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로 풀고 세기로 엮은 대세 세계사 2 - 14세기부터 21세기까지 대세 세계사 2
김용남 지음, 최준석 그림 / 로고폴리스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역사는 승리한 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대부분의 역사가 영웅을 위주로 서술되어 있으며 그에 유리하게 기록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약소국가, 소수민족, 여성의 역사는 생략되는 일이 다반사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왜곡되었거나, 묻혀버린 이들의 업적을 알리는 것이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여 그에 기준을 두고 서술하였음을 서문에서 엿볼 수 있었다.

 

 보통의 세계사는 한 나라의 왕조의 형성을 시작으로 어떤 시기에 전성기를 누렸고, 어느 나라의 침입으로 멸망에 이르렀다는 과정으로 나온다. 오래전 학창시절에도 왕조 이름에 노래곡을 붙여 순서를 외우는 방식의 수업이 생각난다. 이 책은 각 장을 세기별로 구성 하였다. 14세기부터 21세기 현재까지이다. 거기에 주요국의 동서양 역사를 통합하여 다루고 있는 점은 더욱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내용을 완전히 설명하는 형식의 지루한 방법이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사의 전문가들의 대화 형식을 택하여 김경제, 이정치, 박문화, 사회자 이렇게 네 명의 인물을 등장시킨 점도 참신하다.

 

 역사에 흥미가 있는 사람은 물론, 잘 모르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각 장마다 <연표로 보는 세계사> 코너나 주요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재미있는 일러스트도 들어있다. 각 장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연표를 먼저 훑어보는 것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되겠다.

 

 ‘인간의 역사는 약탈로 시작되었다.’는 말을 최근에 어디선가 접하고 과연, 하고 공감했는데 이 책을 읽다가도 ‘호모사피엔스가 닿는 곳은 어김없이 살육이 일어난다.’는 문장을 만났다. 인간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아무 거리낌 없이 동물들을 무차별 사냥을 단행하는 인간의 잔혹함은 역사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부분이었다.

 

 기존의 상식을 깨는 놀라움도 있었다. 예를 들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최초의 인물은 콜럼버스라고 배웠지만, 이것은 원주민을 무시하는 유럽 중심의 관점이라고 한다. 오래전에 세계사 시간에 공부했던, 점점 잊혀져 조각조각 흩어졌던 역사적 사건의 단어들이 톡톡 튀어나온다. 아, 그런 사건들이 있었지 하고 반가움에 무릎을 치게 된다.

 

 역사만이 아니라, 문화, 생활 전반에 걸쳐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대화에 어느새 푹 빠지게 된다. 현재 멋쟁이 여성들의 신발인 하이힐은 오래전 프랑스 루이 14세가 신었고, 처음엔 남성의 신발이었다는 데서는 의아함과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또한 돌고 도는 역사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아이러니도 참 재미있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은 적이 되어 있다는 말이 있다. 유대인이 오스만제국의 도움으로 가장 많이 정착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이슬람 국가들과 갈등이 심하다는 점. 그 뿐이 아니다.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을 짓느라 빚은 계속 늘어나고 국민의 생활을 말 할 수 없이 피폐해진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세금을 늘리면 참다못한 시민들에 의해 혁명이나 전쟁으로 이어진다. 절대 권력을 위해 지은 그 궁전은 오늘날 세계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가 되었으니 그것 또한 아이러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세계 최초’라는 역사적 사실에는 과장되거나 미화된 부분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비행기를 최초로 발명했다는 라이트 형제라든가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 등 수 많은 예가 그렇다. 그 이전부터 연구했던 업적을 점차 발전시켜 종합적으로 쌓아올린 결과로 후광을 입었다는 점이다. 통계학 교수 스티글러는 이것을 통계적으로 증명해 보였는데, 이를 스티글러 명명법칙(Stigler's Law of eponymy)이라고 한다. 이 주장 또한 최초가 아니라는 사실. 이렇게 고정화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일깨워 주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이다.

 

 

 세계사를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 역사를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반인들도 무척 유용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학생들은 세계사 과목의 성적을 높이는 결정적인 도구로 삼을 수 있고, 일반인에게는 거미줄처럼 엮인 지구촌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세계 역사에 대한 훌륭한 교양도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각국의 여행이나, 역사가 가미된 문학작품을 읽을 때도 이 책을 읽은 배경지식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