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쿵! - 0~3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14
다다 히로시 글 그림 / 보림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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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커어다란 사과가.."까지만 말하면 아이가 알아서 "쿵!"하고 받는다.  우리 비니의 첫돌맞이를 앞두고 구입했던 책이다.  보드북으로 구입하질 않아서 아이가 책장을 넘기다 찢어지고 셀로판 테이프로 붙이고 해서 지금은 꽤 너덜너덜 해졌다.  하긴 비니가 이제 두돌을 앞두고 있으니 이 책이 우리집에 온지도 벌써 1년이 다되어 간다. 

이 책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아이가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풍부하게 들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엄청나게 커다란 사과가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할 것이고, 다양하게 등장하는 동물들이 아이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두더지와 애벌레, 나비와 벌, 개미, 나중엔 코끼리와 기린까지.. 거기에 아이를 청각적으로 자극하는 다양한 흉내말들.. 사각사각, 야금야금, 쪽쪽쪽, 냠냠냠, 아삭아삭, 우적우적, 날름날름, 와사삭 와사삭. 까지 잔치상처럼 펼쳐져 있으니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건 당연하다.  비가 내리자 동물들의 멋진 우산으로 변하는 사과의 모습도 재미있다. 그림도 우울함이나 어두움이 없다.  배경이 생략되어 커다란 사과가 더 커다랗게 부각되고 투명한 수채화 그림이 애들 마음에도 맑게 가 닿을 것만 같다.

가운데 부분을 모두 먹어버려 기둥과 위아래 부분만 남아있는 사과,, 비가 오자 동물들이, 그것도 자그마치 코끼리와 기린을 포함한 11마리의 동물들이 사과 속으로 들어가 비를 피하는 장면은 어쩐지 겨울에 동물들이 떨어진 장갑안에 들어가는 <장갑>이라는 그림책을 떠올리게 한다. 그림책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아이들의 상상력이라는 열쇠없이는 이해가 불가능한 장면이다. 

이 그림책 때문일까?  우리 비니는 사과를 좋아한다.  그리고 다른 책에서도 사과가 나오면 "쿵!"하고 반응한다.  아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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