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 한 서번트 이야기
캐슬린 루이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캐슬린 루이스는 시각장애와 발달장애(자폐증) 그리고 섭식장애를 동시에 갖고 있는 렉스라는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녀만의 섬세한 글 솜씨로 표현하고 있다.

남편과의 행복한 가정생활속의 임신은 두사람의 행복한 날들을 더욱 축복해주는듯 했다. 아이가 태어나기 3주 전까지만 해도 모든 행복은 자신들에게 내려진 특권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언제나 그렇듯 행복은 불행이란 녀석을 끌어들인다. 집으로 걸려온 전화 한통 그녀는 의사앞에 앉아자신의 아들에 대한 병명을 확인하는 중이다. 시신경형성부전. 처음 듣는 생소한 용어. 소용돌이치는 감정들로 정신이 혼미져오는 그때 처음으로 그녀는 엄마임을 확인한다. 

 " 내게 필요한 정보를 얻어야해. 감정은 방해만 될 뿐이야. 감정을 억누르자. 아주 잠깐이라도  감정을 억누르고 참자" 결국 나는 감정과 이성을 분리했다.(p26)

 어떻게 인간이 감정의 홍수에 빠져 정신이 혼미해지는 속에서도 이성을 분리하는 기적같은 일이 벌어질수 있을까?  "엄마"라는 이름의 위대한 모성애가 결국 흐린 장막을 걷어내고 "렉스"라는 아이의 현실앞에 눈을 띄게 한것일까?

 시각장애아센터에서 또다시 받게되는 판정. 발달장애 즉 자폐증이였다. 모든 감각이 예민한 렉스는 신발을 싣는것도 음식을 받아 먹는것도 힘들었고 더욱이 청각이 예민하여 큰소리에 자지러지게 반응하는 점들로 인해 캐슬린과 그의 남편은 가정이라는 울타리안에서 지쳐갔다. 이후 남편은 캐슬린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이대목에서 난 다시 한번 그녀의 놀라운 감정을 지켜봐야했다.  남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너무나 담담하게 억누르고 있다.
장애를 둔 부모에게는 슬픔과 분노와 죄의식과 두려움이라는 네개의 감정이 있다고 했고
캐슬린은 어느누구보다 그 감정을 표출할수 있는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던 참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남편을  지나친 배려심을 보이며  보냈다.
한 여성이기 앞서 렉스의 엄마라는 이름이기에 가능하단 말인가?

내 눈시울을 뜨겁게 달군 구절은 다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렉스가 병원 대기실 한켠에서 '기억의 고문'들로 인해 한동안 말이없이 앉아있던 아이가
홀연히 일어나  자신의 목소리로 "God is so Good " 을 부르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질때
나는 주체할수 없는 감정으로 한동안 목이메였다.

전 남편이 사다준 전자 피아노를 계기로 렉스가 '석학' 이라는 천재적 피아니스트라는 사실을
알게되는 과정들과, 렉스의 학업을 위해 학교에서 호소하던 장면들과 아이의 친구를 만들어
주기위해 노력하던 모습은 진정. 그녀는 누구일까 란 생각을 하게했다.

어떤기준으로 우리는 장애라고 판정하는가.
무엇들이 진정한 장애를 만드는지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였다.
미국의 장애아동에 대한 제반적 사항이 인상 깊었지만, 법과 현실의 장벽앞에서 고민해야했던
캐슬린을 보며 법과 현실이라는 이중고를 해결해야할 이땅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전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특수교육을 하시는 분들. 법에 관한 제반을 다지시는 분들. 그리고 모든 부모와 아이들이 눈으로 보는 세상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세상이 펼쳐지길 바래본다. 
신의 또 다른 이름 어머니. 세상의 모든 신들이 기적을 일으키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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