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인베이젼 - 아웃케이스 없음
조나단 리브스만 감독, 미셸 로드리게즈 외 출연 / SPHE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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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줄거리 。。。。。。。        

 

     2011년 8월 12일, 갑자기 예정에 없던 유성들이 지구를 향해 쏟아졌고, 두 시간 후 정체를 알 수 없는 적들이 세계의 여러 도시들을 동시에 공격해오기 시작했다. LA 방위군 소속의 낸츠 하사가 속한 해병 부대는 도시에 갇혀 있는 민간인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에 나서지만 적의 공격에 의해 희생자가 늘어가기 시작한다. 적들의 약점을 알아낸 낸츠와 그의 팀은 민간인들을 탈출 시키는 동시에 적의 심장부를 타격하기 위해 뛰어든다. 

 



 

 

 

 

 

2. 감상평 。。。。。。。               

 

     지구를 침략한 외계세력에 대항해 싸우는 미국의 이야기라는 건 이미 듣고 들은 평범하다 못해 지겨울 정도의 이야기지만, 뭐 그런 식으로라면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도 마찬가지 아닌가. 어떤 사람은 단지 미군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미군영웅주의’ 운운하던데, 뭐 미국이 전 세계를 구한다는 것도 아니고, 미군이 미국을 공격하는 적들을 물리친다는 이야긴데 그렇게까지 볼 필요가 있을까 싶다. 어찌됐건 군대의 존재목적이 자국민들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것이니, 소방관이 불 속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나 경찰들이 범인을 잡는 것과 특별히 다르게 볼 필요는 없다.

 

     영화는 철저하게 미국을 배경으로, 미국인들을 위해, 미국이 등장하는 것으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내용이 별다른 저항감 없이 와 닿는 건, 그만큼 미국문화, 혹은 미국적 생활 양태가 우리에게로 흘러들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해 보면 얼마나 많은 미국산 영화들을 봐 왔는지... 쇠고기만 주의할 게 아니라 문화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영화에 특별한 건 없다. 그냥 고민 없이 뛰어다니는 대원들을 보면 된다. 채 한 개 분대도 되지 않는 병력으로 대충 봐도 한 개 여단 이상 되는 전투력을 가진 적들을 물리치는 장면은 말 그대로 말도 안 되지만, 뭐 이런 게 ‘영화 같다’는 게 아닌가. 끝까지 자신을 희생하면서 민간인을 보호하는 군인의 기본자세를 강조하는 바른 영화. 적어도 그런 책임감을 비웃어서는 안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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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티풀 - Biutiful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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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1. 줄거리 。。。。。。。                   

 

     조울증을 앓고 있는 아내와 아직 어린 두 아이. 욱스발의 가족이다. 어느 날 간 병원에서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욱스발. 하지만 그가 하고 있는 일은 밀입국자들을 짝퉁 가방업체에 넘겨주는 브로커. 할 짓 못할 짓 하면서 돈을 벌어도 넉넉한 삶을 꾸리는 일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시간이 갈수록 증세는 악화되지만 사랑하는 아이들을 두고 갈 수는 없다. 어떻게든 살아야 하는데,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  

 

 

 

 


 

 

2. 감상평 。。。。。。。                  

 

     책임감이라는 건 참 소중한 가치다. 그건 누가 의무를 지어주지 않더라도, 그것을 하지 않으면 어떤 벌칙이나 위협이 있지 않더라도, 반대로 그것을 함으로써 어떤 보상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그 일을 해내려고 하는 의지를 말한다. 모든 것을 수치화 해 계산하고, 철저하게 그 결과에 따라서 이전까지 중요하게 여겨지던 것들마저 얼마든지 가볍게 버려버리는 오늘날의 삶에서 점점 잊히고 있는 가치이기도 하다.

 

     가난 구제는 나라(國)도 못하는 게 아니라 나(我)라도 하려고 애써야 하는 건데, 그렇게 서로를 위해 양보하고, 나누고, 힘을 북돋우며 살아야 하는 건데,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마저 사라진 사회는 그런 연대의 정신을 갈가리 찢어버렸다. 이젠 남의 일을 도우면 처벌을 받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슬프지 않는가?

 

 


 

     아직 세상으로 나가기에는 너무나 어린 두 아이, 조울증을 앓아 자기 자신조차도 내일 어떤 상태가 될지 알 수 없어 당혹해하는 아내를 향한 책임감, 비록 떳떳하게 드러내놓고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살지만, 경찰에 잡혀간 불법체류자의 아내와 아이를 위해 자신의 집 방 한 칸까지 내어주는 책임감에서 예스러움을 보게 된다. 자기 자신도 당장에 죽을 것 같이 힘든데(아니 실제로 곧 죽을 것을 아는데도)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든 뒤에 남겨질 이들을 위해 준비하려고 애쓰는 모습, 원래 부모는, 남편은, 사람은 그렇게 살아왔었다.

 

     합리적인 이유와 설명도 좋고, 자기 인생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게 단지 이기주의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면, 그렇게 살아간 결과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높은 건물들과 현대식 구조물들이 늘어가도 그 사회는 결코 발전했다고 할 수 없으리라. 그에 비해 영화 속 지저분한 거리와 집들이야 말로 진짜 사람이 사는 곳이다. 거기엔 최소한 책임감을 가진 욱스발이 살고 있으니까.

 

 

     주인공인 욱스발 역을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력은 완벽했다. 마치 그냥 그의 이야기인 것처럼 연기했다. 그가 연기했던 다른 영화를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욱스발이 처해 있는 상황처럼 너무나 답답하다.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는 아니니 영화관에 들어가기 전에 일단 마음의 준비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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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 일인지

이제야 깨닫게 되네요.

 

- 가와사키 마나미, 『사랑합니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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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린: 최후의 결전 - New Shaolin Templ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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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상영


 

1. 줄거리 。。。。。。。                  

 

     청 왕조가 무너지고 중화민국이 건국되었지만, 각처에서는 군벌들이 활개를 치고 있던 시절, 하남성 인근의 호우지에(유덕화)도 그런 군벌 중 하나였다. 형님으로 부르며 절친하게 지냈지만 늘 위협적이었던 송호를 제거하려다 부하였던 카오만(사정봉)의 계략에 빠져 모든 걸 잃고 소림사로 들어오게 된다. 딸의 죽음으로 깨달음을 얻게 된 그는, 이제 자신의 자리에 올라 자신보다 더 포악한 존재가 된 카오만의 위협에 맞서 절과 사람들을 지키는 싸움을 시작한다. 

 


 

 

 

2. 감상평 。。。。。。。        

 

     전형적인 중국 무협영화의 공식을 따라가고 있는 영화다. 선과 악의 대립은 뚜렷하고, 주인공은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복수에 성공한다. 이 영화는 불교적 세계관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기에 ‘복수’라는 말이 적절할지 않을지 모르지만, 꼭 적을 죽이거나 쓰러뜨려야만 복수는 아니니까. 이 영화 역시 일종의 복수에 성공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관객은 편하게 주인공만을 응원하면 되니, 복잡하지는 않다.

 

     두 시간 여의 짧지 않은 상영 시간이었지만 주인공의 극적인 심정의 변화가 충분히 설명된 것 같지는 않다. 일차적으로 딸의 죽음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건 알겠는데, 인물의 깊은 심리적 고뇌를 그려내기에는 감독의 역량이 부족해 보인다. 대신 시원시원한 액션신은 그럭저럭 볼 만하다. 유덕화의 연기력이야 따로 말해 뭐하나 싶지만, 사정봉의 겉멋만 잔뜩 들어간 기울인 고개는 그냥 실소만.. 그리고 요새 들어 자주 조연으로 등장하는 성룡에 대해선 아쉬움만 짙게 든다.

 

 


 

 

     영화에서 중화사상을 읽어내려는 네티즌들도 있는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엔 딱히 그렇게까지 봐야 할까 싶다. 그보다는 전통적인 문화를 파괴하고 약탈하는 서양세력에 대한 반감 정도가 약간 느껴진다. 왕을 반신(半神)으로 생각하는 일본이라면 존왕양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지만, 영화가 다루고 시대의 중국은 이미 왕이 폐위되었으니 그렇게 표현할 수는 없고 그냥 자국의 전통에 대한 강한 향수 정도일 것 같다.

 

     이걸 또 딱히 뭐라 할 수 없는 게,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 우리민족 역시 그렇게 일본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수많은 나라들에 의해 국권을 침탈당했으니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물론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그런 약탈행위에는 언제나 개인적 탐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그 나라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거고.

 

 


 

 

     그리고 역으로 우리나라가 그런 식으로 주변국들에게 끼친 피해도 있다는 점과 심지어 자국민에 대해서도 그런 식의 악랄한 조치들이 있었음 또한 인정해야 하지 않나.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못하게 만들고 무슨 뿔난 괴물로 묘사하는 쓰레기 주류 언론들과, 여기에 편승해 자기들이 나라는 다 지키는 양 부화뇌동하며 국가 전체에 획일적인 사고를 강요하는 족속들 역시, 이 영화 속에서 문화재를 약탈하고 수틀리면 다 때려 부수는 외국인들과 다를 바 없다. 충만한 열등감 감춰보려고 동남아시아 사람들에 대해 멸시와 우월감을 쏟아내는 작자들은 또 어떻고.

 

 

     뭐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다. 얼마 전에 본 일본식 하드코어물 보단 훨씬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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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1-10-18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형적인 중국 무술 영화입니다. 즐겁죠. 그 외에 다른 무엇은...

노란가방 2011-10-18 16:47   좋아요 0 | URL
네. 딱 거기까지만이죠.. ^^
 

 

 

미국이 비난의 대상이 된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자신에게 있습니다.

미국은 스스로 도덕적 원칙을 대외정책의 전면에 내세우고

스스로를 착한 경찰로 선전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대해 윤리적인 판단을 하고,

기대를 하게 만든 일차적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할 수 있지요.

  

- 김준형, 『미국이 세계 최강이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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