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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심리학 - 생각의 오류를 파헤치는 심리학의 유쾌한 반란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한창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괴짜 심리학'이라! 얼마나 재미있는 제목인가! 즐거운 책읽기를 원하는 독자로서는 이책의 제목에 끌리지 않을 수 없다. 일상의 괴롭고 무거움에서 해방되어 유쾌한 책읽기로 그 스트레스를 벗어던지고 싶던 마음에서 이 책을 선택해서 읽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은 너무도 유쾌, 상쾌, 명쾌했다.
1. 행복하고 싶은가? 행운을 잡고 싶은가? 그럼 웃어라!!
괴짜 심리학이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이 책에는 약간은 의아스러운 주제에 대해서 실험을 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행운아는 여름에 태어나는 것이 맞을까?'라는 질문 아래 시행된 수많은 실험이다. 자신이 불운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자와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하는 자에게 갖가지 실험을 했다. 행운이 있는자는 여유있게 신문을 살펴보다가 신문속의 행운을 찾았으나, 불행한 자는 신문속의 행운을 읽지 못했다. 상황은 똑 같았다. 그러나 그것을 발견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개인의 그사람의 심리상태에 달려 있었다. 행운아는 낙관적이며 정력적이고 개방적인 반면에, 불행아는 수줍고, 재치가 없으며, 걱정이 많다. 또한 폐쇄적이다. 자신이 어떠한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이다. 보통 우리가 운명은 개척하는 것이라는 말을 많이한다. 심리학적 연구결과가 말해주듯이, 운명은 우리가 어떻한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삶을 살아가는지에 따라서 달리 결정되는 것이었다.
우리의 운명을 바꾸는 우리의 행동중에 하나가 바로 '웃음'이다. 재미있는 것은 웃음도 전염된다는 사실이다. 이를 이 책에서는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얻게된 결과로 설명한다. 생존을 위해서 인간은 타인의 표정을 따라하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타인의 표정을 따라한다. 우리가 웃는다면 타인도 웃을 것이다. 그 웃음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우리 사회는 보다 밝아질 것이다. 아내의 웃는 얼굴을 보면, 나의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래 웃자!! 내가 웃는다면 그 웃음 바이러스는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운명도 바꾸어 놓을 것이다. 왜냐고? '노인' 혹은 '교수'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노인처럼 행동하거나 교수처럼 똑똑해진다는 실험 결과 때문이다. 또한 이름과 관련된 직업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는 연구결과도, 인간이 얼마나 무의식에 지배되는 인간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래 그래서 우리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우리 주변의 이웃을 좋은 이름으로 부르며, 함께 웃으며 살자! 그럼 진실로 운명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유의할 일이 있다. 우리가 웃기 위해서 '유머'를 던진다. 그런데, 어떠한 유머를 즐기는가에 따라서 타인에게 편견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유머라도 특정 상대를 비하하고 편견을 심어주는 유머보다는 모두를 유쾌하게하는 유머를 즐기자!!
물론, 유머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바로 한국사회의 정치인들과 종교인들이다. 그들은 금기의 유머의 금기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과거 보수정권의 국회의원이 특정 코미디 프로그램의 특정 꽁트를 문제삼아서 비난하자, 그 콩트가 폐지된 일이 있었다. 정치인들은 웃음의 위력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이 책의 연구결과 근본주의적인 사람일수록 농담이 사라진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유머가 신성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어질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정확한 것은, 우리가 부패한 정치인들과 유연성을 잃은 종교인들을 상대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유머라는 점이다.
2. 나약한 인간이라는 존재!
사주팔자를 믿는가?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토정비결을 본다. 올해는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 나에게도 행운이 올까? 라는 기대심은 인터넷 토정비결을 보면서 일희 일비하게 만든다. 결혼에 대해서, 직업에 대해서 불안감이 들때, 사주카페에가서 사주를 보며 불확실한 미래를 점쳐본다. 이 책에서는 사주팔자 부터, 점성술 등에 관한 흥미 있는 다양한 실험이 소개되어 있다.
운동선수 중에서 특정월에 태어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통계로 확인된다면 당신은 별점을 믿을 것인가? 이 책은 경기 시즌 처음 몇달 안에 생일이 있는 선수가 그렇지 않은 선수보다 많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같은 나이의 선수라할지라도 그가 어느 월에 태어났느냐에 따라서 스카우터들로부터 피지컬이 좋은 선수로, 혹은 그렇지 않은 선수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특정 종목에 특정 월에 태어난 선수가 많은 것은 별의 기운 때문이 아니라, 경기 시즌의 시작월 때문이었다. 그래서 한국의 부모들이 자녀를 초등학교에 조기 입학 시키려고 노력하다가, 이제는 일년 정도 늦게 입학시키려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주팔자는 믿는가? 이 책에 소개된, 제프리는 2천명의 기록을 분석해서,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태어난 사람들의 유사성 검사를 했으나, 유사성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주팔자가 통계학적 검토를 한 결과 전혀 신빙성을 얻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명리학자들은 그들을 둘러싼 부모와 친구들의 사주도 봐야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사람이 태어난 사주팔자만가지고 그 사람의 운명을 파악할 수 없는 것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영향이 많기 때문이라는 반론이다. 만약 그 명리학자의 반론이 맞는 말이라면, 우리 주변의 인물들을 선택해서 만난다면,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여기서 한발자국 더 나가보자. 당신은 영매를 믿는가? 이 책에는 재미 있는 실험이 있다. 골동품 가게에서 싼값에 산 골동품을, 권위와 시간적 암시만으로 비싼 값에 사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강령회'에서 영매가 간단한 암시를 주자, 사람들이 그 분위기와 영매의 암시만으로 움직이지 않은 탁자가 움직였다고 주장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이 얼마나 쉽게 속는 존재인가?
인간이 타인의 암시에 의해서 쉽게 속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자신의 기억도 조작한다. 어린 시절의 사진을 조작하여 열기구를 타고 있는 사진을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타지도 않은 열기구를 어린시절에 탔다고 강변한다. 자신의 기억을 조작한 것이다. 박정희 시대를 살았던 많은 노인분들이 자신의 과거가 행복했다고 믿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인간은 자신에 의해서이든 타인에 의해서이든 속기 쉬운 존재이며, 그 거짓을 진실이라 믿는다.
사주팔자, 별점에 대한 다양한 실험은 운명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인간이 운명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경제적 상황이 나쁠수록 미신과 관련된 글이 많아지며, 위험한 지역에 살수록 미신적 행동을 한다고 한다. 불안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인간을 미신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미신에서 벗어나, 우리의 운명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까? '화성효과'의 진실이 우리가 보다 현명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생일을 바꾼 사람들이 많이 있다. 즉, 태어난 날짜가 위대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서로운 날짜에 태어났다.'라는 믿음이 위대한 인물을 만든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신념과 믿음이 위대한 인물을 만든 것이다. 우리가 미신과 무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자신의 강인한 신념을 가지고 인생이라는 불확실하고 매몰찬 현실을 웃으면서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3. 친절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본언론에서 한국과 일본의 사기범죄 통계를 근거로 한국사람들은 사람을 잘 속인다는 기사를 쏟아냈던 적이 있다. 물론, 법률체계가 다른데 이를 단순비교하는 것이 무리라는 반론이 있었다. 이때 내가 알게된 사실은 일본언론은 한국을 무척 싫어한다는 점이다. 암튼, 지구상에서 가장 친절한 도시는 어디일까? 이에 대해서 연구한 심리학자가 있다. 편지봉투를 바닥에 던져, 이것이 우체통에 넣어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바탕으로 세계 여러나라의 친절도를 조사한 실험이다. 그런데, 이 실험은 단순히 세계 여러나라 친절도를 줄세우기 하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왜? 그러한 결과가 나왔는지를 연구했다. 인구밀도가 높을 수록 불친절했으며, 삶의 속도가 빠를 수록 타인에 대한 배려심은 낮아지고, 생명도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실험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물론, 이 책에 서울의 친절도는 나와 있지 않다. 아직까지 한국의 위상이 크지 않아서, 심리학자들이 한국에서는 실험을 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는 한국의 삶의 속도가 매우 빠르며, 서울의 인구밀도는 과히 살인적이라고 할만하다는 사실을 안다. 국가 정책상으로는 도시집중화를 완화시키는 다양한 정책을 실시해야하며, 도시를 설계할 때도 삶의 속도가 너무 빠르지 않도록, 인구밀도가 높지 않도록 설계해야한다. 한편, 우리는 삶의 여유를 잃지 않는 마음가짐을 갖아야한다. 그러나 이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도시개발에 자본의 논리가 앞서며, 국가 정책은 5년 마다 청와대의 주인이 바뀌기에 장기적으로 세울 수 없다. 빨리빨리를 중요시하는 한국문화에서 개인이 삶의 속도를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다. 친절도를 높이는 사회를 마들 수있는 방법은 알았지만,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당신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혹시 대책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길 바란다.
4. 인생의 팁!!
빅터 프랭크의 '의미치료'를 아는가? 빅터 프랭크가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에서 자신의 수용소 생활을 토대로, 인간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에 따라서 죽을 수도, 극한상황에서 살아남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있다. 빅터 프랭크의 결론은 이 책에서도 실험적으로 증명되었다. '사회적 행위로서의 죽음'이라는 연구에서 중국 '중추절' 전에 사망율이 35% 떨어지지만, 중추절 이후에는 사망율이 올라간다고 한다. 빅터 프랭크의 '의미 치료'는 죽음의 수용소에서만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우리 현실에서 뚜렷히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하수는 상대를 쫓아다니지만, 고수는 상대가 따라오도록 한다. 연인을 만날 때도, 하수는 연인을 쫒아다니지만, 고수는 연인이 따라오도록 한다. 이성을 유혹하는 데 뛰어난 사람은 상대가 스스로 특이하고 재미있고, 기상천외한 발언을 하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피자 토핑이라면 어떤게 되고 싶으세요?"라고 묻는다. 내가 움직이지 말고 나를 중심으로 상대가 움직이게 하라! 북극성은 가만있지만, 별들은 북극성 주변을 돌고 있다. 연인을 만들때 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갈 때도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도록 하자!!
괴짜 심리학이라는 제목은 쓸모는 없지만, 재미있는 심리학 이라는 선입관을 갖게 했다. 그러나 책을 읽고난 지금, 괴짜 심리학은 우리가 연구가치가 없는 주제라며 무시하는 분야를 연구해서 사회에서 꼭 필요한 진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는 결론을 내렸다. 무심코 지나쳐 버리는 해변에서 진주를 주워 올리는 학문이 '괴짜 심리학'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