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선입견이겠지만 표지가 조금 무서워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내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좀 더 오래된 버젼인데 원숭이 얼굴에 빨간 발바닥 인장같은 것이 찍힌 모양세다. 표지가 흐리게 나와서 여기에는 개정판으로 올렸다.) 그런 탓 인지 혹은 요즘 북웜시리즈에 내가 꽂혔기 때문인지 역시나 이번 책도 흥미롭게 읽었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노년의 화이트 부부는 늦으막에 낳아 지금은 청년인 아들 허버트 때문에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춥고 비가 세차게 내려 불길한 어느날 밤 화이트씨의 어릴적 친구 톰 모리스가 방문한다. 그는 인도에서 21년간 군생활을 하며 경험한 신비롭고 다양한 일들을 이들 가족에게 들려준다. 그러다 마법의 힘을 지닌 원숭이 발을 꺼내 보여주는데 그것은 톰의 군인 친구가 어떤 인도인에게 받은 것이며, 3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소원은 동시에 불행을 가져다 주었다. 톰의 친구는 원숭이 발로 소원을 빈 뒤 사랑하는 가족을 모두 잃었으며 그래서 그 친구의 마지막 소원은 죽는 것이었다. 결국 남은 가족이 없어 톰에게 모든 물건이 상속되었고 톰 자신도 원숭이 발로 소원을 빌고 불행해졌다고 전한다. 화이트부부와 아들 허버트는 워낙 가난하고 어려웠기 때문에 톰의 경고를 귀담아 듣지 않고 원숭이 발을 자기들에게 달라고 부탁한다.
그날 밤 늦게 톰이 떠나고 가족들은 반신반의하는 마음에, 그들에게 돈이 궁하니 30,000파운드(한화 약4800만원)를 달라고 소원을 빌기로 한다. 아버지인 화이트씨는 친구가 가르쳐 준대로 오른손에 원숭이 발을 들고 소원을 빈다. 당장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자 아내와 아들은 웃어넘긴다. 그리고 다음날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읽어보시기를!!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얼마전 넷플릭스에서 봤던 시리즈물 '호러버스에 탑승하라'가 떠올랐다. 거기에서 첫번째 에피소드가 이와 비슷한 내용이었다.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 밑동에 자신이 애정을 가졌던 생명체를 재물로 삼아 죽이면 그 애정만큼 재물이 생기는 것이었다. 해당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필요할때 쓰려고 평소 애완동물에게 애정을 갖기위해 쓰다듬으며 안고 다녔다. 이 마을에 새로 이사온 가족은 빚에 시달려 먼 곳으로 오게 된 것인데 빚 때문에 가장 괴롭고 힘들었던 아내는 마을 사람들에게 전설을 듣고 난 뒤 키우던 강아지를 데려가 죽인다. 그리고 바로 로또를 구입하는데 상금이 크지 않아 이웃들에게 항의한다. 이웃들은 애정만큼 보상이 있다며 그 강아지에게 그 액수만큼만 애정이 있던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래서 그녀는 무능하다고 생각한 남편을 그곳에 데려간다. 하지만 부부의 외출을 수상히 여긴 딸이 그들을 따라오고...!!
실제로 로또 당첨자들이 불행해지는 사례를 뉴스나 사례관련 프로를 통해 종종 전해듣는다. 어떤 심리학자는 이러한 문제에 관해서 로또가 당첨될 경우 그 돈을 어디다 쓸지 평소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은 탓이라고 말했다. 그런것 같기도 하고 꼭 그것만은 아닐거란 생각도 든다. 가치를 돈에 둔다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얼마 정도가 있어야 우리는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을까? 이 두가지 이야기는 모두 진정한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한다.
원서 읽기는 계속 된다.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