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0시의 몸값
교바시 시오리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납치라는 구시대적 범죄를 저질러놓고 돈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금하라는 범인의 요구를 볼 때 왠지 단순히 돈이 목적은 아닌 것 같이 느껴집니다.
과연 범인의 노림수는 뭔지 궁금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랙 핸드 - 천재 형사의 뉴욕 마피아 소탕 실화
스테판 탈티 지음, 허형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 최고의 형사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다는 문구만 보고 좋아하는 누아르 장르물이라 생각해서 선택했는데 알고 보니 실화를 소설로 각색한 작품이었다.

실제 사건을 마치 르포처럼 풀어놓은 작품이기에 자칫 지루할 수 있을 거라는 우려와 달리 격동하는 시대의 분위기와 미국에서의 타민족이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당시 미국의 모습도 생생하게 그려서 흥미진진했다.

이 책은 180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미국 전역에서 악명을 떨쳤던 이탈리아 범죄조직인 이른바 검은손 조직과의 승부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조지프 페트리시노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뭐든 한번 보면 절대로 잊지 않는 놀라운 기억력의 소지자이자 범죄자의 행동반경을 예측해 잠복해서 기어이 잡고야 마는 끈기를 가졌으며 또한 변장을 했을 때 주변 사람들도 몰라볼 정도로 탁월한 변장술 솜씨를 가졌던 페트리시노는 1세대 이민 세대들이 대부분 그렇듯 제대로 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해 최종학력은 초등학교 6학년이다.

먹고살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생업에 뛰어들어 온갖 굳은 일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경찰이 되지만 당시 경찰 조직은 같은 이민자지만 이미 미국에서 어느 정도 터를 잡은 아일랜드계가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가 설자리는 없었다.

게다가 당시 이탈리아인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시선은 혐오와 경멸뿐이었고 온갖 차별을 당연시하는 시대였기에 이탈리아인 최초로 경찰이 된 그가 가는 길은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전국에서 최초의 이탈리아계 경찰이 되었지만 그를 뒷받침해 주거나 믿어주기는커녕 여기서도 철저히 아웃사이더가 되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이 사랑하는 제2의 조국이 된 미국을 위해 헌신하게 된다.

자신이 거리에서 잡일을 할 때 이미 같은 이탈리아 동포들을 위협해 돈을 뜯고 갈취를 일삼는 세력이 있음을 봤던 그가 그들에게 위협받는 동포를 위해 그들을 제거하기로 결심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놀랍게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들조차 그를 의지하기보다 침묵하는 방법을 택한다.

어느새 조직은 세를 키우고 스스로를 검은손 협회라 칭하는 이들은 악행을 저지르는 데 거침이 없었다.

돈이 되는 거라면 납치를 비롯해 감금, 폭행, 살인 등 어떤 짓도 불사하는 그들의 행동에 겁을 먹은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데로 돈을 지불하고 침묵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그들은 자신들을 돕지 않는 미국 경찰들보다 근처에서 자신들을 겁박하고 위협하는 검은손 조직이 더 무서웠던 것

당시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미국에서의 위치를 볼 때 그들의 선택을 마냥 어리석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아무도 그들을 제대로 대접하기는커녕 인간 취급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경찰 역시 아일랜드계가 장악하고 있어 경찰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은 처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은 손 조직의 횡포가 갈수록 포악해질 거라는 걸 짐작했던 페트리시노는 그들이 세력을 확장하면 이탈리아 동포만이 아닌 전 미국인을 상대로 이 같은 짓을 할 거라는 경고를 계속했고 마침내 범죄조직의 확장이 눈에 띄는 형세를 보이자 그가 원하던 이탈리아인들로 구성된 경찰 조직을 얻는데 성공한다.

불과 6명의 인력이었고 제대로 된 사무실조차 없었지만 그들이 거둔 성과는 빛났다.

물론 안타까운 부분 역시 많았다.

동포들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 제대로 된 도움을 받기 힘들었고 무엇보다 피해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사람조차 없어 간신히 검거해도 재판에서 쉽게 풀려나기 일쑤인 상황이지만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끈기와 집념으로 하나둘씩 사건을 해결하는 불굴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이런 노력의 결과는 그가 아닌 그의 사후에 그로부터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 의해 비로소 빛을 발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게 된다.

그가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사건을 해결하고 또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글을 읽으면서 그가 얼마나 미국과 이탈리아를 사랑했는지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어느 뛰어난 형사의 업적에 머무르지 않고 당시 미국 사회에서의 이민자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차별의 정도 그리고 같은 이민자들끼리의 알력과 같은 정치적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작은 조직에 불과했던 검은 손 협회가 서로 기삿거리를 뺏기지 않으려는 언론의 자극적인 기사로 점점 더 조직화가 확장되었다는 점등을 제대로 짚어낸 점은 이 책을 자전소설을 넘어 범죄역사를 기록한 기록물로 봐도 될 듯 하다.

어지럽던 시대에 태어나 타고난 재능을 보였던 작은 거인 페트리시노를 기억하게 만든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의 소리를 듣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가족 살인사건이라는 끔찍한 비극에 얽히게 된 여자와 그 들 사이에 숨겨진 비밀은 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우사미 마코토라는 작가에 대한 믿음때문에 더욱 궁금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더헤드 수확자 시리즈 2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원히 죽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인구 조절을 위해 인위적으로 목숨을 거두는 수확자가 있는 세계를 그리고 있는 수확자 시리즈

첫 편이 어떤 사람이 수확자로 선택되어서 수확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 들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거둘 때 어떤 마음으로 행하는지에 대한 예를 새롭게 수확자가 된 시트라 와 로언을 통해 보여준 거라면 2편에선 모두가 두려워하는 절대 권력의 상징인 수확자 내부의 치열한 정치싸움에 중점을 두고 있다.

권력이 집중된 곳은 자칫 부패하기 십상이고 그걸 견제할 세력이 없는 곳은 내부 분열로 스스로 자멸할 수 있다고 말했듯이 수확령 내부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초기 수확자들이 사람들의 목숨을 거둘 때 가졌던 도덕적 신념과 수확당하는 사람에게 가진 연민의 마음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수확에 나서야 하는지 등등 수확자로서 가져야 마땅한 마음가짐은 수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조금씩 변질되어 왔고 어느새 자신이 맡은 일을 하는 데 있어 즐겁게 하면 왜 안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새로운 유형의 수확자가 나타났다.

그의 이름은 고더드

그는 수확을 나설 때 한치의 자비도 없이 잔인하고 거침없이 행할 뿐 아니라 대량학살을 즐기고 수확하는 데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데로 자유롭게 수확할 권리가 있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런 주장을 반기며 그의 편에 섰고 이는 수확령이 둘로 나눠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전편에서 고더드 밑에서 수련하던 로언에 의해 제거되었지만 빌런은 쉽게 죽지 않는 법

새로운 고위 수확자를 뽑는 자리에 찬란하게 등장... 자신의 귀환을 알림과 동시에 고위 수확자 후보가 되지만 절대적 우위에 선 듯 보이는 그의 행보를 막아선 건 시트라 즉 새로운 수확자가 된 아나스타샤였다.

다른 한편으로 고더드처럼 수확을 하는 데 있어 편견을 가지고 있고 수확자로서의 도덕이나 마음가짐 따윈 저버린 채 스스로의 즐거움이나 권력을 따르는 부패한 수확자를 찾아 처단하는 검은 로브를 입은 루시퍼라는 존재가 나타난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볼 수는 없지만 알고 있는 선더헤드는 수확령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여할 수 없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탓에 어떤 일도 행할 수 없다.

그저 오랫동안 인간이 해오던 대로 자신들끼리 서로 싸우다 서서히 파멸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인 선더헤드는 자신이 사랑하는 인간들이 자멸하도록 놔둘 수도 없고 자신이 관여할 수도 없지만 자신의 뜻을 대리해 줄 누군가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를 움직여 자신이 알고 있으면서도 어찌해 볼 수 없었던 일을 함으로써 인류의 파멸을 막고자 하지만 고더드를 따르는 신질서 파 수확자들의 힘은 생각보다 막강했다.

첫 편이 다소 느긋하면서도 설명적인 요소가 많았다면 이번 편에선 보수파와 신질서 파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수 싸움이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이야기의 전개를 빠르게 했다.

게다가 새롭게 등장해 부패한 수확자를 처단하는 루시퍼라는 캐릭터가 가진 매력 또한 이번 편을 좀 더 흥미롭게 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질병과 죽음이 없는 유토피아 같은 세상을 살면서도 내부 균열이 일어나고 서로 패를 나누고 이익과 권력을 향해 질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과연 선더헤드는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걸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서는 아무래도 치열하고 철저한 수 싸움을 비롯해 강력한 전투신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N 레이디가가
미치오 슈스케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순서로 읽어도 상관없지만 읽는 순서에 따라 해피엔딩이 될 수도 있고 비극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을 차지하고라도 파트에 따라 거꾸로 인쇄되기도 하는 등 상당히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소설이 나왔다.

책은 첫 장부터 순서대로 읽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깨뜨린 책은 작가가 미치오 슈스케라는 걸 알게 되면서 호감도는 더 높아졌다.

책을 잡고 일단 평소와 달리 처음부터가 아닌 소개 글에 쓰인 한 페이지의 분량의 글을 읽고 궁금증이 생기는 에피소드부터 먼저 읽기도 했다.

나 같은 경우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살인사건이 나오지 않아서 범죄물을 좋아하는 취향대로 맨 마지막에 소개된 에피소드인 잠들지 않는 형사와 개를 먼저 픽 해서 읽게 되었다.

집안에서 부부가 살해되었고 같이 기르던 개가 사라진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 중 한 사람은 이웃집 아들로 피해자 집에서 개 짖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소동을 피운 전력이 있는 은둔형 외톨이... 게다가 공교롭게도 그의 팔에는 어디서 얻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상처가 있었다.

이에 경찰은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사라진 개를 찾기 위해 펫 탐정을 고용하면서 사건은 실마리가 풀리지만 이 에피소드에서는 범인을 검거하는 게 중요한 점이 아니었다.

마지막 이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펫 탐정의 이야기는 또 다른 에피소드인 떨어지지 않는 마구와 새와도 연결되며 그 속에 등장하는 교사는 또 다른 에피소드인 웃지 않는 소녀의 죽음 편의 주인공이자 화자로 등장한다.

늘 형과 비교되던 동생에게 어느 날 문득 찾아든 새 한 마리... 그 새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은 예사롭지 않았고 동생은 그 새의 주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을 하며 주인을 찾게 되면서 그 과정에서 펫 탐정과의 연결점이 생긴다.

모든 이야기가 서로 다른 듯 어딘가에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보면 연작소설과도 비슷한 부분이 없지 않다.

아니 어쩌면 연작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보이지만 작가는 여기에서 좀 더 색다른 시도를 한다.

예를 들면 거꾸로 인쇄된 내용이라든지 혹은 결말이 난 듯한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 다른 에피소드를 통해 그 결말의 이후 사정을 알 수 있게 하고 알고 있던 내용이 뒤바뀔만한 반전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읽는 순서에 따라 결말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여섯 편의 에피소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맨 먼저 읽었던 마지막 에피소드와 네 번째 에피소드 날지 못하는 수벌의 거짓말이었지만 다른 에피소드 역시 재미 면에서도 그렇고 다른 어떤 작품과 서로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을지를 궁금해하며 읽는 재미를 준다.

그러다 문득 작가는 요즘 좀처럼 문자로 된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좀 더 재밌고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이런 시도를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만약 그런 시도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작가의 이런 시도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지 않았을까

순서에 상관없이 마음 내키는 데로 선택해서 읽어도 되고... 그러다 다른 에피소드에서 먼저 읽은 에피소드와의 연결점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고...

시작도 끝도 없지만 읽는 순서에 따라 그 감상이 달라진다는 유동적인 면이 요즘 사람들에게도 어필할 만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런 부차적인 부분은 차지하고서 작품으로만 승부를 봐도 되는 작가이긴 하지만...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읽는다는 색다른 재미도 있었지만 역시 언제 봐도 믿을 수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