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 삼국지 리더십 1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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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처세의 시대

오늘날 경쟁 사회 속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서 가장 많이 언급하고 가장 많은 정보를 찾게 되는 것이 '처세'에 관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동일한 환경과 시스템에서 똑같은 교육으로 성장하고 엇비슷한 성공의 길을 향하는 와중에 조금 더 성공에 대한 전략을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나'란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는 것이 처세술이라는 것쯤은 당연한 순서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때론 이렇게까지 처세라는 것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나 싶기도 하겠지만, 조직사회를 벗어날 수 없는 현대인들로써는 어쩌면 당연히 짚어봐야 하는, 그리고 무엇보다 각자의 분야에서 목표로 향하는 여정과 순탄함에 도움이 되는 tip 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철학이기도 합니다. 

경쟁을 하면서, 또는 사업을 하면서, 때론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 끝없이 익혀야 현대인들의 또 다른 숙제라고 할 수도 있지요.

 

우리는 흔히 처세나 철학을 언급하면서 대부분은 고전 속의 영웅을 롤모델로 삼곤 합니다. 수많은 난세의 영웅들 중에서 '유비'에 관한 책을 읽어봅니다.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입니다.

유비가 사람을 그렇게 많이 품었었나요? 그리고 능굴능신의 귀재였다고요?

삼국지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들에게는 맞는 말인가?라는 의구심도 듭니다. 그만큼 유비라는 인물이 주는 이미지는 나약한? 우유부단한? 그리고 때론 상황에서 도망치는 모습이 먼저 떠오르기도 하는 인물이지요.

 

'능굴능신'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굽히고 펼 줄 안다는 뜻으로 처세의 기교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유비의 철학이기도 했답니다.

이 책에서는 모두 16강으로 나뉘어서 유비의 행적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유비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난세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수많은 상황과 인물을 만나고 그것을 헤쳐나가는 유비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삼국지 강의 대가 자오위핑 교수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의 저자 자오위핑 교수는 중국 매체가 선정한 대륙의 10대 명강사 중의 한 명입니다. 관리학 박사로 기업 관리 이론 및 팀장 리더십, 인력자원과 중국 고전 관리 사상의 전문가이자 삼국지 강의의 대가인 그는  중국의 국영방송 CCTV가 '고급 지식의 대중화'를 모토로 기획한 인문학 프로그램 <백가강단>에서 '삼국지'의 인물을 강의했고, '조조' '사마의' '제갈량'과 더불어 '유비'에 대해 강의를 했습니다.

TV에서 방영되었던 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 독자들이 읽어나가기에 무척 재미있고, 쉽게 느껴집니다.

삼국지 강의 대가답게 요점만 콕콕 짚어내는 면도 있고, 관리학을 가르치는 교수의 입장에서 현대인들이 겪어야 하는 상황을 빗대거나, 그에 관한 연구 결과를 접목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유비'에 대해, 그리고 당시의 상황에 대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자오위핑 교수의 인터뷰 중 하나를 보면 "삼국의 영웅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가는 인물은 유비"라고 합니다.

조조보다 더 높이 평가를 하는 이유는 유비가 인의를 대표하는 인물이기 때문이 아니라, 아무런 기반도 없는 상황에서 수많은 난관과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결국 역사의 한 축을 차지한 영웅이 되었기 때문이죠.

영웅이 시대를 잘 만나야 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유비가 최고의 자리에 오를 동안의 그의 행적과 책략을 현대인들의 처세에  접목시켜 설명하는 내용이 참 재미있습니다.

 

'유비'는 누구인가?

'유비'는 모두 알고 있듯이 <삼국지연의>의 한 인물이지요. 또한 그 유명한 <도원결의>의 한 획을 담당하고 있는 인물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유비'는 항시 짝을 이루어서 떠올리게 되는 관우, 장비와 함께 의형제의 롤모델이자 전략가로 기억되곤 합니다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유약하고 우유부단한 것도 유비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합니다.

 

후자의 이미지가 강한 탓일까요? '능굴능신의 귀재'라는 제목에 '무엇 때문에?'라는 질문을 해봅니다. 하지만 관우, 장비 그리고 제갈량까지 이어지는 유비의 인간관계를 떠올려보면서 유비가 가진 그 무엇에 대해 궁금하기도 합니다.

바로 이 책의 소제목 <속내를 감추고 은밀히 지배한다>의 의미를 짐작해봅니다.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

유비는 가장 큰 특징은 사람들 대하는 모습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겠지요.

유비는 당대의 유명한 인물이었던 조조나 손권에 비해 가진 자원도 적었고, 출발도 늦었습니다. 지명도도 없고 뒤를 지원해주는 세력도 없고, 무나 무를 통틀어서도 그리 특출함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 그의 가장 큰 목표는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던 원대한 포부였습니다.

그런 유비가 삼국의 당당한 주인이 됩니다.

 

유비가 말하자면 맨 주먹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은 어떤 처세 때문일까요?
기록 속에서 유비는 항시 실력자에 기대서 성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설명하자면 실력자에게 기대어 있으되, 상황에 따라 굽힐 줄도 알고, 상황에 따라 자신의 포부를 펼치는 지략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유비의 가장 큰 강점은 머리를 쓰되, 마음을 함께 썼다는 점을 꼽게 됩니다.

 

유비가 만났던 공손찬부터 도겸, 원소, 여포, 조조, 유표, 유장 등 세상의 영웅에게 차례로 자신을 맡깁니다. 그리고 그는 그들을 향해 마음을 다합니다. 물론 각자의 이익은 늘 염두에 두고 있지요. 하지만 유비가 움직이는 것은 앞을 내다보고 앞에 있는 인물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책은 모두 16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비의 행적을 따라 그가 펼쳤던 능굴능신의 처세를 펼쳤던 상황과 자오위핑 교수의 설명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본문 곳곳에 당시 유비의 행적에 등장했던 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있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유비가 펼쳤던 지혜를 한 줄로 요점 정리를 해주고 있어서 책을 읽다 보면 이 모든 상황이, 그 오래전 난세의 상황이 지금 현실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세월이 흐르고, 역사가 흘러도 그 속에서 발을 디디고 사는 사람들의 원리는 다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사람이 움직이는 세상이기 때문이지요.

 

중국 고대 관리 사상에 뛰어난 관리자를 많이 연구해왔는데, 그 가운데 직접 "사람이 근본"이라는 말을 한 사람은 유비가 처음이었습니다. 백성이 나를 따르는데 그들을 버린다면 어찌 미래가 있겠느냐는 의미지요. 유비의 선택은 위험을 감당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었습니다.(P245)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에서 무엇보다 유비가 사람들을 대했던 방법이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그는 분명 자신의 목표가 있는 사람이었고, 그것을 향해 끝없이 진격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진 것이 없는 맨손이었기에 살아남기 위해 지혜를 사용했습니다.

사람을 대하는 것, 상황을 대하는 것, 그리고 그가 선택하고 진행했던 처세가 오늘날 사람들의 처세에 아주 적합한 요점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이라는 것이 관점에 따라 느껴지는 바가 다 다르겠죠.

저는 관리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작은 사업이라고 할지라도 늘 사람과 만나야 하고, 그 속에서 이익을 찾아내야 하고, 때론 라이벌과도 윈윈해야 하는 상황이 늘 변화무쌍하게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유비의 능굴능신의 처세가 마음에 쏙쏙 와 닿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유비가 작전 능력은 보통이었지만 사람의 마음을 격려하는 능력은 아주 뛰어났음을 알 있습니다. 그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고 강력한 가치관을 전파했으면 원대한 목표 앞에서 아랫사람들이 책임감을 느끼도록 만들었습니다. 나아가 솔선수범해 원대한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P171)

 

유비는 활로를 찾는 일에 대가였을 뿐 아니라 퇴로를 찾는 일에 전문가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전략은 통속적으로 말하면 한편에서는 손에 손을 맞잡으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비책을 남겨두는 것이었습니다.(P177)

 

한편으로 유비는 사람의 마음을 잡는데 귀재이기도 하지만 도망가는데 귀재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당시의 상황이나 영웅들의 행적을 본다면 패했을 때 장렬하게 죽음을 맞이한다가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사업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두고 생각을 한다면 잠시의 패배로 인한 좌절은 잊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다음의 일을 도모하고 진행하고, 그리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할 때 대비책을 준비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를 "준비를 하면 근심이 없고 마음이 편해져 일을 이룰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대비책이 있으면 마음에 걱정이 없어 일 자체에 집중할 수 있기에 효과가 아주 큽니다.(P179)

 

유비는 도망을 치는 것에 발이 빨랐다기보다는 후일을 생각하고 대비책을 만들어 놨다는 겁니다. 매번 섣불리 승리를 예측하지 않고 사전에 위험을 차단하고 퇴로를 찾아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던 것이죠. 이런 의사 결정이 결국은 유비를 성공으로 이끈 한 면이기도 합니다.

 

유비는 의견이나 주장을 분명하고 강하게 내세우지만 밀어붙이지는 않았습니다. 이 역시 유비가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을 낮추는 그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죠.

물론 유비도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에 치우는 우를 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그는 그가 잡았던 영웅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역사는 사람이 만들고, 사업도 사람이 진행하게 됩니다.

완벽함이 있을 수는 없지요.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내가 혹여 자만에 빠진다거나, 불어나는 이익에 눈이 멀어 인재를 알아보질 못한다거나. 때론 눈앞의 욕심 때문에 엄한 실수를 저지를 경우는 늘 발생합니다.

유비가 택했던 인재를 나의 사람으로 만드는 것. 눈여겨보게 됩니다.

 

삼고초려로 유비는 전략적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전에는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 이제 제갈량이 나서 삼분천하를 이야기하며 서촉을 취하고 한중을 장악한 후 동쪽의 손권과 연합해 북쪽의 조조에 대항한다는, 유비가 믿고 실행할 수 있는 전략적 발전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P232)

 

유비의 옆에는 당시 최고의 영웅이고 인재였던 관우, 장비, 조운, 장승, 서서 등이 있었습니다. 인재를 품에 끌어들였던 유비의 장점은 자신을 낮추고 고개를 숙이는 겸허함과 인재가 재주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배려를 베풀었습니다.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는 참 재미있게 읽히는 책입니다. 유비의 '능굴능신'의 처세를 배울 수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지금 조직사회에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늘 해야 하는 독자들에게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처세 전략서라고 하고 싶습니다.

 

책을 어렵게 느낀다면 아무리 읽어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강의를 듣듯이 편하게 읽는다면 참 쉽게 들립니다. 강의 내용을 다 기억한다기보다는 내게 가장 적합한 요점만 기억하면 그 강의의 청강은 성공한 것 아닐까요?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도 그런 강의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읽어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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