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어디에서 왔을까 - 양자물리학과 천문학으로 읽는 우주 탄생
크리스 페리.게라인트 F. 루이스 지음, 김주희 옮김 / 시공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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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년전 뉴턴의 미적분학이 큰 성공을 거두자, 사람들은 세상이 연속적으로 이뤄졌다 생각했다. 당연하다. 그렇게 보이고 공식이 성립하고 문제를 해결했으니. 하지만 흑체복사 실험은 이를 무너뜨린다. 물체를 가열하면 빛의 색이 온도에 따라 변하는데 거기서 측정한 빛의 양이 생각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플랑크는 뜨거운 물체에서 전하의 진동은 불연속적이고 이 불연속적인 것들 사이의 진동은 금지될 거란 가정을 했는데 그것이 나중에 증명된다. 결국 물리적으로 아주 작은 규모의 에너지 변화는 작고 불연속적인 덩어리, 즉 양자 단위로 나타났던 것이다.

 16세기 갈릴레오는 모든 운동이 상대적임을 입증했다. 그리고 맥스웰이 전기와 자기가 하나임을 입증했는데 그는 전자기파의 속도를 측정했고 놀랍게도 이것이 빛의 속도와 같음을 알아냈다. 즉, 전자기파는 빛이였던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전자기 방정식을 토대로 빛의 속력이 모든 사람, 사물에 상대적이며 그래서 어디서든 빛을 측정하면 초속30만km라고 추측했다. 상대성 이론이다. 이처럼 빛의 속도가 불변하다는 것이 입증되자 시공간도 고정 불변한다는 개념도 깨어졌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에 특수상대성이론이 적용되지 않음을 깨달았다. 그는 상대성 이론에 중력이 통합되려면 시공간이 휘어져야함을 입증했다. 시계의 똑딱거리는 속도와 자의 길이는 중력의 근원인 질량을 가진 두 물체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달라졌는데 이것이 특수상대성이론이다. 

 우주에는 양의 에너지가 있는 반면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음의 에너지도 있다. 질량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이 바로 음의 에너지다. 때문에 우리가 인접한 두 질량을 떼어내려면 에너지를 크게 가해야 한다. 그리고 우주 전체의 양과 음의 에너지의 합은 0이다. 

 표준모형에서는 보손이라는 범주 안에 4가지 힘입자가 있다. 전자기력을 매개하는 광자, 강한 핵력을 매개하는 글루온, 약한 핵력을 매개하는 w와 z다. 그리고 또 다른 힙자가 힉스 보손이다. 힉스 보손은 입자가 질량을 얻은 과정 설명에 핵심이다. 힘을 매개하는 보손 외에 12가지 입자가 더 있는데 6개는 쿼크로 강한 핵력을 느끼는 입자다. 쿼크는 위, 아래, 기묘, 맵시, 꼭대기, 바닥이라는 기묘한 이름을 갖는다. 그리고 나머지 6개는 렙톤으로 전자, 뮤온, 타우론과 3종류의 중성 미자다.

 초기의 우주는 물질과 반물질이 같은 양으로 섞여 있었다. 전자는 양전자와 충돌해 소멸하며 광자를 2개 성성했고, 쿼크는 반쿼크와 충돌 소멸하며 광자 2개를 생성했다. 충돌로 생성된 광자 2개는 서로 충돌하여 전자와 양전자 또는 쿼크와 반쿼크를 생성했다. 이런 순환관계로 제로섬의 평형을 유지했다. 

 하지만 우주가 급속히 팽창하자 광자의 에너지가 지속 감소하여 파장이 길어지며 광자의 충돌이 적어진다. 그러면서 광자의 충돌로 생겨나던 물질의 생성이 급격히 감소하고, 물질과 반물질은 여전히 광자를 생성했다. 그래서 이론대로라면 우주가 임계 냉각점을 지나면 모든 물질은 사라지고 방사선만 남아야 한다. 하지만 마지막 소멸이 일어나기 전부터 우주가 불균형 상태에 놓이며 완벽한 상쇄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양전자 10억개당 전자가 1개 정도 더 많아진다. 쿼크도 마찬가지인데 이로 인해 우주에는 전자와 물질이 가득하게 되고 원자가 생겨나는 토대가 만들어진다. 즉, 우주가 생겨나려면 우주의 대칭이 깨쳐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우주는 본질적으로 고도로 균형을 이루면서 불균형이 있다. 

 중성미자는 우주의 기본 법칙인 패리티 대칭을 어긴다. 전자기력과 강한 핵력, 중력은 패리티 대칭을 이루지만 약한 핵력은 비패리티 대칭이다. 위 쿼크 2개와 아래 쿼크 1개가 결합하면 양성자가 되고 위 쿼크 1개와 아래 쿼크 2개가 결합하며 중성자가 된다. 양성자와 중성자간의 결합을 이루는 힘이 강한 핵력이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해 원자핵을 이루는데 이것의 크기는 전자의 퀘도의 1/1000이다. 강한 핵력은 양성자와 중성자 간이 아닌 쿼크끼리 글루온을 교환하며 발생하는 것이다. 쿼크끼리 매우 인접해야 서로를 느끼고 글루온이 교환되며 강한 핵력이 발생한다. 

 우주가 식으며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하는 조건이 된다. 그런데 이론적으로 이중 양성자, 이중 중성자, 중양자 등이 생성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 우주에서 이런 일은 거의 없다. 그것은 스핀 때문이다. 화학에서 원자를 논할 때 개념은 궤도, 껍질, 양자 수등이 있다. 양자 수는 원자 내의 두 전자가 동일한 양자 수를 갖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것이 파울리 배타원리다. 

 모든 대상은 스핀을 지니는데 스핀은 정수 스핀과 반정수 스핀이 있다. 스핀 값이 정수면 보손이고 반정수면 페르미온이다. 보손은 앞에서 언급한 힘을 매개하는 입자이고 나머지가 페르미온이다. 두 페르미온은 동일한 양자상태를 차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스핀 값은 내부 자유도가 정해지면 페르미온은 같은 공간에 동시에 존재하지 못한다. 

 하지만 보손은 파울리 배타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유롭게 뭉친다. 그래서 보손보다 페르미온이 뭉치지 못해 물질로 구성되면 공간을 차지한다. 모든 전자는 양성자, 중성자처럼 페르미온이라 스핀값이 1/2다. 양자물리학에서 스핀값은 서로 반대되는 부호 중 하나를 취하기에 +1/2나 -1/2도 가능하다.

 두 페르미온은 결합해 같은 공간을 차지하면 스핀 방향에 동일하지 않다. 그래서 이중 양성자는 스핀방향이 반대이고 이중 중성자도 그렇다. 다만 이중 양성자는 서로 달라 스핀값이 괜찮다. 결합시 두 핵자의 스핀 방향이 반대이면 스핀값이 0이다. 그리고 결합 시 스핀 방향이 같으면 스핀값은 2가 된다. 스핀값이 크면 강한 결합을 의미한다. 그래서 스핀 방향이 서로 반대라 결합하여 0이되는 이중 양성자, 이중 중성자는 쉽게 깨어진다. 존재하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중양자는 스핀값이 2가 되어 끊으려면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핵반응을 비롯한 화학반응에서 핵심은 반응이 일어날 확률, 즉 반응 속도다. 반응 속도는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가능한 에너지, 반응물의 가용성 3가지에 따라 달라진다. 양서자는 반응으로 중성자가 되고, 중성자도 반응으로 양성자가 된다. 그런데 중성자의 질량이 조금 더 크므로 반응이 비대칭이다. 그래서 양성자와 중성자의 비는 7:1 정도다. 이 정도 우세면 우주엔 양성자만 있어야 하나 중성자와 양성자가 결합하여 원자핵이 형성디어 중성자가 보존되었다. 

 초기 우주에서 두 핵자인 양성자와 중성자가 거의 같은 비율로 홉합되었다. 하나의 양성자가 하나의 중성자와 결합하여 중수소를 생성한다. 중수소가 대량 생성디면 중수소 원자 한 쌍이 결합하여 헬륨이 된다. 별에는 중수소 생성에 필요한 자유 중성자가 부족하다. 그래서 최초의 별에는 양성자와 소량의 다른 원소만 존재했다. 여기서 별의 중심부의 반응을 도운 것이 양자 터널링이다. 이는 반응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가 없이도 반응하는 현상으로 양자규모에서만 발생하고 확률적이다. 양자터널링은 개체가 지닌 에너지, 이동거리, 개체크기등의 조건에 의존한다. 

 초기 별의 중심부에서 양성자는 전자기력으로 서로 접근하지 못한다. 서로 충돌만 가능했다. 그러다 양자터널링 효과로 전자기력을 넘어서 가까워져 이중양성자가 생성된다. 이는 언급한 것처럼 불안정하기에 바로 쪼개진다. 그 과정에서 약한 핵력이 작용하여 양성자 2개 중 하나가 중성자로 변환한 것이다. 이는 10의 28승의 1회에 불과한 확률이다. 하자만 충분히 많은 양성자를 가진 큰 별의 내부에선 의미있는 수의 중성자를 생성한다. 이렇게 중수소가 결합하여 헬륨을 형성하는 핵반응이 가능해진 것이다.

 별은 핵반응으로 수소가 고갈하면 헬륨을, 그것이 고갈하면 탄소를, 그 다음은 산소, 마지막으로는 규소를 핵융합하며 뒤로 갈수록 시간이 짧아진다. 규소는 마지막으로 철을 생성한다. 철로 핵반응은 일어나지 않는다. 철은 양성자와 중성자가 매우 단단히 결합하여 그 결합을 끊으려면 별의 내부힘만으로는 부족하고 별도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별 내부의 철의 축적은 사실상 핵융합의 중단을 의미한다. 

 중력만 남으면 별은 강하게 수축한다. 그 과정에서 철이 더 무거운 원소로 융합된다. 더 쪼그라들면 블랙홀이 형성되고 이 때 별의 바깥층은 폭발하며 방출된다. 별 바깥층이무너지며 중심부를 압박하는 양성자, 중성자가 너무 높은 밀도로 뭉쳐서 강한 핵력이 반발력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폭발하는 것이다. 폭발 시 강한 초고밀도, 초고온의 환경이 생겨나 철보다 더 무거운 원소가 생성되어 우라늄까지 생성이 된다. 

 중성자가 붕괴하면 양성자와 전자가 생성되는데 질량이 다소 감소한다. 물질과 에너지는 보존되므로 그 질량만큼 방출되는 입자가 있는데 이게 중성미자다. 중성자 붕괴 반응에서 전하는 보존되기에 중성미자는 전기 중성을 띤다. 중성미자는 약학 핵력과 중력에만 반응하는 유일한 입자다. 별의 중심부에서는 철이 생성되며 원자핵 내부에 전자가 있다. 여기서 전자가 약한 핵력으로 양성자와 결합해 중성자를 형성하고 그 부산물로 중성미자를 생성한다. 그래서 중성미자는 별이 폭발하기 이전에 방출된다. 그래서 중성미자의 관측은 별의 폭발을 미리 감지하게 한다. 

 페르미온은 2개가 동일한 스핀을 가질 수 없다. 이는 동일한 파동함수를 갖지 않음을 의미한다. 보손을 파울리 배타 원리를 적용받지 않아 같은 스핀을 가질 수 있고, 같은 파동함수를 가질 수 있다. 그래서 광자는 덩어리를 이룰 수 있다. 그래서 광자 보손 전체를 기술하는 파동함수는 1개가 된다. 두 전자는 반대 스핀을 가지면 동일한 회피 에너지를 지닐 수 있다. 즉, 페르미온은 파동함수를 공유하지 않고도 동일한 에너지를 갖는다는 의미다. 이를 물리학에서 축퇴라고 한다.

 그래서 페르미온은 내부 양자 자유도만 다르면 위치, 속력, 에너지도 같을 수 있다. 에너지가 낮을 수록 축퇴도는 낮아진다. 전자는 페르미온이기에 파울리 배타원리에 따라 압축에 저항한다. 이를 축퇴압이라 한다. 이 축퇴압으로 인해 모든 별이 블랙홀이 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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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월드컵이 한창이다. 한국은 체코를 상대로 2:1로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올렸지만 답답한 경기력과 수비의 실수로 멕시코에 0:1로 패하며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 사실 승리하긴 했어도 체코전 내용도 좋지 못했다. 그렇게 기술이 부족하고 둔탁한 팀이라면 더 수월하게 이겼어야 한다. 반면 일본은 8강 이상의 전력으로 평가받는 네덜란드와 2:2로 비긴 후, 조의 최약체 튀니지를 4:0으로 대파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아시아의 6연패도 끊어내었다. 월드컵에서 아시아팀이 무려 4골을 퍼부은 것은 일본이 최초다. 그전 3골도 일본의 기록이다. 한국은 무수히 월드컵을 치뤘지만 잘한 경기도, 이긴 경기도, 못한 경기에서도 2골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2002 월드컵에서조차 마찬가지였다. 즉, 한국의 한 경기 월드컵 최다 골은 2골에 불과하며 이번 대회에서도 이 벽을 넘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일본의 강력한 경기력은 절대 운이 아니다. 지난 월드컵부터 스페인, 독일을 격파했고, 월드컵 이전 평가전에서도 브라질, 잉글랜드를 격파했다. 이미 세계 10위권 정도의 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일본은 그야말로 한국의 밥이었다. 지리적으로 인접했기에 수많은 예선에서 만나야 했고 일본이 프로축구리그를 만든 1990년 이전까지 일본은 한국을 거의 이기지 못했다. 한국은 월드컵으로 가는 일본에게 그야말로 통곡의 벽이었다. 하지만 프로리그가 출발하고 본격적으로 짜임새 있는 축구 전술과 선진 축구를 적극 접목하며 일본은 90년대부터 한국을 빠르게 따라잡는다. 그 결과 한국은 1994년 월드컵에서 최종 예선에서 일본에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마지막 경기를 한국이 북한에 3:0으로 승리하고 일본은 이라크와 2:2로 비기며 골득실차로 인해 극적으로 한국이 월드컵에 나가게 된다. 

 일본의 첫 월드컵 진출은 그래서 1998년이다. 당시 경기력은 좋았으나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자메이카를 만나 3패를 기록한다.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는 그렇다쳐도 자메이카에 1:2로 패했다. 하지만 2002 월드컵을 공동개최를 하며 일본은 16강에 오른다. 하지만 한국이 무려 4강에 오른 것에 비해 일본은 16강에 머무르며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

 그래서 2002년부터 2010년까지는 한국의 약간의 우위가 지속된다. 한국은 2002 월드컵을 대비해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쳤다. 98월드컵까지의 선수를 황선홍, 홍명보를 제외한다면 거의 교체해버렸고, 발굴한 신예들을 갈고 닦아 성과를 내었다. 4강 신화의 기적으로 이들이 주목받아 당시 20대 초반에 불과했던 신예 주전들이 상당 수 유럽에 진출하게 된다. 맨유의 박지성, 토트넘의 이영표, 페예노르드로 간 송종국, 스페인 레알소시에다드로 간 이천수, 잉글랜드 울버햄튼으로 간 설기현, 독일로 간 차두리, 역시 네덜란드로 간 김남일 등이 그러했다. 

 한국은 이 때의 성과와 전력을 유지하며 2006 월드컵 1승 1무 1패로 아쉬운 조별리그 탈락, 2010 월드컵 1승 1무 1패로 16강에 진출하는 등 강한 전력을 유지했다. 일본 역시 한국 못지 않은 강한 모습을 보였다. 2006 월드컵에서는 1무 2패로 한국에 비해 크게 부진했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조별 리그를 2승 1패로 통과하는 저력을 보였다.

 2010년대 들어 양국의 전력은 서로 교차된다. 한국은 하향세를 일본은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낸다. 2010월드컵은 일본이 월드컵에서 한국보다 좋은 성적은 거둔 첫 대회였다. 이 때 한국은 2002 월드컵 세대가 은퇴하고 이후 그들을 대체할만한 세대가 나타나지 못한다. 그리고 국내리그의 유망주들이 돈을 앞세운 중동이나 중국리그로 진출하는 것이 대세였다. 일부 스타급들만이 부분적으로 유럽에 진출했다. 즉, 유럽으로의 도전보다는 안정적 돈을 선택한 것이다. 반면 일본은 국가, 협회, 기업에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유럽으로 진출시켰다. 당시 실력으론 인정받지 못했기에 거의 스폰서 해주기도 하고, 무료에 가까운 이적료로 유망주들을 유럽으로 보낸 것이다.

 그 격차는 지금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현재 국가대표 스쿼드 두 개 정도를 모두 유럽파로 채울 수 있을 정도이며 한국은 주전 급들 정도만 간신히 유럽파로 채우는 정도다. 더구나 일본 축구 협회는 2050년 월드컵 우승을 천명하며 꾸준한 로드맵하에 자국의 축구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한국은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과정에서 드러났듯 축구협이가 하는 많은 것이 불투명하며, 철학과 비전, 능력에서 상당한 의심을 받고 있다. 

 이런 선진축구의 경험과 꾸준하고 체계적인 협회의 운영으로 일본은 과거의 강점에 약점을 극복한 형태의 팀이 완성되었다. 90년대부터 일본의 만들어가는 축구는 특징이었다. 하지만 신체적 열세와 결정력, 전진성의 부족이 늘 약점이었다. 하지만 유럽에 선수들이 진출하고 전술이 완성되면서 이것이 모두 극복되었다. 일본은 더 이상 어느 나라 팀과 붙어도 피지컬에서 밀리지 않는다. 또한 기술적으로도 우위를 보이는 경우가 많고, 일관된 전술로 어느팀과 붙어도 색깔을 잃지 않는다. 상대팀에 따라 도깨비 같은 모습을 보이는 한국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다.

 그 결과 현재 2020년대 들어 한국은 거의 모든 경기에서 일본에 상당한 열세를 드러내고 있다. 국가대표는 3연패 중이며, 일본이 우리를 추격하던 시기에도 상당한 우위를 보이던 청소년 대표급들도 대부분 대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프로리그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자국의 유망주들을 상당수 유럽으로 보내면서 자국리그의 선수층이 얇아지는 부작용이 발생했었다. 그래서 한국은 2010년대에서 2020년대 초반까지는 프로리그에서 일본팀에 우위를 보이느 모습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일본 자체의 수준이 크게 올라오면서 프로팀들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일본팀을 거의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아직 진행 중이고 한국과 일본 모두 32강에 올라갈 가능성은 매우 높다. 토너먼트 대진운은 한국이 더 좋아보이지만 결과는 일본이 낼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2002, 2010, 2018, 2022 대회에서 모두 16강에 올랐으나 16강의 벽을 모두 넘지 못했다. 특히, 2차례의 승부차기 패배가 뼈아팠다. 

 하지만 이번은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인다. 월드컵에서 4골을 넣는다는 것은 이미 강팀의 수준에 도달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월드컵에 나오는 팀들은 지역 예선을 통과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팀들이다. 그런 팀들을 상대로 4골을 넣었다는 것은 상대 조직을 완전히 허무는 공격 전개능력과 골결정력을 보유했다는 의미다. 또한 일본은 역사상 월드컵 내내 선제골을 넣거나 전반부에 골을 넣는 경우가 많다. 양쪽다 체력이 충분한 상태인 만큼 이는 실력으로 상대를 허문다는 의미다.  

 반면 한국은 골을 먼저 먹는 경우가 많고, 월드컵에서 기록한 골들의 상당수가 후반부다. 그래서 월드컵에서 한국이 쌓은 승점은 대개 따라 붙어서 비기거나 역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상대를 전술과 능력으로 무너뜨리기보다는 한국 특유의 정신력과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몰아 붙여 상대가 전술이나 전력이 체력적으로 무너지는 후반부에 되서야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의미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독일전 승리도 그러했다. 2:0이라 스코어는 경기 내용상 한국의 완승으로 여겨지지만 당시 경기를 보면 전후반 내내 독일이 공을 소유하며 주도적으로 경기를 했다. 한국은 간헐적 역습을 하다 후반 막판에 제대로 맞지 않은 한국의 코너킥이 체력이 떨어지고 마음이 급한 독일 수비가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골을 허용했고,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독일이 골키퍼까지 올라와 무리하게 공격을 하다 손흥민에게 추가골을 얻어 맞고 패배한 경기였다.

 따라서 한국은 이번 월드컵 성적이 어떻게 나오더라도 협회차원의 개혁과 새로운 판을 짜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지금의 협회장은 물러날 것을 천명했다. 그 밑에서 학연과 지연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을 모두 도려내고 실력 위주의 사람들은 선임하는게 중요하다. 한국의 모든 대표팀, 프로팀의 감독은 거의 99% 선수로 유명했던 사람들이다. 물론 다른 나라도 그러한 경우가 있긴 하나 뛰어난 선수가 반드시 좋은 감독이 되는것이 아닌만큼 유명 감독 중에는 유명 선수 출신이 아닌 경우도 많다. 같은 독일 출신인 위르겐 클롭이나 클린스만을 비교해봐도 그러하다. 그런데 한국은 모두 유명 선수 출신만 감독을 한다. 이런 것부터 개혁이 필요하다.

 한국은 잠재력이 매우 높은 나라다. 한국의 거의 모든 스포츠는 체계와 토양, 비전, 협회의 운영능력이 모두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이상스럽게 크랙 급의 선수들이 꾸준히 나온다. 피겨의 김연아나 수영의 박태환, 펜싱 최초 금메달리스트 김영철, 축구의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 등이 그러하다. 이런 인재들이 불모지에서도 나올 수 있는 나라이기에 준하는 인재들도 더 많이 나올 수 있게 체계를 구성하는게 중요하다.

 축구는 언제나 돌고 돈다. 전술의 흐름이 변하고, 강한 운동 능력을 요구하는 스포츠인지라 전성기가 빠르게 지나고 새로운 선수들이 계속 수급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뒤지고 있지만 열심히 노력한다면 다시 앞지를 날이 그래서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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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6-06-21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국가주의가 싫어 월드컵을 안 보긴 하지만,
우리나라 축구에 대한 뼈아픈 지적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닷슈 2026-06-22 12:5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잉크냄새 2026-06-21 2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구협회의 카르텔이 엄청나죠. 작년에 홍명보 선임 문제로 청문회까지 하고도 축구 지도자 협회의 정몽규에 대한 재신임이 90% 이상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지금도 정몽규(물론 퇴진했지만) 홍명보 퇴진 여론이 70~80% 나오는데 협회는 월드컵 성적으로 어떻게든 비벼보려고 할 겁니다. 월드컵 최초 48개국에다 사상 최약체가 모인 꿀조에 속했으니 성적은 꽤 좋을 것인데 이것도 순수하게 응원하지 못하고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선수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예선탈락하고 전면적인 쇄신이 이루어져야 할텐데,지도자 협회 소속된 자들의 재신임이 90%가 넘으니 쇄신이 가능할까요...

닷슈 2026-06-22 12:56   좋아요 1 | URL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스포츠를 기업인이나 특정 학연출신이 지배하고, 그 밑으로 체육인들이 줄 서 있는 구조입니다. 자기들끼리 감독, 주요 자리를 해먹고 실력 위주의 경쟁, 민주주의가 없으니 견제가 없어 쇠퇴합니다. 솔직히 피파가 정치를 완전 배제하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정효 감독 같은 사람이 귀하고, 나오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쇄신 가능했으면 합니다. 잠재력이 크니까요. 시민 대부분이 즐기고 영향을 받고 그걸로 먹고 사는데 시민을 배제하고 정치를 배제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겸재 정선 - 진경산수를 개척한 우리나라 화성 새로 쓰는 화인열전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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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후기는 회화가 진경 산수화로 변하고, 그림의 대상과 주제가 성리학적 관념을 넘어서 일상생활, 일반 백성으로 이동하는 한국 예술사의 중대한 변곡점이었다. 그 변곡점을 찍은 사람이 바로 겸재 정선이다. 정선이 개척한 진경 산수화에 대해 사실 교과서에서 절반 만을 가르친다. 진경 산수화가 조선의 산수를 실제에 가깝게 그리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산수화의 주제와 대상이 중국의 관념적이고 이상적인 산수에서 조선의 산수로 옮겨간 것은 맞지만 진경산수는 그것을 실제에 가깝게 치밀하게 그리기 보다는 대상에서 받은 인상을 그리는 것에 가깝다.

 즉, 진경산수화는 조선의 산과, 바다, 강, 자연을 대상으로 그림을 그리되 실제를 정확히 묘사하기보다는 대상에게서 받은 생각과 느낌 등을 화인이 주관적으로 그리는 것이된다. 서양 예술 사조로 친다면 인상주의나 추상주의로 나아가는 모더니즘 경향과 매우 유사하다 할 수 있다. 

 이 책은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님이 겸재 정신에 대해서 쓴 책이다. 과거에도 이런 책을 쓰셨는데 그간 한국 미술에 대한 연구가 양,질적으로 모두 깊어지며 그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책을 거의 다시 쓰셨다 한다.  

 정선은 조선시대 사람 치고는 84세까지 장수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젊어서 두각을 나타낸 반면 정선은 40세까지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60이 넘어서야 그 진가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정선의 대표작인 금강전도, 인왕제색도, 박연폭포는 모두 국보급 문화재로 정선이 70대 이후에 그린 것들이다. 

 그래서 저자는 정선의 회화 발전 시기를 다음의 3단계로 나눈다.

 우선 모색기로 60대 이전으로 진경산수를 개척해나가는 시기다. 신묘년 풍악도첩, 북원수회도, 사계산수화첩, 의금부계회도, 구학첩, 내연산 삼용추 등이 이 시기의 대표작이다. 다음은 60대로 확립기이다. 진경산수 화풍을 완성한 시기다. 대표작은 청풍계도, 서원소정도, 경교명승첩, 연강임술첩이 있다. 마지막은 완숙기로 70대 이후다. 진경산수의 경지에 이르러 필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시기다. 대표작은 계상정거도, 정묘년 해악전신첩, 인왕제색도이다.

 정선은 평생 그림을 쉬지 않고 그렸다. 예술을 사랑하기도 하고 여기 저기서 밀려드는 그림 요청을 대개 수락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우 다작한 작가이며 작품도 현재 많이 남아있는 편이다.

 정선은 다른 화인들과 다르게 양반 출신이다. 광주 정씨로 증조부 정창문이 벼슬하지 못했고 그 아들 3형제도 급제를 못했다. 조선시대 양반가에서 3대가 벼슬을 하지 못하면 한미한 집안으로 추락했는데 정선의 가세가 딱 그러했다. 그래서 정선은 40세까지 궁핍한 삶을 이어간다. 그런 정선에게 관직의 길을 열어준 것이 안동김씨 집안이다. 이들은 청운동 일대에 살았고 이 지역을 장동이라 불러 다른 안동김씨와 구분해 장동김씨라 불렸다. 순조, 헌종, 철종의 장인인 김조순, 김조근, 김문근이 바로 이 장동김씨다. 이들은 김상용, 김상헌 형제의 후예다. 김상헌의 손자 김수증이 공조참판, 김수항이 영의정, 김수증도 영의정에 오르며 집안이 궤도에 오른다. 그리고 김수항의 아들 6인이 창자 돌림으로 겸재와 인연이 깊다.

 이들 중 김창집이 영의정에 올랐는데 이들의 고조부가 겸재의 고조부와 매우 친했다. 그래서 집안이 가까웠던 것이다. 김창집의 동생 김창흡은 형과 다르게 진사시에 합격하도고 관직에 나가지 않고 평생 학문에 전념한다. 그는 진경산수화와 비슷하게 진경시를 추구했는데 이게 정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창흡은 정선의 학문적 스승이었다. 장동김씨 들은 회화에 관심이 깊어 많은 작품을 수장했는데 정선도 이를 감상하며 회화에 대한 조예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겸재는 학문에도 밝았는데 대학과 중용 등 경학에 능했고 주역에도 조예가 깊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관직엔 나아가지 못한다. 그러다 가세가 힘들어 김창집에 관직을 요청해 그의 추천으로 41세가 되어서야 종9품의 말단직 천문학겸교수가 된다. 당시 김창집이 좌상으로 관상감의 제조였기에 가능했다. 관상감의 직책은 대개 중인이 맡았지만 이처럼 한미한 양반들이 진출하기도 했다. 

 겸재는 36세에 처음 금강산을 유람하고 신묘년 풍악도첩을 그린다. 그리고 이듬해 다시 금강산을 유람하고 해악전신첩도 그린다. 겸재 당대에는 중국과 교류가 많아 많은 중국의 화풍이 조선에 들어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정선도 남종문인화풍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이를 묘사하거나 그런 풍으로 그린 그림들이 젊어서는 많다. 겸재는 이처럼 당대의 조선회화의 전통인 절파풍 전통에 신사조인 중국의 남종문인화풍에서 시작해 자신의 개성인 진경산수화로 나아간 셈이다.

 겸재는 신묘년 풍악도첩에서 부감법과 수지법과 점경인물을 보인다. 겸재는 중국과 우리의 자연이 다르기에 중국의 나무 그리는 법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우리 산천에 걸맞는 줄기가 굽은 소나무와 무리짓는 솔방울을 그렸다. 그리고 중국의 점경인물(작은 인물 그리기)은 자세하지 않고 단순한 반면 겸재는 그것을 따르면서도 동작을 실감나게 표현해 차별점을 두었다. 그리고 겸재의 작품에는 유머와 시사성이 있다. 그림을 보면 이게 무슨일인지 추론해볼만한 서사가 있는 경우가 많고, 금강전도 같은 그림에도 곳곳에 사자바위를 그려넣는 등의 해악이 있다.

 겸재는 해악전신첩을 금강산 방문 후 그렸고 35년인 전성기 72세때 이를 다시 그렸다. 둘다 남아 있어 겸재의 화풍이 진경산수로 어떻게 발전하였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해악전신첩의 전신은 대상의 외형뿐만 아니라 그 정신까지 담아내는 것을 말한다. 원래 전신수법은 인물의 정신을 담아내는 초상화의 기법이었으나 그것이 산수까지 확대된 것이다. 

 겸재는 45세인 1720는 하양현감에 제수된다. 하지만 이듬해인 1721년 신임사화가 생긴다. 이는 경종때 노론 4대신이 연잉군(영조)을 왕세제로 책봉하고, 그에게 정무대리까지 맡길 것을 주장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처음에 이 주장은 관철되었으나 훗날 소론이 극렬히 반대하여 이 주장을 펼쳤던 노론 4대신이 화가 미친다. 그들 중 하나가 김창집이었다. 그의 은혜를 입은 겸재로서는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조선시대 화가 주변 사람에게 미치는 일은 흔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창집은 유배되어 사사된다. 하지만 경종이 오래 살지 못하고 영조가 즉위하자 판이 뒤집히고, 김창집은 결국 복권된다. 

 겸재는 50대에 영남의 명승 쌍도정도를 그린다. 이는 성주 관아의 객사인 백화현의 정원에 있는 정자 이름이다. 쌍도인 이유는 정원 내에 연못이 있고 그 가운데 두 개 인공섬이 다리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하양현감 시절 겸재는 환곡을 제대로 걷지 못해 최하위 인사고과를 받는다. 그러다 55세 정기인사에서 종6품 한성부 주부를 제수 받고 이어 의금부 도사가 된다. 의금부 인사들은 자주 계회를 가졌는데 겸재도 의금부계회도를 그린다.

 한편 겸재는 사헌부 지평 김한운의 탄핵상소로 파면된다. 표면적 사유는 겸재가 잡기로 발신하여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실제 겸재는 대과로 입직하지 못했고, 학문이나 관료로서의 재능보다는 환쟁이로서의 명성이 훨씬 컸기에 이와 같은 공격을 평생에 걸쳐 받게 된다. 탄핵 후 겸재는 백악산 아래 인곡정사를 짓고 그림 그리기에 전념한다. 60대에 이곳을 그린게 인곡유거도이다. 

 겸재는 진경산수로 평생 금강산과 영남의 명승, 장동8경으로 대변되는 한양의 명소를 주로 그렸다. 장동은 지금의 인왕산 동쪽과 백악산 서쪽 사이의 지역이다. 오늘날 청운동, 옥인동, 누상동, 누하동, 신교동, 통인동, 통의동, 창신동, 궁정동, 효자동을 아우른다. '

 정선은 1733년 청하현감에 제수된다. 청하는 지금은 포항시의 일부가 되어 지역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조선시대 관리의 고과는 직속상관이 6개월마다 실시해서 보고했다. 이를 일고라 한다. 상중하  3등급으로 평가했는데 다행히 정선은 이번엔 십고십상을 받는다. 이는 10번 연속 상등급 평가를 받은 것으로 순포라 칭했고 보고시 채록하여 승진의 참고자료로 삼았다. 겸재는 청하현감 시절 친우인 삼척부사 이병연과 간성군수 이병성은 만나려 동해안을 거슬러 올랐는데 그러면서 관동8경을 유람하고 이를 화폭에 남긴다. 

 그는 내연산의 삼용추를 그렸다. 내연산은 영덕과 포항사이의 산으로 보경사라는 고찰이 있다. 내연산의 용추계곡에 3연 폭포가 있어 삼용추라 하는데 연산폭포, 관음폭포, 잠룡폭포의 순이다. 

 한편 정선은 60세의 나이에 92세 노모가 돌아가셔 서울로 상경한다. 3년 상을 치루고 이후, 관직에 나가지 않는 동안 관동명승첩과, 청풍계도, 세검정도 등을 그린다. 세검정은 서울에 있는 정자로 지금이야 개울이 있는 주택가에 휩싸여 정취가 없지만 과거엔 개천이 흐르고 산천이 느껴지는 정자로 장안의 선비들이 장마철에 풍류를 즐기러 자주 찾는 곳이었다. 

 겸재는 65세인 1740년 양천현령으로 제수된다. 현령은 현감보다 품계가 높은 곳으로 정선은 승진한 셈이다. 다만 70세가 되자 현령에서 물러난다. 70세가 당시 조선의 현령의 정년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전국의 명소를 돌아다니며 그리는데 이전에 비해 디테일은 생략하고 대상을 과감하게 재구성하여 원숙하고 개성적 필치로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수묵담채에 머무르지 않고 청록채색도 구사하며 산수화가 장엄하고 화려해진다.

 겸재가 그린 계상정기도는 1천원권에 나온 도안이다. 이황의 인물화가 그려진 반대편에 있다. 이는 71세 때 그린 것으로 도산서원 자리에 있던 계상서당에서 조용히 책을 읽으며 않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70대에 정선은 다시 금강산을 그린다. 임진년 그린 해악전신첩을 다시 그려 정묘년 해악전신첩을 그린다. 

 겸재의 대표작 금강전도는 여러 폭이 있다. 정선은 금강산을 여러 번 그렸는데 신묘년 풍악대첩에 금강 내산이 있고, 72세 정묘년 해악전신첩에도 금강내산이 있다. 그래서 같은 대상을 그렸기에 그의 화풍이 얼마나 다르게 발전하였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는 76세에 인왕제색도를 그린다. 인곡정사 너머로 보이는 인왕산의 모습을 그린 대작이다. 묵을 짙게 써서 대비를 이루는데 정선의 그림과 좀 다른 느낌이 든다. 저자는 당시 정선의 친우들이 죽음을 맞이한 시기라 인생에 대한 무상함과 슬픔이 가미된 것을 이유로 생각한다.

 마지막 대작은 박연 폭포다. 이전까지만 해도 겸재는 대상의 디테일을 강조하는 편이었으나 이 작품에 이르러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을 버리고 과장으로 이미지를 극대화한다. 독특한 묵법과 필법으로 순수 조형의 힘과 아름다움을 보인다. 

 겸재는 79세인 1754년 사용원 첨정에서 사도시 청정 종4품으로 승진한다. 그리고 80세에 정3품 첨지중추부사로 승진한다. 경국대전에 80세에 이르면 양천을 불문하고 한 품계를 승진한다는 규정덕이었다. 그리고 숙종의 비 인원왕후의 칠순이 이듬해 있어서 다시 한 품계 승진한다. 그래서 무려 종2품 동지중추부사가 된다. 당상관이 된 셈인데, 그리 되면 조상들의 품계도 올려주게 된다. 집안의 영광인 셈이다. 

 겸재는 1759년 인곡정사에서 84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대가는 오래도록 살면서 평생을 수련해 발전하여 대기만성한다. 그는 진경산수로 조선만의 산수를 완성했고 18세기 이래로 많은 화인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 우리가 일천원권에서 그의 그림을 늘 볼 수 있는 이유다. 정선의 작품은 박물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 그의 탄생 350년을 기념하여 작품을 모아 전시회가 열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 다녀온 분들인 귀한 기회를 놓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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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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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션과 아르테미스로 유명한 앤디 위어의 세 번째 우주소설이다. 아르테미스는 재미가 다소 부족했는데 이번 작품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충분히 재밌다. 그래서 영화 제작도 성공한 게 아닌가 싶다. 

 지구의 천문학자들은 항상 외계 먼 곳의 은하와 항성, 블랙홀 등은 관측하려 한다. 이미 지구 가까운 곳은 아마추어들의 몫인데, 이들이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태양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엔 실수인 줄 알았지만 전문가들이 달려드니 곧 사실임이 입증된다. 더 큰 문제는 태양의 어두워짐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인간 지도부는 이 문제를 공유하고 세계의 자원을 이 문제 해결에 총동원하기 이른다. 태양이 어두워지면 일조량이 줄어 세계 식량 생산에 큰 차질이 생겨, 결국은 인간이 공멸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선 태양은 어둡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태양 인근으로 우주선을 보낸다. 어둡게 만드는 물질은 페트로바선이라는 특유의 자외선을 내뿜고 있었고, 이상하게도 금성인근으로도 상당량이 이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이것이 생물임을 알아낸다. 그래서 물 기반 외에도 다른 방식으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다는 요상한 논문을 쓴 라일랜드를 찾아간다. 그는 학계에서 이단아로 취급받아 쫓겨나고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그리고 각국 정부로부터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스타라트는 라일랜드와 대화 후 그를 이 외계생물 연구 적임자로 여기가 거의 강제로 끌고 간다. 라일랜드는 이들이 외계 미생물임을 밝혀낸다. 이들은 태양 빛을 먹이 삼아 에너지를 얻었고, 이산화탄소를 얻어 번식했다. 그래서 금성으로 이동했던 것이다. 게다가 라일랜드는 이들을 번식시키는데도 성공한다. 그리고 이 미생물을 아스트로파지라 명명한다. 

 아스트로파지는 놀라운 에너지 효율을 갖고 있었다. 96.5도 정도의 체온을 유지했고, 태양 빛을 흡수해 질량을 늘린다음 이 질량을 엄청난 에너지로 바로 변환할 수 있었다. 이 능력으로 항성계를 이동해 나간 것이다. 인간 천문학자들은 12광년 정도 떨어진 외계에서도 아스트로파지 감염현상을 발견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한 행성만이 아스트로파지의 영향을 받고 있지 않았다. 이것이 인간의 희망이 된다. 

 문제는 12광년의 거리가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거리였다는 점이다. 광속의 속도로 다녀와도 24년이데 그 사이엔 인간이 식량 부족으로 멸망하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인간의 기술력으로는 광속은 언감생심이다. 두 가지 해결책이 나온다. 하나는 아스트로파지의 능력을 이용하면 광속에 근접한 속도로 비행하는 우주선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왕복에 27-8년 정도가 소요되었다. 그런데 그러려면 연료인 아스트라파지가 대량으로 필요했다. 이는 사하라 사막을 이용한 초 거대 배양 시설을 건축 하며 해결한다. 수백kg의 아스트로파지가 배양된다. 다음 문제는 그럼에도 인간이 버틸만한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남극에 핵탄두를 이용해 빙하를 탈락시켜 급격한 메탄 배출로 인한 인위적 온난화를 유도하기로 한다. 그러면 태양 빛이 어두워져도 어느 정도 시간을 버는 것이 가능했다. 온난화가 생존에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은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헤일메리 프로젝트가 가동된다. 헤일메리 프로젝트는 영어권에서 거의 가망 없는 행위를 가르킨다. 미식축구에서 먼 거리에서 막판에 요행으로 던지는 버저비터를 노리는 공이 그러했다. 우주 비행사 셋이 12광년 거리를 이동해야 했는데, 광속에 가깝게 비행중이라 시간이 느리게 흐린다는 점을 감안해도 우주선 안에서 편도 4년을 견뎌야 했다. 모든 심리학 실험은 인간이 이런걸 견딜 수 없음을 가르킨다. 그래서 수면 상태로 가기로 했고, 그것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특정 유전자를 갖고 있었는데 그 비율이 7천대 1에 불과했다. 자살 여행 지원 의향과 능력이 있는 모든 이들을 합해도 인원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여튼 우여곡절 끝에 준비는 마무리 되고, 발사 시점이 다가온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아스트로파지를 실험하다 거대 폭발이 일어난 것. 지원팀의 오류로 1나노 그램이었던 아스트로파지를 1밀리그램이나 보낸 탓이었다. 그만큼 아스트로파지가 가진 에너지와 폭발력은 상당했다. 이 폭발로 주요 승무원을 잃게되자, 스타라트는 라일랜드에 우주선 합류를 권유한다. 시간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자살형 편도 비행이기에 라일랜드가 이를 거부하자 스타라트는 그를 우주선에 강제로 태우게 된다. 지원자가 있긴 했으나 그를 수일 내에 인류 운명을 건 미션을 해결할 만한 수준으로 교육할 수는 없었기 때문.

 라일랜드가 저항하자 그는 프랑스가 개발한 약물을 투여해 잠재운 채로 그를 우주선에 태운다. 이 약물은 사람의 기능은 모두 유지하면서도 신기하게도 단기간 기억상실에 걸리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라일랜드는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을 하지 못하면서도 우주선에 대한 지식, 과학에 대한 지식은 모두 갖춘채로 잠에서 깨어난다.

 다만 같이 우주선에 탑승한 중국인 야오와 러시아인 일류키나는 죽은 상태였다. 그들은 수면상태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라일랜드는 그렇게 홀로 타우메바 행성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외계인 에리드인이 탑승한 우주선을 만난다. 그들 역시 지구와 같은 고민으로 이곳을 향했다. 이렇게 지구인과 에리드인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고 서로의 문화와 언어, 과학, 생리를 배우며 친해진다.

 라일랜드는 거대한 암석으로 이뤄진 개미같이 생긴 그를 로키라 이름 붙인다. 에리드는 기압이 지구 보다 훨씬 높고 대기가 대부분 암모니아이며, 기온도 무척 높았다. 때문에 서로는 서로의 대기에 적응할수 없어, 로키는 자신이 돌아다닐 수 있는 에어로크 같은 것을 라일랜드의 우주선 내에 만들고 같이 여행한다.

 그들은 타우메바에서 아스트로파지를 잡아먹고 사는 천적 미생물을 발견한다. 그런데 이들이 우주선의 연료인 아스트로파지를 잡아먹기에 잘 통제하여 지구로 보내는 문제가 생겨난다. 이 미생물이 너무 퍼지게 되면 우주선이 연료를 잃고 멈추게 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나 라일랜드는 이를 해결한다. 하지만 로키를 구하는 과정에서 연료를 잃어 라일랜드는 미생물과 그 연구 결과를 담은 자료만 지구로 보내고 자신은 어쩔수 없이 행성 에리드로 가게 된다. 거기서 라일랜드는 살게 되며 책이 끝난다.

 이 책의 중심 생각은 생명의 외계 기원설로 판스페르미아 가설이다. 소행성 따위에서도 단백질을 만드는 아미노산이 존재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각 행성들의 생명은 아마도 아스트로파지가 생겨난 곳에서 펴져 나갔다는 것이다. 소설에서 아스트로파지와 그의 천적 미생물, 그리고 인간과 에리드인들은 모두 천문학적 관점에서는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다. 때문에 이런 가설에서 소설을 착안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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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믹 쿼리 - 우주와 인간 그리고 모든 탄생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유쾌한 문답
닐 디그래스 타이슨.제임스 트레필 지음, 박병철 옮김 / 알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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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는 매우 광대하다. 그 광대함을 알려면 거리를 재야 하는데, 이것이 매우 쉽지 않다. 하지만 영민한 인간은 거리를 재는 두 가지 방법을 알아냈다. 우선 시차다. 어릴 때 다 해본 것이지만 팔을 눈앞으로 쭉 뻗고 엄지를 세운다. 그런 다음 왼, 오른 눈을 번갈아 뜨면 신기하게도 엄지가 이동한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오른 눈과 왼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각도 차이, 즉 시차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걸로 별의 거리를 재는 것이다. 특히, 인간은 망원경을 발명해서 매우 먼 거리까지 시차로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시차측정은 한계가 많다. 그래서 발명해낸 것이 표준촛불기법이다. 하버드의 멘리에타 래빗은 천문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을 하다 셰페이드 변광성을 발견한다. 그는 이 별의 밝기가 규칙적으로 변화함을 밝혔는데 변화의 주기가 길수록 많은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것을 이용하면 현재 별의 겉보기 등급과 관련하여 그 별까지의 거리 계산이 가능하다. 

 미천문학자 할로 섀플리는 래빗의 표준촛불기법으로 은하수의 크기를 계산한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은하수의 폭만 무려 10만 광년의 길이가 나왔다. 여기에 그는 태양계가 은하의 중심도 아니고 2/3지점의 변방임도 알아냈다. 

 20세기 초만 해도 사람들은 여러 종류의 성운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 은하의 일부인지 다른 은하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만약 우리 은하의 일부라면 우주 전체가 그냥 우리 은하인 것이고, 다른 은하라면 우주는 수많은 은하로 가득한 것이 될 터였다. 허블은 망원경으로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셰페이드 변광성을 발견한다. 그래서 거리 측정이 가능했는데 그 거리가 무려 200만 광년이었다. 이는 우리 은하의 폭을 아득히 상회하기에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 은하의 일부가 아닌 다른 은하라는 결론에 이를 수 밖에 없었다. 

 은하는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기체가 부족하여 더 이상 별이 생성되지 않는 타원형 은하에서 기체가 풍부하여 수시로 별이 탄생하고 죽는 나선형 은하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은하의 규모는 매우 광대하여 우리 은하에만 행성은 수천 억개에 달한다.

 허블은 적색 편이도 발견한다. 적색 편이로도 우리 은하와의 거리 파악이 가능한데 20세기 말 천체물리학자들은 광범위한 영역에서 적색 편이를 관측하여 우주 전역에 산재한 은하의 3차원 지도를 만든다. 은하 수백만개의 위치를 일일이 추적한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로 관측 가능 우주에서만 1000억 개에서 3천억 개의 은하가 존재했다. 

 우주를 관측 하는데는 지구 대기가 방해 요소가 된다. 지구 대기는 두꺼워 가시광선과 전파를 제외하고 모든 전자기파를 차단한다. 그리고 지구에 간신히 도달하는 전파는 매우 약하기에 전파 망원경은 거대해야 한다. 전파 망원경은 움푹 패인 지형에 설치하기 적합하다. 지구가 알아서 자전하기에 움직일 필요는 거의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전파 망원경은 2016년 중국이 설치한 구면전파망원경이다. 10만 석 규모 축구장 4개의 크기다. 

 이러한 전파는 에너지가 작아 매우 쉽게 생성된다. 그리고 은하의 빈 공간이나 가스, 먼지 구름도 쉽게 통과하기에 외계 간 메시지 송출 수단으로도 적합하다.그래서 과학자들은 외계인이 보낼지도 모르는 이 전파를 수신하기 위해 노력한다. 

 분젠과 키르히호프는 화학 원소를 가열할 때 방출되는 빛이 저마다 고유한 스펙트럼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각 원소의 스펙트럼을 알면 물체에서 방출된 빛으로 그 물체의 구성요소를 추정할 수 있다. 지구 대기의 방해로 인해 망원경은 우주에도 설치한다. 적합한 지점은 중력이 상쇄되는 라그랑주 포인트다. 두 천체에는 라그랑주 포인트가 5개 존재한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도 존재하는데 지구 공전면을 따라 태양과 가까운 쪽에는 태양을 관측하는 망원경을 그리고 지구를 지나 태양 반대편에는 심우주와 태양계를 관측하는 제임스웹 망원경을 설치한다.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물체가 가속운동을 하면서 시공간 연속체에 일으킨 파동이다. 이를 검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데 중력파가 왜곡하는 시공간의 정도가 원자핵의 지름보다 작기 때문이다.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는 4km 길이의 파이프 2개가 L자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다. 그 안에서 레이저와 거울로 쉼없이 길이를 측정하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을 시 중력파가 감지된 것으로 파악한다. 다만 이것이 워낙 미세하여 주변의 약간의 충격으로도 길이 변화가 일어나기에 루이지나애나, 워싱턴 주 두 곳에 설치해 더블체크가 될 때만 발견으로 인정된다. 중력파는 2015년 9월 14일 측정되었는데 그 진원지는 15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태양질량의 37배 짜리 블랙홀이 충돌하여 발생한 것이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반사경 거울의 직경이 6.5미터로 이러한 것이 18개 이어 붙인 거대한 구조다. 가시광선과 중적외선을 관측하고 적색편이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천체를 관측한다. 언급한 것처럼 L2 라그랑주 포인트에 설치될 예정이며 지구에서 무려 160만 km나 떨어져 있어 인간의 수리가 불가능해 한 방에 설치가 되어야 한다. 

 유럽은 레이저 간섭계 우주 안테나를 구상 중이다. 차세대 중력 감지기로 거대한 정삼각형의 꼭지점에 위치한 3개의 자유비행 위성이 연결된 구조로 각 변의 길이가 지구와 달 거리의 6배에 달한다. 이 자유비행위성은 질량 샘플이 탑재되었는데 이들의 상대적 위치 변화로 중력파를 감지한다. 이 위성들은 편대의 유지를 위해 지구보다 5천만 km 떨어진 태양 주변을 공전할 예정이다.

 우주는 빅뱅 이후 몇 차례 상전이를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우선 빅뱅 후 1분이다. 우주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기본 입자와 광전자로 가득찼다. 그래서 어쩌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충돌해 간단한 원자핵을 형성하지만 곧바로 다른 입자와 부딪히기를 반복하는 상태였다. 원자핵이 존재하려면 입자의 속도는 낮아지고 우주의 온도가 떨어져야 했다. 빅뱅 후 3분이 지나자 우주가 충분히 팽창하고 식어 충돌이 거의 사라져 원자핵이 존재할만한 상태가 되었다.

 초기 생성된 원소는 수소가 대부분이고, 수소가 연속 충돌해 헬륨, 그리고 아주 드물게 3번 충돌해 리튬이 생성되었다. 45초간 원자가 급격히 생성되다 팽창으로 인해 원자 간 거리가 멀어져 충돌이 사라지며 원자 생성이 더는 어렵게 되었다. 이렇게 물질이 생겨나자 지금의 은하와 별이 생성되었고, 하전 입자의 방해가 사라져 빛이 펴져 나가 공간이 투명해졌다. 이 때 퍼져나간 빛이 지금 발견되는 우주배경복사다. 

 그런데 이 때 생성된 물질의 양은 이후 여러모로 너무 적다는 것이 밝혀진다. 1930년대 프리츠 츠바키는 관측된 별의 수만으로는 은하가 빠르게 회전하며 형태를 유지할 수 없다고 계산한다. 그래서 그는 은하 내부에 보이지 않는 물질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1970년대 베라 루빈은 은하 안의 별의 궤적을 추적하다가 암흑물질이 존재해야만 별의 궤적이 가능함을 입증한다. 결국 수집된 데이터에 의하면 우주 중력의 85%가 암흑물질에서 기인한다.

 암흑물질은 복사의 영향을 받지 않아 원자 형성 이전부터 안정적으로 축적된 것으로 보이며 이들이 형성한 중력으로 인해 원자들이 쉽게 모여 은하의 별을 형성했다. 별은 중력으로 인해 안으로 끊임없이 수축되어 간다. 그러면 붕괴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밀어내는 힘이 핵융합이다. 원자가 모이며 중력으로 인해 지나치게 가까워지고 마침내 결합한다. 고온의 플라스마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정에서 질량이 줄어들며 결합이 생성되는데 이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를 뿜어내며 중력과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이런 별은 빅뱅 이후 3억년 무렵 탄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핵융합으로 재료를 모두 소진한 별은 질량에 따라 다른 단계를 맞는다. 질량이 큰 별은 생성한 헬륨으로 제2 핵융합을 하고, 탄소 같은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마저도 끝나면 백생외성이나 직경 17km짜리 중성자 별이 된다. 초신성으로 폭발하게 되면 무거운 원소가 우주로 흩어져 다시 새로운 별의 재료가 된다. 

 구름이 중력에 의해 수축하면 내부 온도가 높아지며 핵융합을 하는 항성이 탄생한다. 운동이 전혀 없던 구름들은 중력에 이끌려 중심으로 떨어지고 그 외 구름은 중심에 가까워지기 위해 회전운동을 하게 된다. 그래서 가스들이 전체적으로 납작한 원반 모양을 이루게 된다. 모든 행성의 공전면이 일치하고 공전방향이 같은 이유다. 일반적으로 성운은 질소나 물처럼 쉽게 기화하는 휘발성 물질과 모래알처럼 쉽게 기화하지 않는 비휘발성 물질로 나뉜다. 핵융합이 시작하면 원시행성원반은 강력한 태양풍을 맞게 된다. 휘발성 물질은 그래서 모두 외곽으로 날아가버린다. 그렇게 태양 인근에는 비휘발성 물질만 남아 단단한 지구형 행성을 형성한다. 그리고 외곽은 휘발성 물질로 기체의 목성형 행성을 형성한다. 천문학은 지구형/목성형의 경계를 동결선이라고 지칭한다.

 원시 태양계에서 태양에서 화성까지의 거리에는 무려 30개의 원시 행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서로 부딪혔는데 그러면 작은 것이 큰 것에 흡수되거나 속도가 느려져 태양으로 떨어지거나 속도가 빨라져 태양계 바깥으로 튕겨나가버렸다. 

 목성과 토성은 생성되며 질량이 매우 커지자 태양으로 돌진하게 되었다. 다만 토성의 운동이 더 빨라 양자가 서로의 중력을 받게 되며 오히려 방향을 바꾸어 외곽으로 향하게 되었고 그 사이 형성된 천왕성과 해왕성의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안정을 찾아 지금의 궤도에 안착했다. 목성은 과거 태양으로 이동하며 원시행성원반을 가로지르며 이동했는데 그 과정에서 원반의 일부는 태양으로 흡수되었고 일부는 충돌로 바깥으로 이탈했다. 그래서 화성-목성 사이의 소행성 벨트대가 생각보다 질량이 적은 것이다. 

 태양계가 안정을 찾자 얼음행성과 파편들이 중력에 의해 지구방향으로 돌입한다. 그리고 이들이 지구와 자주 충돌하게 되면서 지구에 바다가 형성될 수 있었다.

 해왕성을 지나 먼 곳에 얼음 행성이 집합체인 카이퍼 벨트가 있다. 주로 물, 암모니아, 메탄 같은 휘발성 물질로 이뤄졌다. 여기를 지나면 거대한 구름층이 카이퍼 벨트를 도넛처럼 감싸고 있는데 이게 오르트 구름이다. 

 항성은 중심부의 수소를 모두 쓰면 헬륨으로 핵융합을 다시 하며 양성자 6개인 탄소를 생성한다. 무척 무거운 별은 핵융합으로 여러차례 반복해 양성자 26개인 철까지 생성이 가능하다. 그 이상이 안되는 이유는 철의 원자핵이 핵융합을 하려면 외부에서 에너지 공급이 되어야 하는데 별에서는 이러 조건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부에 철이 누적되며 별은 핵융합이 사실상 종료되고 죽음으로 향한다. 자체 수죽하다 폭발하는데 초신성 폭발이다. 초신성이 폭발하며 막대한 에너지가 발생하여 철보다 무거운 코발트와 우라늄등이 생성된다. 우라늄까지가 자연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 무거운 원소다. 그 이상의 물질은 모두 인간이 실험실에서 생성한 것이다.   

 외계에 생명이 있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 우주에서 날아온 소행성과 성간기체에서도 아미노산이 발견된다. 지금에도 강한 생물이 있다. 완보동물이다. NASA는 완보동물을 우주선에 묶어 외부에 두고 우주로 날려보냈다. 12일간 극저온과 우주 방사선에 노출이 되었음에도 이 동물은 생존했다. 그래서 우주과학자들은 장기우주여행 생존법을 이 동물에게서 찾고 있다. 지구의 생명체는 탄소기반이지만 실리콘 기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양자는 전자의 배열상태가 유사하고 실리콘은 최외곽전자가 4개여서 다른 원자와 쉽게 결합한다. 다만 실리콘 결합의 경우, 탄소 결합보다 결합의 강도가 강하여 복잡한 분자로의 변화가 어렵다. 

 우주의 최소단위는 6개의 쿼크와 6개의 렙톤이다. 결국 우주의 물질은 이 12개의 다양한 조합이다. 자연에는 4가지 힘이 있다. 기본입자가 블록이면 힘은 그 블록을 이어 붙이는 모르타르 같은 역할을 하는데,  양자세계에서는 가상 입자가 교환되며 힘이 생성된다. 강력은 글루온 입자, 약력은 벡터보손입자, 전자기력은 광자입자, 중력은 아직 입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빅뱅 후 10-43승 초에 하나의 통합된 힘이 중력과 강약전자기력으로 분리 된다. 이 시간은 물리적 의미를 갖는 가장 짧은 시간으로 플랑크 시간으로 불린다ㅏ. 10-35승 초에 6개의 쿼크, 6개의 렙톤이 형성된다. 10-10승초에 우주에는 강력, 중력, 약전자기력이 존재했고 이 때 약전자기력이 약력과 전자기력을 분리된다. 10-5승 초에 쿼크가 모여 하드론을 형성했고, 3분 후 원자핵이 형성, 38만년후 최초의 원자가 생성된다. 

 지구의 미래는 태양에 달렸다. 태양은 수소를 모두 소모하면 제2핵융합을 하는데 2가지 변화가 생긴다. 태양풍이 거세져 태양의 질량 1/3이 날아간다. 그리고 외피가 크게 팽창하여 적색거성이 되어 수성, 금성, 지구가 흡수된다. 팽창한 태양은 질량 대부분이 성간으로 날아가고 질량 붕괴가 일어나서 지구 크기의 백색왜성이 된다. 

 지구입장에서 태양은 점점 밝아지고 있다. 초기 태양은 지금보다 30%어두웠다. 하지만 태양이 헬륨으로 핵융합을 시작하면 지금보다 65%나 밝아진다. 싹 타버리는 것이다. 

 지질학자들은 2억 5천만년 후면 대륙이 하나로 뭉쳐 다시 판게아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10억년 후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태양이 밝아져 인간 체온 이상으로 올라간다. 그러면 대량의 증발이 생기고 수증기를 자외선이 분해하여 가벼운 수소의 지구 이탈이 본격화한다. 그러면 물이 더욱 부족해져 건조화가 심해진다. 화산 활동으로 이산화탄소는 계속 분출하는데 이를 흡수할 대양이 적어지니 온난화가 더욱 심화한다. 30-40억년 후면 극심한 온난화로 인해 지구는 표면 암석이 용암이 된다. 태양이 적색거성이 되면 지구를 흡수할 만한 위치에 오지만 태양의 중력이 약해져 지구 공전궤도가 커져 잘하면 지구는 흡수를 면할 수도 있다. 

 지구 내부에도 위험요소가 많다. 지구 내부에서 올라온 마그마가 분출되지 않고 지각 아래 고이는 경우가 있는데 결국 압력이 쌓여 대규모 폭발이 일어난다. 이 양은 1000km3에 달하는데 텍사스 주 전체를 1.5미터 깊이 용암으로 덮을 정도다. 이것을 초화산이라 하며 미국의 옐로 스톤 공원이 대표적이다. 이런 초화산이 20개 있다. 과거 초화산은 47회 폭발했다. 

 초화산을 능가하는 초대규모 화산 폭발도 있다. 분출 용암이 수십만 km3에 달한다. 인도의 데칸 고원이 이렇게 형성되었는데 6500만년 전이다. 그리고 시베리아도 2억 5천만년전 생성되었다. 공교롭게 이 시기는 대멸종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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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6-06-09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권투 선수 타이슨인가요? ㅎㅎ

닷슈 2026-06-10 09:26   좋아요 0 | URL
이런 개그를 다하시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