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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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고갱의 삶을 통해 영감을 얻어 씌여진 이 소설은 150종의 번역본이 나와있을 만큼 사랑받는 고전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 끌리는 것은 제목이지 싶습니다. 달은 현실적으로 만질수도 갖을수 없는 '상상의 세계' 이상적 세계를 표현하고 6펜스는 돈의세계 '물질적인 세계'를 표현하는데 우리가 늘상 현실과 머나먼 이상 속에서 갈등하는 문제들을 서머싯몸은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주인공을 앞세워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소설의 내용은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 에게는 1남 1녀의 자식과 기품이 있고 아름다운 여성이지만, 허황심이 많은 부인과 살아갑니다. 잘나가는 금융업을 하고 있던 그는 다른이들이 보기엔 남부러울것 없이 살아가는 모범적인 사람 입니다. 지성인을 흠모하는 아내가 사교 모임을 열고 그 자리에 남편이 함께 참석하여 빛내주며 자신의 삶이 '완벽'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친정으로 함께 놀러갔던 스트릭랜드가 먼저 집으로 돌아간 후  쪽지만을 남겨둔채  사라지게됩니다. 자신의 꿈이였던 화가가 되기위해 가족을 버린채 홀연히 떠나버린것이였습니다. 가정이라는 현실인 버리고 허황된 달을 쫓아 떠나버린 남편 스트릭랜드의 모습을 통해 책임감의 부재에 질타를 날릴수도 있고, 자신의 이상인 화가라는 꿈을 쫓아 날아간 자유로움에 박수를 보낼수도 있는 이 소설을 읽는 독자가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곁에두고 세월의 흐름을 함께 느끼기에 좋은 소설이며 오랜 시간 사랑 받고 있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제가 보는 시각은 꿈을 쫓아 떠나버린 그의 이기적인 마음을 크게  비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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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정을 꾸리고 있는 입장에서 바라보자면, 그가 선택한 꿈이 혼자만의 꿈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꿈은 누구에게나 존재합니다. 허영심이 많았던 아내에게도 한참 성장중이였던 자식들에게도 표현되지 못했던 꿈은 있습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의 꿈은 개인의 꿈이아닌 '공동의 꿈'으로 이끌어 가족들과 공유하고, 이해와 지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때에 진정 자신의 이상이 실현 될 수 있다 믿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제 강한 반감에 대해 찰스 스트릭랜드는 자신의 처한 심정을 이렇게 토로합니다.

 

그려야 한다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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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요.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치고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나오는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p69

 

죽을것 같았던 열망이 자신의 현실을 무책임함으로 만들었지만,그림이라는 꿈을 통해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그의 자유로운 영혼은 비단 무책임만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림을 향한 열정만큼 자신의 잣대로 주위사람을 파멸시켜버리는 무서움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스트릭랜드의 광기어린 그림을 본 후  그림에 매료되어 헌신적으로 도움을 주게되는 스트로브는 스트릭랜드의 천재성을 알아보는 유일한 친구이자, 후원자입니다. 무엇보다 현실적인 그림만 그리는 스트로브는 자신이 현실에서 놓치 못하는 것들을 과감히 놓아버리고 살아가는 스트릭랜드가 그의 달, 이상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면과 대조적으로 스트릭랜드에게 헌신적 도움은 벗어던지지 못한 현실의 안락한 세계인것이며 6펜스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겁쟁이인 것이므로  배타적인 대상이 되어 스트로브의의 아내를 빼앗아버리는  이기적이고 잔인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누구보다 사랑했던 아내가 돌아오길 애원하던 스트로브 앞에 그녀는 싸늘한 죽음으로 돌아오게됩니다. 이때의 스트릭랜드는 지독히도 냉혈적인 모습으로  '죽음'에 무감각하며 자신의 관심이 아닌 대상에겐 잔인하고 지독한 모습들은 섬뜩한 인간의 모습을  표현합니다.  이후 스트릭랜드는  외딴섬에 들어가 자신을 전혀 구속하지 않는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며 더할나위없는 천재적인 그림을 그리며 죽어가게되는데요 훗날 그를 회상하는 이의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이  하고자 하는 의미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순간  한 순간 나는 언뜻 본것이 있었다.

육체와 결부된 존재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위대한 무엇인가를 향해 뜨겁게 타오르는, 고뇌하는 영혼이 그것이다.

나는 표현할 수 없는 뭔가를 추구하는 혼을 언뜻 보았던 것이다" p207

 

결국 달을 쫓아 간다는 것은 고뇌하는 영혼이며, 표현할수 없는 뭔가를 추구하는 혼 인것입니다. 그러니까 작가는 결국 '이상'이란 다른 이들에게 이해를 바랄수 있는 동의를 구할 수 있는것이 아님을 표현하고 있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처럼 많은 이들이 달을 향해 스트릭랜드 같은 행동을 하게된다면 우리는 무질서한 세상속에 갇혀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마치 더글라스 캐네디의 소설  <빅피쳐>의 주인공 처럼 말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한 단락의 사건이 마무리 되어감을 느꼈을때 겨우 중간지점에 와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한 단락의 사건속에는 무수히도 많은 인간의 내면을 표현했기에 마치 모든 인간상을 다 본듯한 착각에 빠져 들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은  지구상에는 수많은 삶들이 존재하듯이 수많은 인격들이 엉클어져  살아가고 그 내면의 세계란 끝없는 우주와 같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 한 번 살아가는 인생이라면, 그래서 자신의 꿈을 꼭 실현해보고 싶은 이라면  남에게 이해받거나, 동조를 얻지 말고 당당히 자신의 열정을 향해 살아보라 이야기해주는 소설 이였습니다

 

.그렇지만, 역시나 얄팍한 제 의지는 스트릭랜드 처럼 과감한 결단력도 없고, 죽을것 같은 열정도 부족한가 봅니다. 세월이 흐르고 지금보다 더 모진 세월을 견뎌내면 저도 그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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