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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아들 1
야마자끼 도요꼬 지음, 박재희 옮김 / 청조사 / 1991년 7월
평점 :
절판
이 리뷰는 야마자키 도요꼬가 지은 소설『대지의 아들(大地의 子)』을 일본어 원문으로 읽은데 대한 것이다. 내용은 한국어로 번역된 소설과 100% 똑같다는 걸 믿고 이 리뷰를 쓴다.
오랫만에, 출근하는 전차(=전철)안에서 울면서 소설을 읽었다.
주인공 육일심(일본이름 마츠모토 가쯔오)의 잔혹한 운명에, 그의 여동생 아쯔코의 불행한 40년의 일생의 임종에, 자기의 딸을 살리지 못했던 친아버지 마츠모토 코우지의 억울한 통곡에 나는, 주변에 사람이 있는 것을 알면서 구태여 눈물을 참지는 안했다.
소설의 시대는 1945년부터 현대까지.
우리 한국에 있어서도 꺼림칙한 사건으로부터 벌써 60년이 지난 현재도, 이 소설은 “아직도 계속되는 내적인 전쟁”을 느끼게 한다.
일본이란 국가가 자기의 국민에게 부과한 불행과 그에 대한 책임을 추구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일본은 침략한 대륙, 만주에 국책의 이름아래 수많은 일본국민을 이주시켰다. 그러나 전쟁상황이 불리하게 되자 재빨리 만주의 국민을 버려 군대들이 맨먼저 철수하였던 것이다.
이 “棄民”들 중에서 살아남아 중국에서 성인한 당시의 아이들을 현대 일본에서 “中國殘留孤兒”라고 부른다.
이 소설의 주인공 육일심도 이 “中國殘留孤兒” 중의 한사람이었다.
육일심은 “일본귀자(日本鬼子)”란 이유로 온갖 차별과 멸시를 받아, 있지도 않는 “죄”때문에 변방에 죄수로서 끌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절대적으로 불행했다고는 말 못할지도 모른다. 그를 키워준 중국의 양부모가 언제나 일심을 목숨을 걸고 사랑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불행한이는 그가 어릴 적에 헤어진 여동생 아쯔코였다. 아쯔코는 중국인 농가에 팔려 온 5살부터 임종의 41살 때까지, 그야말로 소나 말 마찬가지 대우를 강요당했던 것이었다.
이 소설중에서 내가 울었던 장면이 이 아쯔코의 임종 장면이었다.
수많은 우연이 겹치는 이 장면에서, 육친의 사랑에 의한 슬픔과 분노가, 특히 친아버지의 후해의 아픔이, 나의 마음 깊은 속에 몰려들어 눈물을 금치 못했다.
약한 일본인=피해자, 중국인=가해자 라고 느낄 수 있는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이 소설이 매우 감동할 수 있는 소설이라는 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