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창녕의 화왕산과 부산 금정산에 가는 김에 휴가를 내어 부산에 이틀 머물렀다.월요일엔 기장 숙소 근처 책방을 찾아보았는데 대부분 휴무. 기억의숲이라는 책방은 열었길래 걸어서 다녀왔다. 컨테이너박스같은 건물에서 두 분이 책을 읽고 있었고 낯선 방문객에 의아해하는 분위기. 책을 파는 책방이라기보다 동네 독서 모임을 하는 사랑방 분위기. 케모마일 차를 한잔 주시고 어디서 오셨냐 등 몇 마디 나누다 책 2권을 사서 나왔다. 이런 친밀한 분위기 어색한 극 I 입니다… 까뮈의 <전락>과 한강의 <노랑무늬영원>을 샀다.다음날은 부산역으로 가서 보관함에 짐을 맡기고 한 정거장 떨어진 문우당을 가려고 했으나 비가 많이 와서 부산역 근처에 있는 창비 부산으로 갔다. 옛 백제병원 건물에 카페와 책방과 갤러리가 있었다. 창비 부산은 창비 책만 파는, 책방이라기보다 창비 홍보 및 행사를 위한 공간이었다. 파는 책보다 열람 가능한 책이 더 많았다. 지난주 들은 라디오 북클럽 고아성입니다(고아성 배우 너무 좋다!!)에 나온 박준 시인의 신간 시집(무려 7년) <마중도 배웅도 없이>가 창비 시선이라 구매했다.부산에선 뭘한다? 바다보며 달리기!오드리 로드의 <자미>는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오랜만에 구매한 책이다. 어제 주문한 5월 여성주의책도 배송중이다.
이것이야말로 어떤 인간도 (삶을 누리지 않는 사람들, 가령 현자들이 아닌 한) 견딜 수 없는 일입니다. 이에 대한 유일한 대응책은고약하게 구는 것뿐이지요. 그러면 다들 자기가 심판받지 않으려고 서둘러 남을 심판해대거든요. 어쩌겠습니까? 인간이 품는 가장자연스러운 생각, 마치 저 본성의 밑바닥에서 솟아오르듯 저절로드는 생각은 바로 자신에게는 죄가 없다는 생각인 것을. 이런 관점 - P79
에서, 우리는 모두 그 한심한 프랑스인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는부헨발트 수용소에서, 자신의 도착을 기록하고 있던 서기에게이 서기도 죄수였지요 이의신청을 꼭 해야겠다며 바득바득 우겼습니다. 뭐, 이의신청이라고? 서기와 그의 동료들이 웃었습니다."부질없는 짓이야. 이봐, 여긴 이의신청이란 게 없는 곳이야." 그러자 그 프랑스인이 말했지요. "하지만 선생님, 내 경우는 예외라고요. 맹세코 결백하다니까요!" - P80
거북이처럼 움츠러들어 자기만의 생각에 잠기는, 목사인 아빠와 낯선 곳으로 이사 온 Opal. 우연히 만나 함께 살게 된 Winn-dixie 덕분에 지금 여기 없는 엄마를 그리워만 하는 것이 아닌, 지금 여기 함께 하는 이웃과 아빠를 현재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친구가 된다. 물론 Winn-dixie 덕분만은 아니다. Opal이 받아들일 준비가 된 아이이기 때문이다. 사랑스런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