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ford Bookworms Library Level 1 : The Monkey's Paw (Paperback, 3rd Edition) Oxford Bookworms Library 138
Oxford University Press, USA / 200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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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는 선입견이겠지만 표지가 조금 무서워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내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좀 더 오래된 버젼인데 원숭이 얼굴에 빨간 발바닥 인장같은 것이 찍힌 모양세다. 표지가 흐리게 나와서 여기에는 개정판으로 올렸다.) 그런 탓 인지 혹은 요즘 북웜시리즈에 내가 꽂혔기 때문인지 역시나 이번 책도 흥미롭게 읽었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노년의 화이트 부부는 늦으막에 낳아 지금은 청년인 아들 허버트 때문에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춥고 비가 세차게 내려 불길한 어느날 밤 화이트씨의 어릴적 친구 톰 모리스가 방문한다. 그는 인도에서 21년간 군생활을 하며 경험한 신비롭고 다양한 일들을 이들 가족에게 들려준다. 그러다 마법의 힘을 지닌 원숭이 발을 꺼내 보여주는데 그것은 톰의 군인 친구가 어떤 인도인에게 받은 것이며, 3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소원은 동시에 불행을 가져다 주었다.  톰의 친구는 원숭이 발로 소원을 빈 뒤 사랑하는 가족을 모두 잃었으며 그래서 그 친구의 마지막 소원은 죽는 것이었다. 결국 남은 가족이 없어 톰에게 모든 물건이 상속되었고 톰 자신도 원숭이 발로 소원을 빌고 불행해졌다고 전한다. 화이트부부와 아들 허버트는 워낙 가난하고 어려웠기 때문에 톰의 경고를 귀담아 듣지 않고 원숭이 발을 자기들에게 달라고 부탁한다.





그날 밤 늦게 톰이 떠나고 가족들은 반신반의하는 마음에, 그들에게 돈이 궁하니 30,000파운드(한화 약4800만원)를 달라고 소원을 빌기로 한다. 아버지인 화이트씨는 친구가 가르쳐 준대로 오른손에 원숭이 발을 들고 소원을 빈다. 당장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자 아내와 아들은 웃어넘긴다. 그리고 다음날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읽어보시기를!!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얼마전 넷플릭스에서 봤던 시리즈물 '호러버스에 탑승하라'가 떠올랐다. 거기에서 첫번째 에피소드가 이와 비슷한 내용이었다.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 밑동에 자신이 애정을 가졌던 생명체를 재물로 삼아 죽이면 그 애정만큼 재물이 생기는 것이었다. 해당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필요할때 쓰려고 평소 애완동물에게 애정을 갖기위해 쓰다듬으며 안고 다녔다. 이 마을에 새로 이사온 가족은 빚에 시달려 먼 곳으로 오게 된 것인데 빚 때문에 가장 괴롭고 힘들었던 아내는 마을 사람들에게 전설을 듣고 난 뒤 키우던 강아지를 데려가 죽인다. 그리고 바로 로또를 구입하는데 상금이 크지 않아 이웃들에게 항의한다. 이웃들은 애정만큼 보상이 있다며 그 강아지에게 그 액수만큼만 애정이 있던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래서 그녀는 무능하다고 생각한 남편을 그곳에 데려간다. 하지만 부부의 외출을 수상히 여긴 딸이 그들을 따라오고...!! 






실제로 로또 당첨자들이 불행해지는 사례를 뉴스나 사례관련 프로를 통해 종종 전해듣는다. 어떤 심리학자는 이러한 문제에 관해서 로또가 당첨될 경우 그 돈을 어디다 쓸지 평소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은 탓이라고 말했다. 그런것 같기도 하고 꼭 그것만은 아닐거란 생각도 든다. 가치를 돈에 둔다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얼마 정도가 있어야 우리는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을까? 이 두가지 이야기는 모두 진정한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한다. 






원서 읽기는 계속 된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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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2-09 1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거 진짜 어려서 읽고 쫌
충격을 먹었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 증맬루 -

원제가 몽키스 포였군요.

청아 2022-02-09 17:51   좋아요 4 | URL
이 이야기 아시는군요!
저도 너무 놀랐어요ㅠㅜ
중간에 끊을수가 없더라구요.

어려서 읽었다면 저는 밤잠을 설쳤을뻔 했네요. 휴~ㅋㅋㅋㅋ

다락방 2022-02-09 18: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사야겠네요 ㅋㅋㅋㅋㅋ

청아 2022-02-09 18:47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 덕분에 왠지 뿌듯합니다♡ㅋㅋㅋㅋㅋ
저 북웜시리즈에 중독 된거같아요!!

페넬로페 2022-02-09 18:2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소원을 말하면 들어준다는 원숭이 발을 전 갖고 싶어요~~
뒷얘기들이 궁금한데 원서를 읽어야만 하는거죠? ㅎㅎ
원서 읽기 계속하시는 미미님, 멋져요^^

청아 2022-02-09 18:42   좋아요 6 | URL
페넬로페님 꼭 읽어보세요~♡
금액이 딱 30,000파운드로 적시된 이유가 있습니다(헉)
게다가 소원이 두개나 남았다는..!!

얄라알라 2022-02-09 22:58   좋아요 1 | URL
딱 30,000파운드의 이유, 너무 궁금해지잖아여~~~^^

mini74 2022-02-09 18:4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토끼빌 생각나요. 토끼발은 행운의 상징이었니요? 가물가물 ㅎㅎ 전 1억 받고싶다던 소년이 소원 이루어졌는데 그게 부모님 교통사고 사망금이었던 이야기 읽은 적 있어요 쉽게 얻은 행운은 좀 무서운듯 ㅠㅠ 미미님 영어공부 언제나 응원 중 ㅎㅎ*^^*

청아 2022-02-09 18:46   좋아요 3 | URL
토끼발 얘기 저도 어렴풋이 들은것 같아요!
‘토끼발‘만 기억나는...🤦‍♀️
원숭이 발이랑 결말이 비슷하네요?🤣
감사해요 미니님~♡

새파랑 2022-02-09 20: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감히 따라하지는 못하겠지만 원서 읽는 미미님 너무 멋집니다~!!

그런데 원숭이 발은 어떻게 구했을까요? 왜 하필 원숭이일까요? 호랑이도 아니고🤔

청아 2022-02-09 20:50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새파랑님^^*
이 시리즈 덕에 거부감이 확실히 덜해졌어요ㅎㅎ

호랑이 발은 넘 위험하지 않을까요?ㅋㅋㅋㅋㅋ
자칫하면 이쪽 발이 먹힐 텐데요!!😆

mini74 2022-02-09 21:06   좋아요 4 | URL
앗 미미님 빵 터졌어요 ㅎㅎ 어느 발을 내주고 호랑이발을 얻게 되는건가요 ㅎㅎ

청아 2022-02-09 21:27   좋아요 3 | URL
헤헷~😉

기억의집 2022-02-09 2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복권 당첨되서 불행하다는 말도 지어낸 말이라고 해요. 대부분은 잘 산다고 합니다. 미국이 부러운 게 저런 짧은 소설을 할애하는 지면이 많었다는 거.. 지금은 미국도 출판 시장이 힘들겠죠!!

청아 2022-02-09 21:36   좋아요 4 | URL
제가 뉴스, 차달남에서 본 사례도 몇개 있어요. 이혼하는 부부,재판으로 간 경우, 형제간에 다툼, 살인도 봤어요. 형제중 한명이 당첨되어 다른 형제에게 집을 사주는등 가족들에게 배풀고 사업을 했는데 잘 안되어 막상 돈을 꾸고 거절당하자 칼로...저는 당첨되면 잘 살수 있을것 같아요😆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2-02-09 23:00   좋아요 2 | URL
아, 그렇군요 저는 뉴스 제목 등으로만 단편적으로 접하다 보니 복권당첨자들은 왜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을까? 공식처럼 종국에 그렇게 된다면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대부분은 잘 산다˝고 말씀해주시니 안도됩니다. ^^ 제가 당첨된 것도 아니면서...이왕이면 좋게 잘 사시면 좋으니까요.

기억의집 2022-02-09 23:14   좋아요 2 | URL
얄라알라님 ㅎㅎ 일주일에 당첨자들이 쏟아져 나오는니깐요. 그 중에는 망한 사람, 질 사는 사람, 더 잘사는 사람, 못사는 사는 이렇게 되나 봐요. 그 왜 유명한 삼성전자 여직원 있잖어요. 몇 십억 로또 되서 퇴직금도 안 받고 잠수 탄.. 아마 잘 살고 있겠죠!!!!

얄라알라 2022-02-09 2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호러버스에 탑승하라‘ 미미님께서 소개해주신 에피소드만 들어도 시리즈 분위기 확 짐작됩니다.
그그 옛날 ˝네버엔딩 스토리˝ 요즘 ˝기묘한 이야기˝랑 비슷한 분위기인가봐요^^ 듣기만 해도 무섭습니다 ㅋ

청아 2022-02-09 23:40   좋아요 2 | URL
네! 네버엔딩 스토리와도 비슷해요ㅎㅎ뭔가 반전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더라구요^^*
<기묘한 이야기> 넘 재밌게 봤어요!!

희선 2022-02-10 01: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본 만화영화에서 원숭이 발 이야기 보기도 했는데, 이런 이야기 있군요 소원을 들어준다 해도 그것과 맞먹는 안 좋은 일이 생긴다면 소원 안 빌겠습니다 아무 일 없이 사는 게 더 좋은... 지금 바로 좋은 일이 있다 해도 언제 안 좋은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도 하네요


희선

청아 2022-02-10 09:36   좋아요 2 | URL
저도요ㅎㅎ 이야기일 뿐인데도 너무 무섭더라구요.
오징어게임도 이런게 아닐까싶어요. 1등 상금을 위해 타인들을 희생시켜야하는거요. 단순한 이야기라도 댓글로 의견을 나누니 생각꺼리가 쭉 이어지네요^^*

서니데이 2022-02-10 2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넷플릭스에 나왔다는 괴담 이야기는 일본 만화의 괴담에 많이 나올 것 같은 이야기네요.
화면은 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소재는 낯설지 않은 느낌입니다.
미미님,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청아 2022-02-10 22:24   좋아요 3 | URL
그쵸? 저도 비슷한 이야기를 다른 영화에서 본것 같아요.ㅎㅎ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

psyche 2022-02-11 05: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릴 때 이거 읽었던 기억이 생생해요. 보통 읽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스토리는 잊을 수가 없죠.
미미님 원서 읽기 열심히 하고 계시는군요. 응원합니다!

청아 2022-02-11 06:19   좋아요 2 | URL
맞아요! 저도 쭉 잊을 수 없을듯해요. 읽는 동안 무서웠지만 그만큼 재밌었어요! 마지막도 가슴 졸이며 읽었답니다ㅎㅎ 응원감사해요^^♡
 

'군주론'이 메디치가문을 위해 쓰여졌었군요.

'남성됨과 정치'에도 나왔던 '비르투'와 '포르투나'언급도 되어있습니다.

아무래도 웬디 브라운의 책을 읽고 보니 더 확장되어 읽힙니다.

'군주론'을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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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2-02-09 12: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지윤샘 유튜브 팬이라 이거 보고 군주론 읽어야지, 해서 반가워요.

청아 2022-02-09 12:20   좋아요 2 | URL
항상 명쾌한 정리와 설명에 감탄하고 있어요! 저도 반갑습니다^^*

레삭매냐 2022-02-09 14: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튜브로 보려다가
제가 읽은 것으로 만족
하려고 패스했네요 ^^

제 한 줄 요약은
˝어느 르네상스인이 쓴 메디치가 취업용 자기소개서˝

청아 2022-02-09 14:0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암요
읽으셨으면 굳이 보실 필요없을 듯 합니다.

레삭매냐님의 한 줄 요약도 책을 궁금하게 하는군요^^*

새파랑 2022-02-09 14: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군주론 예전에 읽어본거 같은데 전 전혀 기억이 안납니다 ㅎㅎ 그럼 안읽은거겠죠? ㅋ 이런 어려운 책도 금방 뚝딱하실거 같아요~!@

청아 2022-02-09 14:37   좋아요 2 | URL
오~새파랑님도 읽어보셨군요👍
그래도 읽은 책은 뇌에 흔적을 남긴다던데요.^^* 저는 다음달쯤 도서관에서 빌려 보려고요!!

독서괭 2022-02-09 14: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 군주론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

청아 2022-02-09 14:40   좋아요 2 | URL
괭님 부럽습니다ㅋㅋㅋ혹시 어디껄로 가지고 계세요? 종류가 워낙 많아 어떤걸로 읽어야할지 모르겠어요^^*

독서괭 2022-02-09 14:44   좋아요 2 | URL
기억이 안 나서 구매내역 찾아보니 까치 거네요 ㅎㅎ

페넬로페 2022-02-09 14: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은 그 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것인데 후세 사람들이 필요한 구절만을 가져가 자기 식대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군주론이 비판도 많이 듣는 책인데 유튜브 영상 들으니 직접 읽고 싶어지네요^^

청아 2022-02-09 14:42   좋아요 2 | URL
중요한 지적입니다. 이런걸 아전인수라고 하나요? 해석하기 나름인것 같아요! 웬디 브라운은 그런면에서 굉장히 깊이 있게 마키아벨리를 다룬것 같아요^^*

다락방 2022-02-09 15: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건 뭐지요? 전 이런게 존재하는줄도 몰랐는데 내일 점심시간엔 이 영상을 보겠습니다. 꺅 >.<

청아 2022-02-09 15:15   좋아요 1 | URL
꺅!! ^^* ㅎㅎ 점심 시간도 알차게 보내시는 다락방님 역시 알라딘서재의 롤모델입니다~♡

mini74 2022-02-09 1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 분 영상 좋은데요. 저도 찜 ~ 미미님 감사하옵니다 ㅋㅋ

청아 2022-02-09 19:25   좋아요 2 | URL
ㅋㅋㅋ도움이 된다면 제가 기쁘죠^^♡

scott 2022-02-10 2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메디치 가문 이야기는 영화 책 모두 꿀잼!
세상의 모든 막장이 메디치 가문에서 탄생 한 것 같습니다. ^ㅅ^

청아 2022-02-10 23:19   좋아요 1 | URL
꺄악!! 스콧님!!!🥳 얼마만인지ㅠㅠ 너무x200 반가워요!!🥲
 




사람들을 바로 지금 으로 데려와야 해.  현실 세계로, 현재 이 순간으로 말이야. 과거는 우리에게 아무 소용이 없어. 미래는 불안으로 가득 차 있지.  오직 현재만이 실재하는 거야, 바로 지금, 오늘을 잡아야 해." - P114


속된말로 '찢었다'는 표현을 쓰고 싶은 소설이다. 이런 작품이 왜 절판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오늘 부스터샷 예약날이라 주사를 맞고와 졸음이 쏟아졌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었을만큼 흡입력이 있었다. 단 하루만에 일어난 일임에도 한 인간의 온 생애가 담겨 있는 듯 착각하며 읽었다. 전반적으로 이 작품은 우울하고 비통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숙성된 요리에 풍미를 더해주는 레몬향이 베듯, 블랙유머가 가득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의 고통을 웃으면서 읽어낼 수 있었다. 역시 소설의 비극은 독자의 희극이다.


주인공 윌헬름은 아내와 별거중인 남자로 호텔에서 기거한다. 허우대와 얼굴은 한 때 배우생활을 할 정도로 ㅡ비록 성공하지도 못하고 엑스트라에 불과했을지라도ㅡ나름 반반하지만 잘못된 선택들로 인한 불행과 아버지로부터 이해받지 못한 고독으로 늘 자신감이 없고 불안하다. 더 안타까운건 온몸으로 그걸 티낸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춥지도 않은데 뭔가로부터 자신을 지키기위함인 듯 쓸데없이 옷깃을 세운다거나 좋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팔이 옷속으로 움츠려드는것 같은 모습, 흔들리는 초점과 이리저리 부산하게 움직이는 발'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턱의 군살도 지금보다 적었고, 눈도 훨씬 크고 맑았다. 다리는 그때도 못생겼었지만, 그래도 그는 눈에 띄는 미남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막 일생일대의 실수를 범하려 하고 있었다. 가끔 그때 일을 생각할 때면, 그는 지금도 무기가 될 만한 것이면 아무거나 집어 들어 자신에게 한 방을 날리고 싶었다. - P33


같은 호텔14층에는 그의 아버지가 살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은퇴한 의사로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많이 신경쓰는 허영 가득한 노인이다. 주인공 윌헬름이 별거한 아내와 아이둘로 인해 금전적으로 힘들어함에도 모른척한다. 윌헬름은 아버지로부터 갈구했던 관심과 애정을 자신에게 쏟아준 탬킨 박사에게 홀려 가뜩이나 곤궁한 처지에 남은 자산을 몽땅 주식에 투자해 버렸다. 오늘 주식시장이 열리면 그는 큰 돈을 벌수도 있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탬킨박사는 이 작품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인물인데 스스로 의사라고 하지만 정확히 어디서 일을하는지 종잡을 수 없고 그의 경험들은 너무나 극적이라 윌헬름은 경이롭게 감탄하면서도 점차 그를 의심하고 있다. 하나 힌트를 들자면 주식에 대해서 윌헬름이 계속 불안해 하자 박사는 이런말을 한다. 


내 말을 믿게. 나는 가격이 오르내리는 배후에 작용하는 죄의식과 공격성의 순환 작용을 연구해 왔거든. 그러니 내가 거기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나.- P110


주인공은 지금 아버지의 도움을 기대할 수도 없고 호텔 숙박비도 밀린 상태이기에 이 주식의 향방에 모든 것이 걸려 있다. 주식은 과연 어찌될까? 참고로 주식의 1도 몰라도 전혀 상관없이 읽을 수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소설을 읽어보시기를.


자네에게 고통과 결혼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 그런 사람들이 좀 있거든. 그들은 고통과 결혼해서 꼭 부부처럼 함께 먹고 자고 하지. 그러다가 즐거움을 알게 되면 자기가 간통을 저지르고 있다고생각할 정도가 된다니까."-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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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2-07 19: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솔 벨로우 처음 들어본 작가인데 표지도 다 처음 보네요 ㅎㅎ 예전에 미니님 리뷰 보고 보관함에 담아놨는데~ 미미님이 이리 극찬하시니 오늘부터 중고책 검색들어가야 겟습니다 ^^ 역시 독서왕 미미님~!!

청아 2022-02-07 19:58   좋아요 5 | URL
블랙유머 좋아하는데 딱 제 스타일이었어요!!ㅎㅎ뒤렌마트도 떠오르고 서머싯 몸도 떠오름요^^* 리뷰 쓰는거 너무 어려워서 낑낑대다 겨우썼네요. 다시 출간됨 좋겠어요.

mini74 2022-02-07 20: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방가방가. 리뷰 넘 좋잖아요 ㅎㅎ 3차 맞으신거예요. 저도 괜찮다가 밤부터 아프더라고요. 미미님 조심하세요 아프지 말길!

청아 2022-02-07 20:08   좋아요 4 | URL
미니님~♡♡♡ 이 책 넘 재밌었어요!! 얼른 영어 늘어서 원서로도 맛보고 싶어요ㅎㅎ 타이레놀 준비해놓고 떨고 있슴돠ㅠㅠ

stella.K 2022-02-07 20: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왤케 절판된 게 많습니까?
저 167P 표현 좋은데요?
뒤렌마트 저도 좋아하는데 허허...
3차 맞았군요. 전 오늘이 4일짼데 아무 이상이 없어요.
4차 얘기가 나오던데 지금 4차까지 시행한 이스라엘이 방역을 푸니까 난리라던데
백신이 관연 의미가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멀쩡해도 4차만큼은 안 맞고 싶은데...ㅠ

청아 2022-02-07 21:49   좋아요 4 | URL
저 열이 나려고해서 찬바람쐬며 걷다왔더니 괜찮아졌어요ㅠ 안아프시다니 다행이예요! 백신 의미 없는것 같아요. 4차는 저도 안맞고싶구요. 아웅... 4차는 반의 반일까요?ㅎㅎ 이책 사고싶은데 중고도 없어요. 스텔라님도 좋아하실꺼란 생각이 듭니다~^^*♡

책읽는나무 2022-02-07 21: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설만 읽음 타이레놀!!!
이랬더니 3차 때문에 타이레놀이군요!!ㅜㅜ
암튼 무사히 잘 넘기시길 바랍니다^^

청아 2022-02-07 21:52   좋아요 5 | URL
고맙습니다 나무님^^♡ 열이 갑자기 스멀스멀 올라와서 깜놀했네요.ㅎㅎ 백신이제 끝이었음 좋겠어요. 부디!!🙏

페넬로페 2022-02-07 2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솔 벨로우, 아는 작가인 것 같은데 올려주신 책을 하나도 모르겠어요~~
오늘을 잡아라, 책엔 읽고 싶어요가 표시되어 있어요~~
찢었을 정도로 좋은 책이니 저도 찜합니다.
3차 맞고 저는 괜찮았는데 미미님 별 탈 없으시길 바래요^^

청아 2022-02-07 21:55   좋아요 3 | URL
열이 점점 나려고해서 찬기운 쐬고 들어왔어요. 지난번에는 따뜻한데 누웠더니 더 열이나서ㅋㅋㅋ 제가 소설감정과잉인거 감안해주세요^^♡ 절망적 상황에 여러모로 슬픈데 웃기고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이었어요!

서니데이 2022-02-07 2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벌써 부스터샷 맞으셨나요. 고생하지 않고 잘 지나가시길 바라겠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밤 되세요.^^

청아 2022-02-08 12:19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열이 안떨어져서 혼났네요~이제 답글 달아요ㅠㅠ 서니데이님도 감기조심,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2-07 2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찢었다!고 하시니 빨리 보고 싶네요^^~♡
그러나 절판!

청아 2022-02-08 12:21   좋아요 0 | URL
노벨상도 탔다는데 넘 당연하다고 느꼈어요! 이 작품이 작가의 책중 가장 인기있다네요?^^* 한 사람의 고통을 유쾌함으로 승화시킨 작품이예요~♡

독서괭 2022-02-07 2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그렇게 재밌으셨나요! 인용하신 부분 “고통과 결혼한 사람들” 이야기 참 재밌네요^^
전 부스터샷 맞고 이틀 정도 미열 두통 있다 괜찮아졌는데, 미미님 잘 지나가시길요!

청아 2022-02-08 12:23   좋아요 0 | URL
이틀 ㅠㅠ 저도 타이레놀 3번 먹었는데 열이 잘 안떨어져요ㅠㅠ 그래도 지금은 미열이라 숨통이 트여요~♡ ‘고통과 결혼‘부분 좋죠? 이런게 많아요^^*

다락방 2022-02-08 08: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개인판매자 중고는 비싸네요. 정가가 8천원인데 개인판매자는 15,000 원에 파네요. 흐음. 읽어보고 싶은데 상태 <중>은 사기 싫고.. 흐음..

청아 2022-02-08 12:2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상>이상은 되어야 할듯해요. 더구나 이 거 오래된책이라서요. 도서관에 있지 않을까요?
참고로 여성주의 시선에서 뜨아한 부분이 두어군대 있어요^^;

2022-02-08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08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08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08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08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08 1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저렇게 진짜로 중병에 걸린 사람만 동정한단다. 저 펄스라는 사람은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제일 많이 동정받아야 할 사람이야."
윌헬름은 아버지가 사지 멀쩡한 자신에게 경고하고 있다.
는 것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자꾸만 먹어 댔다. - P74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다른 충고들이 흘러나왔다. 만약 지금 자신의문제들과 대면하지 않는다면, 그는 문제의식을 잃어버릴위험마저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는 것이 더 나쁘다는 사실을 윌헬름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  - P75

"너는 네 문제들을 너무 크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 애들러 박사가 말했다. "문제를 만드는 것을 필생의 사업으로 해서는 안 돼, 사소한 문제 대신 진짜 중요한 문제에신경을 쓰려무나. 예를 들어 죽을병이나 사고 같은 것에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노인의 태도는 이렇게 항변하고있는 것이다. 윌키야, 네 문제를 나한테 풀어 놓지 마라.
나를 살려 주는 셈치고.
- P79

윌헬름도 자신이 자제심을 발휘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는 징징거리는 자신의 약점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런 약점을 내보이지 않으려고 애썼다. 또한 아버지의 성격도 잘알고 있는 터라 그는 부드럽게 말을 시작했다. "아버지의말씀 중에 죽음과 관계된 이야기도 있었는데, 사실 무덤이편에 있는 사람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가 죽음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떨어져 있는 셈이에요. 정확히 말해서 제어려움은 새로 생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 P79

그녀는 대학을 다시 다녀서 학위를 하나 더 따고 싶다더군요. 그렇게 되면 제 부담이 더 늘겠지만, 그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좋은 직업을 얻게 될 테고, 결국에는현명한 일이 되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여자는 예전과 똑같이 저한테서 돈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다음에 그녀는 박사가 되고 싶다고 할지도 모르죠. 게다가 그녀는 자기 집안은 여자가 오래 사는 편이라 저는 죽을 때까지 그녀에게 돈을 주고 또 줘야 할 거라는 말까지 하더군요."
- P83

"하지만 제가 말씀 드리고자 한 것은 그 여자를 만나던날부터 전 그녀의 노예로 살아왔다는 사실이에요. 노예해방선언은 흑인들에게만 해당하는 거였어요. 저 같은 남편들은 목에 쇠고랑을 차고 사는 진짜 노예랍니다. "... - P84

그는 생각의 저편에서 흘러나오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결국 인생살이란, 즉 인생의 진짜 임무란, 윌헬름처럼 특이한 짐을 짊어지고 수치심과 무력감에사로잡혀 눈물 맛을 보는 것이다. 이 유일하고도 최고로중요한 일을 행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인생을 사는 것이다.
아마도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야말로 그가 사는 목적이며,
이 세상에 살고 있는 그라는 존재의 본질을 보여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는 지구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그로 인해 고통받도록 예정되어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비록 그가 자신을 돈이나 찬양하는 펄스 씨나 아버지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라도, 그들은 활기차게 살도록 예정되어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활기차게 사는 것이소리 지르고 고함치고 애걸복걸하는 것보다 낫고, 여기저기 쑤셔 대다 큰 실수를 저질러 인생의 가시밭길에 넘어지는 것보다도 낫다. 

그렇게 애쓰다가 마침내 물밑으로 가라앉아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운수 사나운 일일까, 팔자가편해지는 일일까?
- P97

윌헬름이 입고 있던 꾸깃꾸깃해진 투명한 재질의 레인코트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졌다. 커다란 체구 때문에 언제나조그맣게 보이던 그의 셔츠 단추는 한쪽이 깨져 있어서 조각난 진주빛 반달 같았고, 튀어나온 배에 난 굵고 누런 털이 그 사이로 삐져나왔다.  - P103

그는윌헬름을 보자마자, 윌헬름이 스무 번씩이나 하지 않겠다고 거절했던 일을 오랜 고민 끝에 다시 하겠노라 결심하고마는 사람임을 틀림없이 알아챘던 것이다. 은발에, 냉정하고 사무적이며 경륜이 있고 무관심하면서도 관찰력이 날카롭고, 면도를 안 했어도 세련된 그는, 심각한 걱정으로 떨고 있는 윌헬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창백하고 콧날이 길게 선 지점장의 길쭉한 얼굴 전체가 사물을 감지하는하나의 지각 단위로서 움직였다. 그래서 자연히 그의 눈이감당해야 할 몫이 줄었던 것이다.  - P103

"저도 아버지와의 갈등이 끝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분과 합의점에 도달해 본 적이 없어요. 아버지는 제가 느끼는 감정들을 못마땅해하세요, 제 감정들이 탐욕스럽다고 생각하시죠. 저는 그분을 화나게 만들고, 그분은 저를 미치게 만든답니다. 그렇지만 아마도 나이 드신분들은 모두 비슷할 거예요."
- P106

"왜냐하면 이 아버지는 자기 아내가 가족이 다 알고 지내는 남자와 이십오 년 동안이나 관계를 가져 왔다는 사실을 알아냈거든."
"이런, 세상에!" 윌헬름이 말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순전히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엉터리 거짓말!

- P108

내 말을 믿게. 나는 가격이 오르내리는 배후에 작용하는 죄의식과 공격성의 순환 작용을 연구해 왔거든. 그러니내가 거기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나.
자네 옷깃이나 똑바로 하게."

- P110

사람들을 ‘바로 지금 으로 데려와야 해.
현실 세계로, 현재 이 순간으로 말이야. 과거는 우리에게아무 소용이 없어. 미래는 불안으로 가득 차 있지. 오직현재만이 실재하는 거야, 바로 지금, 오늘을 잡아야 해."
- P114

"나는 문학, 과학, 심리학에 관련된 최고의 저서들을 읽지." 탬킨 박사가 말했다. 윌헬름은 그의 방에서 텔레비전안테나조차도 수북이 쌓인 책 더미 위에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고집스키*,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이트, W.
H. 셸던, 그리고 모든 위대한 시인들이 쓴 책들 말이야.
자네는 문외한처럼 말하는군. 자네는 이런 데다 정신을 집중해 본 적이 없잖아."
- P123

자네에게 고통과 결혼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 그런 사람들이 좀 있거든. 그들은고통과 결혼해서 꼭 부부처럼 함께 먹고 자고 하지. 그러다가 즐거움을 알게 되면 자기가 간통을 저지르고 있다고생각할 정도가 된다니까."
- P167

"손해가 심한가?" 롤런드 씨가 말했다.
윌헬름은 제법 냉정하게 말했다. "그리 대단치는 않은것 같습니다." 그는 계산한 종이쪽지를 담배꽁초와 약이들어 있는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비록 잠깐 동안은 울음이 터져 나올까 봐 걱정스럽긴 했지만, 그가 한 거짓말이 그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다. 그는 독하게 마음먹었다.
- P176

눈물이 앞을 가려 보이지 않는 윌헬름의 눈에는 꽃과 불빛이 황홀하게 뒤섞였다. 파도 소리 같은 무거운 음악이 귓가에 들려왔다. 눈물이 가져다주는 위대하고 행복한 망각으로 인해 군중들 한가운데에 자신의 몸을 숨기고 있던 그에게 음악 소리가 밀려왔다. 그는 그 음악을 듣고, 흐느낌과울음에서 헤쳐 나와 그의 가슴이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극치를 향하여, 슬픔보다도 더 깊은 심연으로 빠져들어 갔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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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02-07 1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유대인 가운데서도
솔 벨로 >>>>>> 필립 로스 ㅋㅋㅋㅋㅋ

청아 2022-02-07 10:42   좋아요 3 | URL
헉ㅋㅋㅋㅋㅋ저도 그렇게 될것 같아요! 뼛속까지 재밌어서 지금 계속 놀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활을 언제까지 계속할수 없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깨달은 터였고, 심지어 오늘은 두렵기까지 했다. 그는 이러한 일상이 이제 곧 깨어지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직 그 형체가 뚜렷이드러나진 않았지만, 윌헬름은 오래전부터 예감했던 커다란불행이 바로 코앞에 다가왔음을 느꼈다. 오늘 저녁이 되기전에 그 정체를 알게 될 것이다.
- P11

고민거리가 잔뜩 쌓여 있는데도, 윌헬름은 거의 웃음을터뜨릴 뻔했다. 아, 저 허풍선이 위선자 노인네 같으니.
아버지는 아들이 더 이상 영업 이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사도 아니고, 판매 실적도 없고, 수입이 끊기게 된 것도 벌써 몇 주 전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세상 사람들 눈에 잘 보이고 싶어 하는가. 노인네들이둘러대는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윌헬름은 생각했다.
진짜 세일즈맨은 바로 아버지라고, 그는 나를 팔고 있다. 그야말로 영업 사원이 되었어야 했는데.
- P26

윌헬름은 성공한 사람들의 냉소주의를 보면 특히 가슴이 서늘해지곤 했다. 냉소주의는 모든 사람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 버린 것 같다. 빈정거림도마찬가지다. 어쩌면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일, 심지어는 필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윌헬름은 그런 것들이 정말로 무서웠다. 하루 일과가 끝난 후 유달리 피곤이 느껴질때면, 그는 냉소주의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 P31

턱의 군살도 지금보다 적었고, 눈도 훨씬 크고 맑았다. 다리는 그때도 못생겼었지만, 그래도 그는 눈에 띄는 미남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막 일생일대의 실수를 범하려 하고 있었다. 가끔 그때 일을 생각할 때면, 그는 지금도 무기가 될 만한 것이면 아무거나 집어 들어 자신에게 한 방을 날리고 싶었다.
(ㅋㅋㅋ나도 이런것들이 있다ㅠ) - P33

하지만 그가 성공하지 못한 건 분명했다. 지금 윌헬름의 눈앞에꼴쳐진 풍경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었다. 너무나 초라한 사무실, 신경쇠약에 걸린 환자처럼 자기 자랑을 떠벌리는 모습, 지나칠 정도로 자세하게 자신을 소개하는 행동 등이그를 처량해 보이도록 만들었다. 그는 하나같이 출세하고잘나가는 인물만 있는 집안의 유일한 실패작이었다. 윌헬름은 그에게 강한 동정심을 느꼈다.
- P37

그럼에도 불구하고 윌헬름은 삼 개월 동안 캘리포니아로떠나는 것을 지체했다. 그는 가족의 축복을 받으면서 배우생활을 시작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코 그런 축복을 받지못했다. 그는 부모님과 누이와 다투었다. 그러다가 캘리포니아로 가려는 일이 위험한 시도라는 것을 분명히 깨닫게되었을 때, 그리고 그곳으로 떠나서는 안 될 이유가 백여개나 있음을 뻔히 알게 되었을 때, 또 불안감으로 병이 날지경이 되었을 때, 그때가 되어서야 그는 집을 떠났다. 
(맙소사) - P41

이일은 윌헬름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전형적인 사건이었다. 그는 행동을 취하기 전까지 많이 생각하고 망설이고또 다시 한 번 숙고하지만, 결국 어떤 식으로든 행동해야할 시기가 닥치면 하지 않기로 수없이 마음먹었던 바로 그길을 선택하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생애에서 열 번이나이런 결정을 내렸다. 그는 할리우드행이 큰 잘못이라는 결론을 내리고도 그곳으로 갔다. 그는 자기 부인과 결혼하지않기로 결심하고도 도망까지 가서 결혼했다.  - P41

돌이켜 생각해 볼 때 그가 좋은 추억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과연 있던가? 거의,
정말 거의 없다. 남을 용서할 줄 알아야 한다. 제일 먼저자신을 용서한 다음에, 일반적으로 다 용서하는 마음을 가져라. 그의 잘못으로 인해 그 자신이 아버지보다 훨씬 더고통받지 않았던가?
- P46

그들은 얼굴을 마주 보고 서서, 각자의 방식으로 무언중에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있었다. 뭔가 끝장이 나기 시작했다니까요. 끝장은 무슨 끝장, 그건 아니지.
- P50

그는 자신의 아버지와 대화할 때면 자기 통제력을 쉽게 잃었다. 애들러 박사와 대화를 나누고 나면 그는대개 불만족스러웠다. 그런 느낌은 가족 문제로 토의할 때 가장 심했다. 겉으로는 아버지로 하여금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을 기억해 내도록 도와주는 체했지만, 실제로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버지는어머니가 돌아가시자마자 해방되셨죠. 어머니를 잊고 싶었던 거예요. 캐서린도 저도 떼 내고 싶으셨겠죠. 아무도 못속이십니다." 윌헬름은 그의 속말을 전하고 싶었지만 아버지는 일절 모른 체했다. 결국 그는 계속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끙끙거렸지만, 반대로 아버지는 전혀 동요되지 않는듯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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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2-06 22: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작가 이름은 들어본 것 같아서 찾아보니, 노벨상 수상작가네요.
70년대 정도 될 것 같았는데, 50년대 발표한 작품인 걸 알고 조금 놀랐어요.
최근에 번역된 책이라서 그런지 오래된 느낌은 적네요.
미미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밤 되세요.^^

청아 2022-02-06 22:26   좋아요 3 | URL
노벨상 수상작가였군요! 워낙 많은 작품을 남겨서 하나하나 읽어볼 기대에 부풀어 있어요.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