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내공 - 인생의 품격을 높이는 읽기.쓰기.생각하기
박민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매일만나는 사람들, 똑같은 업무, 똑같은 일상에서 생겨나는 익숙함이 내 안을 괴롭혔다. 낡고 반복적인 익숙함으로 부터 전혀 새로울것 없는 염증들이 삶의 허무함을  불러 공허하게 만드는것 같다. 이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고전소설을 읽고 인문학서를 들춰봤다. 인간의 문제를 공부한다는 학문인 인문학을 나는 이렇게 내 삶에 직면한 문제들로 이해하게 된것이다.

 

박민영 저자와의 인연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서관에서 우연찮게 만났던 <<『책읽는책』 박민영. 지식의숲>>의 도움으로 독서법을 배우게 되었던 인연이 이번엔 < 인문내공>이란 책을 알게했다. '인문내공'은 우리 시대에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와 경력과 스펙으로도 이길 수 없는 '내공'의 힘으로 세상을 통찰하고 살아갈 수 있는 인문학적 세상 읽기, 쓰기, 생각하기를 다룬 내용이다.

 

 

그런데 왜 인문학일까? 세상엔 편리한 시스템이 참 많다. 아침마다 배달해주는 신문이나, 구독할 수 있는 잡지, 검색창에 입력하면 화면 가득 떠오르는 지식들로 간편하게 답을 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편리함속에 단점이 있다면 수시로 뒤바뀌는 얄팍한 논리와, 근거의 부재(不在)로 문제의 핵심을 꿰뚫진 못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체계적인 지식들로 세월의 풍화를 견뎌낸 고전이야 말로 삶의 정수(精髓)이며, 고전을 폭넓게 다루고 있는 인문학이야 말로 내면을 단단히 다져주는 기초 역할을 충실히 하는것이다.

 

 

" 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체계적으로, 충분히 이야기해주는 매체는 여전히 책밖에 없다. 어떤 사람이 '깊이 안다' , '뛰어난 통찰력을 갖고 있다'고 할 때, 그 역량이 대개 독서에서 비롯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p50

 

 

" 시간의 검증을 받는 대표적인 책은 단연 '고전'이다. 고전(古典)은 말 그대로 '옛 책'이다. 그러나 그것은 트렌드에 뒤진 책이 아니라 트렌드를 뛰어넘는 책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고전들은 대개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묻고 그에 답함으로써 세월의 풍화를 견뎌왔기 때문이다."p171

 

 

인문학적 읽기란, 현실에 직면한 다양한 사회문제들에 묻고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비로서 생겨난 지력(智力)으로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힘을 말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다양한 사회문제들'이라는 점이다. 한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탐구 하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에 걸쳐 많이 아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되라는 점이다. 현상의 본질을 꿰뚫기 위해 필요한 환경과 조건에 관한 통찰은 분할된 학문에서가 아니라 통합된 세계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에 의해 생성되는 논리를 자신의 신념으로 알고 산다. 그러나 그것은 난센스다. 왜냐하면 신념이란 자신이 이성적 판단으로 '선택'한 것이어야 하는데, 그것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p107

 

' 자기 전공 분야에 대해서만 안다면 그것은 세상의 일부를 아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는 것에 가깝다. 왜냐하면 세계는 학문처럼 분할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학문의 분화란 다분히 인간의 편의에 따른 것이다.'p110

 

책을 읽는 행위가 자기 내부의 텍스트를 발견하는 것p164 이라는 말처럼 삶에 직면한 문제들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위해서라도 내게 필요한 책을 읽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다. 그런점에서 저자는 책을 고를때 내적욕구에 충실한 책을 고르고, 여러번 되풀이해 읽을 수있는 책을 고를것을 권한다. 책을 읽으며 그때마다 의문점을 가지고 메모를 통해 생각을 확장하고, 자신의 주장과 같거나 다른 부분들을 별도의 표시를 활용하여 정리해볼 것을 권한다. 또한 좋은 번역서 고르는 방법 외에도 자신의 주장을 간결하게 드러낼 수 있는 글쓰기 다듬기 퇴고하는 실천편을 담고 있다.

 

 

그중 '글쓰기 8할은 자료다'라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평소 읽은 책을 자료 삼아 정리하는 습관을 만들어두면 백지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고, 자기 세계관이 치밀해지며, 문장력이 높아지는 점p242~245 을 들고 있다. 이것은 책을 읽으며 좋은 문장을 노트에 옮겨 적으며 내 간략한 생각을 적는다거나, 책을 읽으며 해 놓았던 메모들을 모아놓는 행위들이 생각을 정리시키고 확장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양한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메모의 중요성을 통해 글쓰기와 메모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좋은점이 많은 인문학이지만, 이 한 권 다 읽었다고 해서 내 삶의 문제가 해결 된 것은 아니다. 다만 나와 직면된 문제들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 생기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보는 안목을 조금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저서들 중에서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몇 권 있어 적어본다. 집단의 사유에서 벗어나 독립적 사유를 갖게해주는 저서로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칼포퍼. 민음사) 나, (<<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라인홀드 리버. 문예출판사) 가 있고, (<< 우주로 부터의 귀환>> 다치바나 다카시. 청어람미디어)는 거시적 안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저서다.

 

그중 칼포퍼의 책을 시작으로 독립적인 생각을 키울 수 있는 방법들을 배워보고자 한다. 인문학이란 이렇게 한 저자의 생각을 딧고 다른 저자의 생각 속으로 찾아 들어가는 과정에서, 저자마다 문제를 관찰하고  탐구하는 자세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과정들을 보고 배우는 과정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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