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이야기 2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2
김명호 지음 / 한길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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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1'을 읽고 중국인 이야기2를 읽기로 마음 먹었다. '중국인 이야기1'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의 나열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면, '중국인 이야기2'는 6개의 주제로 이야기를 묶으려는 노력이 보였다. 물론, 김명호 작가의 성격이 주제별로 이야기를 묶는데 별로 취미가 없는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만약, '중국인 이야기'를 8권 혹은 그이상 출판하려 했다면, 각권마다 부제목을 정하고 그 안에서 주제별로 이야기를 묶어야했을 것이다. 그런데, 김명호는 그러지 않았다. 서문에서 그가 말했듯이, 중국은 그의 놀이터였다. 놀이를 하는데 순서와 규칙이 필요없다. 그것은 김명호가 중국이라는 놀이터에서 노는데 거치장 스러울 뿐이다. 반면, 그 놀이터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로서는 김명호의 서술방식이 불친절해보일 수도 있다. 그래, 불친절한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2' 놀이터에서 놀아보자. 


  2권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중국혁명을 이야기할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속속들이 펼쳐졌다는 점이다. 국부 쑨원이 일본 망명 시절 대정객 이누카이 쓰요시와 나눈 대화가 흥미롭다. "가장 좋아하는 게 무엇이냐"라고 쑨원에게 질문했더니, 쑨원은 "혁명"이라 대답했다. 이누카이 스요시가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을 짓자, "여성"이라 대답하고, 마지막으로 "책"이라고 대답했다. 쑨원을 비롯한 장제스의 여성편력은 너무 노골적이기도 했지만, 인간의 본능적인 모습이기도 하기에 중국의 국부 쑨원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했다.

  쑨원과 장제스뿐만 아니다. 5. 사랑과 혁명 편에서는 일명 '붉은 사랑'의 노골적인 면들이 드라마처럼 펼쳐졌다. 유교로 대표되는 봉건적 사랑에서 벗어나, 서구의 자유주의적 사랑과 마르크스의 사회주의식 사랑이 뒤범벅된 '붉은 사랑'은 정말 혼란스러웠다. 도표를 그려가며 남녀관계를 이해해야할 정도였다. 도표를 그리는 것이 귀찮아서 그들의 '붉은 연애'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넘어갔다. 마치 3류 아침드라마를 보는 것 처럼, 사랑과 배신이 뒤엉켜버린 사랑이야기는 인간의 냄새가 났다. 3류 아침드라마를 욕하면서 보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기 때문이다. 친구의 애인을 빼앗고, 혹은 빼앗기고 술로 고통스러워하던 우리들 이야기도 바로 3류 아침드라마속 이야기의 일부분이다. 

 남녀간의 사랑은 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의 부모와 얽힌 갈들으로 이어진다. 화류병을 앓고 있고, 본부인과 첩, 정식부인은 아니지만, 부인처럼 살고 있는 여성이 있는 장제스와 결혼하겠다는 막내딸을 쑹자수의 부인은 어떠한 심정으로 대했을까? 그리고 자신이 전재산을 아낌없이 혁명사업에 지원했던 쑨원에게 자신의 딸을 빼앗긴 쑹자수는 어떠한 심정이었을까? 당시 쑨원은 49세 자신의 둘째 딸은 22세였다. 무려 27살의 나이차가 난다. 일본에 가서 쑨원을 만나 악담을 했지만, 결국은 무뤂꿇고 세번절을하며 딸을 잘 부탁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그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혁명의 와중에도 그들은 사랑을 나누었다. 누가 보기에는 불륜이었고, 누가 보기에는 혁명을 아름답게 수놓은 세기의 사랑이었다. 역사책에는 빠져있는 그들의 사랑을 생각하며 혁명은 붉은 색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꼽아본다. 

  내가 한국사람이다보니, 중국 역사책을 읽으면서도 한국 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6.25전쟁 시기 김일성과 펑더화이가 주먹질을 했다는 소문은 참으로 흥미로웠다. 같은 사회주의 혈맹이기에 중국과 북한은 사이가 좋을 듯했지만, 소련과 중국이 사이가 나쁘듯이, 중국과 북한도 좋기만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소규모 전투만 해봤던 김일성이, 6.25전쟁을 제대로 지휘할 수 없었고, 이로인해서 대규모 전쟁을 지휘했던 백전노장 펑더화이와 김일성의 다툼은 있을 수밖에 없다. 남침을 했다가 쪽박 차게된 김일성과 무모한 전쟁을 일으킨 김일성 덕에 남의 나라 전쟁에 참전한 펑더화이가 주먹질을 했다면 누구의 주먹이 더 강했을까? 중국도 어리석은 전쟁을 적극 반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6.25전쟁의 발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현명한 이웃을 두지 않았다면, 현명하지 않은 이웃이 어리석은 일을 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언은 했어야했다.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2'에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몇몇을 빼놓고는 그 이름을 외우기도 힘들다. 그들이 얼키설키 뒤엉킨 역사는 흥미와 혼란을 동시에 주었다. 그뿐만 아니다. 한 인물을 단순하게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가지 면을 가진 인물도 많았다. 특히 차오쿤이라는 인물은 돈을 주고 총통직을 샀다. 그렇다면 부패하고 무능할 것이라 상상한다. 그런데 "정식 교육은 못 받았지만 도량이 넓었"고 "세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영수의 품격을 갖춘"인물이라는 평을 받았다. 더욱이 그는 관상쟁이의 말에 빠져서 3류 창기 류펑웨이를 자신의 부인으로 삼았고, 그로 인해세 세상의 조롱꺼리가 되었다. 그런데, 3류 창기 류펑웨이는 단순한 인물이 아니었다. 일본군의 괴뢰수반이 되지 말라고 차오쿤을 설득한 것고 그녀이며, 차오쿤이 죽자 장제스가 거액의 위로금을 보냈지만, 거절하고 일본인 문상객은 받지 않은 것도 그녀이다. 평면적 인물이라기 보다는 입체적인 인물들이다. 이러한 역동적인 인물이 있기에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 스리즈를 읽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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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22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시리즈 정말 좋아합니다
근현대 중국사 인물 평전으로도 손색이 없는 책인것 같습니다(소설보다 재밌는)

강나루 2021-07-22 11:51   좋아요 2 | URL
맞아요
게다가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