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적뒤적 끼적끼적 : 김탁환의 독서열전 - 내 영혼을 뜨겁게 한 100권의 책에 관한 기록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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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하는 사람들 중에

다른 사람의 책을 궁금해하지 않는이는 드물것이다.

버스안이나 전철안에서 혹은 기차안에서

책 한권 들고 있는 이의 제목을 훔쳐보기 위해 얼마나 목을 길게 빼내었던가.

음흉하지 않는 눈길이길 바라며 오직 제목을 보겠다는 일렴하게

이리저리 눈을 바삐움직이던 시간들이 책을 받아들고 보니

어렴풋이 떠오른다.

 

나를 위한 책이라고 소리없이 웃었다.

묵직한 양장본에 기름종이로 되어진 표지를 보니 반가움이 앞선다.

"내영혼을 뜨겁게 달군 100권의 책에 관한 기록 " 이라는 글귀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작가의 눈으로 들여다본 책은 어떤 내용으로 비춰지며 그곳에서 무엇을 찾고 어떻게 담고

받아들이며 소화시키는지 호기심이 발동하기에 충분했다.

총 100권을 선정하여 10개의 주제를 선정해 놓고 문학, 철학,역사, 예술,과학 을 아우르며

이야기하는 그의 책을 읽는도중 상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동안 내가 그렇게 열심히 읽는다고 읽었는데도 작가가 엄선한 100권의 책중에  눈에 익은 책이없는 사실. .

 

"소설가에게는 세가지 가능성이 있다.

헨리필딩 처럼 이야기를 "들려" 주거나

귀스타브 플로베르처럼 이야기를 "묘사" 하거나

로베르트 무질처럼 이야기를 "생각"하는 것이다" p43

 

그동안 나는 어떤 독서를 했을까?

재미난 이야기속에 빠른 호흡을  들려주는 이야기에 빠져 편식하는 독서를 하진않았는지

생각해보는 대목이였다.  한권이라도 그와 일방적인 대화가 아닌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그럴수 없다는 사실에  괜스레 헛웃음만 나온다. 자고로 독서란 작가와의 대화가 아닌가?

 

흔히  외로움, 두려움, 고독의 상징 같은 사막을 거닐며 떠남이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그의 글은 고독했다.

책을 읽으며 길을 그리워했고 길을 거닐며 책을 그리워했던 작가.

그저 그가 보여주는 대로, 이끄는 대로 따라가고 있노라면

죽음보다 더 고요한 사막의 한가운데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때론 역사의 한복판에서 리더쉽을 배우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은근히 부러웠던 대목이 있다.

 

" 길은 저마다의 역사를 지녔다.

석가모니가 갔던 길을 혜초가 더듬었고

 그 길을 다시 법정이 훑었으며

이 여름 또 내가 걷는다" p185

 

작가는 늘 이런식이다.

책을 삶과 결부시켜놓고

시와 그림과 글은 지식인이 갖추워야할 덕목이라며 셋을 아우른다.

뒤적뒤적 책에서 찾아내서 그곳에 도착하면 끄적끄적 글을 적는다.

 

한때 짧은 비평가 생활에서

부족하고 취향에 맞지 않은 책까지 눈길을 돌릴 시간이 없음을 깨달고

" 이 책 꼭 읽으세요" 라는 글만 남기기 위해

감(感)과 동(動)하던 순간들을 묶어놓은 글.

 

작가에게 말하고 싶다.

그가 감(感)과 동(動)하던 시간들이 내게 전해졌으니

다짐했던 작가의 마음이 깊이 전해진것 같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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