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번지고 스며'라는 말을 주워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귓가에 맴돌고 입에 노래처럼 따라 붙어 흥얼거리다 보니,어니새 '물들다'라는 단어 하나를 더해 문장을 하나 만들었다.
평상시의 나라면 '교집합'이나 '토용 '이라는 다소 무미건조하지만 내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이 떠올랐을텐데,어디서 이렇게 멋지구리한 단어를 골라냈는지 모르겠다,ㅋ~.

 '번지고 스며...물들다.'

오늘 하루만은 '번지고 스며'를 '물들다'로 대신해도 좋을 것 같다.  

물들다:[동사] 1. 빛깔이 스미거나 옮아서 묻다. 2. 어떤 환경이나 사상 따위를 닮아 가다.

혼자 번지고 스며서는 물들지 않는다.
물들고 싶은 대상도 내어주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이나 본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옮아 가고 닮아 가는 것이다. 
본질이나 본성을 잃게 되면,그건 물드는 것이 아니라 변화나 개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난 시 한 편~  

                조용한 일

                         - 김 사 인 -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이 시를 읽다가 생각난 음악 한 곡~

  





 Antonio Vivaldi -Bassoon Concerto/I Musici/Klaus Thunemann
유니버설/2003-11-1(수입)


난 바순이 좋다.
약간 맹하지만 넉넉한 울림이 있다.
그래서 바순은 솔로로는 연주되지 않나 보다.
바순은 특히 조용한 악장의 연주에서 다른 악기들과 잘 어울린다.
'번지고 스며...물들'줄 알지만, 바순 특유의 음색이 묻혀버리는 일도 없다.  

'얼마나 더 번지고 스며...물들다.'하며 머리에 꽃꽃은 여자마냥 중얼거리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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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8-06 10:14   좋아요 0 | URL
이무지치는 아니지만,바순을 가장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동영상 한편~



글샘 2010-08-06 10:21   좋아요 0 | URL
드디어 특강 후유증이 슬슬 스며드시누만...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0-08-06 14:22   좋아요 0 | URL
앗,특강 후유증인가요?
진단을 하신 김에 처방까지...^^

낮에나온반달 2010-08-06 11:31   좋아요 0 | URL
저 시가 실려있는 <가만히 좋아하는> 리뷰를 저도 썼어요.
저도 좋아하는 시랍니다.

좀 오래 알라딘을 쉬었습니다.
남겨주신 발자취 고맙습니다. 염려는 죄송하고요.
이제 돌아왔습니다.

양철나무꾼 2010-08-06 14:33   좋아요 0 | URL
님의 리뷰가 보고 싶어 님의 서재에 들어갔는데...
헐~참 많은 글들을 쓰셨더군요.
고민하다가 메인으로 가,시집 제목 입력하고 찾아 읽었습니다.

님도 제겐,이 시 한편 같습니다~^^

저절로 2010-08-06 11:54   좋아요 0 | URL
저도 말없이 그냥 있어드릴게요.^^

양철나무꾼 2010-08-06 14:40   좋아요 0 | URL
아녀~
에파타님은 말없이 그냥 계시면 안돼요~^^
그럼 에파타님 멋진 글에 감복하여 '통통~'거릴 수 없게 되잖아요~ㅠ.ㅠ

비로그인 2010-08-06 11:54   좋아요 0 | URL
푸히히~~양철님 느무 귀여워~♥

양철나무꾼 2010-08-06 14:41   좋아요 0 | URL
'쪼콤'귀여웠어요?

마녀고양이 2010-08-06 14:37   좋아요 0 | URL
아, 단어 너무 좋다. 번지고 스며.. 물들다.
사람 관계 같네요. 알지 못 하는 사이에 스며들고, 같이 물들어가고.
사람이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게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저두 바순 좋습니다. 머랄까 소박하고 단순한 음색이랄까. 더이상 파고들 필요가 없는 솔직담백함과, 그렇기에 편안함.... 그런 느낌.

양철나무꾼 2010-08-06 14:43   좋아요 0 | URL
우리 바순도 찌찌뽕이네요~^^

속 아픈건 좀 어떠세요?
점심 챙겨드시고 영화 보러 가셔야 겠네요~^^

우리 영화 본 후의 느낌도,'번지고 스며 믈들여' 보자구요~

마녀고양이 2010-08-06 15:27   좋아요 0 | URL
영화 말이져.. 갑자기 귀찮아져서 취소했답니다.
집에 퍼질러서 엄청나게 밀린 추리 소설을 소화할까 합니다.
내일 후애님, 모레부터 휴가 여행이라.. 집안 일두 해야 하고.

나두 혼자 보는거 아니면, 냉큼 나갈텐데... 칙칙한 날씨에 굳이 나가고 싶지 않네요. 흐흐.

양철나무꾼 2010-08-07 10:06   좋아요 0 | URL
저는 보고 말았을 뿐이고,
앞으로 몇번은 더 봐야 뭐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을 뿐이고~ㅠ.ㅠ

따라쟁이 2010-08-06 14:48   좋아요 0 | URL
아아아아아.. 요즘에 '시'바람이 불었나봐요.
더운 여름에 부는 '시'바람이라서 더 시원한가? ^^
다들. 흠뻑 빠지신것 같아요 ㅎㅎ

양철나무꾼 2010-08-06 14:52   좋아요 0 | URL
노,노,노,노...
'흠뻑'조치 아나요,'서서히'가 조아요~^^

순오기 2010-08-06 21:32   좋아요 0 | URL
댓글도 다 사랑스럽습니다~ ^^
스며들어 물들다~~ 좋아요!

양철나무꾼 2010-08-07 10:07   좋아요 0 | URL
그쵸?순오기님 포함,댓글도 다 사랑스럽죠?^^

라로 2010-08-07 01:53   좋아요 0 | URL
댓글 봤는데요,,,늦더라도 만나시러 오심 안되나요????
번지고 스며들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텐데???^^;;;

양철나무꾼 2010-08-07 10:09   좋아요 0 | URL
저도 보고싶은 분들이 너무 많답니다~^^
저,,,'번지고 스며...물드는 건'어제로 끝났습니다~
오늘은 아무래도 우산이랑 함께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죠,ㅋ~.
 
불편해도 괜찮아 -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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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을 하면 제일 먼저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킨다. 

밤을 지샌 묵은 공기가 싱싱한 그것으로 바뀔 딱 그만큼의 시간동안,
나도 창 밖으로 하늘도 바라보고,그물에조차 걸리지 않는다는 바람도 느껴보곤 한다. 
이제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 일은 내게 살아있기에 숨을 쉬는 일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밖을 자꾸 쳐다보며 딴 생각을 한다고 하여 창문이 없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지금 일본에선 후지 락페스티벌이 한창이란다.
거기에서 Rage Against The Machine(RATM)의 '잭 드라 로차'라는 사람이 우리나라의 콜트 콜텍 해고 노동자들을 초청하였고,또 이들을 지지한다고 발표하였다. 
이 콜트 콜텍 해고 노동자들이 바로 창문 없는 공장에서,사포에 제 손을 갈아가며 기타를 만들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금 부당해고를 당하고 4년여란 긴 시간동안 외롭고 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솔직히 난 '인권'뿐만 아니라,그런 식으로 명명되는 거창한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는 그런 거창한 명명마저 버거운 참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책을 읽는 내내 심기가 불편하였다.
김두식 교수가 '영화보다 쉽게'이 책을 만들었다는 말에 다소 시니컬해지기까지 하다.
법,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기독교 등의 문제를 종횡무진 파헤쳐온 그의 공을 백번 인정한다고 해도,그는 우리나라 상위 몇 퍼센트 안에 드는 소수자다. 
이런 소수자가 인권의 약자는 아니다.
문제를 제시하지도 고민을 하지도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그가 과연 인권 문제에 풍덩 담글질 할 수 있을까는 의문이다. 

하지만,그가 우리나라 상위 몇퍼센트의 소수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읽는다면,
우리와 동시대를 사는 사람의 영화리뷰 모음집 정도로 생각하고 읽는다면, 
별 다섯개를 꽉꽉 채워줄 수도 있다.  

우리의 소소한 일상들을 영화나 드라마와 적절하게 연결해 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며, 
쉽고 진솔한 어투(비속어도 불사하는)로 자기의 견해를 차근차근 밝힐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책에서 다뤄지는(청소년인권,성소수자인권,여성과 폭력,장애인 인권,노동자의 차별과 단결,종교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검열과 표현의 자유,인종차별 문제,제너 싸이드 문제 등) 인권의 갈래도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골고루 다양하다.

책은 놀라울 정도로 흡입력있게 읽힌다. 

책의 첫부분에서 잠깐,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를 보며서 청소년 인권을 생각했다는게,
드라마를 보는 내내 '양동근'만을 쳐다봤던 나로서는 잘 이해가 안됐느데,
딸을 예로 얘기하는 걸 보고,'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난 거구나'수긍할 수 있었다.

양동근이 아니영의 아버지에 뺨을 맞는 장면에서,
이나영이 '진짜 아버지는 따로 있을 거예요.무슨 아버지가 이래?'라고 하는 걸 보고,
그는 이나영에게 분개하는 평범한 이들의 사고방식을 택하는 대신,'지랄총량의 법칙' 을 만들어낸다.

 "지랄 총량의 법칙은 모든 인간에게는 일생 쓰고 죽어야 하는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법칙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 정해진 양을 사춘기에 다 써버리고, 어떤 사람은 나중에 늦바람이 나서 그 양을 소비하기도 하는데, 어쨌거나 죽기 전까진 반드시 그 양을 다 쓰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춘기 자녀가 이상한 행동을 하더라도 그게 다 자기에게 주어진 '지랄'을 쓰는 것이겠거니,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고도 했습니다."
이후 그는 딸에 대한 기대를 버리게 되고,그러자 딸의 '지랄'도 놀랄만한 속도로 안정을 찾게 된단다.

 "한국사회에서 학벌로 생긴 상처는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좀 더 높은 대학에 가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아무리 올라가봐도 여전히 더 높은 대학,학과,사람들이 있습니다.모두가 상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단 그 상처를 솔직히 인정하기만 해도 해법이 보일 수 있습니다.고종석의 말처럼'다른 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데 자신이 입은 상처의 기억을 사용'할 수만 있다면,이 끝없는 늪지대를 빠져나갈 길도 찾을 수 있겠지요."

 "누군가 저에게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기회를 준다면, 먼저 최근 10년간 한국 드라마에서 따귀 때리는 장면만 모두 모아서 보여준 뒤 그 문제점을 지적해보고 싶습니다." 

"개인악한이나 배신자를 손쉽게 묘사하기 위해 엉뚱하게 장애를 끌어들인 <300>의 시선 못지 않게,장애인을 무조건 착하고 순진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위험합니다.왜냐하면 이 역시 비장애인과 다른 존재로 '비인간화''타자화'하응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성애자들의 인권문제는 전적으로 프라이버시에 속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성애자들이 관용하고 말고 할 문제가 전혀 아닙니다.
...
이성애자들이 공기처럼 누리고 사는 권리들을 동성애자들도 당연히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으로 족합니다."

이렇게 영화를 가지고 인권을 쉽게 풀어 얘기해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
인권이라는 게...살아있기에 숨을 쉬는 일처럼 자연스러울 수 있는 세상이 '꼭' 왔으면 좋겠다.
 
처음 저자 '김두식'형님을 놓고 툴툴거렸지만,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얼굴도 그만하면 준수하고,
머리도 좋을 것이고, 
영화와 드라마 등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감성에다,
인간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에, 
재밌고 군더더기 없는 글솜씨까지,
"세상은 왜 이리 불공평한 것인가요?아흑~ㅠ.ㅠ"하느님을 향하여 툴툴거려야 겠다. 

개인적인 견해 한가지.
친절이 과연 옳은 것이기만 할까?번지수를 잘못 찾은,무책임한 친절은 경멸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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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8-05 16:58   좋아요 0 | URL
친절이나 인권을 다 떠나서, 저는 너무나 확신을 가진 분들을 보면 무섭습니다. 그래서 가끔 좋은 일 하시는 분들도 무섭습니다.... 하지만, 나무꾼님의 리뷰를 읽으니, 그리고 캡쳐 글을 읽으니 이분은 그럴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책이나 읽고 머라 말해야 하는데... 아하하,,, 저도 무섭네요.
여하간 좋은 리뷰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08-06 10:29   좋아요 0 | URL
그쵸~?^^
사람이고 생각이고 '번지고 스며 물들'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좋습니다.
마음에 열어 놓을 수도 닫아버릴 수도 있는 작은 창문을 하나 가진 사람이요.

후애(厚愛) 2010-08-05 19:46   좋아요 0 | URL
제 서재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위 조심하세요.^^ 종종 놀러 올께요~

양철나무꾼 2010-08-06 10:35   좋아요 0 | URL
네,후애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알아서 체력 안배 잘 하시겠지만,
너무 강행군 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구요.
저도 열심히 놀러가겠습니다~^^

yamoo 2010-08-05 20:47   좋아요 0 | URL
김두식 교수의 책들 리뷰가 여기저기 많이 보여 나오는 종종 사서 봐야 겠습니다~ 이 책도 읽어보고 싶군요~

양철나무꾼 2010-08-06 10:36   좋아요 0 | URL
저도 이 분의 먼저 것들을 챙겨 읽고 싶어지더라구요~^^

꿈꾸는섬 2010-08-05 20:57   좋아요 0 | URL
이 책 저도 참 궁금한 책이에요. 인권과 관련된 책은 꼭 찾아보고 싶어요.^^
리뷰 참 좋네요. 잘 읽었어요.^^

양철나무꾼 2010-08-06 10:55   좋아요 0 | URL
인권과의 관련을 떠나서도...마음의 평수를 한뼘쯤 늘려줄 수 있는 책이예요.

비로그인 2010-08-06 01:16   좋아요 0 | URL
지랄총량의 법칙에 따르면...전 쓸거 다 썼는데...ㅍㅍㅍ
앞으로도 계속 나오면 어쩐대요?

양철나무꾼 2010-08-06 11:05   좋아요 0 | URL
전 마기님과 상반되는 생각을 했었는데...ㅍㅍㅍ

전에 마고님 '지랄'페이퍼에서도 언급했듯이,제 지랄을 두번^^밖에 사용 못 해서,앞으로 남은 날 동안 얼마나 더 지랄을 사용하고 살아야 하려나 하고요~^^
제가 써 놓고도 진짜 웃기네요~^^
 
브로큰 윈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8 링컨 라임 시리즈 8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를 읽다보면,'그리니치 빌리지'가 나온다. 

이 '그리니치 빌리지'의 좁은 골목길들을 장황하게 설명하며 가난한 화가지망생들을 등장시킨다.
길의 너비가 좁고 파리의 뒷골목과 같은 정서를 가지고 있어,
아메리카의 보헤미안으로 불리우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마지막잎새가 씌여질 당시와는 다르게 지금은 고급주택가가 자리잡고 있단다.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한 여인이 살해당하고 그녀가 구입한 미술품이 도난당한다.
그리고 '링컨 라임'의 사촌'아서 라임'이 살인 누명을 쓰게 되는 것으로 얘기는 시작된다. 
'링컨 라임'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촌 '아서 라임'의 이런 상황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난 이 책을 <잠자는 인형>의 여새를 몰아 읽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지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곳곳에 등장한다.  

우선,내용이 그렇다.
넷상에 집을 짓고 사는 우리들이라면 누구든 등골이 서늘해지는 오싹함을 느낄 정도로 무시무시하고 개연성있다.  
그러다보니,책에 집중을 못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인터넷에 하나 이상의 집을 짓고 사는 우리가,우리의 신상 정보를 어느 정도 오픈해도 되는걸까?
간혹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관계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노출하게 되는 우리의 일상을 이대로 방치해 두어도 좋은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 

이곳 알라딘서재에서 형성된 표면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도 사람을 유추하고 형상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걸 잘 이용하면 고객관리가 되지만,잘못하면 사생활 침해와 범죄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참 아이러니컬 하지만,
이곳 알라딘의 '마이알라딘'이라고 했던 취향을 파악하는 기능이 실수 연발인게 다행스러웠다.
보관함에 들어 있다는 할인도서 안내의 경우,이미 장바구니로 옮겨가 구입을 한 경우도 있다,에효~ㅠ.ㅠ 
난,이런 실수가 애교스럽다.)

가장 섬뜩했던 부분은 우울증을 앓는 사람의 정보를,
병원이나 상담센터랑 연계되는 게 아니라,장의사랑 연결한다는 것이었다.

몰입을 방해했던 또 하나의 요인은 편집과 번역의 문제였는데,
'뭐가 잘못됐는데?''어느 부분이 틀렸는데...?"하고 종주먹을 들이대면 뭐라고 할말은 없다. 
맞춤법과 띄어쓰기,어법이 틀린 곳 몇 군데 짚어낼 수는 있지만,다른 번역서들도 이 정도의 실수는 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읽고 있다보면 정서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그것이랑 많이 틀려서 엇도는 톱니바퀴 같아 껄끄러운 부분은 짚고 넘어 가야 겠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얘기의 발단은 '링컨 라임'의 사촌 '아서 라임'이 살인누명을 쓰는 것이다. 

링컨 라임 뿐만 아니라,그의 아버지,삼촌,사촌,심지어 사촌 아서 라임의 처 주디조차도 성,패밀리 네임은 '라임'이 라는 것을 상기해 주시기 바란다. 
책에서 라임이라고 하는데,이게 어느 라임을 얘기하는 건지 전후문맥을 한참 따져들어가야 하는데,이러다 보면 맥이 끊긴다.
원작에서  라임이라고 성을 사용했는지,he나 she등의 인칭대명사를 사용한건지 모르겠으나,
이쯤되면 풀 네임으로 번역하던지 링컨 라임의 경우도 통일하여 링컨이라고 이름을 불러줘야 하지 않았을까? 

84쪽의,'형제들과의 터울 때문에 외톨이였던 아서와 라임은 늘 붙어다녔다.'라는 문장의 경우,
위에도 해당되는 얘기지만,
문장만 놓고 봤을때,형제들과의 터울 때문에 외톨이였던 사람이 아서와 라임 둘 다 인것 같다.
바로 뒤에,'로버트와 마리는 아서보다 상당히 나이가 많았고,링컨은 외아들이었다.'라는 문장이 연결되는 걸로 미루어,
'형제들과의 터울 때문에 외톨이였던 아서 링컨 늘 붙어다녔다'가 적절하지 않을까?

이렇게 중간 중간 맥이 끊기는데도 불구하고,
작가는 그만의 섬세함과 리듬감을 십분 살리는 멋지구리한 말들을 쏟아내 독자를 황홀하게 한다.
''왈츠'추듯이 도주한 인물이었다.'(19쪽) 
'좀스럽게 구는 것은 그 자체가 알코올처럼 중독성이 있다.'(23쪽) 
급기야 '라임은 장거리달리기의 서정성과 우아함이 좋았다(83쪽)'라는 설명으로 독자들의 마음 속에 작가뿐만 아니라 라임도 매력남으로 등극시킬 수 있게 한다.

199쪽에서 아멜리아 색스가 펠에게 하는 말을 통하여, 

"내가 사귀고 싶은 사람은 너라고 이야기해.그리고 너한테도 같은 걸 바란다고 해.우리한테는 중요한 뭔가가 있다,서로 마음이 통한다,그런 관계는 흔치 않다.이렇게 말해." 
... 
"아니,그건 안 돼요." 
"아니,내 얘기는 그렇게 말하라는 거야.네가 그러면 나도 다른 사람을 만날 거라고.그 애도 양쪽 다 가질 수는 없는 거잖아."  
... 
"그래,허풍이 통하지 않으면 난감하겠지..."

 328쪽에선 링컨라임이 신참 형사에게 하는 충고의 형태로,

"명심해.사람들은 자네를 여러가지 방식으로 괴롭힐 수 있어.그 사람들이 자네가 모르는 걸 알고 있다고 해서 그쪽이 옳고 자네가 그른 건 아니야.중요한 건 이거야,일을 좀 더 잘하기 위해서 그걸 꼭 아알아야 하는가?그렇다면 배워야지.그렇지 않다면 그건 다눈히 사람을 산만하게 할 뿐이야.집어치워." 

이들의 쿨함을 형상화 시킨다. 

148쪽에선,

범행현장을 수색할 때는 감정이입이 필요하며,그래야 범인가 피해자가 경험한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랬다.그것이 현장을 좀 더 잘 이해하고 놓칠지도 모를 증거물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 
색스는 범죄의 끔찍함에 무감각해지지 않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현장에 갔을 때 그리고 그 이후에도 항상 그 끔찍함을 느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심장이 단단해지면 우리가 뒤쫒는 사람들 속의 어두운 세계로 이끌려가게 된다고 색스는 말했다.반면 라임은 최대한 냉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비극적인 현실을 한쪽으로 차갑게 밀어놓아야만 최대한 좋은경찰이 될 수 있으며,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를 비극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색스와 라임의 견해차를 그대로 보여주어,
독자로 하여금 색스의 입장에서 또는 라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감정이입의 장치도 적절히 마련해 놓는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거기서 자신의 생각과 조율을 하게 되고,편한한 안정에 도달할 수도 있다. 

182쪽의,
'뉴욕에서는 사실상 익명으로 살아가는 것이 우스울 정도로 쉽다...이곳에서는 남의 눈에 띄기 위해서 싸워야 한다.'
같은 문장은 우리의 일상과 시선으로 읽었을 때와는 달리,
범죄자의 입장에선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한...생각의 여지가 있다.

185쪽의,
' 모든 소장품이 왕관에 박힌 보석이 될 수는 없는 법.특별 수집품이 빛을 발하려면 평범한 물건도 있어야 한다.'
는 182쪽의 연장선 상에서 요즘 내가 고민하는 부분이고,

388쪽의,
"...애들이 태어날 때 사용안내서가 딸려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인간이 로봇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충고를 꼭 해주고 싶었다.

527쪽의,

"난 너하고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았어.처음에는 친구라고 생각했어.하지만 넌 다른 사람들과 달랐어.내안의 뭔가에 불을 붙여 주었지.넌 물론 아름다워.하지만 넌 음,넌 휘트먼과 같아.판에 박히지 않고,시적이고,너 나름의 방식대로 시인이야."

같은 부분은 잘 외워뒀다,작업 멘트로 사용해야겠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고 해야할까,범인으로 말할 것 같으면 보헤미안 같은 영혼의 소유자다. 
장소나 배경설정과도 맞물려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이것이 '제프리 디버'형님만의 매력이다.
마이클 코넬리의<허수아비>에서도 보면 '안젤라 쿡'인가 하는 여자도 블로그에 자신의 일상을 노출했다가 죽었다는 걸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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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3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3 16: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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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3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4 0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08-03 18:05   좋아요 0 | URL
양철 나무꾼님... 그대를 지름신으로 이끄는 요주의 인물로 명명하노라~ ^^

양철나무꾼 2010-08-04 01:07   좋아요 0 | URL
마고님과 비슷한 코드의 책,아직 몇권 더 남았는데...
리뷰를 올릴까요,말까요?^^

저절로 2010-08-05 11:34   좋아요 0 | URL
올려요 올려!!!

양철나무꾼 2010-08-05 16:41   좋아요 0 | URL
그래 볼까요?(불끈~!)

쟈니 2010-08-05 13:23   좋아요 0 | URL
어. 링컨라임 시리즈 중 코핀 댄서를 회사 동료가 읽고있던데, 함 읽어봐야겠네요!

양철나무꾼 2010-08-05 16:42   좋아요 0 | URL
코핀댄서도 죽음이죠~^^
 

공들였던 <마리 리뷰대회>이벤트에서 물먹었다. 

내가 마음산책을 알게 된 건,<나의 책사용법>관련 이벤트가 시작이었다. 
나의 책사용법을 올리러 블로그에 갔다가 <마리 리뷰>이벤트를 발견하고,
1등 상금 50만원에 혹해(3등만 돼도 5만원~)
한동안 마리 여사를 열심히 읽고 리뷰도 작성하고 했다. 

읽은 책들,

 

 

 

 

이벤트 종료 후 특별한 심사위원을 초빙한다고 하길래,속으로 '고종석'을 점찍었었다. 
고종석의 <여자들>에서 마리 예찬을 읽었던터라,고종석이 심사위원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깐 했었다.
결과적으로 '고종석'심사위원이었고,나는 물먹었다.






'글은 남고 말은 날아간다'는 속담이 가리키듯,통역사의 노동은 대개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그것은 허공으로 사라진다.반면에 번역가의 노동은 기록으로 남는다.기록으로 남지 않는 자신의 노동을 보상하기 위해 요네하라 마리는 문필가가 됐는지도 모른다. 
                                 -'고종석'의 <여자들>중에서-



<올가의 반어법>은 옛날에 읽었고,<발명마니아>를 가지고 있었지만...
<마리 리뷰>이벤트가 아니었다면 우선 순위가 한참 뒤로 밀려있었을 것이다.  
뽑힌 리뷰들을 다시 읽어보지 못했지만,
처음엔 잘 쓴 리뷰를 뽑는 거란 선입견 때문에,
번역가를 꿈꾸며 인생의 2막을 준비한다고 커밍 아웃을 한 상태였고, 
번역가의 여러 자질 중에 글쓰기 실력도 포함된다고 생각하는지라,
그동안 이곳에서 여러분이 글을 잘 쓴다고 한참 부추겨준 터라,더~ 
살짝 창피했고 그로인해 의기소침해 질뻔하였다. 

그러다가,심사위원 고종석의 말대로 '관점'에 따라 잘 쓴 리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심사위원이 공식적인 마리 예찬론자 고종석이니까 고개 끄덕여 수긍할 수도 있고,
나 자신을 추스리고 일어날 수도 있겠다.
('관점에 따라 잘 쓴 리뷰'라고 해서 살짝 오해의 소지가 있을수도 있겠으나,내가 자기위안을 얻을 수 있으니 그냥 놔두기로 하자~)

이제 훌훌 떨고 <마음산책>에서 또 어떤 이벤트를 준비하는지 보러 가야 겠다.
사심 없이 마리여사에게 홀릭하며 남은 여름을 건너 가야 겠다. 

아직 안 읽은 마리여사의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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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0-08-03 13:14   좋아요 0 | URL
우리 물로 건배하죠. ㅎㅎ
저도 마리 원조 폐인입니다. 저 책 다 읽었거든요. ㅎㅎㅎ 지난 해 말부터 마리 여사한테 푹 빠져 살았는데, 그이는 죽었으니, 아직 번역이 남은 책이 몇 권이나 되려나... ㅠㅜ

양철나무꾼 2010-08-03 16:23   좋아요 0 | URL
건배사는 뭘로 할까요?
"통.통.통."괜찮으세요?^^

글샘 2010-08-04 00:39   좋아요 0 | URL
그게 뭔데요?
통통통...
적어도, 마리,고종석,프라하!!!
이정돈 돼야지 않나요?

양철나무꾼 2010-08-04 01:11   좋아요 0 | URL
의사소통,만사형통,운수대통 이라던가요~

전 이게 젤 좋은데요~^^
글샘님 시 특강 forever~!!!

어느멋진날 2010-08-03 14:13   좋아요 0 | URL
저도 정말 열심히 썼는데 결과적으로 물먹었네요. ㅋ
아쉽긴 하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저도 마리여사의 남은 책을 마저 읽어야겠습니다.
우리 파이팅해요~

양철나무꾼 2010-08-03 16:2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첨 뵙겠습니다.

물 먹은 덕에 이런 '어느멋진'분을 알게 되다니,이것도 괜찮은걸요~^^

마녀고양이 2010-08-03 14:40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언니,, 리뷰 뽑히셨네... ^^ 거서 빌붙어야겠어염! ㅋㅋ

양철나무꾼 2010-08-03 16:26   좋아요 0 | URL
우리 손잡고 거기 빌붙으러 가여~^^

글샘 2010-08-04 00:41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저랑 이웃에 사시니깐, 한턱 내쇼~ ㅋㅋ
010-9668-9750

라로 2010-08-04 00:47   좋아요 0 | URL
그러지말고 서울 후애님만나는 이벤트에 오세요!!!!거기서 한턱???ㅎㅎㅎㅎ

양철나무꾼 2010-08-04 09:35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축하드려요~
그리고 토닥토닥 감사드려요.

글샘님,
제가 아무곳에나 신상 공개하면 등골이 오싹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조 위 리뷰에서 그리 열변을 토했건만...
등골 오싹 쯤이야 암것도 아니라고요?
적어도,,,문자로 장난질 치는 유치한 스토커 한명은 확보하셨습니다요~^^

nabee님,
저도 서울 후애님 만남이라는 곳 가보고 싶은데,
그날 근무도 해야하고...오후엔 중요한 면접이 있네요~ㅠ.ㅠ

루체오페르 2010-08-03 16:19   좋아요 0 | URL
안타까움과 위로를 표합니다.ㅠㅠ
잘 쓰셨어요! 제가 인정해 드리겠습니다.^^ㅋ

양철나무꾼 2010-08-03 16:3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루체오페르님의 인정 잘 기억해 두고 꾸준히 노력정진하겠습니다.

꿈꾸는섬 2010-08-03 16:50   좋아요 0 | URL
ㅎㅎ전 애초에 포기했던거라...양철나무꾼님 실망이 크시겠어요. 저도 나무꾼님 리뷰 참 좋았는데 말이죠. 관점의 차이려니 하고 넘어가신다니 다행이에요.^^
다음 기회를 한번 노려보죠.ㅎㅎ

양철나무꾼 2010-08-03 16:54   좋아요 0 | URL
네,다음 기회엔 꼭 같이 도전해 봐요~^^
위로 감사합니다.

순오기 2010-08-03 17:00   좋아요 0 | URL
원체 잘 쓰는 분들이 많아서 참가에 의의를 뒀지만, 양철나무님은 저도 섭섭하네요.ㅜㅜ
내가 당선작으로 뽑힐거라 장담한 프레이야님 됐으니까, 반심사위원은 되는 건가요?ㅋㅋ
덕분에 마리 여사 책, 하나라도 더 봤으니 고걸로 만족하입시다!^^

양철나무꾼 2010-08-04 01:19   좋아요 0 | URL
이제는 그런 리뷰 쓰면,반심사위원님께 먼저 보여드려야 겠다~
순오기님의 <프라하의 소녀시대>리뷰도 참,참,참 좋았거든요.

마리여사를 만나게 된거랑,
그 덕에 새로운 알라디너를 여러명 알게 된거랑,
그 덕에 그들과 알콩달콩 마리홀릭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거랑,
생각해보면 다 마리여사 덕분인걸요~^^

라로 2010-08-04 00:47   좋아요 0 | URL
전 꿈도 안꿨는데(저도 마리여사의 빠라고 할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많이 실망하셨겠어요~. 토닥토닥.
관점차이가 맞다고 생각해요~. 다음에도 기회가 많을거에요~. 기운내시고 다른 페이퍼도 올려주세요~.^^

양철나무꾼 2010-08-04 01:28   좋아요 0 | URL
이제는 관점 차이가 아닌,보편타당한 거라고 인정해요~
저 감정정리 다 됐어요,헤에~^-------^

제 글을 돌아볼 생각은 조금도 못하고요,
창피하다는 제 감정을 다스리기 바빴어요.

다들 따뜻하게 위로해 주셔서 감사해요.

yamoo 2010-08-04 15:57   좋아요 0 | URL
뭐, 출판사별로 리뷰대회같은 걸 많이 하니, 또 응모하시면 될 거 같은데요^^ 홧팅 하시길~ 응모를 하면 할수록 수상할 가능성은 높아지지 않을까요?ㅎㅎ

양철나무꾼 2010-08-05 10:14   좋아요 0 | URL
yamoo님,반갑습니다.
출판사별 리뷰대회는 앞으로도 많이 있겠죠~^^

제가 창피하다고 생각했던건...
모든 부모는 팔불출 차원이었던 것 같은데,
제가 쓴 리뷰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 '잘썼어,이만하면 충분해.'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은 의욕을 북돋워주는 차원에서는 득이 될지 모르나,
제가 앞으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의 차원에서는 분명 독이 될거란 거죠.

이번 일이 계기가 되어 제 글을 조금은 객관적으로 보게 됐습니다.
그게 제겐 가장 큰 수확입니다~^^

2010-08-05 2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6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6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6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 주변에서 실제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향하여 감정 표현이 서툴다.
내가 표현해 내는 감정표현으로 인하여 상대방이 오해하거나 상처받거나 마음 아파할까봐 각별히 주의하기 때문에 나의 대인관계는 무미건조하다.
반면 넷상에서 만나게 되는 작가나 음악가 등을 향하여는 호,불호에 좀 유난스러운 편이다.
누굴 좋아하게 되면 그,또는 그녀의 전작을 두루 섭렵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너무 감정적으로 치닫는 경향이 있어서,
실제 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머리를 옵션으로 들고다니냐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넷상에서 필이 꽂혀 전작을 두루 섭렵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몇명있는데,
그 중 가장 대중적인 사람이 '박선주'다.

그녀를 알게 된건,1989년 <귀로>를 통해서 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의 목소리가 그렇게 매력적이라거나 노랫말이 좋다거나 노래를 잘한다는 생각을 못했었었다.
내가 그녀에게 필이 꽂힌건,4집<A4rism>을 통해서 였다. 
그 무렵의 난,영혼이라는 것이 축축해져서 곰팡내가 나는 것 같앴었다. 
햇볕에 내어말리던,락스로 헹구어내던 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그때 그 앨범의 곡들이 내게 락스 같앴다. 

락스로 헹구어 낼 때 우려해야 할 희석에 관해서도,
그 앨범의 곡들은 꼭 그만큼의 농도로 그 자리를 대신해 주었다.
<마음을 베이다><홀로왈츠><PM9:03녹음실>같은 곡들이,
아침 저녁 때론 잠못 드는 늦은밤까지 함께 했었다. 









얼추 헹구어냈다 싶었을 때,5집<Dreamer>를 만났다.
하지만,5집은 무슨 약엔가 연루되어 빛을 보지 못했다.
<사랑아,가자><잘가요 로맨스><햇살이 눈부셔 눈물이 난다><그래서 니말은>같은 곡들은, 
빛을 보지 못해 사그러 드는 꽃이 되었다.
 

그리고,그렇게 그렇게 잊혀졌다 싶었는데...이번에 <HOW SONG>이라는 책을 냈다. 

 

 

 

 

 

 

 

솔직히 노래를 지극히 무미건조하게,모든 노래를 동요처럼 부르는 나에게, 
앞으로도 거기서 크게 벚어날 엄두를 못내는 내게... 
이 책은 효용성과는 관계없이,전작을 꿈꾸어서 구입하게 되었다. 

이 책은 가수 지망생이나, 실용음악과 같은 음악 전공자들만을 위한 전문 보컬 교습서가 아니란다. 보컬 트레이닝을 받기는 부담스럽지만 노래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 회식 자리에서 멋지게 노래 부르고 싶은 직장인들,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 멋지게 노래 한 곡을 부르고 싶은 이들 등등 하루도 ‘음악, 노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우리들’을 위한 책이란다.

하지만, 예상 외로 괜찮았다.
연말 노래방 출입이 잦아질 때면 더 더욱 필수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프롤로그의,
당신에게도 노래가 힘겨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마르지 않는 에너지이자 힘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기억하길 바란다.
당신은 전 세계 60억 인구 중 단 하나 밖에 없는 목소리의 소유자라는 것을.
 
이 부분에서 무한 위안은 시작되었다. 

19쪽의, 
노래를 잘하는데 있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특별한 비법 같은 것은 없다.나의 노래를 듣고 그 누군가 단 한사람이라도 감동한다면 당신은 이미 노래를 잘하는 것이다.
이부분에서는 무한감동을 받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노래를 못하는 사람들의 위안과 감동만을 위하여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part2로 가게되면,고음,호흡,호흡과 발성,공명과 성대,노래입문,리듬,음정,발음,라듬 심화과정,감정,무대매너,마이크 사용법,애드리브,오디션,선곡 등을 두루 꼼꼼히 집어준다. 

복식호흡법은 일상에서 두루두루 필요한 거지만,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았는데...그림이 같이 그려져 있어서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


<노래방에서 빅스타 되는 법>

1.본인의 목소리와 흡사한 가수의 곡을 선곡하라.
2.고음불가.삑사리 대신 분위기로 승부하라. 
3.<애인있어요>를 멋지게 부르고 싶은 여자들을 위한 어드바이스  
여성들의 경우 특히 '이은미'의 <애인있어요>를 못지게 부르고 싶어하지만 연습없이는 쉽게 소화할 수 없는 곡이다.'박정현''거미''BMK'등의 노래 역시 그렇다.
4.자신의 틀을 깨라.노래방에선 실력보다는 재미다. 
5.SG워너비,빅마마 등 환상의 화음을 자랑하는 팀의 노래는 피하라. 
6.길이가 너무 긴 노래는 피하라. 

 의 조언은 너무 재밌다. 

근데 난 왜 노래방만 가면 이은미,박정현,거미,BMK의 노래들만 생각이 나는 걸까?
난 음치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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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8-02 18:10   좋아요 0 | URL
나는 노래방만 가면,, 자우림! 그리고 체리 필터의 낭만고양이! 아하하~
거기다 Fly me to the Moon은 거짓말 안 하고 눈물 흘리며 부른다니까요.
노래도 못 하는 주제에!!! ㅋㄷㅋㄷ

지금 박선주 노래 들으러 갑니다.

마녀고양이 2010-08-02 18:18   좋아요 0 | URL
아,,, 바닥에 착 깔리는 낮은 목소리.
나무꾼님 미안하지만,, 이 곡들은 가을 겨울에 들어야겠어요.
여름에 들으려면 밤 늦게.. 왜냐면 말이지,, 곡이 더워~ ㅠㅠ

이 곡들은 딱 시원한 맥주 한잔이랑이다... 남과여 이곡은 내가 좋아하던 곡인데.... 대체 매일 제목, 가수, 작곡 작사가 따로 노니. ㅠㅠ
자자,, 맥주 생각나게한 나무꾼님... 책임지사와염~

양철나무꾼 2010-08-02 20:16   좋아요 0 | URL
박선주가 부르는 Fly me to the moon들어보셨어요?다른 곡은 덥다하시길래~ㅠ.ㅠ

양철나무꾼 2010-08-02 20:26   좋아요 0 | URL
나는 박선주를 사시사철 애정해요~
그녀의 또박또박 발음하는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뭐랄까 삶을 따박따박 챙겨서,꼭꼭 씹어먹으며 살아줘야 할 것 같아요~
행여 딴 맘 먹지 않게 해줘요.

맥주 생각나면 먹어주면 되는 거죠~
그대는 그곳에서 나는 이곳에서...
자,잔을 들어 건배~!!!

마녀고양이 2010-08-02 21:18   좋아요 0 | URL
흐응흐응.... 난 나무꾼님에게 얻어먹을거야요.
얼굴 또랑또랑 보면서..... 흐흐흐...

양철나무꾼 2010-08-03 00:52   좋아요 0 | URL
흐응흐응...no,no,no,no예요?
그럽시다.
우리 어떻게 이 여름 한가운데만 무사통과하고,
얼굴 또랑또랑 보면서,
배실배실 웃음도 웃어가며,
맥주도 한잔,자우림도 안주삼아 들어봅시다요~

꿈꾸는섬 2010-08-02 23:30   좋아요 0 | URL
ㅎㅎ노래방에서 빅스타되는 방법..재밌어요.^^
전 노래를 잘 못 불러요. 대신 탬버린 치고 박수치며 분위기는 잘 맞춰요.^^

양철나무꾼 2010-08-03 00:54   좋아요 0 | URL
후훗~저랑 찌찌뽕이세요.
저랑 노래방 같이 가면 탬버린 갖고 쟁탈전이 치열할 듯~^^

순오기 2010-08-03 00:43   좋아요 0 | URL
오호~ 노래 분위기 좋은데요.
알라딘에서 작가와의 만남도 있는 거 같던데...

나한테 맞는 노래는 주로 분위기 다운시키는 노래라는 거~ ㅜㅜ
그래도 김수희나 윤시내, 안치환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ㅋㅋ

양철나무꾼 2010-08-03 00:59   좋아요 0 | URL
저도요,저도요~
저 그래도 제게 억지로 마이크 쥐어주면,
들어주는 사람 없어서 심하게 외로워도,
마이크 뺏기는 일 없이 꿋꿋하게 쭈욱 메들리로 불러줘요,ㅋ~.

근데,김수희나 윤시내,안치환 정도라면 어느 정도 가창력이 되어줘야 부를 수 있는 것들이잖아요~ㅠ.ㅠ

안치환이 정호승 시로 부른 곡 중에 <풍경 달다> 라는 곡이 있는데...
참 좋아요~

저절로 2010-08-03 09:46   좋아요 0 | URL
체리필터 '낭만고양이' 맨발로 탁자위에 올라타며 불러요. 물론, 머리엔 휴지 두르고요.
마고님..어때요, 저랑 뚜엣?!

양철나무꾼 2010-08-03 12:53   좋아요 0 | URL
저,휴지라 하심은 넥타이 대용인가요?
진짜 재밌겠다~
저 관객으로 불러주심 안돼요?

마녀고양이 2010-08-03 14:37   좋아요 0 | URL
콜!!! 아하하,, 저는 펄쩍펄쩍 뛰는것이 장기인데다,,
탬버린 실력은 자신있습니다........... ㅋㅋㅋ

양철나무꾼 2010-08-03 16:43   좋아요 0 | URL
그럼 꿈섬님이랑 마고님이랑 나랑 탬버린 쟁탈전 벌여야 하는 거예요?^^

제가 좀 '조용하고 얌전'하여 전쟁은 사양하는 관계로다,
전 '관객1'할래요~^^

글샘 2010-08-03 13:04   좋아요 0 | URL
내 두눈 밤이면 별이 되지... 아, 제가 한때 무진장 부르던 62666번 노래였죠. ㅍㅎㅎ

머리에 휴지는 돌쇠의 분장입니다. 마님...

양철나무꾼 2010-08-03 16:47   좋아요 0 | URL
제가 '18번은 아는데,62666번은 뭐지?'하고 한참 머리 굴리는 데,
쩔렁쩔렁 깡통소리만 나더라구요~
낭만 고양이 번혼가요?^^

글샘 2010-08-04 18:03   좋아요 0 | URL
네. 낭만고양이 금영미디어 번호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08-05 10:15   좋아요 0 | URL
62666 접수했습니다~
다음 접수할 번호는요?^^

글샘 2010-08-05 12:03   좋아요 0 | URL
저랑 한번 가 보시면 압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