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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1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에서 나는 참으로 많은 힘을 얻었다.
나는 이 소설을 보다 많은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소설은, “삶에 대한 진지한 투지”를 풍부한 표현으로 엮은 소설, “사람의 의사의 자유란 무언가”를 철저히 주장하는 소설, “사람의 사랑의 모양”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그런 소설이다.
또한 이 소설은, 철학적이고 교도적이며, 사람들의 마음의 외침이 생생하고, 웃을 수 있고 울 수도 있으며, 수묵화와 같이 아름다우면서도 매우 관능적이다.
황진이는 양반인 아버지와 기생인 어머니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친어머니를 모르면서 양모를 자기의 어머니로 믿고 사대부가의 규수로 자랐다.
그러나 그가 시집갈 나이가 되었을 때, 어머니가 떠나서야 겨우 자기의 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16세기의 조선. “성은 아비를 따르고 신분은 어미를 따라야 한다”.
어리석으면서도 엄격한 나라의 신분제도때문에 기생인 어머니에서 태어난 진이는 자신의 “운명”에 몹시 고뇌한다. 그러나 결국 어머니와 마찬가지 기생이 될 결심을 하게 된다.
그것은 나라의 제도에 따른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인에 의해 남자에 얽메여 사는 것보다 자기의 운명은 자신이 개척하겠다는 굳은 의지에 의한 것이었다.
진이는 말한다.
“잘못한 일일 수도 있으나 후회하지 않습니다. 어떤 길을 택하였던 이제 와서 무엇이 크게 달랐겠습니까? 어떤 길이든 뜻대로, 예상대로 편편하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잘못된 길이라 해도 내 의지대로 선택했기에 세상에 책임을 전가하지 않으며, 지극히 진지하게 몰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길에서 벗어난다 해도 남의 힘으로 나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옮기는 일에 불과하니까요. 이곳에서 나가면 나는 오직 나 자신에게로 옮겨 갈 것입니다.” ( “황진이 2” 155p에서)
이 말은 여러가지 “현실”때문에 가끔 자신의 갈 길을 놓치고 마는 나에게 광명과 같은 진리를 안겨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