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0년 : 인류의 미래를 위한 100장의 지도
이언 골딘 외 지음, 권태형 외 옮김 / 동아시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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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화, 기후, 도시화, 기술, 불평등, 지정학, 폭력, 인구, 이주, 식량, 건강, 교육, 문화는 인류가 앞으로의 100년, 그리고 그 이후를 영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다. 이 책은 이런 주제들의 현재와 과거, 미래를 지도로 보여주며 그 추이와 심각성, 국제성, 해결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잘 드러낸다. 이런 지도는 구글링을 통해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것들인데 그런 것들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이 주는 혜안과 통찰력, 재미와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1. 세계화

 책의 세계화에 대한 어조는 긍정적인 편이다. 세계화는 전 세계 경제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분업화를 낳았고, 이를 통해 세계인은 평화와 저렴한 가격에 여러 자원과 재화를 소비할 수 있었다. 에너지와 운송비용의 큰 하락으로 시스템은 표준화되었고 제조업체들을 다양한 국가에 위탁 생산을 하였다. 그리고 소련의 붕괴 이후 세계화는 이를 통해 유럽과 북미지역외에도 신흥 경제국가들을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혼합도니 방식의 사고 통합으로 이어지리란 기대도 있었다. 미 당국자들은 이런 순진한 생각을 중국은 물론, 이라크, 아프간에도 기대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세계화는 민주주의 체제의 발전을 낳았다. 현재 민주주의와 독재정치의 비율은 2:1정도이며 과거엔 비슷했었다. 

 하지만 세계화는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실제 사고의 통합을 없었고 다름으로 인한 긴장이 여전하다. 또한 1970년대 이후 사실상 근로자의 실질 임금은 전혀 증가하지 않았으며, 국가간 불균형은 크게 줄었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내 불평등 수준이 상당해져서 선진국내 외부이민자 집단에 대한 불만과 극우주의적 성향이 부활하는 조짐을 낳았다.

 더군다나 코로나 19로 인해 주각난 공급망과 3d 프린터, 로봇의 도입으로 다국적 기업의 생산시설은 다시 국내로 외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세계화는 자금세탁, 세금탈루, 불법적인 자금송금의 증가를 낳았다. 인터넷은 세계화의 주요 수단 중 하나인데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그 확산을 낳았지만 가짜뉴스와 절도, 랜섬웨어, 극단적 사상의 통로가 되기도 했다. 특히, 다크 웹이 무분별하게 퍼지면서 마약, 사이버, 아동성범죄를 조장하기도 했다. 현재 세계화로 인한 전체 무역의 0%가 불법거래 및 활동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세계화의 길을 버려서는 안된다. 세계는 인구증가와 식량과 미중갈등, 다중체제, 기후위기등으로 국제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2. 기후 위기

 1950년대 이후로 히말라야 8000m 봉우리를 등반하다 사망한 사람이 무려 2만5천 이상이다. 히말라야의 얼음은 남극과 북극 다음의 규모로 엄청난 담수 저장고이다. 그리고 수십개의 강의 발원지이자 수십억 인구의 자양분이다. 그런데 이게 온난화로 녹고 있다. 네팔 지역에선 천 개의 새로운 빙하호가 고지대에 형성되었다. 지난 10년간 70%가 증가한 것이다. 지진이 빈번한 이 지역에서 이런 빙하호는 큰 재난을 일으키곤 한다. 

 지구기온이 2도 상승하면 빙하의 2/3이 사라진다. 히말라야 힌두쿠시로 이어지는 고산지대 2억 4천만의 사람에게 이는 재앙이다. 우선 축적된 물이 범람하여 홍수가 난다. 이후 하천 유량이 급감하고 수력발전도 할 수 없게 된다. 유량 고갈로 영세농업이 망하고 농업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집단이주가 일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 불안이 고조되게 된다.  

 현재 100개 기업에 세계 온실 가스의 70%이상을 배출한다. 그래서 뉴욕,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들과 미국의 일부지역은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과 그간의 혼란에 대해 정유와 가스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2015년 네덜란드 국민은 정부에 비슷한 소송에서 승리하여 2021년 이전가지 온실가스 25%감축을 약속받았다. 

 2018년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이 320억톤이라면 산불은 370억톤을 배출했다. 미국에서만 연간 무려 10만건의 산불이 발생한다. 1990년대 이후 발생한 150만건의 산불 중 80%가 사람이 일으킨 것이다. 가스회사들은 주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이 부족하면 잉여 원유를 태워버린다. 이걸 가스 플레어링이라한다. 이들은 하루 25억 세제곱 피트의 석유를 소각하여 환경을 오염시키고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 이게 비용상 이득이기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광활한 원시림이 사라졌다. 주로 농축산업 때문이며 천연 자원의 채춰도 약간 관련한다. 삼림의 20-25%를 벌목할 경우 아마존은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을 상실하고 이후엔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지역으로 전환된다. 나무가 사라지면 지역이 머금고 있던 막대한 수분이 사라져 열대우림이 관목지역으로 변하는 다이백 현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가 온난화하면 빙하가 녹고 물의 부피가 증가하여 해수면이 상승한다. 문제는 위험 지역에 상당도시와 인구가 거주한다는 점이다. 위험범람원에 거주하는 아시아 인구는 2060년까지 2배로 증가할 예정이다. 북미의 경우 동부 해안과 걸프 연안 도시는 해수면 상승의 최전선이다. 그린란드 해빙과 대서양 해류의 약화로 더욱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90개 이상의 미국 해안도시가 만성적인 홍수를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 


3. 도시화

 오늘날 도시는 세계 GDP의 80%이상을 차지한다. 지식 경제의 핵심으로 특허도 90%가 출원된다. 도시가 진정 중요한 이유는 민주주의 회복, 불평등 해소, 전염병 대비와 대응, 탄소제로 같은 적응에 있어 인류의 가장 현실적 대안이기 때문이다. 분열되어가고 정체성이 와해된 국가와는 달리 도시는 부지런히 온실가스 감축과 새로운 거버넌스와 경제적 사고 실험을 시행하고 있다.  

 도시의 기준은 의외로 애매하지만 2018년 EU집행위원회는 도시화를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냈다. 고해상도 위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관측을 토대로 인구 5만 이상에 1km2당 인구밀도가 최소 1500명 이상 이면 도시 중심부이다. 그리고 인구 5천 이상에 같은 면적에 인구밀도가 300이상이면 도시 클러스터이며 그 기준 이하면 농촌이 된다. 

 메가리전은 최소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권이 2개 이상 인접한 것으로 경제생산량이 합계 3000억 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이런 메가리전은 전 세계 29개가 있다. 아시아 11개, 북미 10개, 유럽 6개, 남미 1개, 아프리카 1개다. 

 도시는 생각보다 취약하다. 높은 불평등과 빈곤 수준, 통제 없이 늘어나는 인구, 치솟는 실업률, 혼랍과 오염, 폭력 범죄, 자연 재해 같은 스트레스 요인 때문이다. 전체도시의 10%가 높은 취약성을 보였으며 20%미만의 도시 만이 낮은 취약성을 보였다. 아프리카 도시는 무려 90%가 높은 취약성과 중간 취약성정도를 보였다. 큰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고 인프라 투자도 낮다. 더군다나 아프리카의 도시들은 향후 기후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에 노출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4.불평등

 1930-1970년대는 정부가 부자 대상 증세를 하고 사회복지를 강화하여 불평등이 크게 감소한 시기였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가 시작되자 불평등은 다시 심화되었다. 이 시가 자유무역이 확대되고 세계화가 되며 국가간의 격차는 크게 줄었지만 개별 국가의 국내 불평등은 심화되었다. 특히, 최근 기술의 발달은 이런 경향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단순업무의 자동화와 비정규직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플랫폼이 부상하면서 생활수준의 예측이 불가능해졌고 고용안정성은 더욱 낮아졌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에 편중된 부의 상승과 저금리, 유동성의 강화는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켰다. 그 결과 원주민이자 빈민들은 도시에 거주지를 상실하게 되었다. 대중교통비마져 오르며 장거리 통근도 장점이 사라졌다. 물가상승률을 포함한 실질임금은 1970년대 이래로 정체중인데 같은 긱간 국내총생산은 350%증가했다. 즉, 상승분은 부유층이 모조리 차지했다는 셈이된다.

 이런 극심한 불평등은 경제성장률을 침체시키고, 범죄율을 올리며 질병과 우울증이 증가하고 포퓰리즘과 보호무역주의, 극단주의적 정치를 강화시킨다. 


5. 지정학

세계는 미국 제일의 단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향하고 있다. 이번 세기는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 인도 등의 다극체제로 갈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론적으로는 다극체제가 안정적이다. 하지만 다극체제는 여러 체제가 경쟁하는 만큼 힘의 균형이 무너져 파국으로 이를 경우 그 여파가 매우 큰데 2차대전이나 1차대전이 다극체제의 균형이 무너진 결과다. 단극체제는 안정적이고 평화로우나 역사상 오래지속되지 못했다. 양극체제는 힘의 균형이 이뤄져 안정적이나 2인자가 1인자에 강하게 도전하는 형국에서는 매우 불안정해진다. 

 현재 전 세계는 경쟁주이다. 힘을 잃긴 했으나 미국은 지원을 명목으로 177개 국가 및 영토에 800개 이상의 기지를 갖고 있으며 병력만 20만을 배치해놓고 있다. 유지엔 연간 1000억 달러가 필요하다. 

 전 세계는 신 경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요 광물의 매장량을 확보하려 혈안이다. 그리고 자유주의 질서는 힘을 잃고 있는데 국내 지지 하락이 원인이다. 민주주의는 신생국과 선진국에서 모두지지를 잃고 있다. 선출직들은 그간 국내 대중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부유층의 문제만 해결함으로써 신뢰를 잃었고 양극화의 주범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선출직을 믿지 않고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 정치는 더 격앙되고 급진화했다. 불평등과 어려움으로 집단 정체성이 가오하되었고 이는 민족, 인종, 종교, 성별 정체성 문제로 분출되고 있다. 

 놀랍우면서도 당연하게 젊은 층일수록 민주주의에 회의적이다. 유럽은 정당가입자수, 노조가입자수, 종교인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집단 정체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이런 정체성, 특히 정당의 쇠락은 민주주의를 쇠퇴시킨다. 


6. 이주자

 역사상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사와 국가는 이주자 비율이 높았다. 이는 그 도시와 국가가 그들을 수용할만큼 강한 국력과 개방성 및 역동성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국경을 봉쇄하고 이민자는 탄압하는 단일민족 국가는 쇠퇴하고 뒤쳐졌는데 레콩키스타 이후의 스페인이 대표적일 것이다.

 이주자는 공공서비스와 예산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국가와 도시에서 경제적 번영을 일으키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주자는 대개 생산 가능 연령인 경우가 많기에 고령화에 시달리는 선진 도시와 국가에 보탬이 된다. 또한 그들은 원주민보다 더 많이 일하는 경향이 있으며 피 부양자가 대개 본국에 남아 있기에 보다 많이 소비하기도 한다. 이주자는 원주민보다 장기근속하며 선진사회의 돌봄일을 맡는 경우도 많아 원주민들의 고용을 촉진하기도 한다. 이주자는 당연히 보장된 커리어를 갖고 있지 못하므로 안정적 정규직 취업보다는 창업을 많이 한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이주자의 특허 신청 비율이 원주민의 3배다로 전체 특허의 40%다.

 사람들은 이주자의 수를 과다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대부분의 이주자나 난민이 북미나 서유럽으로 편입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주자들은 대개 자기 나라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으며 문화적으로 비슷한 국가를 선호한다. 때문에 터키370만, 파키스탄 140만, 우간다에 120만에 난민이 있다. 


7. 식량

 팜유는 지구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물성 기름이다. 빵, 쵸콜릿, 땅콩버터, 샴푸, 화장품, 세정제등 거의 안 사용하는 곳이 없다. 이 팜유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90%를 생산하며 콜롬비아와 에콰도르가 뒤를 따른다. 팜유를 생산하기 위해 이들 국가는 토착삼림을 파괴하고 플랜테이션을 한다. 

 우리의 식단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온실가스의 1/3이 여기서 배출되고 담수의 75%를 식량생산에 쓰기 때문이다. 식량의 이동은 지난 20년간 가속화했다. 세계는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지만 사실 식량을 충분하다. 이를 해결할 정부와 국제기구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굶주린다. 만성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은 8억 2천만이고 건강하지 않은 비만 식단으로 조기사망하는 사람이 20%에 달한다. 영양불량으로 신체적 정신적 발달 장애를 겪는 어린이는 1억 5천만 이상이다. 세계 20억 인구가 철분, 비타민, 미네랄등 미량 영양소 결핍으로 건강에 문제를 겪는다. 

 반면 1975년 이후 비만 인구는 3배가 늘었다. 미국, 쿠웨이트, 사우디, 카리브제도 국가는 1/3이상이 비만인구다. 호주, 아르헨티나, 멕시코 인구의 25%가 비만이고, 이집트, 알제리는 30%가 넘는다. 

 현재 농경지는 한계에 다다랐다. 인간은 사실상 경작 가능한 거의 모든 토지를 식량 생산에 사용한다. 인구는 계속 늘어날 예정인데 지구온난화와 담수의 부족으로 식량생산성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농경지의 80%는 가축 사육에 이용된다. 중국인은 연간 62kg의 육류를 소비하는데 이는 미국인의 두배 수치다. 

 모든 해상 어획량의 1/3이 동물 사료로 이용된다. 작은 치어와 플랑크톤이 이들인데 아시아는 가장많은 선단을 보유하고 물고기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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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10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류의 과제를 지도로 확인하는 책 좋네요. 닷슈님 글보고 어떤 책인가 싶어 검색해보고 왔습니다. 지도 보는거 좋아하는 제가 딱 좋아할 책인듯해서 오늘도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

닷슈 2022-10-11 09:11   좋아요 1 | URL
저도 지도를 좋아해서 이 책 보면서 좋았습니다. 지도 좋아하신다면 만족하실 겁니다.
그리고 책이 제법 두꺼운데 사실 지도가 반입니다.

서니데이 2022-11-09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이하라 2022-11-09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기쁜 날들 보내세요.^^

닷슈 2022-11-10 21:2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thkang1001 2022-11-09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강나루 2022-11-10 0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닷슈 2022-11-10 21:2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역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