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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로비 - 미국을 세계 최강의 불량국가로 만든 비밀
존 J. 미어샤이머.스티븐 M. 월트 지음, 김용환 옮김 / 형설라이프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 책을 일본어 번역본으로 읽었다. 그러나 내용은 100% 똑같다는 걸 믿고 이 리뷰를 쓴다.
1. 황당무계한 비유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현대에 이르러서도 우리나라에 아직 지역차별이 남아 있다.
그 역사적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나에게는 알 수 없는 문제가 많으나, 차별과 멸시때문에 부당한 취급을 받고 있는 같은 겨레가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
그래서 나는 가끔 공상에 잠긴다.
"이 차별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 차별하는 자와 차별받는 자, 공통의 적이 필요하지 않을까?"
황당무계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망상한다.
목포시에 상륙한 정체 불명의 군사 집단 Z 가 목포시를 첨령하고 광주시까지 노리고 있다.
그들 군사 집단 Z 의 배후에는 초강대국 A 가 있음은 분명하다. 초강대국 A 는 우리에게는 "우호국이여, 우리가 지원할 것이다" 하면서, 배후에서 암약하여 무기 공급을 통하여 군사 집단 Z 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군도 제1차 공세에서 그들을 소탕하지 못하였다. 그들의 최신 과학 병기 앞에 속수무책으로 후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육, 해, 공의 각 군을 재편성하여 단숨에 섬멸하지 않고서는 아군의 피해가 늘어날 뿐이다.
그러나 이 상황속에서도 그 곳 주민들은 계속 무참하게 학살 당하고 있다.
이는 그야말로 황당무계한 이야기다.
그러나 만일 그런 상황에 빠졌을 때, 다른 지역 사람들은 그래도 이 지역 사람들을 내버릴 수가 있을까.
물론 못할 것이다.
군에 지원해서 그 곳 사람들을 살리려고 할 사람이 나설 것이다.
군이 나서지 못한다면 혼자만이라도 가겠다, 그런 사람들이 수많이 나설 것이다.
혹자는 원시적인 화살로 적을 쏜다, 혹자는 적 적후병에 수류탄을 던진다, 혹자는 폭탄을 들고 적 전선 기지에 침입한다, 또 혹자는 강대국 A 의 무기 공급을 차단하기 위하여 남해의 A 수송 함선에 다가가 폭탄 공격을 가한다.
역사와 풍습을 함께 한 우리 겨레를 살리기 위하여, 더없이 귀중한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민족의 자주권과 자존심을 위하여, 이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후손들을 위하여.
매우 극단적인 비유다. 표현도 현실의 이치에 어긋났다.
그러나 중동 지역 사람들 특히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전혀 황당무계한 표현이 아닌 현실의 이야기다.
이 책 "이스라엘 로비"에 의하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있어서, 군사 집단 Z 는 이스라엘이고 그를 무조건 지원하는 초강대국 A 는 미국이다.
2. 단순명쾌한 논리
Question : 미국은 왜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어요?
Answer : 미국 정치가들이 자기들의 의석을 지키기 위하여.
이건 언뜻 보기에는 매우 단락적인 논리라고 해야겠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에선 그런 Answer 이외는 나오지 않는다.
즉,
(1) 이라크는 이스라엘에 있어서 거슬리는 존재였다. 왜냐? 그건 이스라엘에 대항해서 핵무기 개발을 꾀하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라크를 완전히 없애고 싶었지만 이스라엘 한 나라만으로는 불가능하다.
(2) 미국에 있어서 사담 후세인은 성가신 존재였다. 미국은 이라크 국민의 인권따위 관심은 없었지만 미국에 반항하여 이 지역의 친미국가를 위협하는 이라크를 "불량 국가"라고 여겼다.
(3) 미국 국내의 이스라엘 로비스트들은 이스라엘의 안전, 안정을 위하여 이라크를 공격하도록 자꾸 정치가들을 부추긴다.
(4) 미국 정치가들에 있어서 이스라엘 로비스트들은 자기의 정치권력의 원천이다.(더 쉽게 말하자면 정치 자금의 공급을 좌지우지하는 존재다.) 따라서 이스라엘 로비스트의 말에는 무조건 따라야 했다.
(5) 9.11 테러가 계기로 되여 부시 대통령의 지지률이 뛰어 올랐다. "지금이 기회다!"
3. 활살자재한 존재
유태계 미국인은 미국 전체 인구의 2%에 지나지 않는다.
그 극소수파인 유태계 미국인이, 초강대국 미국의 중동 정책을 뜻데로 조종한다고 하면 믿어지겠는가?
2005년시점에서,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원조는 1,540억달러를 넘었다고 한다(약 200조원...금액이 너무 거액이어서 나에겐 잘 환산 못한다.)
대외원조 예산에는 포함되지 않은 물질적 원조도 많다.
물론 미국은 다른 많은 나라에도 원조를 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원조금의 사용 명세를 미국에 설명 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나라라고 한다.
이러한 방대한 원조의 배경에 있는 것이, 저자들이 역설하는 "이스라엘 로비"이다.
미국에선 극소수파인 유태계가 정치, 경제, 문화등 모든 분야를 장악하였다고 자주 일컬어진다.
미국에서는 여러 이익집단이 자기들의 이익 옹호를 위한 주장을 내걸어 국가 운영 방침에 개입하려고 날마다 서로 다투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로비" 는 좀 다르다. 그들의 주 목적은 자신들의 이익의 추구가 아니라 "미국의 외교 정책을 '친이스라엘'로 유도 하는 것"이다.
즉 그들 유태계 미국인은 그들의 재산까지도 바쳐 "마음의 고향" 이스라엘을 위해서 활동하는 것이다.
그 방침은 철저하다.
이스라엘이 나라 치안을 유지하는 명목으로, 나라의 안정한 발전을 명목으로 취하고 있는 인권유린, 비도덕적 행위, 불법행위에도 미국 국내에서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여론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런 이스라엘의 "불량 행위"에까지도 자원금이 지불되도록 철저하게 미국 정치가들을 유혹,협박한다.
물론 그들은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활동한다. 그러나 방대한 자금을 무기로 하여 미국 정치가들을 완전히 손아귀에 장악하였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재선하지 못하였던 이유도 여기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 로비"에 의하여 미국은, 이스라엘의 점령지역에 있어서 비인도적 확장주의를 가능하게 하는 원흉이 되었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범죄행위의 공범자가 되어버렸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민주주의를 해외에 널리 확장하겠다고 하는 미국 정부의 노력은 엉망이 되었고, 다른 나라에 인권을 존중하도록 압력을 가할 때, 그건 위선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4. 공평무사한 주장.
이 책의 논리 전개 방법은 철저하게 검증적이다.
이 책은, 신문 보도, TV 보도, 인터뷰를 통해서 밝혀진 미국이나 다른 나라 정치가들의 말과 행동의 사실들을 한 곳에 모아, 개인적인 감정의 개입도 없이 공평하게 서술하였다는 인상을 준다.
그 때문에 그 사실들은 매우 충격적이면서도 설득력이 높다.
틀림없이 이 책을 통하여 중동 지역의 정세, Power Balance를 거의 알게된다.
또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양 나라들의 이중성격에도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공평무사한다는 것은 사적인 감정이 없다는 말이기도 한다.
저자의 주장은 "이스라엘 로비"에 의해 미국 정부의 외교 정책이 국가의 이익을 손해하는 방향으로 비틀어 지고 있다는 데에 대한 비판이지,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구원하려는 시책은 아니다.
저자가 마지막 부분에서 말하던 말이 거슬린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행동(테러)이 분쟁을 오래 끌고 있다는 것도 이해한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무조건 귀환과 같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희망은 포기하든가 다른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한다."(일본 번역본 제2부 286쪽. 번역은 ChinPei)
즉 아무리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 국내에 조상부터 대대로 물려받아 온 땅이 있다 하더라도 그 곳들은 이제 이스라엘 국가에 편입되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귀환은 포기하여한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 상황에선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건 이해된다.
하지만 그 주장에는 빼앗기고 유린당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자비를 느끼지 못한다.
저자의 주장은 매우 현실적이고 공평하기는 하나,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독선성을 역시 그들도 지니고 있다는 걸 부인하지 못하여 아쉬웠다.
그러나 이 책이 국제 정치에 관해서 매우 훌륭한 책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며 여태까지 보고 듣고 알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외면하여 온 부도덕과 기만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침식을 잊으면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