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은 나빠
고정완.나누리 글, 송하완 그림 / 풀빛미디어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내 곁에도 학교 폭력에 힘들어 하다 아이를 유학 보낸 가정이 있다. 중학생이 된 아이가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다는 사연을 전해 들으며 안타까움과 은근한 걱정이 들었다. 내겐 아직 아이가 없지만, 우리 아이에게 이런 일들이 생긴다면 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와 같은 문제부터 멀리는 중학교와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조카들의 학교 생활에 대한 염려가 들었다.

 

아이들 세계를 전부 들여다볼 수 없는 어른들과, 폭력과 외면으로 상처받는 아이들의 세계에서 어른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학력기에 접어들기 시작할 무렵부터 가정내에서 아이와 함께 인성과 관련된 책을 함께 읽는 습관을 들이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내 아이는 괜찮겠지'와 같은 생각으로 방치하는건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온 아이들의 상처를 외면하는 꼴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직 아이가 없는 나도 열심히 인성과 관련된 책을 찾아 읽는다. 백마디 말보다 한 권의 동화가 주는 위로는 수없이 경험했으므로.

 

그래서 읽은 책 『괴롭힘은 나빠』는 표지에서부터 안타까운 마음이 느껴진다. 책상에 앉아 있는 영수가 두 팔로 머리를 감싸며 힘들어하는 모습 때문에. 표지에 보여지는 알록 달록한 여러 손바닥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아이들과 표지를 가지고 이야기 나눠봐도 참 좋을 성 싶다.

 

 

책의 표지를 열면  영수의 노란 책상과 영수를 괴롭히는 아이들의 파란 책상이 눈에 띄면서 나머지의 책상들은 모두 회색 빛이다. 왜 그럴까. 이런 부분들도 아이들과 놓치지 않고 이야기 나누면 참 좋을 성 싶은데, 그러면 제일 마지막 표지는 어떻게 그려졌을지 관찰력이 좋은 아이라면 달라진 모습을 스스로 느낄 수 있을꺼 같다. 이런 작은 부분에도 세심히 배려해 놓은 출판사에 감사함을 느낀다.

 

 

 

 

주인공 단비는 부모님께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고백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반 친구인 영수를 괴롭히는 세 명의 친구가 있지만 늘상 말리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스럽고, 괴롭힘이 자신에게 향할까 두려워 쉽게 나서지 못하며 하루하루 비밀이 쌓여간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서 단비네 반 친구들은 모든 잘못을  '영수 때문' 이라는 원망을 시작했고, 그렇게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게된 단비는 변해버린 모습이 괴물같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로 간 단비는 친구들과 영수의 괴롭힘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 나누다 보니 아이들 모두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후에 영수를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멈춰! 그만해!'라고 함께 외치는 용기를 내어본다. 두렵고 무서웠던 일들을 아이들과 함께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가 크게 와닿고, 무관심해 보였던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세명의 아이에게 쏠리면서 제 색깔로 돌아온 장면이 이 동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였다.

 

무섭고도 두려운 문제를 아이들이 혼자서 감당하기엔 분명 어려움이 많다. 그러니 우리 함께해 보자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동화책을 함께 읽고 싶다. 아이들의 따뜻한 세상을 위해서 우리 함께 읽어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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