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드 다이아몬드를 만나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사피엔스'라는 책을 읽으면서부터이다. 무척이나 두꺼운 '사피엔스'를 읽으며, 유발 하라리의 통찰력에 감탄을 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유발 하라리가 재레드 다이이아몬드의 책을 통해서 '사피엔스'의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주제로 거대역사를 서술할 수 있다는 사실에 눈을 뜬 것이다. 나는 유발 할라리에게 영감을 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 '문명의 붕괴'는 '총, 균, 쇠'의 속편에 해당하는 책이다. 재레드가 '총, 균, 쇠'라는 키워드를 사용해서, ‘왜? 유라시아 대륙의 사람들이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는가’를 설명하였다면, '문명의 붕괴(collapse)'는 ‘문명은 어떻게 해서 붕괴하였는가?’라는 거대 주제를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의 매력은 단순히 과거의 사실을 파헤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과거 문명의 붕괴를 통해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직시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에 그 탁월성이 돋보인다. 다이아몬드를 그의 책 '문명의 붕괴(Collapse)'를 통해서 만나보자.
1. 이스터문명의 붕괴를 통해서 지구문명의 붕괴를 미리 겪어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글은 너무도 매력적이다. 그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는다 이스터 문명의 붕괴를 설명하면서 고립된 이스터문명이 자연환경파괴로 멸망했듯이 외로운별 지구가 환경파괴 직전에 있다는 지적을 한다. 마야의 지배층들이 문명붕괴의 위기를 직시하지 않고 한정된 자원 쟁탈과 과시에만 매달린 것을 지금의 현대사회에 비교하고 있다. 근시안적사고를 하는 우리 정치인들과 유권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의 질문을 들려준다. '마지막 나무를 베었던 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 질문은 바로 우리에게 던져야하는 질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답해야한다. 재레드 다이아몬든가 말했듯이, 이스터섬의 마지막 나무를 베었던 사람은 자신이 마지막으로 이스터섬의 나무를 베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스터 문명이 붕괴하자, 부유한 족장은 마지막으로 굶어 죽을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지구문명의 부유한 사람들은 어쩌면 마지막으로 굶어 죽을 수 있는 특권을 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서, 지구의 마지막 나무를 벨 것이다.
2. 현대사회에서 벌어지는 문명의 붕괴 조짐.
르완다 사태는 단순한 부족간의 다툼이 아니었다 맬서스의 인구론이 적중한 불행한 사건이다. 물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윗세대와 빈곤한 젊은 세대의 갈등! 경제적 빈곤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르완다 사태에서 나는 양극화가 심해지는 한국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자녀를 신발을 신겨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사람을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이 죽였다’는 생존자 투치족 교사의 말은 우리사회의 양극화와 부정의가 극단에 치다른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측하게 해준다. 경주의 최부자댁의 가훈에, 흉년에 땅을 사지 말며,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자가 없게 하라고 했던 이유를 지금의 우리들은 유념해야한다.
서로 나눌 수 없는 극단의 상태가 되면, 그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할 충분한 땅이 없다면, 땅을 갖고 싶다는 욕망은 조그만 불꽃만 주어진다면, 거친 화산처럼 온 천지를 진동시키며 붉은 용암으로 뒤덮을 것이다. 6주만에 80만 투치족이 살해된 것은 한계에 다다른 문명이 얼마나 광란의 모습으로 사멸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러한 예는 핏켓언 섬에서도 벌어졌던 일이다. 인류 역사에서 이런 처참한 광경은 낯선 장면이 아니다.
희망을 찾아서.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곳곳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가 이스터 섬을 비롯해서, 그린란드의 바이킹 문명의 붕괴를 서술한 것은 인류문명의 붕괴 필연성을 말하기 위함이 아니다. 과거 문명의 붕괴를 통해서 지구문명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지혜를 얻기 위함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수많은 위험요인을 말하면서 인류가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한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지구 문명도 사멸을 피하지 못할 것임을 주장한다. 그러면서 세계는 하나의 폴더라는 말을 한다. 지구문명은 인류가 겪어보지 못했던 세계화된 문명이다. 지구 반대편의 사건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명이기에, 인류 모두가 지구 문명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한다. 거대한 기업을 바꾸는 것이, 거대한 국가의 힘일 수도 있지만, 깨어있는 다수의 개인이 행동할 때!!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그는 강조하고 있다. 지구문명을 지키자고 주장하는가? 지구문명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나부터 바뀌자!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지구문명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나부터 실천하자! 이것이 희망의 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