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녁에 우리 동네 도서관 옥상에서 작은 야외음악회가 열리는 날이었어.
이제 두돌을 넘기고 나날이 말의 어휘수를 늘려가는 막내 딸아이와 큰딸을 데리고 같이 다녀왔지.
지대가 높은 언덕에 지어진 도서관 옥상이라 무대 뒤로 고층아파트나 빌딩들의 위협이 사라진 커다란 하늘이 오렌지빛 노을을 치마처럼 두루고 펼쳐있었어.
맨날 언덕길을 오르기 힘들다고 불평했었는데 지대 높은 언덕에 있어서 좋은 점도 있구나 싶더라구.
노을빛이 푸르스름하게 색이 바랄 때쯤 음악회가 시작되었지.  동네 꼬마들도 많이 왔더라구.  분위기가 상상되지?  어수선하고, 정신없고, 여기저기서 조그맣게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구의회의원, **당 뭔의원 등등의 직함을 가진 사람들 예닐곱명이 내빈으로 참석해서는 음악회가 시작되기 전에 차례로 나와 인사를 했어.  내가 그런 거 싫어하는 거 알지?  인사가 끝날 때 박수도 제대로 안치고 구부정하게 앉아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음악회 시작하겠다고 사회자가 알리자 무슨 약속이라도 한듯이 싹 나가버리더라.  이럴 줄 알았다니까. 

암튼, 맨 앞줄 내빈석이 비자 동네 꼬마녀석들이 다투어 그 자리를 차지했지.  귀여운 녀석들..

음악회가 그리 훌륭했던 건 아니야. 뭐, 공짜에다가 비니처럼 어린 아이까지 입장을 허락해 주는 음악회니까 프로그램의 질을 떠나서 나는 일단 고마워할 따름이지.  비니는 신통하게도 음악회 내내 얌전히 잘 듣고 있더라. 남들이 박수칠 땐 열심히 따라 치면서 말이야. 난 비니 때문에 뒤에 비니 안고 서서 들을 각오를 했었거든.  비니가 얌전히 있어준 덕에 자리에서 한 번도 일어나지 않고 비교적 우아하게 음악을 경청할 수 있었어.  

주로 소품곡들이었어.  그 중에 'My Way'가 있었어. ***대학 교수라는 바리톤 가수가 나와서 불렀는데.... 기억나?  중학생이었을 때, 내가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를 듣다가 울었던 거. 그 때 넌 왜 우냐고 묻지도 않고 그냥 옆에 가만히 있어주었었지.  그리곤 며칠 뒤에 프랭크 시나트라의 LP판을 선물로 주었어.  그 뒤로 넌 내가 무슨 음악이나 노래가 좋다는 말도 안했는데도 가끔씩 불쑥 내게 카세트 테이프나 LP판들을 선물해 줬었지. 나나무스꾸리의  La Petit rose나  Sympathy나 Three Times a Lady, 파바로티의 카루소, 해바라기의 노래 같은 것들..   음악회에서 네 생각이 많이 나더라. 

하늘의 푸른 빛은 점점 짙어져서 진한 남보라빛이 되었는데 잔잔한 현악4중주 연주 뒤로 남산타워의 불빛이 보이고, 그 위로 반짝이며 떠있는 인공위성의 불빛이 얼음처럼 빛나고 있었어.  난 요즘 거의 음악을 안들어.  아니지 음악을 안들은지 거의 몇 년이 되었을 거야.  차라리 서툴게라도 집에서 내가 혼자 피아노를 두드리거나, 아니면 아주 드물게 찾아오는 경우지만 오늘처럼 작은 음악회에 참석하는 편이 더 좋아.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음악이 나를 마음대로 휘젓게 내버려두는 게 싫어서인 것 같아.  적어도 피아노를 칠 땐 내가 서툴면 서툰대로 음악을 내 의지대로 끌고 갈 수 있는데, 음반을 통해서 듣는 음악은 난 수동적이 되고 일방적으로 음악이 나를 끌고 가 감정을 마음대로 휘저어 놓는 느낌이 들거든.  음악회에선 연주자나 성악가들과 나 사이에 일어나는 교류라는 게 생생하게 드러나곤 하니까 거부감이 덜하는 것 같고..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성격이 이상하게 꼬이고 까칠해지는 것 같지?  그래서 예전에 네가 선물해준 음악들도 거의 듣질 않고 있어.  LP판들은 너에겐 미안하지만 필요하다는 다른 분께 오래전에 모두 드렸고.

요한 파헬벨의 캐논에 의한 변주곡을 연습하고 싶은데, 비니 때문에 거의 불가능해. 쉬운 첫 부분만 몇 번 쳐보다가 포기했어. 네가 옆에 있었으면 아마 깔깔거리고 재미있어 하겠지. 이제 중년의 나이로 접어들었는데, 네가 곁에 가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는 게 훨씬 재미있어질텐데 말이야.  보고싶다.

그냥 그렇고 그랬던 음악회에 다녀와서 네가 곁에 없다는 사실이 유난스럽게 크게 다가와 허전해진 마음을 이렇게 달래본다.  언제 다시 올래?  우리가 서로 만나지 못한 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모르고 있는 건 아니지?  오늘은 네가 떠나며 불렀던 노래 '갈 수 없는 나라'가 듣고 싶어진다.  두고두고 그 노래를 들으며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넌 모를거야.  청승떨며 징징대는 거라면 질색을 하는 내가 네 앞에선 참 많이도 울었던 것 같아. 

너 때문에 내 지난 날 어디 쯤이 아직도 환하게 빛나고 있어. 그 곳에 눈을 돌리면 지금도 가슴이 따뜻하게 데워지면서 굳어있던 마음도 노글노글해지는 것 같아. 그러니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지.  내 눈가의 잔주름이 너무 깊어지기 전에 널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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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6-16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갈 수 없는 나라 좋아해요.
동물원 6집에 있는것 맞죠?
노을이 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음악을 듣고, 친구를 생각하는 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아름다운 모습이에요.
잘 읽고 가요.

섬사이 2007-06-17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친구의 갈 수 없는 나라는 해바라기 2집에 들어있던 노래에요. "사랑없는 마음에 사랑을 주러 왔던 너.."하고 시작하는.

fallin 2007-06-17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예전 살던 곳으로 다시 이사를 와서... 친구생각이 간절했었는데..이 글을 보니 그 친구 생각이 나네요. 시간이 흐를수록 내 맘이 무뎌지는 거 같아요. 사소한 것에 까칠하게 구는 건 점점 더해가는데... 마음이 잘 뛰질 않는 거 같아요. 그때 그 어린 시절만큼은 말이죠. 자꾸 뛰게 해야겠어요. 사소한 것에도 감동하고 느끼게끔~ 아! 나도 친구 보고싶다 ^^

섬사이 2007-06-17 13:57   좋아요 0 | URL
친구 생각마저도 어떤 계기가 주어지지 않으면 무심히 끊겨 버릴 정도로 각박해진 저의 모습이 드러나버렸어요. 마음 속에 '추억재생공장'을 하나 차려보면 좀 나아질런지.. 서재 페이퍼에 '추억재생공장'이라는 제목을 단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어볼까요? 그 안에서 추억을 곱씹다보면 마음이 예전처럼 말랑말랑해지려나.. 다 부질없죠? falliln님은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연락해보세요, fallin님의 그 친구분한테.

 
다섯 손가락 이야기 산하작은아이들 15
로랑 고데 외 지음, 백선희 옮김, 마르탱 자리 그림 / 산하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건 이 책의 일러스트다.  사람의 손이 참 재미있고 다양하게 그려져 있어서 그 그림을 훑어보는 것으로 이 책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  다섯 손가락으로 이렇게 저마다 다른 상상을 펼쳐갈 수도 있구나.  나라면 어떤 이야기를 상상하고 펼쳐보였을까.  
모두 여섯개의 이야기(맺음말 '손가락들의 왕'까지 포함해서)가 들어있는데 어쩌면 손가락이라는 국한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꾸려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터. 

'엄지야, 너는 혼자가 아니야"처럼 손가락들끼리 나 잘났다고 싸우는 이야기는 좀 식상한 면이 없지 않았으나 따돌림을 당하던 엄지가 큰손톱 아저씨에게 "아저씨 생각에는 제가 어떻게 하는 게 좋겠어요?"(p.10)라고 묻고 큰손톱 아저씨가 "네가 꼭 해야 할 일을 하면 되겠지."(p.10)하고 대답하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기타줄처럼 지리링 울리기도 한다.

검지를 위한 한편의 시 '검지는 재주가 많아'는 검지의 다양하고도 생생한 표정(?)들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것도 개구쟁이 꼬마 아이의 검지 손가락.  내 신체의 말단에 붙어 있는 작은 손가락 하나가 아니라 부지런히 움직이고 바쁘게 일을 하는 살아있는 손가락을 말이다. 

중지를 위한 동화 '네 이름은 중지란다'   손가락 중의 큰형 중지는 다른 네 손가락의 비난과 놀림에도 과묵한 큰 형님이다.  큰 형님의 외로움을 아는가.  태어날 때부터 점지받은 큰형님으로서 가운데에서 중용을 미덕을 실천하며 살아야 하는 어려움은?  그런 큰형님 중지에게 빨간 바탕에 까만 점을 가진 노래하는 딱정벌레(틀림없이 무당벌레겠지?)가 찾아온다.  중지는 딱정벌레에게 자기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딱정벌레는 과묵한 중지가 웃을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엄지와 검지와 약지가 폭로하는 중지에 대한 불평을 중지의 멋진 장점으로 재해석하기도 한다.  딱정벌레와 중지와의 환상적인 조화는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

게으름뱅이 약지에 대한 변호문 '약지가 게으름뱅이라고요?'는 이 책 중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동화다.  못하는 게 없고 세상에 없는 물건도 뚝딱 만들어내는, 사랑도 하지 못할 만큼 아주아주 바쁜 사람 마뉘엘의 약지 손가락 크라파투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과는 다르게 아무 하는 일도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이 자기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크라파투는 어느날 파티를 벌이다가 쫓겨날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주인 마뉘엘에게 아름다운 짝 벨라를 소개해주고는 그 보답으로 오히려 반지를 끼는 사랑의 손가락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세상을 바라보고 기억해두는 일을 함부로 여기지 말라는, 어찌보면 예술가들에 대한 찬가일 수도 있는 이야기다. 

온갖 지저분한 일을 도맡아 처리해야 하는 새끼손가락의 이야기 '노노의 새끼손가락, 리리'. 노노라는 꼬마는 새끼손가락을 이용해서 코도 후비고 귀지도 파낸다. 근데 노노의 새끼손가락 리리가 어느날 화가 났다.  다른 손가락들의 놀림도 참고 늘 노노가 원하는 곳으로 가던 리리가 노노의 귓 속에 박혀서 몸을 부풀리고는 빠져 나오려 하지 않는 것이다. 일종의 파업시위인 셈..  리리는 서로 대화를 하고, 일도 좀 나눠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곤 여러분도 새끼손가락으로 산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조금은 알아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나도 말하고 싶다.  엄마로 산다는 게, 주부로 산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조금은 알아달라고.  서로 대화도 하고 일도 좀 나눠서 하자고. ^^

맺음말 '손가락들의 왕'이야말로 자기 잘났다고 싸우는 손가락들의 모습이다.  비교적 곱고 예쁜 모습으로 등장 했던 다섯 손가락들이 언성을 높이고 서로 싸우고 욕을 하며 비난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결국 서로 자기 잘났다는 싸움의 결말은 다들 못났다로 끝을 맺고 만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자기 잘난 싸움의 모든 결말이 그런 것처럼.

책 뒷부분의 작가 소개글들이 재밌다.  틀에 박힌 작가 소개가 아니라 이 책에 글을 쓴 다섯작가가 각자 자기 소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극을 해보면, 손잡고 함께 해야 할 다른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다는 작가의 말도 있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좋아서 교사 일을 그만두고 서점을 운영하며 수많은 책들과 함께 하는 생활의 즐거움을 누렸다는 작가의 이야기에서 삶이 변화하는 순간에 반짝이는 빛을 느끼기도 했다.

외국작가가 쓴 책은 우리나라 작가가 쓴 책들과는 다른 분위기가 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좀더 경쾌하고 밝고 유머러스하다.  그것이 어쩌면 우리의 정서를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슬픔까지도 축축 늘어뜨리지 않고  밝음으로 전환시키는 그들의 힘이 때론 부럽기도 하다.  다섯 손가락의 이야기를 우리나라 작가들이 썼다면 어떤 이야기가 탄생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인다.  그 둘을 함께 비교해 본다면 정말 재밌고 흥미로울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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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7-06-14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고 싶네요.
마지막 구절의 외국 작가들의 책의 특징, 공감합니다. 생각이 한 방향으로 고정되어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기발한 상상력과 창의성은 우리에게는 조금 부족한 점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섬사이 2007-06-14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의 느낌이 아니었나봐요. hnine님도 그렇게 느끼신 걸 보면.. <해리포터>가 처음 나왔을 때, 다른 건 몰라도 작가의 그 생생한 상상력만큼은 절 깜짝 놀라게 했더랬어요. 정말 감탄스러웠죠. 그 상상력의 끝이 궁금해서 해리포트 시리즈를 출간될 때마다 사서 읽고 있다니까요. ^^ 우리나라는 아직 자유로운 상상의 여건이 부족한 거 같죠?
 

우리 딸 지니가 전교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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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짝이 되었어요.

 돌 맞기 전에

얼른 도망가야지

휘리릭 ~~=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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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6-14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지니잘했구나..하다가..엥????????????

책읽는나무 2007-06-14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니....
곧 너도 전교1등하겠구나..^^

섬사이 2007-06-14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지니가 옆에서 이렇게 페이퍼를 써보라고 재촉을 하는 바람에.. 아이고, 민망스러워라. 이건 알라디너 희롱죄로 잡혀갈 일이다 싶어 삭제하려고 했는데 벌써 댓글이 달려 있네요. 대략난감...

책읽는 나무님, 그런가요? 근데 수학 수준별 수업할 때만 짝이라도 효과가 있을까요? ^^

무스탕 2007-06-14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고딩때 저랑 이름이 똑같은 친구가 전교1등을 할때.. (게다가 우리반..) 어느 선생님이 저한테 그러시더군요. '네가 전교1등하는 (무)스탕이니?' '아니요....' -_-;;
지니 화이팅!! ^^

섬사이 2007-06-14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얼마 전에 무스탕님 사진을 봐서 그런지, 당황하는 무스탕님의 표정이 더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 무스탕님 댓글 읽다가 혼자서 킥킥거렸어요.

홍수맘 2007-06-1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웃다 갑니다. ^ ^.

섬사이 2007-06-14 21:31   좋아요 0 | URL
저 위에서 향기로운님한테 댓글에 댓글달기를 배웠어요. ㅎㅎ 홍수맘님을 웃겨드린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 보람있었네요. ^^

프레이야 2007-06-1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학교 다닐 때 전교1등.....
이랑 옆반이었어요.=3=3=3

섬사이 2007-06-14 21:33   좋아요 0 | URL
ㅎㅎㅎ 혜경님, 전교1등 옆 반에 계셨군요. 혹시 전교 1등 따라잡으려는 전교 2등?^^

알맹이 2007-06-18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낚였습니다. ^^

섬사이 2007-06-19 12:36   좋아요 0 | URL
ㅎㅎㅎ 뒤늦게 낚이셨군요.

2007-06-19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섬사이 2007-06-19 13:25   좋아요 0 | URL
낚는 실력을 연마해야겠네요. 일년 365일 매일 낚아버리고 싶은 님이 "낚아주세요~~"하고 청하시니...^^

다락방 2007-06-19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고등학교때 전교1등했던 친구랑 완전 친해요. 하하하하

섬사이 2007-06-19 19:46   좋아요 0 | URL
전교 1등에 대한 추억이 아직도 진행 중이신 분이군요. ^^
 
무대로 간 빨간 모자 산하작은아이들 16
조엘 포므라 지음, 백선희 옮김, 마르졸렌 르레이 그림 / 산하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난 아동극의 희곡을 읽어본 경험이 없다. (그게 뭔 자랑이라고..쯧쯧) 내가 읽어 본 희곡이라고는 셰익스피어 작품 몇 개, 그 다음엔 예전에 동문선에서 <현대영미희곡선>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책 네 권, 그리고 입센의 <인형의 집>이 전부였던 것 같다.  그러니 아동극의 희곡을 받아든 내가 잠시 당혹스러웠던 점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더구나 연극이란 게 희곡의 내용과 짜임새도 중요하겠지만, 연출가의 능력이나 배우의 역량에 따라서도 변화무쌍하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희곡의 좋고 나쁨을 가려내는 안목의 그 깊이는 헤아릴 길이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고전적인 <빨간 모자>와 가장 먼저 차별화 되는 점은 아이와 엄마와의 관계에 좀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면서 자세하게 다루고자 했다는 점이다.  언제나 바빠서 아이에게 관심을 주지도, 아이와 놀아주지도 못하는 엄마와 온갖 방법으로 엄마의 관심을 끌려는 아이 '빨간 모자'가 있다.  아이는 엄마가 예쁘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괴물 흉내를 내고 있을 때조차도. 어쩌면 아이가 혼자서 할머니 댁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린 것도 엄마의 관심을 끌려는 의도였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엄마가 내준 과제를 해결하고 마침내 홀로 할머니 댁을 향해 집을 나선다.  산길을 가는 부분에서 혼자 길을 나서는 아이의 불안함과 설레임이 잘 드러난다.  너무 불안해서 집으로 돌아가 버릴까 하다가 깜짝 놀랄 할머니 생각을 하고는 금세 마음을 다잡는 아이의 마음이 잘 묘사되었다.  그 다음엔 원래 빨간모자 이야기대로 늑대를 만나는데 이 부분에서 늑대는 꽤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음흉한 매력이라는 게 있다면 이 늑대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늑대는 할머니 댁으로 가서 할머니를 잡아먹고는 아이를 기다린다.  마침내 아이가 할머니 집으로 들어서고, 할머니인 체하고 침대에 누워있는 늑대와 아이는 이야기를 나눈다. 늑대는 어서 아이를 잡아먹으려고 하지만 아이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다.  원래의 빨간 모자 이야기보다 훨씬 섬뜩하고 긴장감 있는 분위기가 흐른다.  연극무대의 팽팽한 긴장, 어두운 무대 위에서 빨간 모자와 침대에 누운 늑대에게로만 뻗어나간 동그란 조명의 빛, 객석의 조용함, 겁에 질린 듯한 아이의 목소리와 아이를 얼른 잡아먹지 못해 짜증이 난 듯 점점 음흉함을 드러내는 늑대의 목소리, 그 긴박감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불현듯, 빨간 모자를 침대로 끌어들이려는 늑대에게서 성폭력의 위험도 느꼈다면 나의 지나친 비약일까.  이 세상의 모든 빨간모자들에게 늑대가 누워있는 침대를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싶은 생각을 나만의 느낌으로 묻어두라고 한다면야 굳이 고집부리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새로운 장르의 글을 접하면 늘 신선함을 느끼게 된다.  예전에(꽤 오래된 예전이지만)  처음에 밝혔던 희곡 작품을 읽으면서, 내가 상상했던 것 보다 더 큰 희곡의 재미를 만끽하며  즐겁게 읽던 기억이 난다.  희곡에 대한 호기심은 비록 만화책 <캔디캔디>의 테리우스 때문이었지만,  흐흠... 요즘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가 '편독'이라는 말이다.  음식물 섭취에서도 '편식'이 나쁘듯이 아이들에게 너무 한 장르, 한 주제에 국한된 책만 읽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에서 생긴 말일 것이다. 그런 의도에서 본다면 '희곡'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가장 관심받지 못하는 장르이고 유아나 어린이들을 위한 요즘 공연물들의 양적인 성장을 생각할 때 아이와 함께 재미있는 희곡작품을 찾아 읽어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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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애 몇 년 보낼까.

처음엔 일곱살  한 해만 보내려고 했다.  지니랑 뽀는 다섯 살 때부터 3년을 보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꼭 그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러느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보낼 교육비로 비니랑 신나게 놀러다니고 싶단 욕심이 들었다.  문화강좌도 서너 개 듣고, 미술전시며 음악회며 아동극과 인형극들, 예쁜 공원들과 궁궐들, 박물관과 과학관, 동물원, 각종 체험 프로그램... 그런데 요즘들어 너무 내 체력이 딸린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거기다 괜찮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대기 신청만 몇 십 명이 되어 있는지라 들어가고 싶다고 낼름 들어갈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지니랑 뽀 때와는 너무나 다르다.  한 어린이집에 확인 전화를 해봤더니 비니 또래 만 2세 반은 대기인 수만 30여명.. 올해 안으로 비니가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건 불가능하고 (올해는 보낼 생각도 없지만) 내년에도 가능성이 높진 않다는 거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다른 어린이집(엄마들 사이에 가장 평판이 좋은)은 비니 또래 반의 대기인수가 벌써 50명을 넘었고 한 해에 한 두명 정도만 겨우 들어갈 수 있다나..

옆지기에게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일단 몇 군데에 대기인 신청을 해놓으란다.  그러다가 연락 오는 곳에 보내라고.. 뭐, 이렇담?  출산장려정책은 어떻게 된 건지.. 보육시설이 이렇게 부족해서야 어디 아이 키울 맛이 나겠나. 유치원,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부터 경쟁이다. 에궁. 

셋째아이의 보육료 지원도 만 2세까지만 무료.  비니는 보육료 지원 받는 것도 물 건너 갔다.  만 3세부터는 지원이 아예 없다.  거기다 국공립 어린이집 입학 우선순위도 맨 꼴찌. 맞벌이 가정 보다도 아래다.  하긴, 맞벌이 가정이 우선이겠지만서도, 지원바라고 비니를 낳은 건 아니건만,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을 확인하는 게 즐겁지 않은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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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6-14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는 설치고 구경다니느라고 이글을 지나쳤다가 이제야 봤는데 심각하네요..정말로 절실한 분들은 어떡해야 할지..
님이 데리고 있는게 젤 좋은 방법인데 말이죠..
체력의 한계는 어쩔수 없는 거니..

섬사이 2007-06-14 21:35   좋아요 0 | URL
벌써부터 어린이집 고민을 해야하는 게 너무 기가 막히더라구요. 그런데 지금부터라도 줄서지 않으면 좋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들어가기가 힘들다네요. 나중엔 값비싼 사설 유치원이나 학원 유아반에 입학시켜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하구요.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모르겠어요. 암튼 일단 국공립 어린이집 대기자 명단에 올릴 생각이에요. 될 확률은 희박하다고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