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 삼국지 리더십 1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는 처세의 시대

오늘날 경쟁 사회 속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서 가장 많이 언급하고 가장 많은 정보를 찾게 되는 것이 '처세'에 관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동일한 환경과 시스템에서 똑같은 교육으로 성장하고 엇비슷한 성공의 길을 향하는 와중에 조금 더 성공에 대한 전략을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나'란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는 것이 처세술이라는 것쯤은 당연한 순서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때론 이렇게까지 처세라는 것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나 싶기도 하겠지만, 조직사회를 벗어날 수 없는 현대인들로써는 어쩌면 당연히 짚어봐야 하는, 그리고 무엇보다 각자의 분야에서 목표로 향하는 여정과 순탄함에 도움이 되는 tip 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철학이기도 합니다. 

경쟁을 하면서, 또는 사업을 하면서, 때론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 끝없이 익혀야 현대인들의 또 다른 숙제라고 할 수도 있지요.

 

우리는 흔히 처세나 철학을 언급하면서 대부분은 고전 속의 영웅을 롤모델로 삼곤 합니다. 수많은 난세의 영웅들 중에서 '유비'에 관한 책을 읽어봅니다.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입니다.

유비가 사람을 그렇게 많이 품었었나요? 그리고 능굴능신의 귀재였다고요?

삼국지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들에게는 맞는 말인가?라는 의구심도 듭니다. 그만큼 유비라는 인물이 주는 이미지는 나약한? 우유부단한? 그리고 때론 상황에서 도망치는 모습이 먼저 떠오르기도 하는 인물이지요.

 

'능굴능신'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굽히고 펼 줄 안다는 뜻으로 처세의 기교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유비의 철학이기도 했답니다.

이 책에서는 모두 16강으로 나뉘어서 유비의 행적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유비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난세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수많은 상황과 인물을 만나고 그것을 헤쳐나가는 유비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삼국지 강의 대가 자오위핑 교수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의 저자 자오위핑 교수는 중국 매체가 선정한 대륙의 10대 명강사 중의 한 명입니다. 관리학 박사로 기업 관리 이론 및 팀장 리더십, 인력자원과 중국 고전 관리 사상의 전문가이자 삼국지 강의의 대가인 그는  중국의 국영방송 CCTV가 '고급 지식의 대중화'를 모토로 기획한 인문학 프로그램 <백가강단>에서 '삼국지'의 인물을 강의했고, '조조' '사마의' '제갈량'과 더불어 '유비'에 대해 강의를 했습니다.

TV에서 방영되었던 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 독자들이 읽어나가기에 무척 재미있고, 쉽게 느껴집니다.

삼국지 강의 대가답게 요점만 콕콕 짚어내는 면도 있고, 관리학을 가르치는 교수의 입장에서 현대인들이 겪어야 하는 상황을 빗대거나, 그에 관한 연구 결과를 접목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유비'에 대해, 그리고 당시의 상황에 대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자오위핑 교수의 인터뷰 중 하나를 보면 "삼국의 영웅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가는 인물은 유비"라고 합니다.

조조보다 더 높이 평가를 하는 이유는 유비가 인의를 대표하는 인물이기 때문이 아니라, 아무런 기반도 없는 상황에서 수많은 난관과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결국 역사의 한 축을 차지한 영웅이 되었기 때문이죠.

영웅이 시대를 잘 만나야 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유비가 최고의 자리에 오를 동안의 그의 행적과 책략을 현대인들의 처세에  접목시켜 설명하는 내용이 참 재미있습니다.

 

'유비'는 누구인가?

'유비'는 모두 알고 있듯이 <삼국지연의>의 한 인물이지요. 또한 그 유명한 <도원결의>의 한 획을 담당하고 있는 인물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유비'는 항시 짝을 이루어서 떠올리게 되는 관우, 장비와 함께 의형제의 롤모델이자 전략가로 기억되곤 합니다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유약하고 우유부단한 것도 유비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합니다.

 

후자의 이미지가 강한 탓일까요? '능굴능신의 귀재'라는 제목에 '무엇 때문에?'라는 질문을 해봅니다. 하지만 관우, 장비 그리고 제갈량까지 이어지는 유비의 인간관계를 떠올려보면서 유비가 가진 그 무엇에 대해 궁금하기도 합니다.

바로 이 책의 소제목 <속내를 감추고 은밀히 지배한다>의 의미를 짐작해봅니다.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

유비는 가장 큰 특징은 사람들 대하는 모습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겠지요.

유비는 당대의 유명한 인물이었던 조조나 손권에 비해 가진 자원도 적었고, 출발도 늦었습니다. 지명도도 없고 뒤를 지원해주는 세력도 없고, 무나 무를 통틀어서도 그리 특출함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 그의 가장 큰 목표는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던 원대한 포부였습니다.

그런 유비가 삼국의 당당한 주인이 됩니다.

 

유비가 말하자면 맨 주먹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은 어떤 처세 때문일까요?
기록 속에서 유비는 항시 실력자에 기대서 성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설명하자면 실력자에게 기대어 있으되, 상황에 따라 굽힐 줄도 알고, 상황에 따라 자신의 포부를 펼치는 지략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유비의 가장 큰 강점은 머리를 쓰되, 마음을 함께 썼다는 점을 꼽게 됩니다.

 

유비가 만났던 공손찬부터 도겸, 원소, 여포, 조조, 유표, 유장 등 세상의 영웅에게 차례로 자신을 맡깁니다. 그리고 그는 그들을 향해 마음을 다합니다. 물론 각자의 이익은 늘 염두에 두고 있지요. 하지만 유비가 움직이는 것은 앞을 내다보고 앞에 있는 인물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책은 모두 16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비의 행적을 따라 그가 펼쳤던 능굴능신의 처세를 펼쳤던 상황과 자오위핑 교수의 설명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본문 곳곳에 당시 유비의 행적에 등장했던 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있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유비가 펼쳤던 지혜를 한 줄로 요점 정리를 해주고 있어서 책을 읽다 보면 이 모든 상황이, 그 오래전 난세의 상황이 지금 현실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세월이 흐르고, 역사가 흘러도 그 속에서 발을 디디고 사는 사람들의 원리는 다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사람이 움직이는 세상이기 때문이지요.

 

중국 고대 관리 사상에 뛰어난 관리자를 많이 연구해왔는데, 그 가운데 직접 "사람이 근본"이라는 말을 한 사람은 유비가 처음이었습니다. 백성이 나를 따르는데 그들을 버린다면 어찌 미래가 있겠느냐는 의미지요. 유비의 선택은 위험을 감당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었습니다.(P245)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에서 무엇보다 유비가 사람들을 대했던 방법이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그는 분명 자신의 목표가 있는 사람이었고, 그것을 향해 끝없이 진격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진 것이 없는 맨손이었기에 살아남기 위해 지혜를 사용했습니다.

사람을 대하는 것, 상황을 대하는 것, 그리고 그가 선택하고 진행했던 처세가 오늘날 사람들의 처세에 아주 적합한 요점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이라는 것이 관점에 따라 느껴지는 바가 다 다르겠죠.

저는 관리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작은 사업이라고 할지라도 늘 사람과 만나야 하고, 그 속에서 이익을 찾아내야 하고, 때론 라이벌과도 윈윈해야 하는 상황이 늘 변화무쌍하게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유비의 능굴능신의 처세가 마음에 쏙쏙 와 닿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유비가 작전 능력은 보통이었지만 사람의 마음을 격려하는 능력은 아주 뛰어났음을 알 있습니다. 그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고 강력한 가치관을 전파했으면 원대한 목표 앞에서 아랫사람들이 책임감을 느끼도록 만들었습니다. 나아가 솔선수범해 원대한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P171)

 

유비는 활로를 찾는 일에 대가였을 뿐 아니라 퇴로를 찾는 일에 전문가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전략은 통속적으로 말하면 한편에서는 손에 손을 맞잡으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비책을 남겨두는 것이었습니다.(P177)

 

한편으로 유비는 사람의 마음을 잡는데 귀재이기도 하지만 도망가는데 귀재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당시의 상황이나 영웅들의 행적을 본다면 패했을 때 장렬하게 죽음을 맞이한다가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사업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두고 생각을 한다면 잠시의 패배로 인한 좌절은 잊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다음의 일을 도모하고 진행하고, 그리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할 때 대비책을 준비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를 "준비를 하면 근심이 없고 마음이 편해져 일을 이룰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대비책이 있으면 마음에 걱정이 없어 일 자체에 집중할 수 있기에 효과가 아주 큽니다.(P179)

 

유비는 도망을 치는 것에 발이 빨랐다기보다는 후일을 생각하고 대비책을 만들어 놨다는 겁니다. 매번 섣불리 승리를 예측하지 않고 사전에 위험을 차단하고 퇴로를 찾아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던 것이죠. 이런 의사 결정이 결국은 유비를 성공으로 이끈 한 면이기도 합니다.

 

유비는 의견이나 주장을 분명하고 강하게 내세우지만 밀어붙이지는 않았습니다. 이 역시 유비가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을 낮추는 그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죠.

물론 유비도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에 치우는 우를 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그는 그가 잡았던 영웅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역사는 사람이 만들고, 사업도 사람이 진행하게 됩니다.

완벽함이 있을 수는 없지요.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내가 혹여 자만에 빠진다거나, 불어나는 이익에 눈이 멀어 인재를 알아보질 못한다거나. 때론 눈앞의 욕심 때문에 엄한 실수를 저지를 경우는 늘 발생합니다.

유비가 택했던 인재를 나의 사람으로 만드는 것. 눈여겨보게 됩니다.

 

삼고초려로 유비는 전략적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전에는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 이제 제갈량이 나서 삼분천하를 이야기하며 서촉을 취하고 한중을 장악한 후 동쪽의 손권과 연합해 북쪽의 조조에 대항한다는, 유비가 믿고 실행할 수 있는 전략적 발전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P232)

 

유비의 옆에는 당시 최고의 영웅이고 인재였던 관우, 장비, 조운, 장승, 서서 등이 있었습니다. 인재를 품에 끌어들였던 유비의 장점은 자신을 낮추고 고개를 숙이는 겸허함과 인재가 재주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배려를 베풀었습니다.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는 참 재미있게 읽히는 책입니다. 유비의 '능굴능신'의 처세를 배울 수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지금 조직사회에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늘 해야 하는 독자들에게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처세 전략서라고 하고 싶습니다.

 

책을 어렵게 느낀다면 아무리 읽어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강의를 듣듯이 편하게 읽는다면 참 쉽게 들립니다. 강의 내용을 다 기억한다기보다는 내게 가장 적합한 요점만 기억하면 그 강의의 청강은 성공한 것 아닐까요?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도 그런 강의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읽어보길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REAM - 동화적인 감성의 애니멀 판타지, 안티-스트레스 컬러링북
김선현 지음, 송금진 그림 / 아이리치코리아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컬러링북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명 어른들을 위한 색칠공부라는 것이죠.

 

색색의 옷을 입혀 하얀 그림을 채워가는 재미에 어른들이 왜 푹 빠져있을까요?

색칠에 집중하는 동안 걱정이나 잡념을 잊어버리게 됨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컬러링 북의 매력입니다.

 

현대인들의 안태-스트레스를 위한 컬러링북을 만났습니다.

<DREAM: 안티-스트레스 컬러링북>입니다.

이 책은 미술치료의 최고 권위자 김선현 교수와 송금진 작가가 현대인의 안티-스트레스를 위해서 만든 특별한 컬러링북입니다.

 

저자 김선현 교수는 현재 트라우마 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만큼, 그림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실질적인 활동에 더 정확하다고 하겠습니다. 미술을 전공하고 작가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트라우마 현장에 초빙되어 많은 이들의 아픈 마음을 전문적으로 치유해온 미술치료계의 최고 권위자입니다.

 

그린이 송금진님은 꼼꼼하면서 꿈꾸는 듯 부드러운 스타일, 물 흐르는 듯 아름다운 라인을 추구하는 일러스트 작가이기도 합니다. 국내파이자 다수의 해외 작업에 참여하고, 기업 광고 작업에 참여하는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작가이기도 하죠.

 

 

 

동화적인 감성의 애니멀 판타지를 내 손으로 그려보게 되는 <DREAM: 안티-스트레스 컬러링북>은 푸름이 가득한 숲 속을 내 마음대로. 내 생각대로 채워나가게 됩니다.

자연의 싱그러움과 화려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컬러링 북입니다.

 

 

 

<DREAM: 안티-스트레스 컬러링북>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오롯이 내 손으로 한 면을 채워가면 됩니다.

원하는 도구, 원하는 재료로 마음껏 색칠을 하면 되는 것이죠.


 

 

색칠을 통해서 나만의 상상력을 채워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리고 색을 채워가는 동안 무의식중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림 속의 아름다운 소녀가 내가 될 수도 있고, 화려한 색감의 울타리가 나를 감싸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DREAM: 안티-스트레스 컬러링북>의 도안은 초보자가 쉽게 할 수 있는 심플한 그림부터 정교한 작품까지 골고루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날의 기분에 따라, 실력에 따라 골라서 완성해 나가면 됩니다.

 

<DREAM: 안티-스트레스 컬러링북>의 또 다른 특징은 여백의 미를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여러 컬러링북은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작품들이 많이 있어서 때론 완성을 하고도 복잡함을 느낄 때가 있지만, 이 책은 작품의 여백에서 잠시의 쉼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그곳에는 나의 짧은 메모를 적을 수도 있고, 색칠을 했던 날의 감정을 적어보기도 한다면 또 다른 나의 동화책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힐링과 더불어 안티-스트레스가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작은 선물이지만 넉넉한 채움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컬러링북이라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맛에 요리 - 나와 당신이 행복해지는 시간
샘 킴 지음 / MY(흐름출판)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의 대세는 요리하는 남자이다.

언제부터인가 방송마다 유명 셰프들이 이곳저곳에서 나타난다. 게다가 훈남 이미지까지 플러스가 되었으니 그들의 인기는 여느 연예인 못지않은 듯싶다.

 

'먹방'의 대세를 이어서 이젠 '쿡방'의 시대란다.

요리하는 시대..

어쩌면 맛있는 요리가 먹고 싶기도 하고, 건강을 위한 색다를 요리를 찾고 싶은 열망도 있지만, 때론 요리하는 남자를 둘러싸고 앉아서 먹는 다정하고 따뜻한 한 끼의 식사가 그리워서일지도 모르겠다.

 

요리라는 것은 거의 여자들의 가장 첫 번째 의무감이라고 할 수 있다.

거창한 요리가 아니더라도 집에서 늘 먹는 김치며, 밑반찬이며, 좀 더 솜씨를 부리고,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은 자연 속에서 얻는 효소나 저장 식품 등 늘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그런 여자들의 막중한 의무에 대한 부담 때문일까?

요리하는 남자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아내를 위해, 가족을 위해 포근함과 달달함을 보여줄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하긴, 내 남편이 오로지 나를 위해서 요리를 해준다면 무조건 80점은 깔고 간다.)

 

<이 맛에 요리>

이 책은 예전 드라마 파스타의 실제 모델이어서 더 유명한(?) 샘 킴이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요리에 대한 에세이다. <이 맛에 요리>는 레시피만 나열한 그런 흔한 모양의 요리책이 아니다. 요리를 통해서 만나게 되는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명 드라마 주인공의 롤모델이라고 해서 유명세를 탄 샘 킴은 어릴 적부터 자연스레 요리와 친해졌다. 그의 어머니도 요리사였는데, 어려운 형편 탓에 어머니는 생계형 요리사를 하셨다. 그런 모습을 보고 옆에서 도와주던 샘 킴은 자연스레 요리를 알게 되었다.

재료를 조합하고, 맛을 내고, 또 그것을 먹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요리사의 꿈을 키운 샘 킴은 고교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오르고 그곳에서 하나하나 부딪혀가며 배운 결과 셰프의 명성을 얻었단다.

 

'이 맛에 요리한다...."

이런 말을 할 때의 기분은 어떨까 상상을 해본다.

내가 정성 들여보냈을 요리 시간과 그것을 맛있게 먹고 행복해하는 내 앞의 사람들의 표정과 그리고 그런 시간 위에 있는 행복감...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그런 말이다.

'이 맛에 요리한다....'

 

<이 맛에 요리>는 삶의 이야기이다.

삶이 뭐 별다른 것이 있나? 당연히 없다. 나의 삶이나 당신의 삶 모두 비슷비슷하다.

나는 이쪽 일에 만족하고 당신은 그쪽 일에 만족한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나 때론 좌절이나 희망... 모두 겪는다.

하지만 독자들이 잠시 떠올려야 하는 것이 있다.

누구나 비슷한 삶을 살아가지만, 그것을 행복하게 느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또는 삶의 깊이를

되짚어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그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이 맛에 요리>는 삶의 행복을 되짚어보는, 우리가 바쁘다는 이유로 잠시 미뤘던 삶의 소소한 행복을 같이 읽어보는 그런 책이다.

 

매일 먹는 식사. 그중의 한 끼를 어떻게 먹었을까?

내가 한 끼의 식사를 먹을 때를 떠올려볼 때 나는 나를 위해서 소박한 식탁이라고 깔끔하게 세팅을 해서 먹었을까? 귀찮다면서 라면을 끓인 냄비째로 김치랑 후다닥 먹었을까?

아무 의미 없이 지난 식사 시간을 찬찬히 되짚어보면 묘한 의미가 있다.

작은 접시 하나라도 신경을 써서 오로지 나를 위해 차려서 먹은 식사는 나를 위하는 것이다. 귀찮다는 이유로 대충 먹었다면 나를 소홀히 대접한 것이다.

 

가끔씩이라도 스스로를 대접하는 마음으로 접시 하나만 신경 써서 내놓는다면, 별다른 요리가 아니더라도 뭔가 더 좋은 식사를 한 듯, 위로를 받을 수 있다(P42)

 

여럿이 아닌 혼자라서도 더 근사하고, 폼 나는 식탁에 스스로를 초대하자. 자신을 더 폼나게, 혹은 더 초라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결국 스스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P44)

문득 나 자신이 초라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부지런히 달려왔고 잠시 쉼을 가지고 있는 요즘... 말이 휴식이지, 오롯이 나를 위한 휴식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마음이 편치 않으니까 먹는 것 소홀하다.

내가 나를 대접하지 않고 있다. 내가 나를 소홀하게 여기는데 가족이 나를 위로해주기는 만무할 테고, 나의 열망도 시답지 않게 보고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직업을 가지고 있을 때는 그것이 싫다고, 짜증을 잔뜩 부리던 내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사람은 일과 생활, 그리고 나를 먼저 아낄 줄 알아야 하는데 말이다.

 

직업을 가진 사람은 누구라도 자기 일을 즐겁게 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돈과 명예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P65)

내가 나를 위해야 한다는 것은 수없이 들었으면서, 정작 나를 위로해야 하는 시간에 나를 소홀히 하고 있다. <이 맛에 요리>를 읽으면서 소박한 식사 한 끼라도 나를 충분히 대접할 수 있다는 것..

갑자기 마음이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 맛에 요리>는 샘 킴의 에피소드가 있다. 요리를 통해서 만나는 사람과 가족, 그리고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요리를 통해서 아내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되고, 요리를 통해서 아들에게 아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스스로 아빠임을, 그래서 가슴에 따뜻하지만 묵직한 먹먹함을 느끼게 된다.

요리를 통해서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떠올리게 되고, 요리를 통해서 또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 맛에 요리>에는 요리를 하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있다. 힘들 게 일하고 돌아온 아내를 위해서 만든 남편의 요리, 아빠의 마음으로 만들어 본 이유식, 딸에게 줄 맛있는 요리 이 모든 것에 가족과 사랑이 있다. 그리고 나와 끈끈함을 나누는 지인이 있다.

 

<이 맛에 요리>를 읽어보고 나의 요리를 생각해본다.

나름 손맛이 있다고 얘기를 듣는 나는 식구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했나 생각을 해본다. 매일 하는 반복적인 일상이라 때론 짜증스럽게 한 적도 있다. 잠깐의 수고로움에 온 가족이 건강한 음식을 먹는 행복을 잠시 움직인다는 나의 귀찮음 뒤로 밀어 놓은 적도 있다. 

어쩌면 주부로써, 엄마로써 당연한 일을 너무 거창하게 뻗대기며 자랑한 것 같기도 하다.

 

아이들 사회인으로 커갈수록 식탁에 둘러앉아 함께 식사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겠지만, 서로의 정을 느끼고 사랑을 느끼는 시간을 떠올릴 때도 있겠지? 아... 그렇구나.. 나도 이젠 이런 나이가 되었구나.

잠시 감상에도 젖어본다.

 

특별하지 않는 요리라도 함께 먹으며 시간을 나눈다면 훗날 그것은 추억으로 남게 된다.

누군가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이 곧 역사다(P272)

요리하나에 무슨 거창한 말이냐라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거창해도 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가족에게 오래 남는 추억의 시간. 어느 장소에서 음식을 먹으면 엄마가 떠오르고 아빠가 기억되고, 그리고 나의 아이들이 기억되는 그런 음식이 정말 맛난 것 아닐까?

 

샘 킴의 말처럼 <이 맛에 요리>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추억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밥 한 번 먹자"

"오늘 뭐 해 먹을까?"

"밥은 먹고 다니니?"

이 짧은 말속에 담긴 따뜻하고 맛있는 요리와 그 요리를 대접하고 싶은 사람의 마음을 담아서 내 가족에게, 내 지인에게 한번 해보자.

 

"이 맛에 요리"가 "이 맛에 너랑.."이란 의미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한 끼 밥상이 때론 사람의 마음을 흔들기도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BMW 운전자와는 말도 섞지 않는 남자. ​

키보드 없는 아이패드에 분노하는 남자.

무엇이든 발로 걷어차며 상태를 확인하는 남자.

<오베라는 남자>의 주인공 오베를 만나고 나면  일단 버럭 화부터 내는 이 남자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고민스럽다.

오베는 문이 제대로 닫혔는지 확인하기 위해 항상 세 번 잡아당기는 습관을 가졌고, 절대로 원칙을 벗어나서는 안되고, 벗어나는 사람은 머리가 제대로 박힌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또다시 버럭 화는 내는 남자이다. ​

그리고 오베 그는 주변의 누구와도 절대 어울릴 생각이 없고, 어울릴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그대로 무엇이든 혼자서 정해진 규칙대로만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그럼 아무런 문제가 없이, 그냥 조용히 하루하루 보내면 되는 것이다. ​

이런 성격의 오베가 딱 하나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반년 전 곁을 떠난 사랑하는 아내를 따라가는 것뿐이다.

아내와 함께 살았던 집을 더럽히지 않으면서, 조용하면서도 깔끔한 사후의 마무리까지 미리 다 정해놓았고, 그가 계획한 자살이 성공만 하면 무미건조한 삶을 계획대로 마무리하면 다 끝나는 것이지만 세상을 그렇게 녹록지 않은 건 사실인가 보다.

어느 날 갑자기, 느닷없이 오베에게 이웃이 등장한다. 오베의 삶과 생각과는 전혀 다른, 너무너무 딴판인 가족이 나타난다.

그들의 처음 등장은 오베를 머리 꼭대기까지 화를 뻗치게 한다. 그들은 주차지역에 들어오면 안 된다는 원칙을 깼고, 오베의 화단을 넘어왔고, 더구나 우편함까지 찌끄러뜨렸다.

오베는 이 부부의 만남을 시작으로 발음이 정확하지 않는 부부의 아이들과 소통을 해야 했고, 부부의 남편을 병원에 데려가기까지 한다. ​ 이 빌어먹을 '시끄러운' 이웃 때문에 오베는 생각과는 다른게 자꾸 이웃의 이웃, 또 다른 이웃과 연결이 되고 만다.

오베는 단지 아내의 곁으로 조금 더 일찍 가고 싶었을 뿐이다. 살면서 자신에게 유일하게 웃음을 안겨주었던 아내에게 조금 더 일찍 가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신문 구독도 취소했고, 집 안의 모든 불도 껐고, 구석구석 나름의 정리 정돈도 다 해놓은 상태이다.

그저 생각했던 바를 실천만 하면 되는데, 이상하게 저 멀대 같은 남편과 아주 작지만 주도권을 잡아버리는 외국 출신 부인 때문에 일이 생각처럼 되질 않는다.

스웨덴 소설 <오베라는 남자>의 저자는 ​프레드릭 배크만으로 그의 데뷔작이자 첫 장편소설이다. 유명 블로거이자 칼럼니스트인 프레드릭 배크만이 그의 블로그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수많은 독자들이 '오베'에게 반했고, 응원을 보낸 결과 독자들에게 <오베라는 남자 A MAN CALLED OVE>가 소개되었다.

블로거의 입장에서 다른 블로거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짜임새 있고, 위트가 있고, 감동이 있는 글이기 때문일 것이다.

툴툴대는 오베의 모습을 상상하면 예전 참 재미있게 읽었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의 돈 까밀로 신부가 떠오른다.

이 책은 챕터 제목부터 <오베>답다

오베라는 남자가 컴퓨터가 아닌 컴퓨터를 사러 가다​ / 오베라는 남자와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했던 자전거 / 오베라는 남자가 라디에이터 증기를 빼다 / 오베라는 남자와 연착된 기차 / 오베라는 남자와 눈더미에 묻힌 골칫거리 고양이 / 오베라는 남자와 색칠하는 꼬마 녀석 / 오베라는 남자와 쓸데없이 참견해대는 수많은 놈들...

오베는 전혀 이웃들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다. 물론 휘둘리는 사람도 아닌다.

그런데 결과는 이웃들을 위해 자신이 휘두르고 있다. 단지 나는 아니야, 나는 안 하고 싶어를 연발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런 장면 장면을 볼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오베의 마음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어서 그렇다. ​

버럭 화부터 내는 오베가 결코 밉지가 않다. 나이가 들고, 무뚝뚝한 성격에 웃음기 없는 얼굴이지만, 그의 내면은 그 누구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남자이다.

옳은 것은 끝까지 옳아야 하며, 무엇보다 사람이 먼저임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남자가 바로 오베이다.

BMW를 샀다는 이유로 오랜 세월 서로 외면했던 이웃 친구 루네를 위해 오베는 절대 말이 안 통하는 하얀 셔츠 놈들과 단판을 벌인다. 동성애 성향을 가진 미르사드의 임시 보호 자격으로 나선다. 색칠을 좋아하는 꼬마와 눈짓을 나누고, 좋아하는 여자아이 때문에 쩔쩔매는 애송이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기도 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오베가 절대로, 절대로 하고 싶지 않았던 일이다.

입과 표정은 절대로, 절대로 하고 표현을 하지만 마음으로 따뜻함을 나누는 남자가 오베이다.

오베를 떠올리면 투덜대는 오베보다는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누구보다 '옳음'이라는 줄에 맨 앞에 서있는 오베가 먼저 떠오른다.

사랑하는 아내를 눈앞에서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그는 세상과의 소통을 몰랐을 뿐이다. 오랜 세월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오베는 세상과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사탕발림 같은 말과 말부터 내뱉는 가벼운 말을 몰랐을 뿐이다.

소설 내내 그의 엉뚱한 행동에 독자들은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싫다고 하면서도 다 하는 그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그의 투덜댐이 그저 쑥스러워서 자신을 약간 보호하려는 모습으로만 보게 된다.

​사람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보다.

행동은 다정하지만 마음은 냉정함이 묻어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툴툴거리지만 하는 행동은 옳은 일을 위해서, 그리고 나보다 어려운 이를 위해서 하는 이들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우리는 오베 같은 마음을 보여준 적이 있는가 독자들은 또 다른 생각을 해볼지도 모르겠다.

뭐.. 소설 하나에 깊은 의미를 부여합시다라는 권유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책을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소설을 읽다 보면 소설 속의 주인공과 나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나는 이웃들에게 행동으로 보이는 사람일까?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일까?

결론은 당장 느끼게 된다. 때론 민망하기도 하고, 때론 뿌듯함을 느낌도 있을 것이다.

<오베라는 남자>는 따뜻함을 주는 소설이다. 세상은 늘 변하고, 사람도 늘 변한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람 간의 따뜻함에 대해 빈정거리기도 한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둥, 나도 살기 바빠서 남들 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둥의 이유를 대면서 말이다.

<오베라는 남자>는 그런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 중에서 잠깐의 배려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깊이 생각할 것도 없다.

그저 내면에 있는 따뜻함을 가끔은 보여주면 된다.

내가 가지고 있고, 상대방이 없을 때, 때론 내가 잠깐의 여유가 있고 상대방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 한 발짝만 내놓으면 된다는 것이다.

오랫만에 엉뚱한 캐릭터에 반하고 내용에 따뜻함을 느끼는 소설을 읽게 되어 참 좋다. ​

사랑과 정.. 사람이 살아있는 동안은 늘 겪고 또 겪어야 하는, 그리고 늘 보여주어야 한다는 이 감정을 또 느껴보게 되는 그런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
조윤제 지음 / 흐름출판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의 대세는 인문학이다.

인문학적 자질을 갖춘 인재를 더 찾는다는 채용의 방향도 종종 듣곤 하고, 어느 기업의 CEO는 인문학에 바탕을 둔 경영철학을 추구한다는 뉴스도 듣곤 한다.

인문학의 유행 덕에, 마치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필수가 되어버린 듯한 흐름 속에 인문학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런 흐름에 따라 '나도 인문학을 섭렵해봐?'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인문학을 들여다볼라치면 생각보다 어렵다는 느낌부터 받는다. 대부분의 인문학이 고전을 바탕으로 언급하기 때문이다. 마치 고전을 알아야 하는 것이 인문학의 필수 조건인 것처럼 여러 곳에서 고전과 인문학을 연관 지어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전이나, 인문학에 대해 쉽게 포기(?) 할 수는 없다.

왜냐, 고전 속에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왕 이 전쟁 같은 현대를 살아가는 이상, 고전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는 얻어봐야 하지 않을까? 세상이 어렵다는 말을 하기 전에 내 손에 안에 있는 책 속에서 세상을 잘 알고 가는 방법을 배워보길 바란다.

저자는 지식인으로서 최소한 <논어> 정도는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해설서를 읽고, 원전을 읽었단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는 고전에 대한 재미,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책 중의 하나이다. 이 책에 소개된 고전의 지혜를 통해서 인문학적 자질을 갖춘 그런 독서인 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가져본다.

 

고전은 오래된 글이나 책을 이르기는 하지만, 그저 오래된 것을 모두 고전이라고 하지 않는다. 고전이라고 하면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옛사람들의 글 또는 책을 뜻한다. 즉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야 고전이라고 부를 수 있다.

우리는 이 글에서처럼 고전을 통해서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과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그리고 좀 더 큰 의미를 더해서 우리가 배움을 따라 할 가치가 있는 것을 고전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고전은 옛것을 담아놓은 글이고, 표현이고, 생각이기 때문에 고리타분하고 재미없을 수밖에 없지만, 고전이 전하는 숨은 뜻을 알아가고 그것을 삶에 적용해볼 때 고전의 가치는 그것으로 충분하며, 고리타분한 고전을 읽은 독자들은 책을 읽기 위해 시간을 투자함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얻게 된다는 생각도 해본다.

다시 말해 고전을 어떻게 읽고 그것을 받아들이냐에 따라 고전이 옛것의 찌꺼기가 될 수 있고, 미래를 밝혀주는 길잡이가 될 수 있는지 생각을 해봤으면 한다.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를 일독함으로써 그 길잡이를 충분히 나의 인생 앞에 세워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는 모두 5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 나를 바로 세운다.

2장 세상의 변화를 읽는다.

3장 사람을 경영한다.

4장 일하는 원리를 안다.

5장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목차를 보더라도 우리가 각각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큰 목표로 삼고, 당장의 고민으로 여겨지는 것들이다. 우리는 전쟁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사람들 속에서, 직장 속에서 때론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또 다른 목표와 또 다른 인생과 경쟁을 하는 바쁜 시간을 살아간다.

내가 미래를 위해 투자했던 공부는 때론 세월 속에서 도태됨을 느낄 때도 있고, 나의 주관대로 살아온 시간은 때론 좌절을 주기도 한다.

물론 나름의 성공과 목표 성취감을 얻을 때도 있지만, 그것보다 좀 더 높은, 좀 더 많은 만족감을 얻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나 다 똑같지 않을까?

 

 

타고난 본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습관에 의해 달라진다 , 也 (성상근야, 습상원야) <논어>

고전을 통해서 가장 많이 읽게 되는 것이 '나'에 관한 가르침이다.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발을 딛는 순간부터 수많은 고민과 갈등과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는 나는 나만의 존재감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하게 되고,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 타고난 천성이야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고 하지만, 그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나라는 인식, 알고 있지만 쉽게 바꾸지 못하는 습관도 결국 내 손에서 실천되어야만 결론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고전에서 읽는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도 그 시작은 쉬운 일이고, 세상에서 가장 큰일도 그 시작은 미세하다

易, 天下大事必作於細 (천하난사필작어이, 천하대사필작어세) <도덕경> 

시대의 변화 속에 맞게 나 자신도 변화무쌍함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기게 된다. 우리는 급변하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시대가 원하는 사람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나 혼자 독불장군임을 외치기보다는 시간에 도태되지 않는 그런 인간상이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가장 최선, 가장 최고의 나를 세우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확고한 목표가 아니라고 하더라고, 정성을 다하고 진실로 나의 포부를 말하는 자만이 나를 바꿀 수 있는 능동적인 생각임을 독자들은 고전에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알다 新(온고이지신) <논어>

어제의 역사 속을 지나왔고 오늘의 역사를 나는 만들어가고 있다. 과거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래를 찾지 않겠다는 소리일지도 모르겠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과거의 무엇이 발판이 되어감을 기억하자. 세상이 변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알고, 그 변화 아래 감춰진 의미를 읽어야 함은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가장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멀리 내다보지 못하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 근심이 생긴다 , 憂 (인무원려, 필유근우) <논어>

누구나 성공을 하고 싶다. 성공을 미리 알 수 있는 예지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운에 따른는 느낌의 예지력보다는 미래를 볼 수 있는 통찰력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것은 특별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능력이 결코 아니다. 옛것을 찬찬히 살펴본다면 미래에 대한 통찰력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능력임을, 그리고 그것을 알기 위해 물어보고 배우는 것이 모두 내 것이 된다.

궁하면 변해야 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窮卽變, 變卽通, 通卽久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주역>

내가 어떤 것을 가지려고 하는지, 그리고 그것에 맞는 생각과 계획을 하는 것만이 새로운 미래를 오랫동안 추구할 수 있음을 기억하면 좋겠다.

 

 

고전은 기업을 운영하는, 또는 사업을 운영하는 이들에게도 가르침을 준다고 한다. 많은 상황과 뜻밖에 변하는 변수, 그리고 제각기 다른 인성을 가진 이들을 한 목표를 향해 이끌어 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많은 경영인들이 인문학적인 부분에서 배우려고, 경영철학을 얻으려고 한다. 이는 무엇 때문일까?

바로 사람을 경영한다라는 의미 때문이다.

속됨을 고치는 데는 책만 한 것이 없다.醫俗莫如書(의속만여서) <학산당인보>

여러 사람과 의견을 조율하면서 경영을 해야 하는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은 바로 사람임을 알고 있다. 내가 안고 가야 하는 이들에게 숨어있는 잠재력을 찾아내고, 그들과 일의 조합을 이끌어 내는 것은 경영자의 자질이기도 하다. 물론 이 많은 일들은 올바름이라는 바탕 위에서 이루어질 때문이 좋은 기업, 좋은 경영자로 남게 된다.

그런데 이 가르침들은 고전에서 배운다는 것이다.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는 고전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를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해설 같은 책이다. 고전을 읽고 싶지만, 인문학을 접하고 싶지만 어려워하는 독자들에게 쉽게 맛을 보여주는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무턱대고 어려운 원문을 읽어보고 질려서 책을 멀리하는 것보다는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처럼 주제에 맞는 고전의 한 문장을 읽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길잡이 노릇을 하기 때문에 고전에 기초적인 안목이 없는 독자들에게는 일단 읽기 쉽다는 점에서는 좋다. 

하지만, 워낙 많은 고전 속에서 좋은 자료를 추려내려고 하다 보니 장황한 면도 분명 있다.

한 주제에 대해 관련된 철학을 언급하려고 하니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 고전이 어떻게 기록되게 되었는지. 어떤 의미로 쓰게 되었는지까지 나열하려고 하니 산만함도 조금은 있다. 나 역시 책 속에 있는 좋은 문장을 나열하고 싶지만, 너무 장황하게 될 듯해서 몇 가지만 예문을 퍼 오기만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분명한 것은 '나도 고전을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유행처럼 퍼지는 인문학과 고전에 대해 어렵다고 일단 피할 것이 아닌, 작은 문장 하나라도 그 의미와 그 속뜻을 알아가는 재미도 분명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검증하게 된다.

사람과의 관계, 말하는 법, 일 잘하는 요령, 공부 잘하는 방법, 부자 되는 지혜 등... 우리가 가장 큰 목표로 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 풀어놓았다.

미래가 막연하다고 고민하고 있는 독자라면 그냥 쉬엄쉬엄... 편안 마음으로 이 책을 일독하길 권한다. 많은 가르침 중에서 나에게 딱 맞는, 가장 적절한 위로가 되어주는 문장을 필히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