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초조해하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을 증명하듯이 우리는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았을 것 같다. 농경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서로 협조하며 의지하고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직장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사람들과 부딪힐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면서 비교심리, 경쟁심리 등 각종 스트레스가 더 심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인터넷,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타인들의 생활을 훤히 알 수 있게 되면서 비교심리를 통해 그 상대적 박탈감이 스트레스를 부르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옛날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고 보면 현실의 상황을 즐기거나 어떻게든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시대는 누구나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받으며 산다. 또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둔하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든지 기분 좋게 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도 오랜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둔감하다는 말을 사용하여 여러 사례를 들려준다. 그러고 보니 요즘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나 <무례함의 비용> 등 이와 비슷한 내용일 것 같은 책들이 자주 눈에 띈다. 아마도 관계 맺음을 통해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다. 어쨌든 저자는 이 둔감력의 힘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례를 들어 얘기 해준다. 상사의 호통이나 잔소리를 대충 흘려 넘기는 것도 대단한 능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 취할 것만 취하고 잊어버리라고. 둔감한 마음은 신이 주신 최고의 재능이라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둔감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이성교제를 할 때 둔감력이 어떻게 반응하는가, 정답이 없는 결혼 생활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 둔감한 성격이 일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친구나 직장 동료들이 험담을 하거나 괴롭히는 일은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많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기분 나쁜 말을 듣더라도 예민하게 대처하지 마세요.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상대방이 왜 질투하는지 헤아리고,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느끼세요. 둔감하고 아량 있는 마음가짐은 거친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됩니다.”(P194)


 아마도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사실 정말 둔감한 사람이 꼭 한 사람씩은 있다. 무례하고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 말이다. 그 사람이 싫어서 직장을 옮기면 거기에도 똑같은 유형의 사람이 있다고 하지 않은가. 어디에나 있다는 말이다. 일일이 대응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어쩌면 그냥 무시하고 둔감력으로 버티는 게 과연 정답이구나 싶다.


 “다른 사람의 습관이나 행동이 못 견디게 거슬리는 사람도 있고,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사람마다 각기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쾌한 말이나 행동도 무시할 수 있는 둔감한 사람만이 집단 속에서 밝고 느긋하게 일하며 꿋꿋히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P222)


 절이 싫으면 스님이 떠난다는 말이 있다. 둔감함은 어쩌면 싫어도 참으라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싫은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고 한다. 그때마다 옮길 수 없는 것을 생각하면 무심하고 둔감하게 그러나 자기의 중심은 지키면서 느긋하게 일하는 것, 그것이 바로 최후의 승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요즘 흔한 병이 된 암을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웃음이 있고 긍정적인 태도와 둔감함이 있다면 회복도 빠르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다. 건강에도 관계 지속에도 더할 나위 없이 도움이 된다니 둔감함을 키우지 않을 수 없다. 남이 뭐라고 빈정거리더라도 깨끗이 무시해버리는 둔감한 마음의 힘, 그것이 바로 둔감력 이라고 말한다. 이 둔감력 이야말로 창조적이고 획기적인 일을 성공시키는 원동력(P204)이라고.


 책의 서두에 나오는 나는 얼마나 둔감한 사람일까?’ 재미로 확인하는 나의 둔감력 체크리스트로 자신의 둔감력을 체크해 볼 수 있다. 예민하다는 말은 더 이상 자랑거리는 아닌 듯하다.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로 작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건강이든 관계 맺음에서도 또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거나 성장시키지 못하고 도태되는 사례도 있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이다. 무시할 건 무시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면서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 또한 선물 같은 인생을 덤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 자신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 싶다면 이 둔감력을 배우고 키울 수밖에 없지 않을까. 갈수록 힘들다, 사람에 치이고 치여 사는 것이 만만치 않다. 자꾸 예민한 감정이 고개를 쳐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힘을 주는 응원의 메시지 같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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