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과, 누가 먹었지? - 생각키우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6
이재민 글, 김현 그림 / 노란돼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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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벅터벅 숲 속을 걸어가던 배고픈 생쥐가 사과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어요.

 '아, 맛있겠다........'

 

 툭.

 바로 그때, 사과가 떨어졌어요.

사과는 생쥐 발 앞에 잠깐 멈추는 것 같더니

 데굴데굴 굴러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어요.

 ' 어쩌면 좋지?'

 

 

모처럼 도서관에서 한눈에 반해서 데려온 책이다. 배고픈 생쥐 한 마리가 데롱 데롱 매달린 사과를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키고 있었는데 갑자기 툭 하고 떨어진 사과는 생쥐 앞을 유유히 지나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 버리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다.

 

 

 

떨어진 사과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생쥐는 옆으로 구멍을 파서 꺼내볼 요량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구덩이를 판다. '새콤 달콤 사과는 정말 맛있어'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는가 하면 먹다 남은 사과를 잼과 파이를 만들 생각에 잔뜩 부풀어 신나게 구덩이를 팠다. 그,런,데! 왠일인지 사과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도대체 누가 사과를 가져갔을까?

 

용의선상에 오른 동물들은 목이 길어 슬픈 기린, 악어새에게 스켈링을 받고 있던 거만한 악어, 나무에 숨어있던 뱀, 팔이 길어 오해가 많은 긴팔 원숭이, 도도한 두루미, 낮잠중인 코끼리 까지다. 

 

등장하는 동물들의 특징과 구덩이에서 자신은 절대 사과를 먹을 수 없다는 익살스런 표정이 화사하면서도 따뜻한 색감과 만나면서 유쾌하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생쥐의 시선을 따라 의심되는 동물들을 탐문하는 즐거움이 이 동화에서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즐거움 이라면 두 번째 즐거움은 작가의 재치를 감상하는 일이다.

 

 

 

 

보통 책의 표지를 열면 덩그렇게 놓인 제목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 재치 있는 그림으로 독자를 맞이하는 경우가 있다. 삐툴빼툴 손글씨로 '악어가 나온다는 거짓말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글귀가 담긴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 비룡소. 이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는데 이번에 읽은 노란돼지 창작그림책인 『내 사과, 누가 먹었지?』 역시 첫 페이지를 온전한 사과를 담고, 두번째 페이지엔 베어먹은 사과를 그려놓아 제목부터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하며 즐거움을 준다.

 

 

 

또 동화의 후반부엔 사과를 찾던 생쥐가 사과향기를 폴폴 풍기며 기어가는 애벌레를 만나는 그림을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자칫 간과하기 쉬운 부분을 놓치지 않은 섬세함을 찾을 수 있다. 다른 동물들 앞에선 작던 생쥐가 애벌레를 만나면서 커다란 생쥐로 화면 가득 채우며 대비되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시각적인 효과를 제공하고, 크기의 개념을 확실히 인지시켜줄 수 있는 작가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 책이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결말에 이르러 범인을 잡고만 생쥐와 깜짝 놀란 범인의 표정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되지만 그 뒷면에 4컷으로 담아 놓은 범행과정의 그림 역시 저자의 익살스러움과 세밀함 그리고 뛰어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으로 유쾌함을 전해주었다. 이 동화책의 내용을  사진으로 올려 설명하고 싶지만, 자칫 스포일러로 절락할 우려 때문에 무한한 자제력을 발휘하며, 앞으로 이 저자의 다른 책들을 찾아 읽으며 색다른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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