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도서관에서 우연히 애니메이션인 <추억의 마니>원작이 있는 걸 보고 냉큼 집어와서 읽게 되었습니다. 원작을 보고 영화를 볼 속셈이었죠. 그리고 그렇게 원작을 먼저 읽은 후 그 여세를 몰아 영화를 봤는데 정말 오랜만에 원작보다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조금 할까합니다. 물론 결말을 포함하고 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안나라는 한 소녀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어머니는 재혼을 했다가 신혼여행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죠. 그렇게 할머니 손에서 자라게된 안나는 할머니 마져 딸의 죽음에 충격으로 돌아가시자 '낸시 프레스턴'이라는 가정에 입양이 됩니다. 딸을 무척 원했던 프레스턴 부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하지만, 프레스턴 부인이 입양아에 대한 보조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충격에 빠지고 그동안 믿었던 '사랑'이 깨지면서 외톨이 아이로 성장하게 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말수도 적어지며 늘 무표정하게 말이죠. 안나가 그 사실을 안다는 것을 모르는 프레스턴 부인은 답답한 마음과 의사로부터 권유로 '킹스턴'에 사는 페그부부에게 안나를 보내게 됩니다.

 

 

킹스턴은 샛강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그런 마을에서 지내게된 안나는 더이상 눈치 볼 친구들도 없고 가족도 없어서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게 됩니다. 마음껏 달려 다니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장소이다보니 샛강이 마음에 들었고 늘 그곳에서 지내게 되는데요, 어느 날 자신의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작은 새 한 마리가 '나를 가엽게 여겨 나를 가엽게 여겨!'라는 이상한 소리내는걸 듣고 페그부부에게 물어보지만 안나에게만 들리는 소리라서 페그부부는 안나를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보게 됩니다. 프렌스턴 부인 그러니까 자신을 입양해준 엄마를 '고모'라고 부르는가하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킹스턴 마을에서 알게 된 샌드라에게 '뚱뚱한 돼지'라고 불러서 페그부인이 화가 났거든요) 늘 무표정에 가까운 모습들에다가 이제는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하니, 걱정스런 마음도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안나는 괜찮았습니다. 자신을 간섭하지만 않는다면 어떻게 생각하든 문제없었거든요. 그날도 샛강에 나가 놀던 안나는 샛강 끝에 위치한 저택을 보게 되고, 창가에 앉아 유모에게 머리를 빗고 있는 여자 아이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가 '마니'라는 사실을 알고 둘은 친구가 됩니다. 마니는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유모들과 지내는데 유모들이 알게 모르게 학대를 해서 마음에 상처가 많은 아이였습니다. 그런 학대를 받고도 보호받을 수 없는 마니의 입장을 생각했던 안나는 자신이 고아에다가 할머니와 부모님 모두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증오심이 컸던 마음이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음을 느끼게 되지요. 그렇게 둘은 절친한 친구가 되고, 마니는 안나에게 부탁을 합니다. 절대 사람들에게 자신을 봤다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고, 또 꼭 자신을 잊지 말고 찾아달라고 말이죠.

 

 

하지만, 마니가 정신적 공포의 공간이었던 풍차가 있는 폐가의 사건에 의해 마니와 안나는 더 이상 만날 수 없게되고 마니는 자신이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마지막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마니가 사라지게 되고 안나는 자신이 만들어낸 상상 속 인물이라는 생각을 하던 중 런던에 살던 린제이네 아이들이 샛강의 저택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마니'의 일기장을 찾아내고 친구가 됩니다. 북적북적한 형제자매가 있는 린제이 식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던 안나는 점차 안정된 마음을 갖게 되고, 일기장을 통해 마니가 실제 살던 아이임을 깨닫게 된 안나는 린제이 식구의 친척 길리 이모로부터 마니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됩니다.

 

 

1차 세계대전 시절에 살았던 마니는 관계가 순탄치 않으셨던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 이곳에서 생활했는데 유모들의 갖은 학대를 경험하다가 풍차 사건을 계기로 유모들은 모두 쫓겨나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점. 결혼 후 아이를 낳았는데 이차 세계대전이 발생하여 아이를 미국으로 보냈다는 점. 그리고 그 아이가 13살이 되어 돌아왔을때 독립심 많고 고집쟁이 아이가 되었다는 점. 둘 사이에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웠고, 남편은 죽었다는 것과 딸은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지만 금세 이혼하고 다시 재혼했다가 신혼여행길에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할머니 손에 키워졌던 아이는 할머니 마저 돌아가시자 입양되었다고 말하며 그 아이가 바로 '안나'라는 사실을 알려주죠.

 

이렇게 마무리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다소 의문스런 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새들의 울음소리는 무엇을 뜻했을까 하는 것이죠. '나를 가엽게 여겨 나를 가엽게 여겨'는 마니의 마음을 표현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프레스턴 부인과 페그 부부의 불확실성한 캐릭터 였어요. 프레스턴 부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안나의 과거를 린제이 식구와 길리 이모를 통해 듣게 만드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엄마로써 안나에게 들려줬어야 할 부분들을 린제이 식구에게 부탁을 했다는 점이 좀 의아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또 안나가 그렇게 물에 빠져 죽을뻔했고 여러번 다른 이웃에 의해 샛강에서 발견되어 업혀 들어와도 페그부부는 안나의 외출을 막지 않았다는 점이었어요. 아니 거의 언급되지 않는 점이 다소 이상했습니다. 무튼 최종적인 느낌이라면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가 떠올랐습니다. 저녁 12시가 되면 집 밖으로 펼쳐진 정원이라는 환상성과 여자 아이가 결국에는 위층에 사시는 할머니였다는 비슷한 구조라서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이 책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제일 마지막 저자 조앤 g. 로빈슨의 딸이 어머니를 대신에 적어놓은 후기인데요. 책이 출간되고 30년이 지난 어느 날 한 일본인이 책의 배경인 '리틀 오버턴(번햄 오버리)'을 찾아왔는데 어릴적 번역서로 읽던 배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찾아왔다고 이야기했다는 부분입니다. 그 일본인이 누구일까 생각해보며 혹시 이 영화를 만든 감독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짧게 다듬고싶었는데 저에 이 수다스러움은 잘 고쳐지지 않는 것 같은데요. 미처 다하지 못한 영화 이야기는 다음 페이퍼에서 할께요 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