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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마음을 찾습니다 - <유희열의 스케치북> 정민선 작가가 그려낸 선연한 청춘의 순간들
정민선 지음 / 시공사 / 2010년 12월
평점 :
어느덧 중년의 인생을 걷고 있는 날, 어느 날 문득 나에게 청춘은 어떤 의미로 남아있는가? 를 떠올리게 하는 에세이를 읽었다.
그때가 어떠했더라.., 그때의 목표가 무엇이었더라.., 그때, 나의 인생과 사랑은 어떠했더라?
자그마한 에세이 한 권이 아주 오래된 옛날 같은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집나간 마음을 찾습니다>
수많은 시간을 방황했을 그때의 청춘을 돌아보게 하는 에세이다.
떨리는 사랑을 떠올리게 하고, 아픈 이별에 미소 짓게 하는 글이다.
청춘의 인생이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단계라는 말이 너무 식상하다.
청춘은 그저 뜨겁고, 울적하고, 눈물이 많은...그런 사랑을 알아가는 단계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이별하고 아파하는 것도 나의 인생의 기둥으로 자리 잡고, 어떤 친구를 만나 진한 우정을 느끼고, 서운함을 느끼고 그리고 든든함을 느끼는 것 역시 나의 인생의 기둥 하나를 차지한다.
지나가는 바람도 다시 돌아볼 수 있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에도 의미를 줄 수 있는 시간이 바로 그때이다.
보호받는 학생이라는 어린 시절을 지나 자신을 책임져야 하는 2,30대 달리는 청춘들은 옆 사람이 달리기 때문에 또 달리고. 세월이 달리기 때문에 뒤도 안 돌아 보고 앞으로만 달린다.
어느 날 문득, 한없이 무너지는 마음을 느낀다.
열심히 앞으로 걸어온 기억밖에 없는데 마음이 너무 지친다.
사랑도 놓치고, 사람도 놓치는 쓰라린 경험도 더 크게 느껴진다.
작가는 독자들의 이 묘한 가라앉음과 다시 느끼는 뜨거움을 전하고 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란 프로그램의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른 이보다 조금 더 감성을 느끼고, 조금 더 뜨거움을 느끼고, 조금 더 그 소중함을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음악과 사람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때문에 노랫말의 하나도 쉽게 지나치지 않는 꼼꼼함의 소유자인듯하다.
그래서 이게 뭐지? 라고 자신에게 질문하는 독자들을 대신해서 "그것은 청춘의 하나이다."라는 답을 할 수 있는 듯하다.
방황이 없으면 청춘을 보냈다고 할 수 없다.
어떤 형태로든 아픔과 슬픔과 그리고 기쁨과 가득함을 모조리 느껴야 그다음 단계인 30대, 40대로 올라갈 수 있다.
책은 예쁘지만, 쉽사리 열리지 않는 감정은 아마 이 단계를 올라온 나의 인생의 깊이가 있었기 때문이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하면 인생의 깊이는 있지만, 인생의 감성은 무척 무뎌졌다.
<집나간 마음을 찾습니다>는 이런 잊힌, 바래진 감성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시간을 준다.
그때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그때 느꼈던 그 감정을 다시 떠올리는 추억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어느 날 문득, 되는 일보다 안되는 일이 더 많음을 느껴 지쳐버린 청춘에게, 뜨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청춘에게, 가슴이 절절하게 뛰는 것을 잊은 청춘에게 다시 뜨거움을 전해주는 예쁜 에세이다.
푸른 들판에 서서 느껴보는 서늘한 바람을 느껴보고 싶지 않은가..
그 속에서 내 마음속에 휘몰아치는 뜨거움을 느끼고 싶지 않은가..
그 마음을 잡기 위한 아름다운 시간을 <집나간 마음을 찾습니다>와 함께 하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