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추파춥스 키드
최옥정 지음 / 문학의문학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내가 책을 받아들고 제일 먼저 시작한일은 작가를 만나는 것이다.
통과의례처럼 " 자~ 저 지금부터 시작할랍니다!"  눈인사를 하듯 그렇게

작가의 사진을 눈여겨 본다. 환하게 웃고 있는사진속 최옥정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약력을 보니 1964년생이라는 글귀를 보았다. 64년생이 내게주는 느낌은 참으로 진부할꺼란 생각이였다.

45세를 훌쩍넘긴 나이에 그릴수 있는 이십대의 사랑이라는 이야기가 왠지 맞지 않는 퍼즐조각같다는생각이들었다. 그렇게 나는 오만함으로 시작하였다.

 

주인공 희수는 27살난 백수다. 과부 할머니에 과부 엄마 그리고 그녀까지 삼대가 한집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옅은 회색빛이다.

가게를 하는 엄마와 엄마를 도와 일을 하시는 할머니가 일하러 나가시면 어김없이 빈집에 혼자남는 희수.

때론 죽을것 같은 외로움과 따분함이 그녀를 짓눌러 내리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게 되며 무기력해진다. 

 하고싶어도 할수가 없고 나가고 싶어도 나갈곳이 없는 백수의 마음을 읽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에휴하는 한숨을 몰아쉬며 최옥정작가의 사진을 다시 들여다 보았다.

어떻게 그리도 마음을 잘 아시는건가요? 세세한 마음의 골을 말이죠. 라고 말을 걸어보았다.

희수처럼 가족에 대한 아픔을 간직한 남자 성대희.

부모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이혼을 하고 어머니의 품에서 살게된 대희는 경제적인 역할을 해야했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짙다. 늘 집안에 혼자서 외로움과 싸워야했던 대희.
선택할수 있는게 많지않는 타국에서의 생활은 그를 더욱 고립시키고 말았다.

그런 대희와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 생각이 든다. 대희는 희수를 통해 감정을 정화받고

그런 대희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희수가 감정을 조절해가는 장면들속에서 어쩜 대희라는 인물은 희수의 내면속에 존재하는 더 큰 아픔이 아니였을까 생각도 들었다.

사랑하지만 사랑은 정착할수 없는것이라 말하는 대희와 사랑은 늘 종점에 도달해야한다는 희수의 마음에서 그들의 만남은 살얼음판을 걷는듯 위태로웠다.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제 3의 나라를 떠도는듯한 대희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대희와함께라면 모든것을 다 극복할수 있을꺼라 믿는 희수의 선택들은 이십대이기에 과감했던 열정이아닌가 하는 생각과  사랑은 늘 그런것 같다. 있는듯하다가도 없고 없는듯 하다가도 그렇게 있는것.

희수의 나이였을때 나의 사랑은 어떠했나 곱씹어보았다.

사랑이라는 단어에 녹록치않던 시간들과의 싸움에서 버둥거리던 내모습이 희수의 모습과 겹쳐져

튀어나올때마다 깊은 울렁거림이 생겼다.

「안녕, 추파춥스 키드」는 지금 현재 방황하고 있는는 이십대가  그려놓은 삶인듯 세밀하고 탄탄했다.

내가 생각했던 오만한 생각에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다. 사랑이란 역시 나이와 상관없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고 할까?

희수의 성장적인 이야기, 가족에 대한 이야기,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그리우면 집어들어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찾아보자. 그곳에 내가 있는건 아닌지 말이다.

 

" 우정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지 않으면 오래된 친구라는 것만으론 아무 의미가 없다더니   정말 쉬운일이 하나도 없다." p220

 

" 기록하라. 그리고 잊어버려라. 메모를 하면 머리가 자유로워진다."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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