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리커버 특별판. 페이퍼백) 애거서 크리스티 리커버 컬렉션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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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읽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살인 이후 또다른 리커버 판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읽었다. 아무생각없이 봤던 책 표지는 일독 후 보니 사건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다. 이번 책은 대표작이 아닌만큼 다소 기대를 떨구고 보았지만 오산이었다. 흡입력과 꽉 짜여진 살인구조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 이상으로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살면서 봤던 여러 추리 소설과 명탐정 코난같은 작품에서의 살인사건같은 유사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아마도 크리스티의 것이 원작이고 내가 이전에 봤던 것들이 이를 벤치마킹 한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더욱 대단하다.

 이번 작품의 배경은 영국이고 영국 근해에 니거란 섬이 하나 있다. 흑인을 비하하는 니거란 용어에서 나온 섬 명칭인데 섬이 흑인의 두꺼운 입술을 연상케해 붙인 이름이었다. 그 섬엔 이상한 소문이 붙는데 한 부유한 사람이 섬을 사들이고 고급 저택을 지었다는 것이다. 섬의 주인은 유명배우란 소문도 있고, 여러 명의 아내를 맞이했던 부자란 소리도 있었다. 그리고 섬의 주인인 오웬이란 사람이 10명의 사람에게 편지를 보낸다. 편지는 이번 여름휴가를 맞이해 자신의 저택으로 편지의 수신인을 초대한다는 것. 초대받은 이들은 판사, 의사, 전직경찰관, 전직가정교사, 이번에 고용된 하인둘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총 10명이었다.

 섬에 도착한 이들을 맞이한건 보다 빨리 도착한 고용 하인 부부 둘뿐이었고 놀랍게도 이들은 겨우 이틀전에 고용된 상태였다. 주인인 오웬은 없었고 하인 부부도 그를 보지 못했다. 그져 잠시 후에 도착한다는 소문 뿐. 섬은 을씨년 스러웠지만 저택은 고급이었다. 저택의 한 가운데에는 이상하게도 도기로 만든 흑인인형이 10개 있었고 방마다 흑인 소년에 대한 노래가 있었다. 노래내용은 흑인소년들이 하나하나 차례로 기묘하게 사라지는 이야기였다.

 여기까지 읽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10명의 손님들은 차례로 노래내용처럼 죽음을 맞이하고 그때마다 놀랍게도 흑인 도기 인형은 하나씩 차례로 사라진다. 처음엔 단지 놀라기만 하고 우연이라 애써 믿었던 초대손님들은 그들의 수가 하나하나 줄어가자 차츰 이것이 살인임을 확신한다. 섬을 샅샅이 수색한 그들은 자연스레 살인마인 오웬이 그들 중 하나임을 확신하게 되고 서로에 대한 의심과 불신으로 경계하며 극도로 신경질적으로 변해간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도기 흑인인형의 수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책은 미스터리 소설로 흡입력이 매우 높았고, 서로를 극도로 의심하게 되는 심리와 그들이 초대된 동기를 잘 표현한다. 의외로 범인은 끝까지 나오지 않고 최후의 생존자까지 요상하게 처리되는데 범인의 정체는 마지막 부록 부분에 나온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 범죄스럴리이며 이정도의 작품이니 아무래도 많은 후속 작품에 영감을 미친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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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8-08 0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읽은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봅니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읽어 보고 싶네요.

닷슈 2018-08-08 11:54   좋아요 0 | URL
재밌을겁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4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황소연 옮김 / 북로드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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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도 더운 여름이고 새로 태어난 둘째로 인해 책이 잘 손에 잡히질 않는다. 이것 외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몇가지 있기도해서 이번 여름엔 소설을 좀 보고 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는 나온지는 좀 된 책인데 오래전에 봤던 영화 메멘토가 생각이 나서 잡았다. 메멘토의 남자는 모든 것을 까먹는 남자였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는 에이머스 데커다. 미국인이고, 빌링턴이란 미국의 소도시에 산다.(진짜로 있는 도시인가?) 원래는 미식축구선수였고, 그에 걸맞는 지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경기중 사고가 발생한다. 상대 선수와 강하게 충돌한 후 뇌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 것이다. 두번이나 죽었다 살아날 만큼 큰 사건이었지만 데커는 회복한다. 하지만 그 사건 이후 데커는 책에 나온 표현처럼 이전에 자신이 좋아했던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다. 뇌에 변화가 생겨 후천적 서번트 신드롬이 그에게 찾아온 것이다. 그는 정상인에서 하루아침에 자폐에 가까운 공감능력의 상실을 겪게 되고, 과잉기억증후군으로 그날 이후 모든 보고 들은 것을 기억하게 된다. 거기에 공감각 능력까지 생겨 사물에 숫자가 겹쳐 보이기 시작하고, 자신의 판단과 감정 경험에 따라 사물이나 사람이 특정색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는 초기엔 절망하지만 이런 자신의 능력을 십분 활용해 경찰관이 된다. 경찰관의 최고 덕목이 수사능력이라면 모든 걸 기억하고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으며 판단하는 데커의 능력은 바로 그능력을 최고로 보증했다. 잘 나가는 수사관이 된 그는 선수시절 부상 치료를 돕던 물리치료사인 캐시와 눈이 맞아 결혼하고 귀여운 딸도 하나 둔다.

 하지만 범죄스릴러 소설인 만큼 사건이 벌어진다. 잠복이 끝난후 집으로 돌아온 데커는 놀랍게도 자신의 집에서 범죄현장의 색과 냄새를 맡는다. 자신만큼 덩치가 컸던 처남은 죽어있었고, 아내 캐시와 딸 몰리 역사 마찬가지였다. 다시 찾아온 절망에 데커는 경찰관도 때려치고 집은 압류당한 상태로 노숙자가 되어버린다. 몸은 더러워지고 살도 형편없이 쪄서 자신이 보기에도 심한 상태에 이른다. 하지만 이대로 죽기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에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사설탐정이 되고 돈이 되는 더러운 의뢰를 받아 수행하며 연명해나간다.

 그런던 중 사건이 벌어진다.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던 자신의 가족 살해사건의 범인이 경찰에 자진 출두하여 자백한 것이다. 이때부터 데커의 인생은 다시한번 범죄사건으로 송두리채 내쳐진다.

 책은 정말 재미있다. 제법 분량이 많지만 짤막하고 빠른 전환으로 마라톤 같은 책을 잘 완주하게 한다. 너무 상황이나 트릭이나 범죄를 꼬아내지도 않았고, 범죄자의 범죄동기가 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아주 어려운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러기에 더 분노가 느껴지기도 하고. 데커는 정말 범죄스릴러를 해결해나가는데 적합한 캐릭터란 생각이다. 망가진 몸과 거구, 그 엄청난 기억력을 보면. 모든 것이 해결되고 연방수사국이 데커에게 자리를 제안하고 데커는 이를 수락한다. 속편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정도 이야기라면 이미 미국에서 영화로 만들어내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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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킨예 2018-10-04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정리 잘하시네요

닷슈 2018-10-04 09:3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당선, 합격, 계급 - 장강명 르포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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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이 현대사회를 살면서 겪는 평가는 수십회에서 많게는 수백회에 이를 것이다. 작게는 초등학교에서 본 받아쓰기부터 각급 학교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수능시험, 입사시험, 승진시험, 각종 고시들까지. 이처럼 평가는 자원과 기회가 한정되고 경쟁사회인 자본주의 현대사회에서 살아가야하는 인간에게는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이기도 하고 어찌보면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교육학에서는 이 같은 평가가 갖춰야 할 원칙으로 두가지를 제시한다. 하나는 타당도이고 다른 하나는 신뢰도이다. 타당도는 이 평가가 애초에 평가하기를 원했던 속성이나 능력을 정확히 밝혀낼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신뢰도는 이 평가가 객관적이고 공정하냐는 문제다. 가령, 우리 회사에서 외국인 사업가와 무리없이 의사소통할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전통적인 한국의 문법위주 객관식 영어시험을 실행한다면 신뢰도에선 만점에 가까우나, 타당도는 매우 낮을 것이다. 또한 이 기업이 같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외국인 면접관을 고용하여 직접 외국어 면접을 통해 인재를 선발한다면 타당도는 매우 높겠지만 신뢰도는 다소 떨어질 것이다. 그 외국인 면접관도 사람인지라 면접과정에서 인터뷰이의 외모나 경력등에서 편견을 느낄수도 있고 이 것이 평가에 공정하지 못하게 작용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책의 작가 장강명은 한국의 이런 평가시스템의 맹점을 장편문학소설공모전과 전반적인 공채시스템에서 잡아냈다. 장강명은 매우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인데 현재 소설을 주로쓰는 작가지만(이 책은 르포다.) 과거에 기자고시에서 한번 떨어져 삼성의 공채에 붙어 소속 건설사에서 반년간 일한적이 있었고, 이후엔 동아일보 기자시험에 붙어 십년이 넘게 기자생활을 했다. 그리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해 한 장편문학소설 공모전에 붙어 등단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장강명이 이런 르포형식의 책을 내고, 사회를 비판하는 소재로 소설을 쓰는 것이 가능했던 건 이런 특이한 이력때문일 것이다.

 장강명이 보기에 한국의 문학공모전이나 각 기업의 공채나 공무원시험, 각종 고시들은 모두 똑같다. 비교적 대규모의 인원을 짧은 시간동안에 매우 공정하게 뽑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한국과 일본에만 존재하는 제도이며 세계 다른 대부분의 나라는 어느 기관이나 기업이든 필요한 인원을 간단한 서류접수후 인터뷰를 통해 뽑는 방법을 채택한다.

 양자는 서로 장단점을 지니는데 한국의 공채시스템은 짧은 시간안에 대규모 채용이 가능하고 채용직군의 충성도가 매우 높고, 향후 유연하게 이들을 각 계열사나 업무조직으로 편성이 가능하다.(전문성이 없단 이야기다.) 그리고 이 체제는 앞서 말한 평가의 신뢰도가 매우 높다. 반면 외국의 수시 채용형태는 우수인재를 상시 채용할 수 있고, 직무적응력과 전문성이 매우 높은 인재를 확보하며, 채용비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이 체제는 타당도가 매우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양자의 장점은 서로에겐 그래도 단점이 된다.

 이런 공채시스템은 고도 성장기 한국사회에 매우 적합한 제도였다. 또한 각종 지연이나 학연등에 얽메여 있던 사회에 공정성이란 신화를 제공하고 인맥이란 네트워크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등용의 기회를 주는 순기능도 존재했다.

  하지만 이 체제는 고도 성장기가 끝나면서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우선, 공채시스템으로 선발한 인원은 자연히 군대처럼 기수를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기수가 한국특유의 장유유서 문화와 결합해 강한 선후배 문화로 정착해 어느 업계든 수직적 구조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또한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지다보니 공채시스템을 통과하는것 자체가 하나의 간판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를 통해 간판을 통과한 사람들에게는 막강한 권한과 자기들만의 폐쇄적 경직성이 생겨나게 되며, 통과하지 못한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거의 평생 패배의식과 열등감을 가지면서도 모순되게도 그 간판을 옹호하고 동경하는 자세를 갖게 된다. 마지막은 이 간판이 신뢰성만 높을 뿐 타당도가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다. 공채시스템의 시험은 대부분 객관식 지필평가이며 문제도 매우 지엽적이고 업무와 무관한 경우가 많다. 또한 각 업무에 필요한 인성이나 적성 역시 뒷전이다. 그렇다 보니 높은 성적으로 바늘구멍을 통과한 이가 막상 실제업무에선 잼병이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공채를 통해서만 인재를 확보하다보니 공채에 실패한 이들이 다른 경로를 통해서 접근하는 것도 불가능하며 그것이 설사 가능하더라도 편가르기나 계급이 생겨나버린다. 외국의 경우 외부 경력기자의 경력을 우대하고 존경하지만 한국의 경우 공채가 아닌 다른 지방이나 소규모 방송국의 경력기자가 경력직으로 올 경우 천대받는 것이 현실이다.

 작가 장강명은 책에서 이런 공채시스템의 역사적 형성과정과 문제점을 주로 장편소설공모전과 영화시나리오 공모전, 각 기업의 공채시스템과 언론사의 공채시스템의 통해 고찰한다. 물론 작가가 직접 경험하고 많은 관련자를 인터뷰하는 것이 가능했던 장편소설 공모전을 주로 다룬다.

 장강명은 이런 간판을 형성하는 공채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면서도 이를 전면적으로 없애는 것을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기엔 우리 사회가 너무나도 저신뢰 고경쟁사회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타당도를 높은 평가시스템이라도 이런 저신뢰 고경쟁적인 사회분위기속에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교육부가 옳은 뜻과 포부를 갖고 수능을 절대평가화하고 학교생활기록부를 강화하려해도 강한 반대에 부딪히는 것은 이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공채시스템의 유지를 주장한다. 공채시스템의 그간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했던 순기능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저신뢰 고경재사회의 현실적인  부분도 있다. 그러면서도 소위 간판의 약화를 위해 정보의 공개를 제안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뚧고 공채를 통과해 간판을 획득하여 기자나 법조인, 의료인등이 되고나면 그 이후로는 언제그랬냐는듯 경쟁이 사실상 전무하다. 이는 평가자체가 가진 타당성의 결여와 더불어 그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떨어뜨려 국민의 후생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정보가 공개가 됨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느 변호사의 승률이 높고, 어느 의사의 수술후 생존성공률이나 오진율이 공개된다면 공채후에도 경쟁은 유지된다. 또한 공채를 통하지 않았지만 강한 경쟁력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게 되면서 자연스레 공채와 수시채용 이나 다양한 경로로의 업무 접근이 가능해진다. 타당도도 높이고 신뢰도도 어느정도 현실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작가가 보다 집중한 문학 부분에 대해서 더 이야기하자면 장강명은 문학 부분에서도 이런 간판의 약화를 주장하면서도 장편소설 공모전의 폐지는 반대한다. 위와 마찬가지의 이유다. 문학계도 간판의 약화와 공채 이후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역시 정보의 공개가 중요한데, 문제는 문학계에 공개할만한 정보란게 전무하다는 점이다. 영화만 해도 각종 영화에 수만개의 전문가 집단 리뷰 이외의 일반인들의 리뷰가 존재하며 평점이 존재한다. 반면 문학의 정보란건 기껏해야 극 소수 서평가들의 리뷰와 일반인들의 리뷰에 불과하며 문단전문가들이나 기자들이 쓰는 리뷰는 현실적인 이유로 오래전에 제대로된 정보공개 기능을 상실했다.  

 때문에 작가는 독자들의 문예운동을 제시한다. 여러가지 방안이 들어있는데 강력하고 전문적인 영화리뷰어가 존재하는 것은 영화리뷰작성만으로도 먹고 살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서적에서도 이런 서평 리뷰어가 먹고 살만한 기회나 시장의 제공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방식으로는 서로가 쓴 서평을 통해 다른 사람이 책을 구매하게 되면 일정 부분의 인센티브가 주어지는등의 형태다. 또한 서평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리뷰도 제시한다. 단순한 별점형식이 아닌 오락성과 감상성, 정보성, 지식성, 실용성 등의 오각형을 채워나가는 형태의 종합적인 책 리뷰, 그리고 등단하지는 못했지만 재밌는 소설을 소개하는 정부나 다른 기관에 발행하는 서평집이나 소설테마집등이 그것들이다. 이런 작은 노력으로 문학시장이 활성화나갈때 문학계에서도 문학독자집단의 생성으로 정부가 생겨나기 시작하고 공채에 통과하지 못한 이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라는게 작가의 생각이다.

 작가 장강명은 단순히 소설가로 알았는데 다양한 경험에서 이런 르포형식의 재밌는 글도 작성할수 있는 사람이었다. 작가의 다른 소설도 제법 궁금해진다. 아마 댓글부대랑 한국이 싫어서란 책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늘 나와 주변사람을 얽메는 평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볼 수 있었다. 최근 교육계에선 교육과정의 목표로 과거 인간상에서 탈피해 역량을 강조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역량은 실제할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며 곧 신뢰도보다는 타당도에 집중한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가령 창의적 역량이 높은 인재라면 단순히 창의적인 객관식 문제를 풀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남들이 보지 못하는 문제의 다른 면이나 성질을 파악하고 이를 남다르게 해결하는 실제 능력을 의미하는 것일 것이다. 실제 학교현장과 사회의 평가가 이런 역량중심으로 이행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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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5 14: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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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5 17: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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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7 10: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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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7 23: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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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0 09: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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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0 13: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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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 특급 살인 (리커버 특별판. 페이퍼백) 애거서 크리스티 리커버 컬렉션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영희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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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전 부터 영화로도 나왔고, 셜록홈즈 시리즈만큼 유명한 추리소설이다. 이렇게 나온지 오래된 책이지만 서적, 심지어 영화로는 최근에 다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보지 않다가 리커버 판이 나와 보게되었다. 물론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만 유독 이 책에 딸린 굿즈의 역할이 컸다. 자그마한 찻잔과 북파우치, 노트 모두가 이쁘다. 이러다 다사는게 아닐런지......

 막상 보고나니 생각보다 재밌었고, 요즘 같이 더워서 책 읽기가 쉽지 않은 시절에 딱이란 생각이 든다. 더운 여름날 우리나라엔 어울리지 않지만 열차타면서 보고간다면 더욱 흥미진진할 것이다.

 시간은 대충 100년 정도 전인 것 같고(전쟁이야기에 인도가 아직 영국식민지인듯 하니 1차대전쯤인듯 하다.) 배경은 유럽이다. 특이하게도 처음 시작부분에서는 중동지역인 시리아에서 열차가 출발한다. 물론 시리아행 열차에선 사건의 묘한 떡밥만 던지고 본격적인 사건은 터키에서 갈아탄 오리엔트 특급열차에서 일어난다.

 살인범은 항상 운이 없게도 명탐정과 시공간을 함께하기 마련인데, 여기서도 살인범은 셜록홈즈와 버금가는 명탐정 프랑스의 푸아로와 함께한다. (가만 보면 모든 영화나 이야기, 만화에선 강한 악당은 항상 강한 선과 함께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그래야 균형이 맞고 이야기가 되어서일지. 드래곤볼의 부르마는 극중 인물중 가장 똑똑한 사람답게 통찰력을 갖고 손오공 일행이 강해질수록 강한 적을 불러오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푸아로는 라쳇이라는 미국인에게 자신을 경호해달라는 의뢰를 받지만 단칼에 거절한다. 이유는 라켓이란 녀석의 생김새가 맘에 들지않아서다. 정확히 말하면 사악함이 느껴져서이지만. 그리고 이유를 면전에다 대놓고 말한다. 라쳇이 푸라로의 명성을 알아보고 지금도 큰 돈이지만 당대엔 더욱 엄청났을 2만달러의 돈을 걸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라쳇은 오리엔트 특급열차 1등석에서 하인과 보디가드 탐정이 있음에도 살해당한다. 이상한 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 시점엔 대개 오리엔트 특급열차는 비어 있는 펀인데 유독 꽉 찼고, 매우 다양한 국적과 신분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공작부인에서 백작 등의 귀족부터 하녀까지 말이다. 푸아로는 친구인 철도회사 중역인 부크와 함께 사람들을 신문해나간다.

 역시 이상하게도 모두 알리바이가 있으며 살해동기도 없었다. 서로가 서로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주는 이상한 구조. 그걸 푸아로는 해결해나간다. 워낙 추리소설에 문외한이고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수수께끼 구조를 맞춰놓고 펼쳐나가는건 정말 대단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날카로운 사람은 억지스럽다고 볼지도.

 책은 오래전에 나왔음에도 비교적 현대적이다. 등장인물들이 드러내는 각 민족들에 대한 편견같은 것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당시 영국이 최강대국이어서인지 영국인은 합리적이고 직설적이라고 보며, 이탈리아 인은 다혈질이고 충동적, 미국인은 자유분방하고 실용적이지만 족보가 없고 예의가 없다는 식) 하지만 이런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볼만한 책이다. 특히 여름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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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8-04 0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에 나오는 트릭이 너무나도 유명하고 고전적인 것이라서 영화나 드라마로 각색되거나 오마주되기도 한답니다. ^^

닷슈 2018-08-05 17:4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추리소설을 여름을 맞아 좀 보고 있습니다. 재밌는것 한권만 추천부탁드려요.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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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창작의 고통은 어느 분야이건 상당할 터인데, 책을 쓰는 입장에선 문학의 창작의 고통이 클지 아니면 교양서적이나 전문서적의 고통이 클지 말이다. 큰 전문지식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글의 길이도 자유롭다고 생각하면 문학이 편해보이고, 쌓은 지식으로 글을 펴나가는 건 결국 새로운 걸 만드는 건 아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면 교양전문서적이 편해보이기도 한다.

 부질없는 생각인데, 이런 생각이 든 건 공지영 작가의 이 책이 창작의 고통과 자신의 삶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과정에 대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부끄럽게도 공지영 작가의 책은 소문만 무성히 들었지 처음인데 문학을 좀처럼 읽지 않는 성향을 감안해도 너무했다.

 처음 접한 책이 장편이었으면 작가의 색깔을 보다 확 느낄 것 같았는데 이 책은 다섯편의 단편을 엮은 것이다. 또 다시 드는 부질없는 생각은 이런 단편집과 가수들의 앨범과의 비교다. 과거 테이프 시절 가수들은 오토리버스도 없고하니 테이프의 앞 뒤 면을 나누어 앨범을 수록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앨범은 a면 b면으로 나누어지곤 했다. 기술적 한계로 인한 것인데 이게 의외의 효과를 보여서 앞 뒷면의 분위기가 확달라지기도 했고, 컨셉자체가 다르기도 했다. 그래도 가수들은 앨범을 엮으면서 매번 다른 곡으로 하나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노력을 하곤 했는데 소설가들도 과연 이런 비슷한 고민과 노력을 할것인가라는 점이다. 아마도 할 것 같은데 가수보다 어려운 점은 그래도 가수들은 여전히 창작의 고통을 겪어도 어찌보면 실행 예술가니 자신이 원하는 남의 곡을 받아서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다면 소설가는 그런게 일체 불가능하다는 거다.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이 든것도 이 책때문인데 웬지 90년대 들었던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도 하나의 주제가 느껴지는 좋은 음악 앨범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은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인데 타이틀임에도 전체적인 책의 주제와 장르도 분위기도 소재도 가장 달라보이는 것이었다. 요즘 같은 계절에 어울리는 호러물에 가까운 내용이기 때문. 다른 단편들은 그래도 비슷하지만 다채로운 색깔을 보이고 있었다.

1. 창작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지난했던 개인사와 남편과의 불화, 그리고 아이의 엄마로써 살아가는 주인공

2. 분당에서 파출부로 일하며 불우한 개인사와 남편과의 불화, 그리고 대학생 딸을 둔 어머니

3. 공지영이 직접 등장하고 그 공지영이 사실 최인향이고 어릴적 다른 사람의 가정으로 입양된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여성을 만나는 일.

4. 역시 공지영이 직접 등장하고 일본에 진출해 자신의 통역과 작품 번역을 도맡는 H를 보며 깊은 동질감과 생애를 바라보는 일

 이렇게 정리해보니 다양하면서도 정말 잘 짜여진 앨범 같은 느낌이다. 공지영이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단편이 둘이고 사실상 셋같기도 한데, 이런 본인의 직접 경험을 쓴것도 재밌는 부분이었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작가 공지영은 이렇게 삶과 부딪히고 그때 그때 생기는 상처에 감정과 생각이 쌓이고 그것이 문장으로 내리고 내려져서 글을 써나가는 그런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은 다채롭고 좋은 앨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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