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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ㅣ 작가수업 1
김형수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6월
평점 :
이 책은 유시민 저자의 책 『글쓰기 특강』에서 소개되어 읽게 된 책이다.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라는 제목 만큼이나 문학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러 넘쳐난다. 그리고 꽤 놀랐다. 190페이지 라는 얇은 책임에도 내용은 참으로 묵직했다. 읽은 부분을 다시 되돌아와 곱씹을 정도로.
책의 화두는 단 하나. '문학이란 무엇인가' 다. 문학이 무엇이며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문학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에 관해 유용한 생각을 갖게 한다.
" 문학은 세상에서 어떤 역할을 맡는지 상식과 진실이 일치되지 않을 때 글을 쓰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것이 당시 제가 떠안은 지상의 질문이였습니다"p17
예전에 읽었던 책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작가란 삶속에서 발생된 문제를 날카롭고 세밀하게 그려낼 줄 알아야 한다고. 김형수 저자 역시 5.18을 경험하며 자신이 보았던 생생한 장면들을 글안에 녹임으로써 문학이 하나의 계몽적 가치를 띄며 전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문학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그러니까 문학이란 우리 삶과 멀지 않은 학문 다시말해 문학은 '우리네 삶의 한 부분이며 인생의 찰라다' 라고 말할 수 있다.
" 문학이 시작되는 지점은 ' 살아있는 실존 현상'에 대해 어떠한 과학도, 또 어떠한 종교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문학이라는 것이 출현해서 발전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문학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바로 인간 문제를 다룬 다는것. 인간의 삶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p60"
" 인간의 삶에는 이렇게 선이 유죄가 되고 악이 무죄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난감한 존재의 어둠을 소명하는것p65.
그러면에서 문학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입에서 쏟아내는 모든 언어가 숭고해 보일 만큼의 설득력 있는 삶을 살고, 피할 수도 극복할 수도 없는 것을 삶속에서 송두리째 끌어안고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길이 최선임을 이야기 하며 문학과 삶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 했다.
내게 가장 인상 깊은 소설을 꼽으라고 한다면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 그리고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이다. '달과 6펜스'에 나오는 스트릭 랜드는 화가라는 꿈을 위해 가족을 버린 비정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뿐만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여인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일말에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는 냉정하고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묘사되어 읽는동안 깊은 분노심을 일게 했던 작품이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은 캐서린을 향한 히스클리프의 광적인 집착과 사랑이 결국은 죽음으로 몰고간 과정과 성격에 진져리가 쳐저 오래도록 기억속에 각인된것 같다. 이 두 작품을 보면 꿈. 이상, 사랑, 집착 이라는 소재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고 이 소재들은 우리네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이처럼 소설속 인물들이 삶속에 가깝게 느껴질때야 말로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문학과 삶이 다르지 않은것 처럼 문학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고, 그 인물들을 통해 인간 사회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해나갈때 문학이 갖는 진정한 의미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이로써 나는 문학이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 못지 않게 문학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시각도 트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문학을 줄거리 위주로 이해하거나, 성격 결함을 갖은 등장 인물에 대한 분노를 느끼느라 전체를 맛보지 못하는 부분들이 꽤 많았는데 그런 인물들을 이해하고 삶속에 적용할 때, 진정 문학을 맛볼 수 있고, 삶이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강의 내용을 묶어놓은 것이라 부자연스러운 부분도 눈에 조금 띄였지만 문학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거란 생각에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