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도르래로 파바를 하늘로 끌어올리는 건 어떨까? 고정도르래를 쓰면 힘은 똑같이 들지만, 힘의 방향을 편한 쪽으로 바꿀 수 있어. 물건을 들어 올리는 것보다 밧줄을 아래로 당기는 것이 편리할 때가 많거든. 국기 게양대에서 태극기를 올린다든가, 우물에서 물동이를 끌어올릴 때처럼 말이야. 또 성을 쌓을 때 도르래를 쓰면 무거운 돌도 가볍게 들 수 있지. 움직도르래를 쓰면 힘을 반만 들이고도 파바를 움직일 수 있어! 움직도르래를 여러 개 연결할수록, 힘은 반으로 또 반으로 줄어들어. 그러니까 힘을 줄이는 움직도르래 여러 개와 편리한 쪽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고정도르래를 함께 쓰면 아주 편리하지.”

“도르래로 성도 쌓았다면 파바를 들어 올리는 일쯤이야 아무것도 아니겠네!”

아인의 말에 슈가 덧붙여 말했어.

단원들은 뚝딱뚝딱 아주 높고 커다란 도르래를 만들었어. 슈가 도르래 기둥에 예쁘게 ‘꾸미커스 서커스단’이라고 썼지. 드디어 떨리는 순강이 찾아왔어. 파바는 도르래와 연결한 단단한 밧줄을 허리에 감았어. 아인은 여러 개의 움직도르래와 고정 도르래가 연결되어 있는 밧줄을 잡아 당겼어. 그러자 파바의 몸이 슬슬 들리더니 발이 땅에서 떨어졌어. 파바는 점점 더 높은 하늘로 날아올랐어. 마치 자유로운 뚱뚱 구름처럼 말이야.

“새처럼, 깃털처럼 하늘을 나는 기분은 이런 거구나! 정말정말 좋아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아!”

파바는 새처럼 하늘을 나는 시늉을 했어. 아인도, 슈도, 마르도 가슴이 뭉클했어.

“파바가 마법사 옷을 입고 하늘을 날며 서커스를 하면 되겠어요!”

마르는 너덜너덜한 수첩을 꺼내 뭔가를 끼적끼적 적었어. 그날 밤, 파바는 하늘을 나는 꿈을 꾸다가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졌어. 근데 하나도 안 아팠어. ‘피식’웃기만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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