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화가들의 천국” 현대미술전에 다녀왔다.

지난주부터 아들과 약속을 한 터였다. 아들이 엄마랑 단 둘이 가자면 안 갈 것 같아 친구 꽃남과 함께 가자고 했고 꽃남도 좋다고 하였다. 꽃남은 반에서 시를 제일 잘 쓰는 아이라고 했다. 책도 많이 읽고 빨리 읽는다고 했다. 집에 컴퓨터랑 TV를 없어서 학원 끝나면 PC방과 게임 가능한 친구 집을 전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꽃남의 언어 구사력을 보면 집에 컴퓨터랑 TV를 없애는 것이 책 읽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화가들의 천국” 현대미술전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전시회에 가기 전 한솔수북에서 나온 <퐁피두센터>를 읽었기 때문에 책에서 알 수 있었던 현대 예술의 경향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다양한 작가들의 다양한 실험정신을 보여주기 보다는 몇몇 국한된 작가들의 작품으로 테마별로 전시되었다. 그래서 현대 미술이 이전 미술과 어떻게 다른지, 작가마다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 알 수 없었고 현대 미술의 느끼기에 부족했다.

아이들에게 가기 전 내가 읽은 책에서 중요한 부분 몇 쪽을 읽게 했다. 적어도 퐁피두센터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예술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지, 퐁피두센터에 전시되는 작품들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따위의 기본적인 것들은 알아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난 아이들에게 전회가 조금은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책에서 읽은 내용을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작품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만약 내가 책을 읽고 오지 않았다면 오히려 실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퐁피두센터에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지 알지 못했을 것이고 특별한 기대 없이 보았을 테니 말이다.

“화가들의 천국” 관람을 마치고 천경자 작품전과 우리나라 현대미술 전을 관람했다.

천경자 작품 속 인물들의 시선은 대체로 앞을 향해 있고 눈동자가 너무 선명했다. 그래서 인지 추상적인 그림인데도 사진 같은 느낌이 났다. 편안한 보다는 도전적이라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 현대미술은 현재와 가까울 수로 세련되어 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우리는 “무자년”이란 작품에 걸음 멈추었다. 눈물 흘리는 황소 머리가 있고 그 위에 비행기가 날고 있는 그림이었다.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저 그림은 무슨 뜻일까? 무자년?”

“무자년이 언제지?”

“올해가 소의 해니까, 자축인묘..., 작년이네. 작품 년도도 2008년이고”

여기까지 추정하자, 아이들은 동시에

“FTA" 하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대단해요.”

 



 

 



전시장을 나와 사진을 찍는데 꽃남이 너무 잘생겨 울 아들 인물이 죽을까 걱정이 되었다.


“꽃남 옆에서 사진 찍으면 우리 아들 인물 죽는데”

 

 





 


 

현대미술전 관람은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아이들은 이 전시회를 보면서 프랑스에 있는 퐁피두센터에 직접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자세히는 아니겠지만 현대 미술이 무엇을 추구하는 지도 왜 기존의 그림들과 다른지 어렴풋이 알 수 있는 기회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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