다. 이 극단적인 고문이 중국이 아니라 전적으로 프랑스의 고문이라는 것을 프랑스 애인에게 털어놓았다면 나는 어떻게 보였을까? 그 당시 마리즈와 나는 너무나 잘 지내고 있었는데! 아마도 그녀는 내 청소년기의 시련을 측은히 여겼을 텐데, 나로서는 그랬으면 좋았을지 확신할 수 없다! - P198
1962년 1월 20일 또는 21일, 독립되기 거의 6개월 전이었지만 이 결정적인 전환점을 아직까지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양쪽 진영, 즉 수감자 측과 병사들 측 모두는 각자가한계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나라는 생기를 잃었고, 정치가들은 기진맥진하고 쌍방에서 서로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죽은 자들은 소생시킬 기회가 전혀 없었다! - P209
여전히 앉아 있긴 하지만 가슴이 멘 채 나는 이를 악물고 생각한다. ‘브라힘 말이 옳아, 아무리 형식적이라 해도 한 번 굴복하면 지배자에게 자비를 기대할 수 없어. 그는 네 바지까지 벗기려할 거야!‘ - P211
‘브라힘에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없었어. 나는 생각했다. 먼발치에서조차 메살리주의자인 무라드를 다시 보지 못했어. 하지만 무엇보다도 비명을 지르지 않았던 그 사람, 그 사람에 대해서실루엣만, 고집스런 성격만 보았는데, 그의 거부가 브라힘의 것보다도 훨씬 더 강렬한 거부인 걸까?‘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나는 구타당하던 그 수감자에게서 최근 몇 년 동안 항의를 회피해 온 우리 국민 전체의 이미지를 마침내 보게 되었다. 나는 나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돌아오니까 고난이 다시 시작되는 걸까, 혼란, 광기, 침묵이? 나는 예전처럼 가만히 쳐다보기 위해 돌아온 건가? 바라보며찢어지는 고통을 느끼기 위해? - P214
"내 조국은 어디야? 내 땅은 어디에 있어? 내가 잠 잘수 있는땅은 어디에 있지? 나는 알제리에서 이방인이고 프랑스를 꿈꿔. 프랑스에서는 더욱 더 이방인이고 알제를 꿈꾸지, 조국이란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곳인가?"
베르나르-마리 콜테스의 『사막으로의 귀환』에서, 마틸드 "집에서도 집이 없는." - 에밀리 디킨슨 - P217
드리스는 한순간 몽상에 빠졌다가 기억을 되살렸다. "베르칸은 자신이 타드마이트에 가더라도 몇 군데만 아주 잠깐 방문하겠노라고 제게 약속했었어요. ‘현장 사진을 찍고, 특히우리 수용소를 기억할 수 있는 노인들과 이야기할 거야!‘ 형은그렇게 말했어요. 나는 형에게 매일 저녁 내게 전화하라고 부탁했고, 형은 나흘 동안 계속 그렇게 했어요. 닷새째 되는 날 나는무척 안심했어요. 형이 돌아오는 날이었으니까요!" - P220
"다리 위에서 붙박이가 된 채 나는 내 앞에 펼쳐진 아름다움을내 눈에 가득 채웠단다....…. 내 격동의 도시여!" 동생의 비난에대한 대답으로 황홀감을 말하던 베르칸의 목소리가 아직도 쟁쟁하다. - P223
다른 두 동료처럼 그도 2, 3주 전부터 알제의 집에서 우편으로죽음의 편지를 받곤 했다. 즉, 한 조각의 흰색 솜, 케이스에 담긴약간의 모래, 그리고 네모나게 접은 종이였는데, 그 종이에는 아랍 글자로 한 단어만 적혀 있었다. 배신자라고. - P223
결국 그 현대 작가란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들, 말과 말 사이에, 침묵들 속에 진주처럼 빛나는 우수를 담는 러시아 작가들이었다. 그들의 우수는 불확실한 리듬 속에서 당신의 육체, 몸짓, 억양 변화를 만들어 냈다. 당신의 목소리는 질질 끌지 않았고, 그래, 구슬픈 소리가 아니었고, 질척거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속에는……. - P240
"찾고자 하는 사람은, 더 나아가 찾아내는 사람은 챙 없는모자를 쓰고 다니는 바보들을 아주 조심해야 한다... - P255
사실, 땅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면 우리 조국도 사라져 버린전설상의 안달루시아와 있을 수 있는 모든 다른 곳 사이의 복도, 아주 협소한 통로에 불과해요! 오, 베르칸, 오, 드리스, 왜 두 사람 모두 파도바에 오지 않는건가요? 그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살아간다면 얼마나 즐거울까요!
나지아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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