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문학 - 하루가 더 행복해지는 30초 습관
플랜투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티비만 틀면 쏟아져 나오는 사건 사고들. 더 이상 믿을 이웃도, 친구도, 가족도 사라져버린 사람들의 사연이 전해질때마다 내가 사는 이 세상이 따뜻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옛날엔 배가고프면 이웃집에 들어가 밥을 얻어먹기도 했다던 그 인심은 아주 오래전 퇴화되어 버리고, 경쟁이라는 구호아래 사람들은 점점 냉냉하게 변해버린 모습들만 숱하게 전해진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은 적이 되어버린 씁쓸한 세상. 이런 씁쓸하고 거친 마음에서 읽어본 ' 1c˚ 인문학'은 세상엔 아직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음을 가르쳐준 고마운 책이다.

 

 

180만 리터의 벙커c유를 실은 화물선이 충돌하여 배에 구멍이 생겼다. 부산 태종대 앞바다에서 있던 사고였다. 바다로 쏟아져내리는 기름때문에 한시가 급하던때 해경특수구조단 소속 최고 선임 신승용 경사와 다음 선임 이순형 경사는 죽음을 무릅쓰고 로프에 몸을 의지하며 기름유출을 막았고 그 덕분에 180만 리터중 23만 700리터만이 유출되었다고 한다. 온 몸에 기름을 뒤짚어 쓰다못해 입안과 귀와 콧구멍까지 기름범벅이 되었지만, 환한 얼굴로 '해야할 일을 했을뿐'이라 전하는 그들의 마음에서 뭉클함을 느낀다.

 

 

 

한때 '순환버스'때문에 곤욕을 치른적이 있다. 도서관을 가기 위해 탄 버스였고 도서관으로 가는 방향에서 탔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없었는데 차는 그와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버려서 한참을 돌아와야했던 경험이 있다. 버스 노선표에는 버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서 어느 방향에서 타야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 부지기수라 정말 불편하다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사연들을 떠올리며 읽게된 '이민호'씨의 온정이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그는 초행길의 사람이나 어르신들이 복잡한 버스노선판을 혼동한다는 사실을 알고 10시간씩 자전거를 타고다니며 빨간 스티커를 붙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더욱이 버스노선판에 낙서를 한다는 오해를 많이 받았지만, 오해 속에서도 용돈까지 쪼개가며 내구성 좋은 스티커를 구했다던 마음 씀씀이가 뭉클함을 전한다. 세상은 이렇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작은 온기를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온기는 단 '1c˚'.

 

'1c˚ 인문학'은 아이디어, 사랑과 용기 그리고 사람과 사회라는 범주로 나눠 저마다 방식으로  새로운 가치들을 전한다. 생각의 차이, 용기와 좌절의 차이, 나보다 어려운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어두운 사회를 더 밝게 비춰주는 등불 같은 단 '1c˚'들의 이야기가 이 추운 겨울 훈훈하게 다가왔다. 책을 시작하기 전 앞 부분에 실린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말하는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마음에 새기며 올 겨울을 지내야겠다.

 

' 행복한 삶이란

 

나 이외의 것들에게 따스한 눈길을 보내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은

식어버린 불꽃이나 어둠 속에 응고된 돌맹이가 아니다.

 

별을 별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발에 체인 돌맹이의 아픔을 어루만져줄 수 있을 때,

 

자신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을 때,

비로소 행복은 시작된다.

 

사소한 행복이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든다.

하루 한 시간의 행복과 바꿀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ㅡ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월든>ㅡ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행복하자 2015-11-12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체온 1°c올라가면 면역력이 두세배 높아진다고 하던데... 인문학이 1 °c올라가면 사회 면역력이 더 높아질까요? ㅎㅎ
그랬으면 좋겠어요. . 너무 아픈 사회에요

해피북 2015-11-13 15:41   좋아요 0 | URL
와~ 지금 행복하자님 참 멋진 표현이세요 ㅋㅋ
정말 너무너무 아픈 사회라서 1c˚가 간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