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부일구 어라 지금 몇 시지?


“세종대왕은 종묘 앞과 종로1가 혜정교 위에 앙부일구를 만들어 놓았다.네, 지나다니는 백성들이 누구나 볼 수 있게 말일세.”

“세종대왕? 앙부일구? 무슨 소리야?”

명석이는 내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어요.

“내 당장이라도 몇 시인지 알려 줄 테니 어서 따라오시게.”

명석이는 내 손을 끌고 씩씩하게 걸어갔어요. 하지만 기차 밖에는 창문 너머로 봤던 이상한 바가지만 있었어요.

“이 바가지 말고는 아무것도 없잖아!”

“이게 바로 앙부일구이세, 앙부일구란 가마솥 모양의 해시계라는 뜻으로 1434년 10월 세종대왕이 처음 나들었지. 임진왜란 때 사라진 것을 현종 때 다시 만든 앙부일구는 보물 845호로 지정되었네.”

“해시계라면 막대를 땅에 세워 놓고 그림자를 보고 몇 시인지 알아맞히는 거 말이야? 그거라면 훨씬 더 옛날 옛날에도 있었다고.”

“그건 판판한 해시계고, 앙부일구는 오목 해시계라네, 게다가 막대 말고 시침이 북쪽으로 휘어져 있단 말일세.”

나는 한숨을 몰아쉬었어요.

‘해가 떠 있으니 그림자가 생기는 건 당연하잖아.’

“안으로 오옥하게 들어간 덕분에 시침의 그림자가 더욱더 잘 보이지, 게다가 시간뿐 아니라 계절 또한 알 수 있단 말일세.”

명석이는 내 손을 끌고 앙부일구가 놓인 돌 위에 올라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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