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그들의 다른 선택 - 광복을 염원한 사람들, 기회를 좇은 사람들
선안나 지음 / 피플파워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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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이 인간을 만들까? 인간이 상황을 창조할까? 역사의 갈림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상황이 자신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기팔자는 자기가 만든다.'라는 말이 있듯이, 같은 역사적 상황이라하더라도 어떤한 길을 갈 것인지는 판이하게 다르다. '일제강점기 그들의 다른 선택'이라는 책은 7개의 커다란 주제로 독립운동가와 친일파를 짝을 이뤄 재미있게 설명했다. 청소년용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선택해서 읽었으나, 일반인을 위해서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대부분 우리가 잘아는 인물들이다. 그들의 삶을 소설 읽듯이 재미있게 풀어써서 대중성을 확보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첫번째 주제 '명문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나'는 많은 것을 생각케한다. 진정한 명문가란 무엇일까? 대전에는 노론의 영수라고 말하는 가문이있다. 대전에서는 대단한 명문가 인것 처럼 선전하고 있으나, 나로서는 헛웃음만 나온다. 이회영가문이 나라가 망하자 독립운동을 위해서 재산을 팔아 만주로 가서 풍찬노숙을 했는데, 조선을 주무른 노론의 영수집안이 나라가 망했을 때 무엇을했는가? 그러고도 명문가라 말할 수 있는가? 명문가는 주어지는 것이아니라, 만드는것이다. 이것을 이회영집안과 이근택 집안을 비교해서 저자 선안나는 말하고 있다. 

  두번째 주제 '망해가는 나라의 부자들이 사는법'이라는 주제는 씁쓸함을 더해주었다. 조국 독립을 위해서 일생을 바친 안희제는 고문으로 순국했는데, 망국을 이용해서 부를 축적한 김갑순의 이야기는 너무도 씁쓸했다. 비단 이러한 씁쓸함은 이후의 주제들에서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독립운동의 길을 걸었던 수 많은 독립투사의 후손들은 가난에 허덕이는데, 친일의 길을 갔던 친일파의 후손들은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우리는 후손들에게 말할 수 있을까? 악인이 승리하는 현실속에서 우리 자식들에게 정의를 위해서 살아라라고 말할 수 있있을까? 최근의 대선을 보면서 들었던 씁쓸함을 책을 읽으며 다시 느꼈다. 


  어렸을 적에 보았던 만화영화에서는 악인이 패배하고 선인이 승리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선인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얼마난 큰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지를 알게되었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를 우리는 느끼고 있다. 그러한 희생을 각오하고 정의를 실현하라고 자손들에게 말해도 될까?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서 눈덮힌 파촉령을 넘으면서 "우리 또다시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 자손들에게는 이런 고생을 절대 물려주지 말자."라며 동지를 끌어안고 밤새 잠들지 않으려 동지를 깨우던 장준하선생의 말씀이 기억난다. 못난 조상이 정의가 패배하는 역사를 만들었다. 그러나, 정의를 실현하려는 조상도 온몸을 던져 못난 조상이 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사회가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을 막았다. 오늘 우리가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 못난 조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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