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려 보아요! - 보아요 시리즈
안나 클라라 티돌름 글 그림 / 사계절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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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문 앞에 조그만 아이가 똑똑 문을 두드리고 있는 그림이 책 표지에 그려있다.  강렬한 빨간 바탕에 파란 문이 무척 도드라져 보인다.  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림책 첫장, 작은 집이 보인다.  아까 그 꼬마가 두드리던 파란 문이 바로 이 집의 현관문이었나 보다.  굵다란 검은 테두리선 때문인지 그림이 한눈에 확 들어온다.  다음 장을 펼치면 왼쪽면엔 ' 파란 문이에요. 두드려 보아요. 똑!똑!'하는 글이 있고 오른쪽면은 온통 파란 색에 문손잡이 하나만 달랑 그려져 있다.  우리 비니는 그 오른쪽 책장이 정말 문인 것처럼 작은 손으로 똑똑 두드린다.  문을 열 듯 파란문이 그려진 책장을 넘기면 장난감 북을 목에 건 아기가 있다.  이 아기의 방이다.  아기 침대도 있고 장난감차도 있고 공도 있고 장난감 오리가 둥둥 떠있는 욕조도 있다.  바닥에 물도 흥건히 흘러 있고, 벽엔 아까 첫장에 나왔던 파란문의 작은 집 그림이 걸려 있다.  맞은 편 벽에 빨간색 문이 있다.

다음장을 펼치면 왼쪽 면엔 '빨간 문이에요. 독! 똑!'이라는 글씨, 그리고 오른쪽 면은 아까 아기방에서 보았던 그 빨간문이다.  비니가 빨간 문을 똑똑 두드린다.  빨간 문을 열면 또 무엇이 있을까?

이 그림책은 아이에게 색깔(파랑, 빨강, 초록, 노랑, 하양)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문을 열 때마다 등장하는 동물(원숭이, 토끼, 고양이, 곰)을 보는 재미도 있고 다양한 사물들에 대한 호기심도 자극시켜서 좋다.  작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참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책이다.  그냥 담고 있다는 말로는 좀 부족하다.  색깔이며 동물, 사물들을 그냥 열거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문'이라는 장치를 통해서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고 그림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우리 22개월짜리 아이 비니에게 돌 즈음부터 이 책을 읽어주었는데 이젠 언니가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있으면 "언니야"하고 부르면서 방문을 똑똑 두드린다.  이 그림책을 보고 터득한 것 같다.  원숭이가 나오면 자기도 원숭이처럼 매달려 보겠다고 난리고 곰돌이들이 이를 닦는 장면에선 자기도 치카치카 하겠단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을 통해서 비니가 참 많은 것을 얻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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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ㄱ ㄴ ㄷ 비룡소 창작그림책 7
박은영 글.그림 / 비룡소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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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ㄱㄴㄷ 이라는 한글 닿소리가 제목에 붙어 있어서 '이거 무슨 한글 가르친답시고 애들한테 글자부터 들이대는 그림책 아냐?' 하며 부정적인 의심의 눈초리를 가졌었다.  기차 칸칸마다 ㄱ,ㄴ,ㄷ,,,, 닿소리 간판이 붙어 있고 그 칸마다 그 닿소리가 들어있는 낱말들이 타고 있고... 뭐 그런걸 상상했었다.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이건 신나는 기차여행 그림책이다. 

책표지엔 강렬한 빨간색의 기차 정면 모습이 그려져있다.  붓으로 거친 터치감을 살린 그림은 기차가 금방이라도 빽빽 울릴 것 같은 생동감을 표현하기에 그만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왼쪽엔 글이, 오른쪽엔 그림이 그려있는데  글이 있는 왼쪽 페이지 하단에도 기차길은 쭈욱 이어져 있어서  끝없이 이어진 기찻길이 시각적으로 와 닿는다.  기차엔 누가 타고 있을까? 이 빨간 기차의 기관사는 초승달님이고 승객은 모두 별님들이다.  즐겁게 노래부르며 기차타고 가는 모습이 흥겹다.  그림책 마지막에 "해는 벌써 지고 있어요."라는 글처럼 해는 산을 넘어가고 하늘 가득히 빨갛게 노을이 진다. 그다음 페이지에 빨간 기차는 언덕에 서있다. 서있는 건지 어떻게 아냐고? 기차에서 연기가 안나니까. 너무 단순한가? 그리고 다른 이유는 기관사이던 초승달님이 하늘에 걸려있다.  승객이었던 별님들도 모두 밤하늘에 올라가 빛나고 있다.

글을 살펴보자. 글은 리듬을 타고 읽어주기에 좋게 되어 있다.  나는 사각틀안에 크게 쓰여있는 닿소리 ㄱ,ㄴ,ㄷ,... 은 무시하고 리듬을 붙여 읽다가 책장을 넘길 땐 "칙칙폭폭 칙칙폭폭"하고 장단을 맞춰준다. 

한글을 가르쳐줘볼까 하고 한글학습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구입하지 말길 바란다.  이 그림책은 그저 읽기가, 또는 듣기가 즐거운 기차 그림책일 뿐이다.  뭐, 워낙 스펀지같은 학습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제목에 붙어 있는 ㄱ,ㄴ,ㄷ..이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예쁜 사각틀에 두꺼운 글씨체로 크게 인쇄되어 돋보이는 한글 닿글자들, 그리고 페이지마다 두꺼운 볼드고딕체(맞나?)로 강조해 놓은 낱말들을 눈여겨 보았다가 기대하지도 않은 한글학습성과를 보여줄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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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쿵! - 0~3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14
다다 히로시 글 그림 / 보림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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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커어다란 사과가.."까지만 말하면 아이가 알아서 "쿵!"하고 받는다.  우리 비니의 첫돌맞이를 앞두고 구입했던 책이다.  보드북으로 구입하질 않아서 아이가 책장을 넘기다 찢어지고 셀로판 테이프로 붙이고 해서 지금은 꽤 너덜너덜 해졌다.  하긴 비니가 이제 두돌을 앞두고 있으니 이 책이 우리집에 온지도 벌써 1년이 다되어 간다. 

이 책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아이가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풍부하게 들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엄청나게 커다란 사과가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할 것이고, 다양하게 등장하는 동물들이 아이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두더지와 애벌레, 나비와 벌, 개미, 나중엔 코끼리와 기린까지.. 거기에 아이를 청각적으로 자극하는 다양한 흉내말들.. 사각사각, 야금야금, 쪽쪽쪽, 냠냠냠, 아삭아삭, 우적우적, 날름날름, 와사삭 와사삭. 까지 잔치상처럼 펼쳐져 있으니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건 당연하다.  비가 내리자 동물들의 멋진 우산으로 변하는 사과의 모습도 재미있다. 그림도 우울함이나 어두움이 없다.  배경이 생략되어 커다란 사과가 더 커다랗게 부각되고 투명한 수채화 그림이 애들 마음에도 맑게 가 닿을 것만 같다.

가운데 부분을 모두 먹어버려 기둥과 위아래 부분만 남아있는 사과,, 비가 오자 동물들이, 그것도 자그마치 코끼리와 기린을 포함한 11마리의 동물들이 사과 속으로 들어가 비를 피하는 장면은 어쩐지 겨울에 동물들이 떨어진 장갑안에 들어가는 <장갑>이라는 그림책을 떠올리게 한다. 그림책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아이들의 상상력이라는 열쇠없이는 이해가 불가능한 장면이다. 

이 그림책 때문일까?  우리 비니는 사과를 좋아한다.  그리고 다른 책에서도 사과가 나오면 "쿵!"하고 반응한다.  아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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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장아장 걷다가 옹알옹알 아기그림책 1
허은미 지음, 이혜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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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씨의 그림은 인물의 몸짓 하나 표정 하나가 살아 있어 무척 재미있다.  어쩌면 그렇게 살아있는 듯 실감나는지.. 일곱번 책장을 넘기면 끝나는 유아용 그림책을 21개월짜리 아이에게 읽어주다가 그림들 표정과 몸짓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이혜리씨가 직접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 <비오는 날에>라는 그림책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아직 보질 못했다. 이 그림책을 보고나니 기대가 더 커진다. 

글도 짤막하면서도 엉금엉금, 뒤뚱뒤뚱, 깡충깡충, 겅중겅중 등의 흉내말이 나오면서 반복되기 때문에 리듬을 타서 읽어주기에 참 좋다.  만족스러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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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를 다시 빨아 버린 우리엄마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사토 와키코 글.그림, 엄기원 옮김 / 한림출판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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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돌아온 이 빨래하기 좋아하는 엄마,  30년 세월이 흘렀는데 오히려 더 이뻐진 것 같다. 머리 웨이브도 더 부드러워지고 단정해진 것 같고... 무엇보다 전편에선 맨발의 아줌마였는데 단정하게 하얀 양말까지 챙겨신고 빨래를... 어쩐지 30년 전 아줌마가 더 친근하다. 

이번엔 빨래를 하고나서 빨랫줄을 매려는데 흐린날씨가 문제.. 해결책을 생각하다가 떠오른 게 연줄에다 빨래를 매서 구름위로 날려 올려버리는 것.. 연줄에 매달려 올라온 빨래들을 보고 구름위에서 놀던 도깨비들이 자기네들도 빨아달라고 떨어지기 시작한다.  엄마는 도깨비들을 통째로 빨래통에 넣고 빨아서 연줄에 매달아 말려준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뭔가 전편에 비해 매력이 없다.

저 도깨비들 지들이 빨래하는 법 좀 배우면 안되나? 전편에 비해 발전이 없잖아? 자기 옷들 좀 벗어서 빨래하기 좋아하는 엄마랑 같이 협동해서 빨면 어때서... 신나게... 그래서 "그 후로 도깨비들도 빨래하기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뭐, 그러면 안되는 거냐구.. 빨래가 장난인 줄 아나? 빨래하는 게 힘들다는 걸 아는 가정주부로서의 불평이 나온다.  아이들이 엄마가 빨래가 재밌어서 하는 줄 알까봐 은근히 걱정도 된다.

사토 와키코씨.. 다음편엔 <청소하기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아빠가 있었습니다> 나 <요리하기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아빠가 있었습니다> 뭐 그런 이야기 쓰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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