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유키 신이치로 지음, 권일영 옮김 / 시옷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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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얼마나 자신 있으면 당신의 예상은 반드시 배신당한다고 대놓고 장담하는 걸까?

호기롭게 읽기 시작했는데 일단 장편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더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길지 않은 이야기 속에 트릭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내 호기로움은 때론 이겼고 때론 생각지도 못한 결과에 패배!

그래서 더 흥미롭게 읽은 것 같다.

작가는 무엇보다 도저히 독자가 찾을 수 없는 히든 트릭이 없이 정정당당하게 대 내놓고 승부를 걸어왔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거기다 이야기 자체도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걸 소재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다소 엉뚱한 결말은 있을지라도 그 과정 자체는 크게 무리가 없었다는 점 역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일단 첫 번째 이야기부터 흥미로웠다.

인터넷으로 개인 과외를 권하는 영업사원이 미리 약속된 시간에 방문했는데 상담자의 태도가 어딘가 석연치 않다.

아이의 진로상담에도 적극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험생을 둔 엄마라고 보기엔 정보도 너무 부족할 뿐 아니라 성의조차 보이지 않는데 아이의 태도 역시 마냥 소극적이기만 하다.

이 모자의 문제는 뭘까?

사실 처음부터 이건 어떻게 된 사연인지 눈치챌 수 있어서 결과가 나왔을 때 다소 싱겁다고 느낀 순간 마치 그때를 노렸다는 듯 결정타를 날렸다.제대로 뒷통수를 맞았다.

매칭 앱과 삼간 간계에서는 여기저기서 문제가 되고 있는 데이트 앱을 통한 만남의 문제점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흥미로웠다.

이후 진행과정은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소설적 재미로 본다면 흥미로웠다.

판도라는 역시 열지 말았어야했다는 걸 새삼 알게 해준다.

비밀은 때론 모르는 게 더 좋을때도 있다는 걸...

마지막 퍼트려주세요가 첫 번째 참자 면담과 더불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요즘 너 나 할 것 없이 유튜버를 꿈꾸는 세상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라 더 흥미로웠다.

이 작품 역시 어느 정도 짐작 가능한 부분이었지만 그럼에도 잘 짜인 스토리를 읽는 재미가 좋았다.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소재와 모든 트릭을 내놓고 독자와 정면 승부를 택한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여기에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어퍼컷을 날리듯 나오는 반전의 재미까지...

이 작품이 왜 인기를 끌었는지 이해가 갔다.

작가의 장편은 또 어떤 느낌일지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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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슬픔의 거울 오르부아르 3부작 3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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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프랑스 스릴러 작가로 더 인상 깊지만 공쿠르 상을 수상한 문학 작가로 더 유명한 피에르 르메트르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하게 한 오르부아르를 비롯한 역사 3부작 중 드디어 마지막 3편이 나왔다.

하필이면 공교롭게도 지금 세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정치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라 이 책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오르부아르가 세계 1차 대전을 다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2차 대전을 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독일 나치의 행군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프랑스 사람들 대부분은 독일군이 자신들의 땅을 감히 침공하지 못할 거라 자신만만한 가운데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퇴근 후 집 근처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는 루이즈는 오랜 단골 의사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제안을 받는다.

단지 자신의 눈앞에서 옷을 벗어준다면 거금을 주겠다는 그의 제의는 처음엔 모욕처럼 느껴져 분노했지만 결국 그 제안을 받아들인 날 자신의 눈앞에서 총으로 자살한 그 사람 때문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건 물론이고 주변 평판마저 나빠져 학교 교사로서의 지위마저 흔들릴 지경에 이른다.

군인이자 전직 수학교사였던 가브리엘은 군대에서 보급품을 빼돌리고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며 돈을 버는 라울을 보는 게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수완 좋은 라울은 그런 가브리엘에게 협박을 가해 자신의 일에 끌어들이는 걸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원수같이 여겼던 그 라울과 자신만 유일하게 군대 대오에서 낙오해 한순간에 탈영병 신세가 되면서 서로 떨어지지 못한 채 함께하게 된다.

이렇게 평범했던 사람들은 전쟁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새 인생이 뒤틀려져버린다.

누군가는 뜻하지않게 탈영병이 되고 누군가는 위험천만한 가방을 운반해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토록 자신의 아이를 원했지만 갖지 못한 채 남의 아이를 목숨을 걸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했다.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전쟁으로 고통받는 순간에도 정치인들과 고위 관료를 비롯한 군인들은 현 상황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기보다 그저 거짓말로 때우고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걸로 모자라 터무니없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는 게 더 유머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이에 대한 대미지는 국민들의 몫인 건 예나 지금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 그들 옆에 붙어서 그들의 입맛에 맞는 말로 속여 돈을 갈취하는... 여기저기에 모습을 나타내지만 정체가 모호한 데지레라는 인물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분명 영악한 사기꾼임에는 분명하지만 그가 사기를 치는 방식이 독특해서 밉지가 않다.

아니 어쩌면 그 현란한 혀로 부자들, 정치인들, 고위 관료를 대놓고 속이는 모습이 속 시원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렇게 여러 주인공들이 각자의 사정에 따라 어떻게 전쟁에 휘말리고 어떤 고초를 겪는지를 보다 보면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이 사람들 사이에 작은 연결점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이야기의 속도는 빨라지기 시작하고 점점 더 흥미로워지다 마침내 결말을 맞게 되는 우리 슬픔의 거울은 전쟁이란 게 얼마나 사람들의 인생을 비틀어버리는 지 얼마나 고통스럽게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쟁을 다뤘다고 당연히 무겁고 비극적인 이야기로 가득 차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작가는 비극 속에서도 유머와 농담을 섞어놓아 마냥 무겁지만은 않다.

생각지도 못한 호의를 받게 되거나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는다든지하는... 절대적 절망 속에도 희망이 있고 그 희망은 사람을 통해 피어난다.

어쩌면 이게 바로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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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0시의 몸값
교바시 시오리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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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 사건이 벌어지고 납치범이 돈을 요구했다

여기까지는 안타깝긴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범죄의 모습이다.

하지만 납치범이 돈을 피해자의 가족에게서 가 아닌 전 국민을 상대로 모금을 통해 받고자 한다면...?

이건 이제까지는 물론이고 그 누구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전대미문 방식의 색다른 범죄유형이다.

그렇다면 범인은 단순히 몸값만을 원하는 걸까 그렇다면 굳이 이렇게 귀찮고 번거로운 방법을 통해 돈을 받을 필요가 없을 텐데... 하는 궁금증이 우선 들기 마련이다.

이 책 오전 0시의 몸값에서 범인의 요구 사항이 그렇다.

여대생 혼조 나코는 어떤 일로 변호사에게 상담과 함께 신변보호 요청을 했지만 변호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깜쪽같이 사라진다.

그리고 그녀를 납치한 걸로 보이는 범인으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터무니없는 요구를 받는다.

그녀의 몸값을 지불하되 반드시 크라우드 펀드를 통한 국민 모금 방식이어야 하고 시간제한이 걸린 까다로운 요구는 마치 프로젝트의 일부나 게임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현실감이 없게 느껴진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 크라우드 펀딩 대표회사의 협조를 포함 모두가 하나 되어 그녀의 몸값을 모금하지만 순탄하게 흘러가던 모금이 당연하다는 듯이 의외의 곳에서 뜻밖의 일들이 연속해 벌어지며 방해받는다.

우선 납치된 그녀가 유명인을 부모로 둔 사람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사람들의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른다.

부유한 부모를 둔 그녀의 몸값을 왜 다른 사람이 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모금운동을 반대하는 사람이 나타나는가 하면 모두가 나코 구출작전에만 몰두한 사이 어떤 기자는 이 이상한 납치 사건 자체에 의문을 던진다.

변호사 고야나기에게 접근해온 기자는 이 사건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흑막이 있음을 내비치며 협조를 부탁해온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사건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누가 봐도 이 납치 사건은 돈을 노린 게 아니라는 게 분명하게 보이는 데 그렇다면 범인이 진짜 목적은 뭘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범인이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보다 왜 이런 이상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돈을 받고자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게 더 중요한 이 책은 생각지도 못한 독특한 발상의 전환으로 한층 더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요즘도 여전히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보이스 피싱 문제라든지 회사의 사활이 걸릴 정도로 중요한 걸 훔쳐내고자 하는 산업 스파이 문제도 같이 엮어서 독자로 하여금 몰입해서 읽게 만들었다.

뒤로 갈수록 속도감 있는 빠른 전개도 그렇고 생각지 못한 의외의 곳에서 서로 연결되게 만든 작가의 의도... 이 모든 것이 어울려 아주 흥미 있는 책이 완성된 게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이 빛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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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모 저택 사건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기웅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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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파미스터리나 역사물만 잘 쓰는 줄 알았던 미미여사가 타임슬립을 해 역사적 현장으로 돌아간다는 설정이 무척 흥미로운데 여기에 살인사건까지 더해 훨씬 더 재밌을 것 같아요.그리고 그녀가 생각하는 역사에 대한 인식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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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3.봄호 - 77호
염건령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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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한 권씩 잊을만하면 이렇게 출간되어 미스터리 독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작품을 소개하는 계간 미스터리를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에 처음 접해봤다.

두껍지 않은 두께에 빼곡하게 들어찬 활자에 놀랐고 새로운 단편 몇몇을 단순히 소개하는 걸로 머무르지 않고 현재 우리 사회에 범죄의 변화에 관한 깊은 고찰이 담긴 내용 등 알찬 내용으로 꽉꽉 채워져있어서 만족감이 높았다.

여기에 소개된 몇몇 단편은 다양한 소재와 미스터리를 접목한 작품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그 점이 의외로 신선하게 다가와서 좋았다.

특히 신인상 당선작인 설곡 야담은 미스터리에서 흔히 쓰이는 트릭인 밀실에다 우리나라 사람들 마음 깊숙이 내재되어 있는 공포인 무속신앙에 대한 알 수 없는 두려움을 섞어서 매력적인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단지 단편의 특성상 캐릭터 하나하나의 특징을 제대로 살릴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쉽지만 고립된 산장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은 영상으로 재현하면 더 매력적일 것 같다.

마트료시카와 로드킬 같은 작품은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 즉 우리가 아는 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아니라는 걸 부각시킨 작품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겉으로 봐선 친절하고 상냥한 이웃의 얼굴을 가졌지만 그 사람의 내면은 잔인하고 자신의 이익에 반하거나 자신의 뜯고 맞지 않는다 싶으면 언제든 얼굴을 바꾸고 심지어 공격할 수 있는 난폭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범인상에 가장 가깝다.

두 작품 모두 처음은 재밌게 시작했단 뒤로 갈수록 너무 진부한 설정으로 흘러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타임캡슐도 그렇고 코로나 시대의 사랑도 그렇고 지극히 오늘에 맞는 소재가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사회파 추리소설이나 범죄소설은 우리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고로 언제나 사회적 현상이나 변화의 흐름을 꿰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 요즘 가장 많은 뉴스에 등장하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부분이 아동학대와 정규직 비정규직 간의 좀체 메워질 수 없는 간격이라 볼 때 두 작품은 참으로 시기적절하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새로운 작품만 실어도 충분히 좋았을 것인데 여기에다 사이사이 당선작에 대한 코멘트가 실리고 작가의 인터뷰가 실려 어떤 생각을 가졌고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썼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건 작품을 읽는 것과 또 다른 재미를 줬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건 맨 처음에 실린 특집기사였다.

인구구조는 어떻게 한 사회의 범죄를 바꾸는가에 대한 글은 요즘 자주 뉴스에 등장하는 사건사고와 겹쳐서 상당히 와닿았다.

단순히 아기를 낳지않아서 점점 인구가 줄어들고 우리나라 전체가 나이들어 간다는 국가적인 문제에서만이 아니라

인구구조의 변화가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크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해줬다.

특히 노령인구의 증가에 따른 노인을 겨냥한 사건사고의 증가와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린 범죄의 증가, 그리고 개인 간의 소통의 부제와 같이 실질적으로 현재 일어나는 사회적 문제와 맞물려 한층 몰입해서 읽게 했다.

한마디로 이 책은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보물 상자와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여름편에선 또 어떤 재밌고 흥미로운 글이 실릴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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