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디넓은 신화의 바다에서
옛날 사람들은 요즘 우리와 참 다르게 지냈어요. 우리가 컴퓨터와 텔레비전을 볼 때 옛날 사람들은 하늘과 숲과 바다를 보았고 우리가 집과 학교와 학원을 오갈 때 옛날 사람들은 산과 강과 들을 뛰어다니며 자연과 벗 삼아 지냈어요. 자연과 만나고 자연을 관찰하고 자연과 이야기한 거예요.
얼마나 재미있었을까요? 옛날 사람들은 자기를 둘러싼 자연환경에 얽힌 많은 것을 알았어요. 바람, 햇빛, 계절, 별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온갖 동식물이 지닌 특성까지 아주 정확히 알았지요. 우리가 식구끼리 서로 자잘한 버릇까지 다 아는 것처럼, 옛날 사람들은 자연을 몸소 겪으면서 형제처럼 속속들이 안 것이지요.
이런 지혜에서 태어난 것이 신화예요. 신화는 해, 달, 별, 구름, 폭풍 같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동물, 식물, 벌레, 심지어 돌까지도 마음이 있고 또 신이 깃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 태어났지요.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지금까지 전해지면서 신화는 자라고 변하고 때로는 죽기도 했어요. 마치 사람처럼 말이에요.
때때로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고 신화를 다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사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세계 신화에 견주면 바다 한가운데 떨어뜨린 돌멩이처럼 작디작지요. 신화의 바다에 들어가면 세계 신화가 얼마나 넓고 길고 신비로운지 금세 알 수 있어요. 그 바다를 돌아다니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훨씬 깊고 넓어지지요.
이 책에는 ‘신화란 무엇인가?’ ‘신화는 어떻게 생겨났는가?’‘신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를 담았어요. 이제 막 신화의 바다로 떠나려는 어린이들한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자, 그럼 꿈과 지혜와 상상의 물고기를 낚으러 넓디넓은 신화의 바다로 떠나 볼까요?

- 꿈씨 신화 속으로 가다
신현영
한솔수북 2006.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