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애 몇 년 보낼까.
처음엔 일곱살 한 해만 보내려고 했다. 지니랑 뽀는 다섯 살 때부터 3년을 보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꼭 그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러느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보낼 교육비로 비니랑 신나게 놀러다니고 싶단 욕심이 들었다. 문화강좌도 서너 개 듣고, 미술전시며 음악회며 아동극과 인형극들, 예쁜 공원들과 궁궐들, 박물관과 과학관, 동물원, 각종 체험 프로그램... 그런데 요즘들어 너무 내 체력이 딸린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거기다 괜찮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대기 신청만 몇 십 명이 되어 있는지라 들어가고 싶다고 낼름 들어갈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지니랑 뽀 때와는 너무나 다르다. 한 어린이집에 확인 전화를 해봤더니 비니 또래 만 2세 반은 대기인 수만 30여명.. 올해 안으로 비니가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건 불가능하고 (올해는 보낼 생각도 없지만) 내년에도 가능성이 높진 않다는 거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다른 어린이집(엄마들 사이에 가장 평판이 좋은)은 비니 또래 반의 대기인수가 벌써 50명을 넘었고 한 해에 한 두명 정도만 겨우 들어갈 수 있다나..
옆지기에게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일단 몇 군데에 대기인 신청을 해놓으란다. 그러다가 연락 오는 곳에 보내라고.. 뭐, 이렇담? 출산장려정책은 어떻게 된 건지.. 보육시설이 이렇게 부족해서야 어디 아이 키울 맛이 나겠나. 유치원,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부터 경쟁이다. 에궁.
셋째아이의 보육료 지원도 만 2세까지만 무료. 비니는 보육료 지원 받는 것도 물 건너 갔다. 만 3세부터는 지원이 아예 없다. 거기다 국공립 어린이집 입학 우선순위도 맨 꼴찌. 맞벌이 가정 보다도 아래다. 하긴, 맞벌이 가정이 우선이겠지만서도, 지원바라고 비니를 낳은 건 아니건만,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을 확인하는 게 즐겁지 않은 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