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교사 안광복의 키워드 인문학
안광복 지음 / 한겨레에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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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교사 안광복


안광복 선생님의 책을 접한 것은 <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였다. 고등학교 선생님께서 저술한 철학서적인지라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된 것이었는데 서양 철학에 서툰 나에게 그동안 접해본 그 어느 철학 안내서보다 매력적인 책이었다. 우선 글 솜씨가 아주 맛깔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책을 써주었다. 서양 철학을 이토록 쉽고 재미있게 쓸 수도 있구나...싶을 만큼 읽는 내내 독서의 즐거움을 내게 주었다. 그리하여 안광복님의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키워드 인문학>은 그렇게하여 읽게 된 것이다. 더구나 ‘철학교사’ 라는 용어가 없는 우리의 현실에서 ‘철학교사 안광복’이라는 표현은 새로우면서도 내게는 아름다움마저 느끼도록 해준다.

 

 우리에게는 철학교사라는 말은 사실 낮선 표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광복님의 책을 읽은 후 에는 이 표현이 전혀 낮설게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느껴져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쩌면 정말 잘 어울리는 말이로구나 생각되며 ‘철학교사’라는 표현이주는 정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나에게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독서를 하면 할수록 그만큼 더 배가 고파지는 나를 발견한다’. 특히, 안광복님이 써준 이 책은 그러하다. 독서를 부채질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있고, 독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힘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키워드 인문학>을 읽으며 열심히 밑줄을 긋기도 하고 소개해준 책의 제목을 알라딘의 검색창에 올려놓고 엔터키를 누른다.


행여 이미 읽은 독서의 목록을 발견하기라도 할 때는 그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안광복님도 이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을 했구나하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책은 우리에게 사고를 유도한다. 단지 읽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닌 사고를 하도록 권고하기 때문인데, 이는 우리가 인간이기에 발생하는 독서의 자연스러운 파급효과이다.


<키워드 인문학>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 안에는 키워드들이 들어있다. 2권의 책을 읽은 후 철학교사인 저자가 자신의 시선을 담은 키워드를 추출해냈다. 저자가 읽은 책을 모두 합하면 100권에 달하며 모두 50개의 키워드가 들어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1장 안에는 모두 18권의 책을 9개의 파트로 나누어 keyword의 번호를 매겨가며 내용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이리하여 독서와 키워드와의 관계 속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진지하게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 것이다. 저술의 방식은 많은 독서와의 연계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발상이며 구성이 아주 좋다. 이는 기존의 철학서들에서 보여주는 철학자의 사상을 소개하는 방식이 주는 일방적인 독서의 형태를 탈피하여 사고의 확장을 유도한다. 즉, 독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진정한 독서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게 하는 매우 유익한 책인 것이다. 

독자가 저자와 함께 책을 읽어가면서 능동적으로 고민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각 장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1장 생활 속의 ‘ism'

이곳에서는 파시즘, 유토피아니즘, 경제 프랜들리, 토지 공개념, 자본주의 정신, 자유주의, 유러피언 드림, 마키아벨리즘, 똘레랑스 등의 키워드가 들어있다. 이제 왜 키워드 인문학인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이는 세계를 400여년 동안 영향력을 미쳐왔던 마키 아벨리의 군주론으로부터 파시즘과 자유 그리고 똘레랑스에서 찾아볼 수 있는 관용과 폭력, 그리고 민주주의, 자본주의, 자유주의에 대한 키워드의 성찰들이다. 


이상의 키워드들은 그 어떤 키워드들보다 현대의 우리들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들이다. 자본주의 세계는 첨단 과학을 등에 업고 점점 더 발전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굶주림과 질명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더 늘어만 가는 인류의 딜레마와 현대인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과거 나치즘과 파시즘이 전 세계를 공포의 도나니 속으로 몰아넣었던 적이 있었다. 대령 학살을 의미하는 홀로코스트라는 명칭은 나치즘의 산물이다. 현대인들은 자신들의 견해가 다를 때 상대방을 국수주의니 파시즘이니 하는 과격한 언어들을 무기로 휘두르기 일쑤이지만, 마르크스가 지적했듯이 히틀러의 국민은 알코올에 중독되기라도 하듯이 히틀러의 광기어린 통제와 배후 조종에 취해갔다. 그리고 당시 독일의 국민들은 자신들이 무슨 짖을 저지르고 있는지 미처 깨닫지 못한 것 같다. 그들은 자신들의 역할에 커다란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스스로를 나치 당원으로서 인정받고 있는 엘리트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제국주의 일제는 조선을 침략하고 약탈하면서 조선의 국민과 문화 그리고 조선의 재산을 말살하고 있었다. 자신들은 조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들은 그렇게 조선을 죽여가면서 스스로 엘리트라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이는 조선의 비극이자 인류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경제라는 이름으로, 자유주의 정신의 이름으로, 국수주의라는 이름으로 그 누군가를 현혹시키려했거나 현혹당한 적은 없는지, 아니 그 어느 국가가 또 다른 국가를 상대로 그 ism들을 앞세워 상대방의 국가야 어떻게 되든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데 몰두하지는 않았는지 깊이 성찰할 일이다. 대항해 시대의 그 참혹하고도 혹독했으며 잔인했던 식민지 정책처럼 말이다.

이러한 연유로 독자인 우리들은 그 -ism 이라는 껍질 속에 포장되어있는 그 유혹과 알맹이들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인문학을 필요로 하는 매우 중요한 첫 번째 이유이다.


 2장 선전, 선동 그리고 진실

2장의 키워드는 넛지, 프로파간다, 스토리텔링, 레토릭, 인지오류, 스티커이미지, 쿼터비즘이다. 모두 인지의 오류를 유발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용어들이다. 넛지는 타자들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기술이다. 그 타자들은 절대로 억지로 이끌려가는 것이 아니다. 타자들 스스로 원해서 이끌리는 것이다. 이것은 프로파간다나 레토릭(수사학)과 별반 다른 성질이 아니다. 결국 여론은 이러한 넛지의 기술이나 프로파간다 혹은 수사학으로인하여 특정한 방향으로 발전해가게 된다. 물론 대중들은 스스로가 어느 한 쪽 방향으로 유도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이는 파시즘이 독일의 국민들을 이용한 방법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대중들은 그렇게 타자의 힘에 이끌려가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마치 스스로의 의지대로 움직여가고 있다는 지기 오류를 범하게 만는다.

 

이러한 대표적 사례로 저자는 드레퓌시 사건을 들고 있다. 드레퓌시 사건의 전말을 알고있는 독자라면 매우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키워드들을 우리의 생활에서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TV의 광고는 넛지 혹은 프로파간다와 레토릭 또는 스티커이미지를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 대상이 될 것이다. 어느 유명 연예인을 등장시킨 광고는 그 효과가 대단히 크다. 여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집단의 각본과 사실은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차이점이라면 상업성을 띈 광고라는 점 뿐이다. 그러나 대중의 대변인을 내세워 그 영향력을 행사하여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넛지나 프로파간다에서 여론 몰이를 위해서 유명인사의 대중 장악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결국 선전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지력보다는 감정 호소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그 감정적 몰입은 유명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하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으로 먹혀든다. 만약 우리가 자신의 판단을 스스로 잘 해내지 못한다면 우리들은 키워드 넛지, 프로파간다, 레토릭등에 의하여 중심을 잃고 말 것이다. 저자는 말하고 있다. 말재주가 정신보다 화려해질 때 인간의 영혼은 썩어가기 시작한다고.... 우리가 곰곰이 사고하고 그 이면을 잘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인문학을 해야하는 두 번 째 이유이다.


3장 의식주

키워드는 옷의 철학, 한식의 세계화, 공장식 농장, 행정 복합도시, 가족 해체, 소셜 네크워크, 아파트이다. 의식주는 인간 생활의 근간이다. 그러므로 이 키워드들은 인간 생활에서 그 어나 하나라도 제외될 수 없는 것들이다. 패션은 국가의 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먹거리는 세계를 돌도 돌아 새로운 먹거리로 변모한다. 패션은 옷을 입는 사람의 생각을 좌우할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개성을 드러내고 자신의 사고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값싸고 대량 생산 공장 체제에서 만들어지는 음식물들을 매우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입고 매일 먹는 의식의 이면에 감추어진 사고들을 이 책을 통해서 고찰 해볼 수 있다.


 대한민국은 아파트의 천국이다. 대한민국의 성인들은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서 평생 일을 해야 한다. 좋은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대한민국 다수의 꿈이 되어버렸다. 아파트를 가지고 있어야 결혼을 하기에도 유리하다. 어느 동네에 어떤 아파트를 가지고 사느냐가 개인의 성공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어버렸다. 아파트는 그렇게 대한밈국 국민들의 꿈이자 보금자리이다.

 

 그러나 아파트라는 공동체는 지극히 단절적이다. 표면적으로는 그 어느 대보다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듯 보이지만 우리는 더더욱 고독하고 이웃과 단절하여 살고 있다. 범죄율은 더욱 늘었고,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누군가와 소통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단절을 경험하는 사회는 인터넷으로 소통하기 시작한다. 이름도 모르는 아이디와의 소통이 시작된 것이다. 인간적 신뢰의 바탕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의 온라인 소통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 일쑤이다. 쉽게 상처받고 쉽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 사회는 상처 투성이다. 이제 온라인 소통의 방식에도 변질이 오고 있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신상털이는 부정적 측면의 좋은 예이다. 아는 아파트라는 단절된 주거형태가 큰 영향을 끼쳤음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의 사회는 건전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건전하게 만들어가기 위해서 먼저 깨달아야 할 것들이 있다. 올바른 문제 인식이 그것이다. 정크 푸드에 를 먹고 단절된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의식주에 대한 올바른 문제의식, 이것은 우리가 또 인문학을 해야하는 세 번 째 이유이다.


4장 과학 종교 교육

키워드는 사회진화론, 통섭, 시민종교, 자유, 학교붕괴, 교정, 입시지옥, 1만시간의 법칙이다. 과학에 대한 오해는 때론 엉뚱한 괴물을 낳기도한다. 다윈의 이론 ‘진화’를 ‘진보’ 하는 말로 왜곡하면서 다윈의 의도는 사라지고 ‘경쟁과 진보’라는 엉뚱한 해석으로 재탄생한다. 정치가들은 그렇게하여 세상을 지배하는 법칙을 만들어 냈다. 결과물은 히틀러였다.

 

이에 인문학이 해야 할 일은 통섭이다. 과학, 정치, 경제, 사회를 통섭론으로 접근하는 것을 요구하는 시대인 것이다. 학문을 어느 특정 분야로 분금시킬 때 발생할 수 있는 학문의 ‘왜곡’은 원래의 의도가 변질되어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복잡한 세상의 이치들을 특정 학문이라는 단순하고도 명쾌한 설명은 되려 위험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붉은 악마는 과연 종교가 될 수 있는 것인가... 독일인들은  나치 전당대회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올바르지 않은 열정은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올바른 시민 종교를 잃어버린 열정의 위험함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우리의 ‘대한민국’이 진정 올바른 시민 정신이 되기위해서 정체성이 올바르게 정립되어야하며 건전한 국가관을 바탕으로 올바른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학교의 붕괴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 듯하다. 통섭의 이유가 분명한 것 처럼 교육에서도 모든 것을 아우르는 사고의 균형을 요구하고 있다. 단편 일률적은 교육의 방식은 참다운 스승을 양산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악순환은 반복되고 새로이 커가는 시민들은 참다운 스승이 되어주지 못한다. 결과는 인간 소외이다. 과학 기술만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것은 아니다. 학교 군대, 교도소는 공통점이 있다. 규칙은 정해져있고, 엄격한 통제가 이루어진다. 인간의 개성은 무시되고, 오로지 하나의 목적만을 위해 존재하게 된다. 특히 학교는 입시 지옥과 가름이 없다. 경쟁만 부추기는 사회 집단이 학교인 셈이다.

 

시대는 변하고 있고 그에 필요한 인제의 다양성도 함께 필요한 사회이다. 이제 교육은 경쟁과 성과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목적을 잃은 인간의 자화상이 아닌 인간과 사회를 위한 진정한 교육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우리가 인문학을 해야하는 4번째 이유이다.


 

5장 왕따, 갈등 그리고 전쟁

키워드는 상무정신, 전략 전술, 십자군 전쟁, 아힘사, 왕따, 우분투, 지정학이다. 크고 작은 전쟁은 늘 인류와 함께했다. 갈등은 인류의 키워드이다. 문제는 그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상무정신에서 독자들은 전쟁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군인은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군인은 절대로 전쟁 범죄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병법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십자군 전쟁은 이런 점에서 되돌아보고 반성을 해야하는 전쟁이다. 살생을 최대한 줄이는 전쟁, 전쟁을 하기보다는 전쟁을 하지 않고 이기는 전쟁, 간디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전쟁에서 승리를 일궈냈다. 그래야 국가간 서로를 용서할 수 있는 관계로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갈등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도, 동네에서도 왕따가 존재한다. 서로 연결 고리를 찾아내면 그 고리에 속하지 않는 타자는 왕따가 된다. 올바르지 않은 의식이 자리 잡은 지역이기주의도 마찬가지이다. 아프리카에는 ‘우분투’라는 사상이 있다. ‘우분투’란 ‘인간은 다른 사람 덕분에 인간이 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국가간에도, 지역 사회간에도, 개인간에도 상대방이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는 우분투 사상을 본받을 때이다. 인문학을 해야하는 5번째 이유이다.


6장 자본주의 생존학

키워드는 공짜, 과시적 소비, 쇼핑 중독, 욕망, 감정 노동, 일중독, 사추기, 노예노동이다. 인간은 욕망한다. 물질에 대한 욕구는 자기 만족을 모르는 인간의 모습을 반영하는 듯 하다.  나아가 스스로 타자와 구별되고 싶은 욕망이 일조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과소비가 생겨나고 흔히 말하는 된장녀도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라캉의 말처럼 인간은 인간의 욕망을 욕망하고 있는 것인가. 사회는 이를 더욱 부추기기라도 하듯이 차별화를 외치며 상품을 쏟아 낸다. 소비자는 그 차별화를 구가하고자하는 욕구를 떨쳐버리지 못한다. 지본주의에 매우 부합하는 인간의 한 면모이다. 기계 문명을 발달하고 첨단 과학이 이를 뒷받침한다. 차별화되고 물질을 더욱 많이 소유하면서 사회는 행복을 느낀다. 인간의 행복을 물질에서 찾을 수 밖에 없는 사회에 다다랐는가...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만 간다. 나이가 들수록 연륜은 높아지고 가능한 일들은 줄어들기보다는 실제로 더 많아진다. 그러나 인간이 이러한 욕구에 굴복하는 한 한평생 노동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노동의 노예는 인간을 소외시킨다. 인간은 나이가 들어 늙어서도 욕망에 사로잡힌채 철저히 소외감을 느끼며 고뇌할 수 밖에 없는가.... 우리의 욕망을 되돌아 볼 때이다...이것이 인문학을 해야하는 6번째 이유이다.   


7장 기타 생각거리들

키워드는 호모 루덴스, 시뮬라르크, 괴물, 영어 공용화등이다. 이 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호모 루덴스, 즉 놀이하는 인간이다. 우리는 스포츠에 열광하고, 음악에 열광하며 온갖 놀이를 즐기고 싶어하는 인간이다. 공정한 스포츠는 종교와 인종, 그리고 이즘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 있다. 그러나 생존하기 위해 인간인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있다. 자신들이 가진 진짜 모습을 위장하거나 보여주기 위해 시뮬라르크를 사용한다. 시뮬라르크는 실제의 이미지보다 훨씬 더 좋은 이미지로 변모한 것이다. 그리하여 타자들에게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된다. 오히려 진짜보다 복제가 더 훌륭해 보이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대중들은 이러한 시뮬라르크에 너무 익숙해있다. 진짜가 아닌 가짜에 더 높은 평가를 내리게 된 것이다. 얼마 전 서양의 어떤 예술가는 복제와 오리지날 중 어느 것이 진짜냐하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복제 작품으로 서울에서 전시를 한 적이 있다. 수많은 인파들이 그 전시회에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그 예술가의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분명 시뮬라르크와 오리지날은 구별되어야 한다. 자신의 시뮬라르크를 진정한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이가 있다면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할 것이다. 과연 정녕 나는 누구인가... 나 자신인가 나의 시뮬라르크인가... 그렇다면 자신의 진짜 모습과 위장된 이미지 중 어느 것이 진짜냐를 가릴 필요는 없어질 것이다. 진정한 자아는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의 것으로부터 정체성을 지켜갈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한다. 영어의 공용화를 주장하는 사태에 이르른 시점이다.  과연 진정한 자신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면서 우리의 말과 글을 잊고 사는 존재인가, 아니면 우리의 언어가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살 것인가.... 이것이 우리가 인문학을 해야하는 7번째 이유이다. 이렇게 키워드 인문학은 인문학 존재의 이유를 깨닫게 해준다.


<키워드 인문학>은 이렇게 다양한 키워드들을 독서를 통하여 발견하게 해준다. 또한 다양한 책들과 함께 살아가도록 한다. 인간과 여타의 동물을 구별 짖는 것으로 다양한 것들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인간적 감정, 인간의 이성, 도구의 사용, 과학의 발견과 진보, 직립 보행, 술을 마시는 인간, 넥타이를 맨 인간 등등...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유들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정녕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독서이다. 왜 유일하게 인간에게만 독서가 존재하는가...우리가 여타의 동물들과 구별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간과 동물을 구별짖는 가장 분명한 이유이다.  

 

 독서는 인간에게 끊임없는 사고를 권고한다. 우리가 독서를 하는 한 우리는 사고의 동물일 것이다. 사고는 우리에게 보다 합리적이고 보다 도덕적이며 보다 타자를 이해하도록 하는 매체가 되어 준다. 타자에 대한 이해는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 우리가 독서를 해야하는 이유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인문학을 해야하는 이유이며 인류를 위해 보다 바람직한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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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2-02-07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게 쓰느라 애쓰셨다고 일단은 추천부터 한 방^^;

차트랑 2012-02-08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언젠가부터 독서 노트를 작성하는 버릇이 되었답니다.
아마도...'세한도'라는 책일 것입니다.
세한도를 읽고 그 감동을 어찌할바 모르고
노트를 작성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참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독서 노트를 하는 버릇이 생긴 것입니다.
위의 리뷰도 저의 노트에서 가져온 것이랍니다.

노트를 하다보니 쓸데없이 길어졌더라구요.
그러나 기왕에 쓴거..하면서 포스팅을 했답니다.

아래의 애절양(19금)과 과거에 쓴 몇 개의 페이퍼는
저의 독서노트에서 가져온 것이구요..
쓸데없이 길게 쓴 글치고 볼거 별로 없답니다 ㅠ.ㅠ
그저 자기만족적인 일종의 표현이라 여겨주셔요~

나중에 세한도에 대한 페이퍼를 새로이 작성한 계획입니다.
제가 세한도에 반해서 고생좀 했거든요 ㅠ.ㅠ
추천을 날려주시고...고맙습니다 진주님~

라로 2012-02-08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차트랑공님 어떻게 설정하셨는지 모르지만 TTB2광고 부분이 하나도 안 나와요,,^^;;
설정에 다시 가셔서 잘 되었는지 확인해 보시거나
아니면 책을 담으실때 끝까지 그 과정을 하지 않으시면 지금처럼 광고 부분이 안떠요,,
어제 댓글을 달때도 그래서 말씀을 드릴까 하다가 뭐 하고 계시는 중인지 알고 말씀을 안 드렸는데 오늘도 안보여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추천해주신 세한도는 꼭 읽도록 하겠습니다.^^

차트랑 2012-02-08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해주신 광고에 관해서..
제가 무엇인가를 잘못한 것이 분명한데요..저렇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해보려고(보기가 않좋습니다요 ㅠ.ㅠ)
했지만 도대체가 안되더라구요
알라딘에 문의를 해볼까하다가..
사실은 문의를 했었습니다 ㅠ.ㅠ

영상물을 포스팅하고 싶어서 알라딘에 문의를 했었는데
전에 말씀드린대로 알아들을 수 없는 답변이와서
에구, 안하고 말지...^^
그렇게 지내다가 나비님께서 방법을 잘 알려주셔서
지금은 포스팅하는 방법을 제가 알게되었잖아요?^^

마찬가지로 서재의 관리도 그러하답니다.
문의를 해봤지만 영 알아들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역시, 에구 안하고 말지 ㅠ.ㅠ
그러고 있는 중이랍니다.

아, IT의 세계는 정말 사람을 어렵게 한다니깐요^^
그래도 이런 저의 아픔을^^
털어 놓으니 속은 좀 시원하네요.
고맙습니다 나비님~

라로 2012-02-08 10:44   좋아요 0 | URL
제 생각에는 책을 담으실때 한권 담으실때마다 과정이 있잖아요,,그 과정을 다 안 마치신것 같아요,,수고스러우시겠지만 다시 그 과정을 반복해 보세요,,
그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이에요,,^^;;

잘잘라 2012-02-08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파트는 주거 문제 해결이라 할지 현대인의 비애라 할지 자기 손으로 판 무덤이라 할지.. 저는 아파트, 허공을 탈출(?)하여 땅에 발을 딛고 살겠다는 원대한(또는 소박한) 목표를 갖고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사람입니다만.. (이해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 지금도 몇 십억씩 주고 아파트를 사는 사람들.. 아무리 수백억 부자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차트랑 2012-02-08 23:51   좋아요 0 | URL
땅에 발 디디고 사는 것,
역시 저의 꿈입니다요 메리포핀스님~
꿈이 이루어질 날이 꼭 올 것입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메리포핀스님~

잘잘라 2012-02-12 15:58   좋아요 0 | URL
댓글은 잘 안쓰지만 매일 한번씩 다녀가는 메리포핀스입니다^^ 항상 관심 가지고 님의 글을 읽고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세요요요~^^

마녀고양이 2012-02-08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를 할수록 더욱 배고파지는" 에서 완전 공감입니다.

세상의 생각을 조금 알게 되면, 모르는게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되는 요즘입니다.
잘 된거 같습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데, 저는 앞으로 왕창 더 숙이게 될거 같아서요. ^^

그런데, 차트랑공님두 컴터랑 별루 안 친하시군요?
위의 TTB 광고가 텅~ 비었는걸 보니,, ^^.

차트랑 2012-02-08 23:53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공감해주신다니 고맙습니다.
제가 고개를 많이 숙여야 ㅠ.ㅠ

TTB광고를 어떻게 해보려다가 그만 망쳐버리고 말았지 뭡니까요 ㅠ.ㅠ
도저히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그만 두기로 했는데...
다시 한 번 해볼 생각입니다^^
텅 비어있으니 쩜^^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마녀고양이님~

차트랑 2012-02-08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조언 고맙습니다
찬찬히 다시 한 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재의 머리가 허전해서...
대머리가 된 기분 ㅠ.ㅠ
아직 대머리가 될 나이 아닌뎅 ㅠ.ㅠ

차트랑 2012-02-12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메리 포핀스님~
 

 올해는 대선이 있는 해로 정치계는 물론 국민들께서 그 어느 해보다 정치에 참여하며 관심을 가져야 할 그런 해이다. 한 번의 선택이 국민들에게는 5년이라는 세월을 두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생각하면 대선은 분명 보통일은 아니다. 첨예한 관심과 촉각을 특히 더 세워야 하는 국민들도 계시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경우야 어떠하든 직접적인 영향력을 피해갈 수 있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한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정치인의 금전적인 유포행위에 대한 폭로가 있었고, 대한 민국은 금전과 관계하고 있는 정치적 사건로 뜨겁게 달아올라있다. 더구나 국민들이 쉽게 납득하기 힘든 정치인이 구속된 작금의 상황에랴...

 

정치의 본질은 현재나 과거나 크게 다를바가 없어서 '위정'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많은 역사적 사건과 선조들이 떠오른다. 그 중 '다산'이라는 인물은 조선 후기라는 역동적인 변화기를 살다 갔기에 더더욱 주목을 끈다. (얼마 전 어느 알라디너의 페이퍼를 읽어보니 여유당 탄생 250주년이라고 한다.)

 

'다산'은 정치란 무엇인가, 백성을 위한 정치란 어떠한 것인가를 몸소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었다. 정조의 ‘민본’과 ‘개혁’이라는 정치이념을 잘 이해하고 그 필요성을 절감했던 사람 중의 하나가 바로 여유당이었던 것이다.  물론 정조 대왕이 급서하면서 그동안 정조가 일궈놓았던 개혁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정순왕후가 정조의 모든 개혁들을 정조의 개혁 그 이전 상태로 되 돌려놨기 때문이다. 강한 조선이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순간을 맞이했지만.... 그러나 분명 다산은 위정자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위정자들에게 여유당의 말씀을 읽어보기를 촉구하며 여유당의 글과 생각에서 그 해답을 찾아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다산'이 정약용선생님의 호이지만, 다산선생님의 거룩한 정신을 생각하면 감히 호를 부를 용기가 나지않아 이제부터는 당호인 '여유당'으로 대신합니다)  

 

 

 

여유당의 애민정신

 

 

'다산의 풍경'은 여유당의 '시집'입니다. 

 

여유당은 정조의 명령으로 전국을 암행하는 과정에서 백성들의 삶을 그 어느 관료보다 더 잘 이해했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했던 정조의 정치철학과 여유당의 애민정신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백성들을 공포속으로 몰아넣던 천연두의 치료법을 위한 '마과회통'과 공정한 재판을 위한 주의사항과 규범등을 기록한 '흠흠신서', 그리고 널리 알려진 '경세유표', '목민심서'등은 여유당의 애민정신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저술들이다.

 

 이러한 여유당은 강진에 유배생활을 하던 도중  ‘애절양(哀絶陽)’이라는 한편의 詩를 남긴다. 이 시는 여유당께서 살아가던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냄과 동시에 백성들을 그 얼마나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았는지를 잘 알 수 있게한다. 본디 여유당은 漢詩로 이 글을 남겼으나 편의상 한글로 옮겨본다.

 

 

애절양 (哀絶陽)


갈밭머리 젊은 여인 울음도 서러워

현문향해 울부짖다 하늘 보고 호소하네.

군인 남편 못 돌아오는 것은 있을 법도 한 일이나

예로부터 男絶陽은 들어보지 못했노라.

 

시아버지 죽어서 이미 상복을 입었고

갓난아인 배냇물도 안 말랐는데

三代의 이름이 군적에 실리다니...


달려가 억울함을 호소하려니

범같은 문지기 버티어 있고

이정(理正)이 호통하여 단 벌 소만 끌려갔네.


남편 문득 칼을 갈아 방안으로 뛰어들자

붉은 피 자리에 낭자하구나...

스스로 한탄하네

“아이 낳은 죄로구나”


중략...

자식 낳고 사는 것은 하늘이 내린 이치이건만

하늘 땅이 어울려 아들되고 딸 되는 것

말, 돼지 거세함도 가엾다 이르거늘

하물며 뒤를 잇는 사람에 있어서랴....


부자들은 한평생 풍악이나 즐기면서

한 알 쌀, 한 치 삼베도 바치는 일 없으니

다 같은 백성인데 이다지도 불공정하단 말인가

객창에서 거듭거듭 시구편만 읊조리게 된다..

 

 

 

 

여유당께서 이러한 한시를 남기게 된 것은 조선 정부의 정치제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 다음은 애절양이라는 시를 짖게된 역사적 배경이다.  

 

 

조선의 군역제도

 

'조선의 숨은 왕'은 조선의 정치 현실을 적나나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책 중 하나입니다.

 

조선의 백성들을 가장 괴롭히고 있었던 것은 삼정이라는 것이었다. 흔히 국사 교과서에 ‘삼정이 문란했다’라고 써있는 바로 그것이다. ‘삼정’이란 ‘전세, 군정, 환곡’ 이 세 가지를 이름이다. 애절양은 삼정 중 군정과 관련이 있는 시인 것이다.

 당시 조선은 남자가 16세가 되면서부터 60세까지 군역의 의무를 지게되어 있었다. 군인들은 ‘오위’라고 하는 다섯 군대 중에서 한곳에 소속되어 복무해야 했다. 그러나 군대에 가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 임진왜란이 일어나 군사를 모집해보니 대부분 노약자들 뿐이었다.

 좋은 예로 선조는 임진 왜란이 일어나자 ‘이일’장군을 남쪽으로 급파한다. 이일 장군이 왜의 거센 예봉을 꺽어 주게되면 ‘신립’장군으로 하여금 그 후미를 지원하겠다는 전략이었던 것이다. 명을 받은 이일 장군이 3일 동안 모집한 군사들은 모두 100명이 채 되지 못했고 결국 이일 장군은 홀홀 단신으로 남쪽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왜는 당시 6만여명의 침략 선발대를 3조로 나누어 조선에 파병한 상태였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어처구니 없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이일장군은 상주에서 패배하고 만다.


 이러한 이유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을 수 있겠으나 조선의 군사적 실상이 이러한 상황이 었으므로 조선은 훈련도감을 설치하여, 오군영을 만들고 직업군인으로 대처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직업군인들에게 지급할 봉록 예산이 필요해졌다. 하여 군대에 가지 않는 남성들에게 두당 2필의 군포를 대신 거두었다.


삼정의 문란

조선 후기의 역사 현장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군정에 해당하는 군포가 조선의 백성들에게는 대재앙 중 하나가 되었다. 양반들은 군역의 의무가 없었으므로 군포를 내지 않았다. 조선은 국방비를 양민만을 대상으로 징수했다. 군적에 해당하는 모든 양민의 장정들이 군포를 징수해야 했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5-6필 혹은 7-8필을 내야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것 만으로도 빈곤했던 조선의 백성들에게는 대단히 고통스런 세금이었다. 상황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정부는 죽은 사람에게도 군포를 징수하는가 하면(백골징포) 군적에 해당하는 어린 아이에게도 군포를 강제 징수(황구첨정)했던 것이다.


군포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족은 야반도주하여 산속 깊숙한 곳이나 외딴 섬으로 도망을 해야했다. 이를 ‘유망’이라 한다. 한 가족이 유망하면 그 친척에게 그 책임을 물었다. 이를 ‘동징’이라 했다. 결국 친인척이 모두 유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른다. 친척이 모두 유망을 하면 친척이 아닌 이웃에게 그 책임을 물었다. 이를 역사는 ‘인징’이라고 말한다. 급기야 온 동네의 모든 사람들이 한꺼번에 유망하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매우 외딴 곳, 산속 깊은 곳이나 고독하기 이를 데 없는 외딴 섬에 외롭게 자리잡고 살아가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왜 이런 곳에 이렇게 사시게 된 것일까...궁금해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조선의 군정을 살펴보면 이해가 가실지도 모른다... 동징과 황구첨정과 인징을 피해 멀리 멀리 달아났던 것이다. 삼정이 그 얼마나 문란했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겠다.



애절양

다산의 마음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산문집입니다.

 

애절양은 <양물을 자른 일을 슬퍼한다>는 뜻의 시이다. 여유당은 어느 양민 하나가 자신의 양물을 잘랐다는 슬픈 소식을 접하고 시를 쓰게된다. 이 시는 당시에 삼정이 백성들에게 그 얼마나 가혹한 형벌이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공개적으로 그 횡포를 적나나하게 고발한 작품이라 하겠다.


여유당은 이 시를 짓고나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이것은 계해년(1803년) 가을 내가 강진에 있으면서 지은 시이다. 노전에 사는 한 백성이 아이를 낳은 지 사흘 만에 군포에 등록되고 마을 이정(理正)이 소를 빼앗아가니 그 사람이 칼을 뽑아 자신의 생식기를 스스로 베면서 하는 말이, '내가 이것 때문에 곤액을 당한다.‘ 하였다. 그 아내가 생식기를 관가에 가지고가니 피가 아직 뚝뚝 떨어지는데, 슬피울며 하소연하였으나 문지기가 막아버렸다. 내가 듣고 이 시를 지었다.”


어느 양민에게 관아에서 죽은 아비와 갓난 아들의 군포를 내놓으라하자, 그는 관청으로 달려가 “제 아비는 죽은지 오래되었고 아들은 갓 태어나 군포를 질 의무가 없는데도 군포를 세필이나 내놓으라하니 억울하옵니다.”라고 하소연을 하려한다. 그러나 호랑이 보다 더 무서운 문지기들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울며불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런데 이정(理正-조선 최 말단 지방행정조직의 책임자)이란 놈이 백성의 억울함을 알아주지는 못할 망정 있던 한 마리의 소를 군포대신하여 끌고 가버렸다.

 

그는 억울함과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를 낳은 것이 나의 죄다.”라고 말하면서 죄의 근원이라며 자신의 양물을 잘라버린 것이다.

 이러한 슬픔과 억울함을 이기지 못한 그의 아내는 바들바들 떨며 남편의 양물을 들고 관청으로 달려가 호소해보았으나 문지기가 막아서는 바람에 이 또한 소용이 없었다. 곤장을 죽기 직전까지 맞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알아야 하는 것인가? 힘없는 백성의 아내로 살아가는 조선 여인네의 가슴에 이토록 피멍이들도록 해야했단 말인가. 억울함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남편이 스스로 자른 양물을 바들바들 떨며 자신의 손에 들고 관가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가엾디 가없은 조선 여인의 마음을 그 누가 헤아릴 수 있단 말인가..이 어찌 슬프디 슬픈 한스러움이 아니겠는가...오직 하늘을 향해 토해낼 아픔이려니...

 

당시 조선의 백성들이 소를 가지고 있던 비율은 대략 100분의 1이었다. 100가구 중 한 가구 정도가 소를 기르고 있었고 농사를 짓는 데 활용했다고 한다. 그만큼 소는 귀했고 유용한 농사의 수단이었다. 세 필의 군포를 강제 징수하는 것도 억울한 판에 농사지을 소마저 빼앗아가니 그 백성의 심정이 오죽했으랴...

 

이러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여유당은 그저 시구편만 읊조릴 뿐이라고 말한다. 시구편은  시경(詩經)에 수록된 詩 편의 이름이다. 시구편에는 통치자가 백성을 두루두루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시구새, 즉 뻐꾸기에 비유해서 읊은 시편이라고 한다. 이렇게 시구편을 반복해서 읋조릴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무기력함에 여유당은 또 그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이는 하나의 사건을 고발한 詩이지만 가히 그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여유당, 현대의 위정자들에게 정치 방향의 표본을 제시하다.

 

다산이 그랬던 것 처럼 국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하여 여유당은 지배층 중심의 조선사회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그의 애민 정신은 경세유표와 목민심서등에 잘 드러나 있다. 그를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인물로 평가하는 것은 개혁과 개방을 통하여 백성들을 편안케 함과 동시에 부국하고 강병한 국가로 조선을 개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토지제도는 물론 세제, 군제, 관제 및 신분제까지도 개혁하고 특히 백성들이 가난을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여유당의 사상은 오늘 날 대한 민국이라는 나라가 잎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정의 원칙은 바로 ‘애민’에 있다. 애민을 하기위해서는 백성 중심의 정치가 선행되어야 하고, 국가 제반의 경제적 정치적 작동 원리가 국민을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오늘 날의 정치는 표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인 듯 보인다. ‘표’는 곧 ‘집권’을 뜻한다. 요즘 한참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돈 봉투 사건은 이를 잘 증명해주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정당이 정당한 방법으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앞세워 표를 얻으려하지 않고, 술수와 잔재주를 사용하려 한다.


 정치는 신뢰를 바탕으로 행해져야 한다. 국민이 신뢰할 수 없는 정치는 죽은 정치이다. 국민에게 위정자들이 기꺼이 국민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믿도록해야 한다. 그 믿음은 얄팍한 술수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일시적인 포풀리즘에서 오는 것도 아니다. 지속적이고도 듬직한 신뢰에서 온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올해는 또한 우리 국민들이 대선을 치루어야 하는 해이다. 국민은 진정한 애민정신과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원한다. 조선의 지배층처럼 군역의 의무도 없고, 세금의 의무도 없으면서 백성들의 삶을 더욱 고단하게하는 그런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책임지며 모두가 함께 노력하는 단결된 정치력과 위정자들이 모범을 보이며 손짓하는 그런 시대를 갈망한다. 정약용 선생께서 절양했다는 소식을 듣고 반복해서 읊조릴 수 밖에 없었던 그 시구편, ‘통치자는 두루두루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시구편에 써있는 대로 진정으로 국민을 사랑하는 그런 정치인이 대선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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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2-0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조건 추천하고 읽었습니다.
몇초 후에 다시 추천하시겠습니까? 하면 여지 없이 또 눌렀을텐데...ㅋ
얼마 전에 정민 교수의 책 '삶을 바꾼 만남' 강연회를 다녀 온적이 있었는데
과연 다산은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을 했어요.
강연도 물론 탁월했구요.
소개해 주신 책만으로도 공부가 될 것 같아요.
언젠가 저도 다산을 연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끈!(물론 생각만.ㅋ)
다신의 또 다른 호가 여유당이었군요.
그런데 님의 글 제목이 참!^^

2012-02-06 0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4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4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2-02-06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가 소름이 쫘악 끼쳤네요...
애절양이 그런 의미가 있는줄 몰랐네요. 그져, 슬픈 소쩍새 생각만 했답니다.
(대체 소쩍새는 어디서 떠오른 이미지인지 모르겠어요.. ^^)

요즘 대단들하더군요, 하루가 멀다하고 공약을 펴내고 쇄신책을 펴내는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 중입니다. ^^

차트랑 2012-02-07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구구...어쩌죠?
조선의 민초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면서도...ㅠ.ㅠ

그저 애절양과 같이 억울한 일들이
현대에는 발생하지 않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라로 2012-02-07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산의 마음]을 읽었는데 정말 너무 좋아서 막 끌어 안고 그랬어요,,
그런 책 또 아시면 소개해 주세요,,다산 책이 아니라도요,,^^

차트랑 2012-02-08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신의 마음을 읽으셨다니...
감동의 물결입니다요ㅠ.ㅠ

또한 '막 끌어 안으실 수 있는 책'이라고 말씀하시니
세한도가 떠오릅니다.
물론 다산의 마음과는 다른 느낌으로 끌어안으실 테지만요

박철상님께서 지으신 책으로
알라딘 가격 8800원입니다.
비싸지 않은 책이라 좋구요...
내용으로 본 가치는 매길수가 없었답니다.

제게 독서 노트를 쓰도록 결정타를 먹인 책이기도 합니다.
나비님께서는 워낙 독서를 많이 하시는 분인지라
이미 읽어보셨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러나 행여 미독이시라면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혹시 마음에 안드시면
이 책은 제가 반품 받겠습니다^^
 

날씨가 몹시 차가운 날입니다.

단단히 준비하지 않고 외출을 했다가는 동장군에게

혼쭐나고도 남음이 있는 그런 하루였습니다.

 

언젠가 어느 분의 페이페에 써있었던...

늦게 배달되어 마음 졸이며 기다리던 안타까운 마음이

책에서 전해오는 차가운 냉기로인해

택배아저씨께서 고생이 얼마나 많으신지 생각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기억되는 차가운 하루입니다.

 

정말....

책을 꺼내 드는 순간...

이렇게 날이 차가웠구나 싶습니다..

택배아저씨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 알라딘 컵도 하나 딸려왔습니다. 노란색 컵을 가지고 있어 핑크로 왔으면 생각했는데,

정말 핑크색을 보내왔습니다. 이건.. 쩜...좋은걸~

 

안사람은 지난해의 컵이 더 마음에 든다하고, 저는 올해의 컵이 더 마음에 든다하고

서로 싸우다가는,

이럴게 아니라 각자 마음에 드는 알라딘 컵으로 차나 한잔 같이하면서 싸우자하고는 

얼떨결에 차 한잔 함께했다는 ㅋ

( 그런데 아무리 봐도 지난해 컵이 더 좋은걸~)

 

다음은 알리디너분들의 서재와 리뷰에 힘 입어 택배받은 책들입니다.

 

 

선택도서 1,2 

 

서재 활동을 하시는 분들께서는 대부분 잘 아실만한 분의 뽐뿌질이 워낙 강력하여 뿌리치지 못하고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신화의 힘' 은 이윤기님의 번역인데요 이윤기님의 번역과 저술을 몇권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윤기님의 번역에서는 혼을 불어 넣고고 있는 분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렵습니다. 그리하여 찾아 읽은 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윤기님께서 타계하셨다는 매체의 보도를 접하고는 마음깊이 애도해마지 않았습니다. 이윤기님께서 번역을 위해 그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그의 책을 읽어보신 분들은 잘 느끼실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저는 이윤기님의 번역에서 무한한 신뢰를 느낍니다. '신화와 인생' 은 저자 캠벨의 글솜씨를 접하고 싶어 함께 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같은 분의 등떠밀기가 있었습니다 ㅠ.ㅠ

지금 신화와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두 권 중 한권만 마음에 안들어도 두권다 반품할 생각입니다, 대전으로요 두-둥~!

 

 

과거에 읽은 이윤기님의 저서및 번역서

( 아래의 7권은 이번에 구입한 책이 아닙니다)

 

 

 

 

 

 

 

 

 

 

 

 

 

 

 

 

 

 

 

 

 

 

 

 

 

 

선택도서 3

 

그리모의 피아니즘을 특별히 사랑하는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 그리모의 저서 '특별수업'을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니...쩜 쩍발린다는 양심의 소리를 외면 할수가 없었습죠 ㅠ.ㅠ

이렇게 쩍발린 것은 알라디너의 영향력 덕분입니다. 알라디너... 생각보다 무섭습니다 ㅠ.ㅠ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리모가 연주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2악장은 그 어느 연주보다 성스럽습니다. 협연에 참여하고 있는 예르비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모의 모습에 깊이 경도된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 특별수업을 읽어보는 것은 그녀에 대한 예일 듯 여겨집니다. 

 생각이 비록 다른 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마음을 열고 읽어볼 작정입니다. 그리모께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합니다.

 

 

 

 

선택도서 4

 중용 한글 역주입니다. 김용옥선생께서 해준 중용 강의에 쩜 경도었다고나 할까요...사실 김용옥선생은 강의를 할 때 잘난체를 아주 잘 하십니다. 솔직히 이점은 별로입니다 ㅠ.ㅠ 중용을 깊이있게 공부하셨다는 분이 너무 잘난체를 잘 하십니다..이점은 동양의 최고 고전인 중용과 맞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김용옥선생님,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 ㅠ.ㅠ)  

 그러나 강의의 내용은 정말 좋습니다. 자사선생님의 중용을 전달하는 방식은 또한 정말로 감탄스럽습니다. 동양의 고전이 가지고 있는 '힘'을 고스런히 느낄 수 있습니다. 더불어 논어와 대학 그리고 노자에 이르기까지 관련 장구의 일부를 더불어 설명하는 김용옥선생은 학문적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게 합니다. 더불어 중용은 정녕 지상 최고의 경서입니다.

 

 

 

 

선택도서 5

 물론 정통 성리학을 공부하신 분들께서 보면 약간은 입장이 다르다는 견해를 보이십니다. 딴은 '사이비'라는 말까지 운운하는 것을 들어본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외골수 성리학의 곰팡이 냄새나는 사고는 노땡큐입니다. 

 밀폐되고 고립적이며 마음을 열지 못했던 성리학의 모습은 스스로의 학문을 성안에 가두어두고 소통시키려하지 않았던 그들만의 리그를 연상시킵니다. 학문과 사상은 사회와 소통하고 진정한 대의를 위한 것이어야 하며 자신들의 利를 위한 도구로 사용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땡큐인 것입니다. 과거 조선의 성리학은 폐단이 너무 컸습니다. 동양의 고전을 권력과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사용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학문이라는 칼자루를 마음대로 휘둘러 사용한 적이 많았습니다. 칼자루를 잡았다는 것은 맘껏 휘둘러대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어야 합니다. 칼자루는 반대로 애민의 도구로, 나라를 지키며 백성을 지키는 수단으로 용감하게 휘두르라는 뜻입니다. 성리학의 자부심은 칼자루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지혜와 만인과의 교감과 소통에서 나오는 것임을 망각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선택도서 6

 그 내용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기대에 부응해주는 책이었으면 합니다. 나름대로 기대치를 가지고 선택한 책이니만큼 말입니다.

  사실 대의와 명분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같이 버린 우리들이 선비들이 있습니다. 마이클 샐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던 대목은 바로 난파된 배 위에서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던 영국인들이 죽어줄 사람을 제비뽑기로 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서술한 부분이었습니다.

  조선의 선비로 기개를 가진 분들이었다면 과연 그 어떤 선택을 했을까...하는 자문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선비의 기절을 목숨보다 더 중요시했던 선비들이라면 분명 누군가를 죽여 목숨을 연명하는 선택을 과연 했을까...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 책은 그런 선비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선비답지 않았던 우리 선조들을 험담하는 책인 듯 합니다. 선비는 과거에만 존재하던 것은 아닙니다. 현대에도 선비는 분명히 있습니다. 학문은 印이므로 財를 만나면 파괴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종종 학문을 하는 선비들이 財와 權을 쫒으려하는 겨우를 흔히 목도합니다. 재와 권을 쫒는 순간 학문은 증발하게 됩니다. 이것이 동양적 사고의 이치 중  하나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학문을 버리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미지막으로, 알라디너분들의 서재를 통해서 많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알라디너들의 서재와 리뷰는 다양한 사고의 방식을 접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할 뿐 만 아니라, 책을 선택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어줍니다. 위의 책들은 알라디너분들의 도움으로 선택하게된 책들입니다. 그동안 책을 선정하는데 도움이 되어주시고, 또 직접 저의 서재를 찾아주신 여러분들께 이자리를 빌어 깊이 감사드리며 저의 글을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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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2-02-03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화의 힘' 꽤 오랫동안 보관함에 있다가 저도 요번에 구입해서 보고 있어요.
2/3 정도 읽었는데 아주 좋아요!
신나서 남편한테 막 떠들어댔더니, 무슨 사이비교에 심취한 사람같대요.
그런 마력이 있는 책입니다요. ^^

저도 오늘 배달될 책을 기다리고 있다지요.
어제 당일배송이래놓고는 안 와요.
ㅠㅠ

차트랑 2012-02-03 15:38   좋아요 0 | URL
알라디너님들 덕분에 좋은 책을 읽게되어
저도 기쁩니다.
좋은 책을 널리 알려져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워낙 날씨가 추워서
배달도 늦어지나 봅니다 ㅠ.ㅠ

stella.K 2012-02-03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컵이 핑크색도 있던가요? 자주색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책 엄청 사시네요. 컵을 또 받으실 정도면.
책도 내용면에서나 가격면에서나 묵직합니다.^^

차트랑 2012-02-03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벌써 노안이 온것인지
색깔 구별도 헛갈립니다요^^
위의 책 6권을 주문했더니 알라딘 컵을 준다고해서
그러시라고 했습니다 ㅠ.ㅠ^^

저는 많이 구입하는 편에 들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워낙 독서력이 좋으신 분들이 많으십니다.
스텔라님도 마찬가지구요^

stella.K 2012-02-03 15:44   좋아요 0 | URL
ㅎㅎ 슬슬 차트랑공님의 연식이 궁금해지는데요?^^

차트랑 2012-02-03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후덜덜~~^^
대한민국은 인문학을 절실히 필요로하는 시대입니다만
저는 어깨를 조심해야 하는 시대에 아직 들어서지를 못했습니다요 ㅠ.ㅠ
문제는 아닌데도 어깨에 통증이 온다는 ㅠ.ㅠ
용어를 좀 앞당겨야 하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는 중입니다 쿠더덩~

stella.K 2012-02-03 17:45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처음에는 어깨 통증부터 왔습니다.
그렇다면 저 보단 아래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근데 책을 선택하시는 것을 보면 정신연령적 측면에선 저 보다 한참 옵화 같기도 하구요. 전 아직 저런 책 못 읽거든요.
용어를 앞당긴다는 말은 또 무슨 뜻일까요?^^

순오기 2012-02-03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는 지름신을 부르는~~ ^^

차트랑 2012-02-04 00:23   좋아요 0 | URL
지름신 무서버~~ㅠ.ㅠ

차트랑 2012-02-04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깨에 신호가 먼저 온 사람이 위입니다요^
그러니 스텔라님이 눈임입니다요 ㅋ

책이야 관심 분야가 서로 다르니
그걸가지고 정신연령을 판단하는 것은 쩜...^^

용어를 압 당긴다는 말은
흔히 오십견이라고 하는데 저는 오십견이 될 나이도 아닌데
그 증상이 나타난다는 뜻입니다요 ㅠ.ㅠ

stella.K 2012-02-04 10:1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어깨 조심하십시오.^^

차트랑 2012-02-04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알겠사옵니다 스텔라님~^^

라로 2012-02-07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차트랑공님 알라딘에서 활동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저도 차트랑공님 덕분에 좋은 책을 만나는 걸요~.^^

차트랑 2012-02-08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구구..
위의 신화의 힘, 신화와 인생, 특별수업은 모두 나비님 덕분에
결정하게된 도서입니다.
위 글의 '아실만한 분' = 나비님입니다.

물론 땡스투도 나비님께 날려드렸죠.
그래서 궁금해하시던 뜬금없는 대전 반품은
그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답니다 ㅠ.ㅠ

신화의 힘을 읽고 있는 중이고
캠벨의 견해에 대한 반박문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쿠더덩~

모두가 나비님 덕분인걸요^^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를 드려야할 사람은 저입니다.

나중에 다 읽은 후에 페이퍼를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비님~
 

돌이켜 보면 우주와 관련한 지식을 별로 없지만 우주와 그 물리학에 관심을 가진지는 꽤 오래된 듯 하다.  그래서 늘 '우주'와 관련된 용어의 책들은 눈여겨 보는 편에 속한다.

 

올해도 여지없이 우주에 관련한 책들을 검색하고 있는데...시선을 확~ 끄는 도서가 포착된다. 다름 아닌 '멀티 유니버스'라는 책이다.

  원제는 보이는 그대로 'THE HIDDEN REALITY' 이다. '평행우주'라는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멀티'라는 개념이 우주에 적용된 것은 생각보다 오래전의 이야기이다.

 

원제를 한글의 새로운 타이틀로 출간한 것은 흔히 있는 관례로 불편할 것은 전혀 없다하겠다. 그러나 이 책이 '멀티'라는 용어와 관련한 책이라면 제목은 멀티 유니버스(Multi-Universe)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왜냐면 Uni-라는 용어는 '하나' 혹은 '통합'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며, 과거 서구 과학계의 사고로는 우주를 '단일한, 즉 Uni'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그럴 듯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단일의 '우주(Universe)' 외에도 다른 우주가 또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생겨났다. 과학자들이 이렇게 주장하기 까지에는 그 어떤 실험의 결과를 가지고 있다고한다. 실험은 상대적으로 매우 간단하다. 집에서 어린이들과 직접 실험해보아도 확인 가능할 정도로...

 

실험과정의 첫 번째 실험

1. 하나의 판대기에 한 가운데에 장방형의 구멍을 낸다.

2. 그 구멍으로 빛을 통과 시킨다.

3. 빛이 통과하면서 만들어 낸 그림자를 장방형의 틀과 비교해본다.

    (비교의 방법은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자로 정확하게 두가지를 잰 후 비교한다던가, 아니면 판대기를 장방형으로 자를 때 종이를 덪대고 잘라내면 같은 모양의 종이를 얻을 수 있다)

 

이 실험의 결과는 장방형의 판대기와 빛이 통과 한 후의 그림자로 나타나는 모양이 정확하게 일치 한다는 것이다.

 

실험과정의 두 번째 실험

더불어 실험은 약간 더 진행되어야 한다.

4. 이번에는 똑 같은 장방형의 판대기를 2개 준비한다.

5. 두개의 판대기 중앙에 같은 방법으로 구멍을 낸다.

6. 두개의 판대기를 일정한 거리에 나란히 그리고 정확하게 위치시킨다.

7. 그 두 판때기에 빛을 전달한다.

8. 이번에도 두개의 같은 틀을 동시에 통과한 빛을 확인한다.

 

과학자들의 이 실험의 결과는 이전의 실험결과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첫번째 실험에서는 틀의 모양과 그림자의 모양이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차적으로 확인했다. 이 실험의 목적은 빛이 평행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간간한 실험이기도 하다. 실험의 핵심은 두번 째에 있었다. 두 번째의 실험에서는 두개의 틀을 통과하고 난 후의 그림자가 보여주는 빛은 원래 틀의 모양과 달랐던 것이다. 이 설험은 빛이 휘어지는 현상을 직접 확인해주는 실험이었다.

 

빛이 휘어지는 현상은 블랙홀 부근에서 발생한다는 것이 기존의 입장이었다. 워낙 강력한 인력을 가진 블랙홀이 자신의 주변에 있는 빛을 자신에게로 끌어당기는 것이다. 그러나 직선운동을 하던 빛은 자신의 관성을 잃어버리고 싶어하지 않고 버틴다. 그렇게 상대적인 두 힘이 상호 작용한 결과 빛을 휘어지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블랙홀의 주변을 지나고 있지 않는 빛은 휘어질 수 있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과 그 해답이 바로 과학자들이 우주에 '멀티'라는 용어를 관련시키게 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위의 두 번 째 실험에서 확인 했듯이 두개의 동일한 틀을 지나면서 빛은 자신이 휘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었다. 블랙홀의 인력이 아니어도 말이다.

 

'평행 우주'는 우주에 관련한 매우 유익한 도서이다

 

그렇다면 두개의 똑같은 틀을 지나는 빛이 휘어지는 것과 'Multi'라는 용어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 글을 읽은 분들께서는 빛을 두개의 틀에 통과 시키는 실험에서 이미 그 의도를 추측했을지도 모른다.

빛이 블랙홀 주변을 지나지 않으면서도 휘어지는 것을 목도하는 실험이 두개의 틀을 지나는 실험인 것이다. 즉, 블랙홀의 힘이 아니라도 '같은 두개의 물체를 지나는 빛은 휘어진다'는 결론에 도달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두개의 같은 우주(Universe)를 지날 때 빛은 휘어진다'는 것을 증명해낸 실험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위의 실험은 생각 이상으로 간단한 실험이지만, 논문으로 발표할 당시 학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리하여 우주가 하나가 아닌 여러 개가 있을 수 있다는데 동의하는 학자들이 많아진 상태이다. 책으로도 여러개의 우주에 관련한 시적들이 심심찮게 출간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멀티버스에 관련한 영화를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이론적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은 Multi-Universe가 아니라 Multiverse가 되어야 타당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인 것이다. 물론 번역서를 쓴 분도 이 점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Multiverse는 우리에게 여전히 친숙한 용어가 아니며, Universe를 우리말로는 '우주'라는 의미로 통용해왔다는 점에서 다우주(多宇宙)라는 의미로는 Multi-Universe라는 표현은 성립되는 듯 보인다. 그러니 고민 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가 표현하는 우주(宇宙)는 집우(宇)와 집주(宙)의 개념이다. 즉, 이 우주를 우리가 살고있는 넓은 집이라는 광의의 개념어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만 같다. (천자문에서는 하늘 천, 땅지 다음 집우와 집주를 다루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우주'라는 언어적 의미에는 Uni, 즉 '하나' 혹은 '통합'의 개념을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라 보는 이유이다. 그러므로 'Multi와 Uni'를 결합시킨 영어의 표현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언어적 딜레마를 최소한 제거해 주었어야하는 것은 아닐까...이 책이 독자들에게 주고자하는 내용을 전달함에 있어 '멀티 유니버스'는 이러한 언어적 모순을 가진 표현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한 연유로 현재의 표지어는 적당하지 않다고 본다.

 

영화 The One을 아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허무맹랑한 영화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허무 맹랑한 이 영화는 Multiverse 이론 하나만은 잘 번영한 영화이다. 나머지가 별 볼 것이 없어 시나리오와 이론의 빈약함을 절감하게 하는 그저 액션영화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그 허무 맹랑한 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다. 그러니까...감독은 이 영화에서 우주를 123개나 등장시킨다. 우주가 많다는 이론을 주었더니 뻥을 좀 더해서 이렇게나 많은 우주를 등장시킨거다. 그 123개의 우주에는 각각 '나와 똑같은 나'가 있는 것이다. 즉, 그 모두는 '나'의 복제품이냐 하면 절대로 복제품이 아닌 '진짜 나'이다. 그 '진짜 나'가 다른 우주에 있는 또 하나의 '진짜 나'를 죽이면 나의 힘은 그만큼 증가한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적용되는 순간이다. 그러니까 122개의 우주에 있는 '진짜 나'를 모두 제거하면 '나'는 122배로 강력한 힘을가진 자가 된다. 즉, 우주를 지배할 수 있는 그야말로 'The One'이 되는 것이다. 이런 야심을 품고 우주를 돌아다니면서 나를 죽이는 나가 있다. 주인공 나는 살인자 나가 나를 죽일 때마다 힘이 그만큼 솟아남을 느낀다. 죽이지 않는 나마저도 힘이 함께 솟아니는 것이다. 왜냐면 같은 나이니까 당연한 말씀이다.

 

결론은 안봐도 뻔하다. '주인공 나'가 '악당 나'를 물리친다는 것이다. 내가 나를 물리치다니...헐~ 그러나 멀티버스의 이론으로라면야 불가능할 것이 없는 이야기이다. 믿거나 말거나~^^ 

 

아, 우주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다음의 책은 필독서이다.

  

 

 

 

 

 

 

 

코스모스는 최소한 우주관련한 전설적인 책일 것입니다. 두권의 책이 똑같아 보이지만 하나는 보급판이고 하나는 고가판입니다. 내용은 같아서 저렴한 책을 선택하면 한권의 책을 더 구입할 수 있는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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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2-06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행 우주도 그렇고, 차원 이야기도 그렇고
저는 물리학자들의 창의력에 정말 크게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그분들이 진정한 천재구나 싶어져요. 어떤 현상을 발견하면 그것을 해석하기 위하여 온갖 가설을 다 내놓고 실험하기 시작하잖아요. 또는 어떤 때는 수치를 맞추기 위해서도 그러더군요. 수치가 맞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비어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저는 읽으면서 개념 따라가기도 벅찬데 말입니다.

차트랑 2012-02-07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고양이님,
저의 서재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평소 써주신 좋은 페이퍼를 잘 읽고 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이라는 말을 따로 붙여 출간되는 다양한 도서들과 청소년들이 공부하는 교과서가 달라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믿을 수 없는 교과서


흔히들 '교과서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만큼 교과서에 대한 기성 세대들의 신뢰도가 존재한다는 뜻일 터이다. 그러나 막상 학생들 스스로에게는 결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교과서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성인들조차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늘 '교과서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곤 한다. 사실상 신뢰하지 못하는 교과서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추측컨대 아마도 교과서에 대한 바램과 소망이 가미된 기성세대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런 교과서마저 우리는 믿을 수 없는 시대에 와있다. 교과서는 언제나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도하는데 대부분 실패해왔다. 현재의 기성세대들이 학생이었을 때에도 말이다. 그런 까닭에 좀 더 흥미롭고 유익하며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독서를 생활화하는데 필요로 하는 그러한 교과서에 대한 바램과 소망이 내재된 용어가 바로 '교과서적'이라는 표현이라고 결론지을 수 밖에 없다.


 

이토록 흥미로운 주제와 내용들이 시중에서 출간된 책을 접한 후에서야 눈을 돌리게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결코 아니라고 본다. 물론 시험이라는 중압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그러나 시험의 압박이라는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그 책임을 떠넘기기에는 학생들이 기성 세대가 된 후에 독서에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결정적인 문제점은 수업의 내용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흥미로운 주제들을 흥미롭게 가르치고 학습하는 수업의 내용이 기성세대가 된 후의 독서생활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부인 할 수는 없다. 비록 시험 점수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고 점수가 낮았던 과목이라도 수업시간에 또렷한 기억과 인상적인 느낌들은 성인이 된 후의 독서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직장에서 느끼는 피로와 스트레스가 생활 속의 독서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또한 그 책임을 온전하게 전가시킬 수는 대상은 아니다. 독서는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치명적인 독서량과 그 인과 관계


한국인의 독서량이 왜 이토록 저조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함께 제기할 수 있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을 신문 및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접하곤 한다. 최근(2011년 기준)의 발표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평균독서량은 15.5권으로 2009년보다 3.7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직장인 1,000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조사 결과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표준지수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이다. 대도시의 직장인들 기준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성인 평균 독서량은 11-12 권 정도라고 한다. 중고생들의 연평균 독서량이 1-3권이다. 처참한 독서량이 아닐 수 없다. 대입 시험에 올인할 수 밖에 없는 중고생들의 처지임을 직시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책과 함께 인생을 풍요롭게 가꾸어가고 있는 멋진 알라디너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중고생 때 왕성한 독서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처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한국의 대학생들의 독서는 연평균 3-4권에 불과 하다. 이는 더더욱 처절한 수치이다. 가장 많은 량의 왕성한 독서량과 지적 욕구에서 솟구치는 끈임 없는 목마름을 주체할 수 없어야 하는 주체가 바로 대학생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4권이라니...믿을 수 없는 수치인 것이다.

이것이 믿기 어려운 우리 국민들의 독서현실이다.


한 마디로 독서의 부재나 다름없는 우리의 젊은 세대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일까... 복합적인 요인들의 합작품일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주체는 바로 교과서일 것이다. 현재의 교과서는 내용만을 고려했을 때 유익한 것들일지 모른다. (실제로 그렇게 보이는 교과서가 많은 것은 아닌 듯 하지만...) 그러나 더더욱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으면서도 대학생이나 성인이 된 이후에도 꾸준한 독서열을 보여줄 수 있는 초중고의 교과서 시스템이 절실히 요구된다. 


수학이나 외국어들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과학, 사회, 음악, 철학, 미술등은 얼마든지 학생들에게 좋은 자양분을 심어주면서 자연스러운 독서 욕구를 자극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과목들이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이든 못하는 학생들이든 독서로 그들을 유도하는 것이 우리의 교육이 할 일인 것이다.


독서의 부재가 주는 사회적 문제점

독서량의 부재는 사실상 사회적인 문제점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현대는 다양성의 시대요, 개성의 시대라고 한다. 그만큼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며 또 존중받고 싶어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다양성이 하나의 트렌드와 문화의 패턴으로 자리매김하는 시대에 접어든지 이미 오래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 또한 공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가치 부여의 문제이다. 매사는 그 가치를 판단해야하며 결정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러므로 각 개인이 매사에 가치를 부여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 가치의 평가 여부에 따라 개인들의 행동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가치’란 자신의 인생관에 부합하는 윤리관, 교육관, 경제관, 사관 등 모든 것을 포함하는 말이다.) 독서의 부재는 올바르지 않은 가치부여와 판단을 이끌 수도 있다. 올바르지 않는 판단으로 인한 행동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기 쉽다. ‘모럴해저드’현상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

모럴해저드가 사회 전반적인 영역으로 확산 될 때, 대중매체는 이를 반영할 수 밖에 없다. 대중의 가치 판단이 매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올바르지 않은 매체는 더더욱 올바르지 않은 영향을 사회에 행사하게 된다. 이는 또다시 개인들의 올바르지 않은 가치 부여와 판단, 그리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한다. 우리의 모든 사회 영역에서 불어오는 모럴해저드를 상상해보시라. 그 골은 더욱 깊어지고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나빠지져 오지 않았는가...

 나비효과는 기후와 경제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비록 그 주기가 느리겠지만 나비효과를 이에 적용시켜도 될 것이다. 또한 ‘깨어진 유리창의 법칙’도 예외는 아니다. 한 번 빗나가기 시작하면 이를 바로잡는 일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인간의 사회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 늦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끊임없이 이어질 우리 사회이기에 더더욱 건전하고 이성적이며 올바른 가치 부여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회로 변모해야한다.


불확실성의 시대가 낳은 심리적 안드로이드


현대는 불확실성의 시대라고들 한다. 왜 현대는 불확실한 시대가 된 것일까. 우리 인문학의 부재에서 오는 안드로이드를 스스로 키워왔기 때문은 아닐까. 심리적 안드로이드의 출현은 자아의 상실을 의미한다. 사회의 자아가 불확실해질 때 그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의 자아도 불안해진다. 아이작 아시모프가 염려하는 바도 바로 이런 점일 것이다. 아시모프가 보여주는 물리적 안드로이드는 차라리 나은 편이다. 자신과 안드로이드라는 타자를 구별하기만 하면 될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심리적, 정신적 안드로이드가 출현할 때 문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띄게 된다. 심리적 안드로이드의 출현은 인간의 정체성의 상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아와 또 다른 자아가 서로 구별되지 않는 불분명한 경계에서 인간이 서성일 때 인간성은 그 본질을 잃어버리게 되어있다. 인문학의 부재로 인한 가치의 판단이 명료하지 않은 탓이다.


 인문학적 소양의 필요성과 그 사회적 힘


위의 이야기는 결론적으로 인문학의 중요성으로 귀결된다. 과학과 첨단 기술이 발전할 수록 인문학은 그만큼 더 중요해진다. 어느 한쪽의 무게가 커질수록 그와 상대적인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욱 비중있는 인문학을 얹어 놓아야 한다. 물리적인 가치의 발달과 징신적인 가치의 발달이 불균형을 이룰 때 오는 결과는 끔찍한 것일 수 밖에 없다. 사회는 더욱 위험해지고 서로를 경계하게 된다. 외면적인 사회의 모습이 내면적인 사회의 모습과 다르게 된다. 가치의 윤리가 무너진 탓이다.

 가치의 판단과 윤리, 사회적 정의등은 바로 인문학적 소양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독서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독서를 통하여 고뇌하고 사고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성장할 수 있다. 독서를 통한 성장은 대부분 바람직하다. 독서는 독자의 안목을 높여줄 것이다. 독서의 힘은 다양한 가치들이 충돌할 때 그 위력을 발휘하여 스스로 작동하록 되어 있다. 法 이전에 도적이 있고, 과학과 기술의 발전 이전에 도덕과 倫理가 앞서 있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올바른 사관과 윤리관의 정립은 인문학이 주는 결과물이다. 역사를 통하여 우리는 과거를 돌이켜보고 이를 미래에 투영시키게 된다. 과거와 미래는 현재라는 끈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마치 물이 아래로 흐르는 이치와 같다. 우리는 그 중간 역할을 하는 현재라는 끈이다. 그 끈이 바르고 건강해야만 아래로 흐르는 물도 역시 건강하게 된다. 인문학은 인간의 정신이다. 올바른 인문학은 건전한 사회를 이루는 정신의 근간인 것이다. 즉, 우리에게 철학이 필요한 시간인 것이다.

 

 

 

서로 어려울 때 화합하고 도우며 함께 걱정해주는 사회는 건강하다. 인문학은 사회적 힘으로 바르게 작동해야 할 사회의 세포가 되어야한다. 사회의 구조는 인문학이라는 올바른 윤할류라는 도우미 세포를 필요로 한다. 사회라는 구조적 장치가 돌아갈 때,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곳에 스며들어야한다. 독서를 통한 인문학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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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2-02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이런 글에 추천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추천 많이 받아 알라딘 메인에도 뜨고 그래야 하는데.ㅠㅠ
그런데 차트랑공님 교육 관련 일을 하시나봐요.^^

차트랑 2012-02-02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스텔라님,
추천을 벌써 세방이나 받았고요
메인 화면에 뜨는 것은 과분한 일인지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추천을 한방 먹여주신 분이 스텔라님이시라는 것을
알겠습니다^^
방문해주시고 추천도 날려주시고..
고맙습니다 스텔라님~
아 참,
저는 교육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요 ㅠ.ㅠ

이진 2012-02-02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아요. 이런글이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요.
정말 좋은글인데 말이어요.
교육관련 일이라, 저도 그쪽을 꿈꾸고 있는데 말이지요 ㅎㅎ

stella.K 2012-02-02 18:15   좋아요 0 | URL
엇, 이진이 수의학 생각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니면 누구지...? 누구 그랬는데.ㅠ

차트랑 2012-02-02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구구...
소이진님과 스텔라님...
두분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저 얼굴이 확~ 달아오릅니다요..
주목받으려고 쓴 글 아니구요.
위의 책 중 몇 권을 읽었기에 쓴 소감문입니다요.

그런데 그리 칭찬해주시면 허명이 나게되구요
허명이 나면 안됩니다요
소문난 찬치에 먹을 거 없다는 말씀 들어보셨잖아요 ㅠ.ㅠ

재는재로 2012-02-02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꾹 ~ 왜 도덕인가는 저도 읽었지만 다른책은 한권도 읽은게 없네요 옛날부터 인성교육이라는 말만 하는데 실제 학교에서는 윤리나 도덕수업보다 영어,수학시간표가 더많잖아요 일주일에 한시간있나 수업이 요즘은 도덕불감증 시대 지키는 사람이 바보취급당하는

차트랑 2012-02-03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는재로님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재는재로님께서 지적해주신대로 도덕불감증...
이거 심각하다 느끼는 바입니다.
윤리, 도덕수업 늘립시다요~~^^
(저 윤리나 도덕과목은 아닙니다요~)

낭만인생 2012-03-1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도 역시 인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적 필요이자 삶의 본질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