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란는 직업에 무엇이 떠오르는가? 치열하게 법리를 따지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피도 눈물도 없이 돈을 위해서 싸우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유명 로펌이 전범 기업을 위해서 법리를 다투는 모습을 우리는 보지 않았는가? 돈을 위해서라면, 의뢰인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다. 그러나, '한개의 기쁨이 천개의 슬픔을 이긴다'라는 에세이를 쓴 조우성 변호사는 달리 보인다. 사건을 해결하는데 법리보다 중요한 것을 우선 고려한다. 책에 소개된 다양한 사건들 속에서 인생의 지혜를 배운다. 그 지혜를 살펴보자.
조우성 변호사의 사건 해결 방식은 참으로 독특하다. 법리를 먼저 따지며, 법리에 매몰되지 않고 의뢰인의 마음을 헤아리며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다. 갖은 노력 끝에 채용이 확정 직전까지 갔으나 회사 사정으로 채용이 보류된 의뢰자가 찾아온다. 채용내정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이를 어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전개하겠다는 의뢰인의 주장에 조우성 변호사는 현실을 직시시킨다. 취직하고 싶은 열망이 강렬하다보니, 이를 위해서 모든 수단을 쓰고 싶은 의뢰자의 절박함에 공감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만약 돈을 쫓는 변호사라면 되지도 않는 소송을 진행하면서 결과와는 상관없이 수임료를 얻었을 것이다. 간디가 변호사 일을 계속하지 못한 이유도 변호사비에 눈이 어두워 의뢰인에게 피해가가는 소송을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조우성 변호사는 채용 담당자에게 감사의 메일을 보내라고 조언한다. 채용내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소송을 전개하는 여타 취준생과는 다른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이는 효과가 있었다. 회사 사정이 좋아지자 감사 메일을 보냈던 의뢰인을 가장 먼저 채용한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을 직시하고 정서적으로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조우성 변호사의 현명함이 돋보이는 또다른 사례가 있다. 조우성 변호사가 로펌에 있을 때였다. A은행을 상대로 고소를하고 관련 증인을 많이 신청하는 일명 '또라이'로 통하는 사람이 있었다. 조우성 변호사는 A은행의 변호사로 이일을 해결해야했다. 조우성 변호사는 '또라이'를 '내 의뢰인을 괴롭히는 적'으로 보지 않고 '상처 받은 한 사람'으로 보았다. 조변호사는 내 의뢰인을 괴롭히는 그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하고, 그 사람이 타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법적 조언을 한다. 그의 말을 들으며 그를 이해하려했다. 그러자, '또라이'였던 사람의 마음이 봄눈 녹듯이 녹았다. 결국, A은행을 상대로 진행된 소송도 원만하게 해결되었다. 상대방의 상처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조우성 변호사는 상대방의 감정을 읽으며 법리에 앞서 상대를 이해하려했다. 이것이 법리만을 앞세우는 다른 변호사들이 골치 아파했던 사건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인생의 지혜였다.
조우성 변호사가 생각하는 변호사는 어떠한 일을 해야하는 사람일까? 조우성 변호사의 말을 들어보자.
"변호사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 물론 기본적으로 분쟁 속에 뛰어들어 한쪽 편에 서서 상대방과 싸우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때로는 전체적인 구도에서 가장 바람직한 결론을 내도록 판을 짜는 사람이 되어야할 때도 있다." -123쪽
하급의 변호사는 돈만을 보며 법리를 쫓는 법비(法匪)가된다. 중급 변호사는 법리만을 다루며 나의 의뢰인의 승리를 가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그들에게는 피도 눈물도 없다. 최상의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해서 전체적은 판을 새롭게 짜면서 인생의 멘토가 되어준다. 조우성 변호사는 그러한 멘토의 역할을 하고 있다.
판사와 변호사 중에서 누구의 능력이 더 출중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많은 사람이 판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다. 수도 지방법원 10년차 판사 강준혁은 빠듯한 생활비에 고민하다가 고등학교 동창 종태를 만난다. 종태는 자신의 회사에 법무 담당 임원으로 올 것을 제안한다.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강준혁을 임원으로 모셔간다. 그러나, 준혁이 하와이로 7박 8일 가족여행을 갔다와보니, 친구 종태는 사라졌고 회사 예금통장에는 잔고가 없어졌다. 결국, 투자자들의 삿대질을 받으며 사기죄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살게된다. 그런데도 강준혁은 종태가 고의로 자신을 속인 것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
"헛똑똑이 법조인을 조심"해야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을 속이고 자신의 인생을 망친 종태를 판사 출신 변호사 강준혁은 아직도 믿고 있다. 백년서생의 어리석은 모습을 강준현 변호사에게서 본다. 파격적인 제안을 하며 자신에게 접근한 사람은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강준현 전판사는 몰랐다. 사기꾼에게 무거운 형벌을 내리면서도 자신이 그 피해자가 될줄을 몰랐다. 법을 잘 안다고 해서 인생을 잘아는 것은 아니다. 법은 알되 인생을 모르니, 지식은 있으되 지혜는 없는 불쌍한 백년서생의 처지를 모면하지 못한다.
25년차 변호사 조우성은 소송을 제기하려 온 사람의 감정 변화를 4단계로 나눈다. 1단계에서 당혹감을 느끼고, 2단계에서는 분노한다. 3단계에서는 스스로를 자책한다. 4단계에서 드디어 현식을 직면하고 스스로를 성찰한다. 4단계까지 간 의뢰인은 소송승패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송을 통해서 교훈을 얻고 더 단단해진다. 그렇지만, 모두가 4단계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라한다. 때로는 2단계와 3단계에서 무너지고, 소송에 승리했어도 분노를 못이겨 쓰러지기도한다. 시련을 통해서 성장하는 자와 시련에 무너지는자의 근본적 차이는 무엇일까? 아마도 끊임없이 인생을 성찰하며 인생의 모든 것에서 지혜와 교훈을 얻으려는 노력이 있는자와 주어진 현실을 맹신하는 자의 차이가 아닐까? 조우성 변호사는 소송을 재기하러오는 수많은 의뢰인의 삶을 조망하며 때로는 인생의 멘토가 되고, 때로는 뛰어난 법률가가 되어 그들에게 도움을 준다. 그 속에서 인생의 지혜를 쌓는다. 그 지혜를 모아 '한개의 기쁜이 천개의 슬픔을 이긴다'라는 책이다.1권을 다 읽고, 조만간에 2권고 마져 읽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