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진화 - 아프리카에서 한반도까지, 우리가 우리가 되어 온 여정
이상희 지음 / 동아시아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시각각 변하는 고인류학. 새로운 발굴이거나 새로운 기술이거나 새로운 해석이거나. 우리는 아직 인류에 대해 모르는 것이 참 많다. 우리에겐 상상력과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아직 읽지 않은 <총 균 쇠>가 얼마나 다른 이야기를 할 지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최진혁 사진 / 문학동네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것은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하얀’이 아닌 ‘흰’ 것에 대한 한강 작가 단상을 따라가며 한강 작가의 속도 대로 천천히 읽게 된다. ‘흰’에는 고요한 슬픔이 잔잔히 배어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엉망으로 넘어졌다가 얼어서 곱은 손으로 땅을 짚고 일어서던 사람이, 여태 인생을 낭비해왔다는 걸 깨달았을 때,
씨팔 그 끔찍하게 고독한 집구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이게 뭔가, 대체 이게 뭔가 생각할
때더럽게도 하얗게 내리는 눈.

*
눈송이가 성글게 흩날린다.
가로등의 불빛이 닿지 않는 검은 허공에.
말없는 검은 나뭇가지들 위에.
고개를 수그리고 걷는 행인들의 머리에. - P55

얇은 종이의 하얀 뒷면

회복될 때마다 그녀는 삶에 대해 서늘한 마음을 품게 되곤했다. 원한이라고 부르기엔 연약하고, 원망이라고 부르기에는 얼마간 독한 마음이었다. 밤마다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이마에 입 맞춰주던 이가 다시 한번 그녀를 얼어붙은 집밖으로 내쫓은 것 같은, 그 냉정한 속내를 한 번 더 뼈저리게깨달은 것 같은 마음.

그럴 때 거울을 들여다보면, 그것이 그녀 자신의 얼굴이라는 사실이 서먹서먹했다.
얇은 종이의 하얀 뒷면 같은 죽음이 그 얼굴 뒤에 끈질기게 어른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 P96

자신을 버린 적 있는 사람을 무람없이 다시 사랑할 수 없는것처럼, 그녀가 삶을 다시 사랑하는 일은 그때마다 길고 복잡한 과정을 필요로 했다.

왜냐하면, 당신은 언젠가 반드시 나를 버릴 테니까.
내가 가장 약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돌이킬 수 없이 서늘하게 등을 돌릴 테니까.
그걸 나는 투명하게 알고 있으니까.
그걸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으니까. - P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ogan Likes Mary Anne!: A Graphic Novel (the Baby-Sitters Club #8): Volume 8 (Paperback) The Baby-Sitters Club Graphix 8
Ann M. Martin / Graphix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이 shy 하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는 Mary Anne을 응원하게 된다. 어린 나를 보는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또! 네안데르탈인

네안데르탈인의 고기 사랑은 이누이트(에스키모‘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지만 그 이름은 혐오성 명칭이기 때문에 현재는 사용되지 않습니다)에 버금갈 정도입니다. 빙하기 유럽에서 살던 네안데르탈인이 북극권에서 살고 있는이누이트와 비슷한 식생활을 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수 있습니다. 고인류학자 팻 시프먼Pat Shipman은 저서 「침입자들 TheInvaders (2015)에서 뛰어난 사냥기술을 가지고 있는 네안데르탈인과 경쟁했어야 하는 호모 사피엔스는 개와 연대해서 합동 전략을 펼쳐 겨우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 P149

사피엔스의 기원

고인류학에서 다루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은 종 단위의 진화입니다. 새로운 종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사라졌는지 탐구합니다. 따라서 인류의 진화 역사에서 어떤 종이 있었는지 물어보는 것이 시작입니다. 종은 보호된 유전자 풀입니다. 진화론이 학문으로 성립되기 이전에는 종이 절대적인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절대적이라는 것은 곧 종은 절대로 바뀌지 않으며 영원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유대 기독교 세계관이지배하던 유럽의 중세 시대까지 종은 신이 만든 세계의 질서였습니다. 서로 다른 종끼리 유전자를 교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중세 시대의 세계관에서는 완벽한 것은 안정되었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신이 창조한 지구는 당연히 완벽했고 당연히 움직이지않았습니다. 천동설에서 주장하듯이 우주가 지구의 주위를 맴돌아야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신이 창조한 생명체는 완벽했고 변하지 않았습니다. - P175

혼종의 개념이 부각되면서 이제 종 단위의 연구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 왔습니다. 두 집단 사이에서 유전자를 교환했다면 서로 같은 종이기 때문인지, 서로 다른 종이지만 혼종에 의해서인지 그 둘을 구별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조차의심스럽습니다. 고인류에게 몇 개의 화석종이 있었는지, 대답할 수 없는 이 문제보다 더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아니 끌어야 하는 것은 과거에 살았던 고인류종이 어떠한 환경에서 어떻게 살았는지의 문제여야할지도 모릅니다.
데니소바인이 호모 알타이엔시스라는 화석종인지, 네안데르탈인이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라는 화석종인지의 문제는 차라리 21세기에서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지난 17세기부터 동의한 종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다양한 종이 섞여하나의 새로운 종을 탄생시킨다는 관점은 하나의 종에서 두 종으로 분화해야만 새로운 종의 탄생으로 인정한다는 입장에 전면적으로 도전합니다. 20세기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였던 호모 사피엔스의 기원이 21세기에서는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 P177

단군의 자손

우리는 과학이 실생활과 동떨어진, 객관적인 분야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특히 고인류학과 고고학은 정치 체제와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학문입니다. 북한이 ‘한민족의 조상인 단군‘의 존재를 발표한 시점인 1990년대는 체제를 공고히 하고 내부 단결을 도모한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조상‘이나 ‘민족‘이라는 개념은 과학적이고 생물학적인 구분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그것은 사실 허상일 뿐입니다. 생물학적 개념이라기보다는 사회적, 문화적 개념입니다.
한반도의 고인류를 찾고 연구하는 일은 단일 민족의 기원을 찾는 일이라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국경이 없던 시절, 바다가땅이었던 시절에 지금의 한반도에서 살고 있던 고인류는 한민족이 아니라 인류였다는 사실을 다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2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